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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욕약경 귀대환약신(寵辱若驚 貴大患若身)
총애와 굴욕에 마치 놀라는 것처럼 하고, 큰 근심을 귀하게 여기는 것을 마치 자신의 몸 같이 한다.
寵 : 사랑할 총(宀/16)
辱 : 욕될 욕(辰/3)
不 : 아닐 불(一/3)
驚 : 놀랄 경(馬/13)
貴 : 귀할 귀(貝/5)
大 : 큰 대(大/0)
患 : 근심 환(心/7)
若 : 같을 약(艹/5)
身 : 몸 신(身/0)
출전 : 노자(老子) 第13章
道德經 王弼本
13. 寵辱若驚
(총애와 굴욕을 놀라운 듯이 하고)
寵辱若驚, 貴大患若身.
총애와 굴욕을 놀라운 듯이 하고, 큰 우환을 귀하게 여기기를 몸같이 할 것이다.
何謂寵辱若驚.
어찌하여 총애와 굴욕을 놀라운 듯이 한다고 하는가?
寵爲下, 得之若驚, 失之若驚, 是謂寵辱若驚.
총애는 곧 굴욕이 될 것이므로, 총애를 받아도 놀라운 것이고, 굴욕을 당해도 놀라운 것이니, 이를 일러 총욕과 굴욕을 놀라운 듯이 한다고 하는 것이다.
何謂貴大患若身.
어찌하여 큰 우환을 귀하게 여기기를 몸같이 한다고 하는가?
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 及吾無身, 吾有何患.
큰 우환을 갖는 이유는, 내게 몸이 있기 때문이니, 내게 몸이 없기에 이른다면, 내게 우환이 어찌 있겠는가?
故,
貴以身爲天下, 若可寄天下,
愛以身爲天下, 若可託天下.
고로, 제 몸 귀하게 여기듯이 천하를 위하면 가히 천하를 맡길 수 있고, 제 몸 아끼듯이 천하를 위하면 가히 천하를 맡길 수 있을 것이다.
윗사람들에게 인정받는 것은 누구나 바라는 바이다. 심지어 윗사람에게 인정받는 것이 일을 수행하는 목적이 되어 모든 업무 수행의 기준이 윗사람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겠는지 여부가 되기도 한다. 인정받지 못할 만한 일은 기피하고 사람들의 주목을 받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일만을 찾게 되는 것이다.
노자는 총욕약경(寵辱若驚)이라는 총애를 받는 것과 수모를 당하는 것이 모두 본질적으로 같다는 말로 13장을 시작한다. 총애와 질책는 모두 업무 결과에 대한 윗사람의 반응이다.
놀란다(驚)는 말의 의미를 생각해 볼까? 우리는 기대치 않은 일이 일어날 때 종종 놀라곤 한다. 윗사람들로 받는 총애와 질책도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생된다는 본질을 설명하기 위해 이 '놀란다'는 말을 사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에 결과에 대한 상벌이 엄정한 결과 평가에 바탕하기도 하지만, 윗사람들의 자의적인 판단에 따라 (당시 중요시하는 부분이나, 전체적 역학관계나 아니면 심지어 기분에 따라서) 결정되어 지기도 하니까.
결국 이 총욕약경(寵辱若驚)이라는 말은 앞장의 오색(五色), 오음(五音), 모미(五味)와 같은 의미가 아닐까. 내가 무언가를 추진하고 일을 달성하려 한다면, 돌발적인 요소가 많이 반영될 수 밖에 없는 윗사람의 총애 같은 것을 처음부터 기준으로 삼고 추진해서는 안된다는 의미다.
오히려 귀대환약신(貴大患若身), '큰 어려움을 내 몸과 같이 귀하게 여기라'는 말을 한다. 처음에도 한번 이야기 한 것 같은데 道가 어떤 문제점에 대한 Solution을 이야기한다면, 그 문제점을 명확히 규정하고, 분석하는 과정이 Solution을 도출하는 과정에 우선되어야 한다.
그런데 보통 사람들은 문제점을 외면하거나 회피하기 마련이다. 문제 해결이 주가 아니라 자신이 돋보이는 것이 목적이 되는 경우 종종 이런 일이 생긴다. 하지만 내 몸에 병이 난 것과 같이 문제를 바라본다면 그럴수 있을까?
