집과 어울리지 않고 수목과 잔디도 제 몫을 못했던 정원. 건축주는 리모델링을 결심하고 차고와 텃밭, 온실, 그리고 어디서든 앉아 쉴 수 있는 마당이 어우러진 멋진 가든을 얻었다.
처음 정원 디자인을 의뢰받고 집을 방문했을 때, 건물의 원형 패턴이 인상적이었다. 건축주는 이 집을 짓게 된 이유도 그 원의 디자인에 마음이 끌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에 착안해 사각형 땅에 원을 그리는 느낌으로 정원 디자인 콘셉트를 잡았다. ‘지식(知識)은 보다 넓혀야 하고 인품(人品)은 더 원만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아 하늘과 땅을 상징하는 원 구성을 땅의 상징성 위에 담았다. 네모는 전후좌우 그 어느 측으로도 기울지 않는 방정(方正)함을 뜻하는 것으로, 흐트러짐 없는 정의의 태도를 이른다.
대지는 신도시 주택택지지구 내 위치했다. 기존의 마당은 공원이나 아파트 조경에 있을 법한 높은 키의 소나무, 맥을 못 추는 잔디와 정원과 텃밭이 있었다. 원래 뻘이었던 땅을 메워 택지로 조성한 곳이라 바닷물 기운이 남아 있었다. 마당 어딘가에는 버섯이 피고 이끼가 퍼지는 현상도 발견되었다. 주변 주택들을 보니 대부분 온양석으로 석축을 쌓아 새 흙을 채워 넣은 형태였다. 결국 이 집의 정원 리모델링의 시작은 ‘흙갈이’였다. 전체적으로 평지인 조건을 유지하기 위해 담장 쪽으로 블록을 쌓아 화단을 높여 기존에 토사가 유출되던 문제점도 같이 잡았다. 건축주의 정원에 대한 깊은 애정으로 대지를 몇 차례 넓힌 탓에 디자인에만 1년 넘는 시간이 걸렸다. 그래서 더욱 애착이 가는 곳이다.
정원 리모델링 과정
공놀이를 할 수 있는 마당과 파티를 할 수 있는 공간 텃밭, 사계절 야생화 화단, 그네, 자전거보관소, 퍼고라, 정자 같은 쉼터의 가제보가 작업 기간 중 포함되었다.
전체 공간이 길고 넓어 보이는 동시에, 정돈된 목가적 분위기를 가진다. 북돋운 화단 흙이 흘러내리는 것을 방지하고자 철평석으로 원형 단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