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때문에 나는 텐트를 비롯한 여러 공구품들을 사모았을까?
옆카페에서 시작해서 여기까지 오면서 단순히 한 집안의 가장이 주말마다 쉴때 그래 이거야! 자연에서 배우는 거야!
아니~ 한 주일의 스트레스를 야외에서 날려버리는 거야!
남들도 지금 이것 다 한데~~~ 그래서 우리도 하면 남들처럼 일주일을 행복하게 살수 있을꺼야!
나의 첫 캠핑은 그렇게 시작되었던것 같다.
리빙쉘이 대세였다. 메이커의 비싼 것도 있었고 공구 제품도 있있다. 하지만 난 돈이 없었다.
그래서 시작한게 당시 유명했던 카페의 CS리빙쉘을 중고로 사서 우연찮은 번개에 한번 참석해보니 눈이 휘둥그레해졌다.
으례 첫 캠핑하는 사람들이 그렇듯 여름초입부터 시작하는데 텐트사고 나가서 겪은 첫 경험이 바로 옆집의 타프였다.
세상에~~
바로 영입했다. 공구카페를 통해서
끝난줄 알았다. 그런데......
릴렉스체어, 미니체어, 4인용 식탁, 메이커 난로, 대중소화로대, 바베큐장비, 삼겹살불판, 삼일정공야침, 베스티블, 이너룸, 사각침낭, 전기장판, 소형라디오, 코스트코방수포, 우레탄창, 수납가방들, 엘리베이터 짐캐리어 ...그리고 각종 거기에 필요한 소형 부속 장비들까지......
결국 승용차에 머리 올리기 필요한 가방도...창문 사이로 소리가 장난 아니더라..
그때 내 생각으로는 무쏘스포츠로 바꿔야 한다는 생각밖에는 안 들었었것 같다...ㅎㅎ
그렇게 야외에 나갔다..엄청 힘들었었다 (지금 생각하면..그리고 지금도 힘들다...그래서 지금은 그렇게는 안간다....ㅋㅋ)
재미는 있었다. 나도 남들처럼 바베큐해먹고 밤에 불놀이하고 근사한 식탁에 앉아 소주잔을 기울였으니까..
하지만.....
체력의 한계일까? 시간의 짧음일까?
토요일오후출발해서 일요일 점심때 철수 준비하면서 느끼는건 이건 보통 노가다가 아니었다...
가족들에게도 스트레스였다..
차라리...
일요일마다 산에 오르는 어르신들처럼 가벼운 배낭하나 매고 **천국의 김밥한줄 사서 등산하는게 더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었다. 저녁에는 식구들 데리고 저녁에는 집근처에서 외식하는게 차라리...
나는 그렇게 사모은 장비들중 몇개는 방출했지만 사용도 안하는 장비들을 여전히 모셔둔체 가족모임이나 친구들을 모두 꼬신뒤에는 사용할수도 있다는 위안으로 한곳에 고이 모셔둔체 집안의 평수만 줄이고 있다...
이런게 아니었다..내가 원하는 쉼터란...
그래서 한번 바꾸어봤다. 캠장에서 등산으로...솔직히 말하면 백패킹으로....
무게가 줄었다... 예전에는 뒷자석도 모자라 애들은 낑겨타고 승용차위에도 한 짐 가득했는데..
이제는 트렁크만으로도 충분하다...
그런데....에휴!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또 엄청난 지출이 따랐었다.
쉘터, 인디언쉘터, 미니타프, 대형배낭, 중형배낭, 공구침낭, 다운파카, 테이블, D팩, 버너(참 너는 내가 할말 많다.), 아이젠, 보온쟈켓, 장갑, 스틱, 랜턴등...그것도 가족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몇가지를 구입하니 세상에...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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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해서 산을 갔고 캠장대신에 휴양림에 갔다
바다가 보이는 절벽과
바닷가 솔밭에서 텐트치고 누룽지 끓이고 삼겹살 구워먹으면서 소주 한잔 하고
부시시하게 아침에 일어나서 일출을 보는 그 기분이란...
배낭메고 야영지까지 힘들게 등산후 텐트친후의 그 뿌듯함이란...
겨울에 침낭과 핫팩으로 씻지도 않고 그대로 누워 식구들과 얘기하는 그 추억이란...
집에서 인디안텐트치고 침낭깔고 헤드렌턴으로 딸내미와 장난치던 소중한 경험이란...
아들(초등5)녀석이 학교에서는 가장 야영을 많이한 녀석으로 언급되고 본인도 좋은 추억으로 늘 회자하니(공부만 잘하기만 하면...ㅎㅎ)
이게 바로 내가 바라던 건데 하면서 위안을 했던 것 같다...
나도 남들하는 것만큼 사 모으기는 했던건 같다. 그리고 고이 모셔놓은것도 꽤 있는것 같다.
언젠가는 쓸모가 있겠지 하면서.. 방출하기에는 아직도 마음을 비우지는 못한것 같다.
그리고 내가 왜?하지라는 생각에는 어쩌면 가족들을 인질로라는 나만의 합당한 사유를 붙이고 다니는 것 같다.
그게 다였을까?...아니면 나의 욕심일까?
대형배낭은 짐(욕심?)을 줄이면 중형으로 가능하고 좋은 등산옷은 과유불급이고
코스트코 방수포보다 좋은건 김장용 비닐이요, 텐트보다 좋은건 침낭과 비닐이라 생각하고
랜턴보다 좋은건 달빛이요 스틱보다 훌륭한건 자연이 내어준 나무가지 인데도...
내가 느껴야 할건 바람의 속삭임이 아닐까?
숲의 향기가 아닐까?
오솔길의 속삭임과 계곡물소리의 청아함과 이른 아침 첫 태양이 주는 신비로움이 아닐까?
그것을 모두 닮은 나의 두 녀석과 말없이 내 옆을 지켜주고 있는 당신의 고마움을 나는 느껴야 하지 않을까?
장비가 아니라.......
P.S: 늦은밤 두서없는 글 양해바랍니다.
첫댓글 네 화려한 장비, 옷차림보다는
바람의 속삭임.. 숲의 향기..자연의 그 맛인듯 합니다.
저도 대형배낭은 정리하고 최대한 부족한듯 간편하게 다녀볼 생각입니다.
욕심을 버리면 자연에 더 가까워 질수 있는데....
장비는 자연에 다가가기 위한 도구이기에 자연과 가까워지고 익숙해질수록... 짐은 가벼워지겠지요~ㅎ!
그러다 고운선생처럼 신발 두컬레 마저도 남겨두고 홀연히 사라질지도....ㅎㅎㅎ
미니멀 캠핑으로 행복하고 즐거운 캠핑 계속 이어 나가시기 바랍니다.
3년차입니다. 저는 이제 님의 딱 중간쯤에 와 있네요..
지난주에 절친과 첫 백패킹을 했거든요..^^
저도 당분간은 오캠과 백패킹을 겸하게 되겠지만, 장비의 대부분을 미니멀하게 바꾸었습니다.
크고 넓은것이 전부가 아니라, 작지만 만족할수 있는것.
처음 이 취미에 관심을 가질때 생각했던 "야외생활의 본질에 대한 초심"을 하늘거부기님을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됩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
공감합니다. . . 오캠에서 짐에대한 스트레스로 미니멀을 꿈꾸며. . . 해외직구사이트를 넘나들며 . . .밤새도록 웹서핑을 하고 있는 나.자신을 발견하면 ^^;; . . 그러나, 장비는 없어도 가볍게(?) 등산하면서 느끼는 행복은 크더군요. . .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좋은 글이네요.. ^^
공감이 가는 글입니다 반성도 하게 하고요
100% 공감가는 글입니다 ^^
저도 그런 과정을 거쳐왔고요...
제 생각엔 장비가 많으면 많을수록
자연과 접할 수 있는 면적이 좁아지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ㅎ
앞으로도 자연을 옴팡지게 느끼시며 알콩달콩 재미나는 아웃도어생활 이어가시길 바래요 ^^
완전 공감입니다^^ ㅎㅎ 별반 다르지않아요,,,역시 사람의 마음은,,,캠퍼의 길은,,,ㅎ
처음 백패킹에 입문해서..
후기를 들여다 보며...눈팅만 할때...신기한 장비를 보면...저것은...모하는 물건인고....??!! 하던게 생각납니다.
살까말까 망설이는 물건에...필요 없으니깐 사지 말라고 하시던 선배님들 말씀이 귀에 안들어 오지요~~ㅎㅎ
항상 부족함에 목말라 했던 나 자신의 빈공간을 꽉 채워 주는 글입니다. 자연과 함께....
늦은밤 두서없는 글이 명문장입니다. ㅎㅎ
홀로 산행을 위해 항상 현관앞에 배낭을 꾸려두는 꿈을 꾸며 사는 삶이 행복합니다.
막상 하이엔드급 장비 즐비하게 갖추고 떠나지 못하는 여행보다는 물병하나 뒷주머니에 꽂고 나서는 산행이 더 뿌듯할수 있지요
글은 마음이 담겼을 적에 그 누군가에겐 명문이 되는 것 같습니다. 많은 이들이 지금 그리 생각하고 있는 것 같구요^^
공감100배입니다. 비록 지금은 사정상 캠핑을 하지못하지만 옆동네 후기구경하면 이것이 캠핑인지 난민촌인지 ㅠ.ㅠ
캠카 까지는 안간 님이 부럽삼
공감되는 글입니다... 저도 역시 오캠과 백빽킹 함께하는대 다 그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는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