13장에는 재미있는 표현이 나온다. '몸이 있으니 아픈 것이고, 죽고 몸이 없으면 아플 일도 없다(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 及吾無身 吾有何患)'는 이야기이다. 바꿔 말하자면 공통체의 문제는 병과 같고, 그 병이 치료되지 않으면 공통체도 사라진다는 무시무시한 경고이다.
몸이 있으니, 병이 있는 건 당연한 것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세상을 살다보면 문제가 생기기 마련이다. 위에 말한 것처럼 병이 생길 수도 있고, 가난일 수도 있고, 인간관계일 수도 있고…
여러가지 문제가 발생된다. 하지만 사람이 사회의 구성원이 되어 생활하는데 문제가 없을 수는 없다. 그냥 문제는 당연이 생긴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이지, 그리고 그 문제의 원인을 찾아 개선을 하려고 하는게 더 이성적인 수순이지 병을, 문제를 애써 외면하는 것이, 아니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덮어버리거나 미봉책으로 그 순간 칭찬만 받으려하는 것이 바람직한 방안이라 할 수는 없겠다.
내 몸에 병이 생기면 사람들은 그 병을 고치기 위해, 모든 주의를 기울여 병의 원인을 파악하고 그 치료 방안을 찾으려 애쓴다. 몸 고치고 나서 사람들이 몸이 나아져서 다행이다, 너 몸관리 그때 잘했다는 칭찬 들으려고 하는게 아니다.
본질적으로 맞는 말이다.
또한 그런 본질에 충실하여 내 몸 생각하듯이 한다면 나라를 맡길만 하기도 하다. 문제는 터졌는데 칭찬 받을 일만 챙기는 것은 배 아픈데 남에게 아파 보이지 않으려고 열심히 화장만 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하지만 우리는 너무도 빈번하게 이런 문제가 반복되는 것을 보곤한다.
13장의 내용은 간단히 정리하자면, '있을지 없을지 모를 칭찬 받자고 일하지 말아라. 마치 몸을 튼튼하게 하듯 당신이 몸 담고 있는 공통체의 생존을 위해 일한 다는 것을 명심해라. 몸에 병을 찾듯이 조직에 개선이 필요한 점이 무엇인지 확인하고 그 병을 치유하는 자세로 해결책을 찾아라. 칭찬 받을 일만 찾아다니다가, 정작 공동체가 경쟁력을 잃고 사라지는 우를 범하지 말아라'는 의미가 아닐까.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노자 도덕경 13장이다.
총애나 수모나 사람이 놀라긴 마찬가지다. 큰 우환은 자신의 몸과 같이 귀하게 여겨야 한다. 어째서 총애와 수모를 받으면 사람들이 놀라긴 마찬가지라 말할까.
총애는 윗사람들이 밑에 사람들에게 행하는 것이다. 밑에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이를 얻어도 놀라게 되며, 잃게 되어도 놀란다. 그리하여 총애와 수모를 받으면 놀라기는 마찬가지라 하는 것이다.
어찌하여 큰 우환을 자신의 몸과 같이 귀이 하라는 것인가. 내게 큰 병이 있다는 것은 내 몸이 있기 때문에 그런 것이다. 즉 몸이 없으면 병도 있을리 없다. 내 몸과 같이 나라를 귀이 여기고, 사랑한다는 이가 있다면, 나라를 맡겨도 괜찮다 하겠다.
寵辱若驚하고 貴大患若身이라.
총욕약경(寵辱若驚)이란, 총애(寵愛)와 오욕(汚辱)에 대해 놀라는 것처럼 한다는 뜻으로, 세상의 명예나 영예를 얻는 일이나 치욕과 굴욕을 겪는 일 등은 표면적으로는 상대적인 극과 극으로 보이지만 모두 인간의 삶 속에서 쉽게 마주치는 현상들이기에 이러한 현실세계의 현상들에 대해 초월할 수 있는 가치를 얻는 길은 역시 조심스럽고 신중한 대처로부터 이룰 수 있는 길이라는 것을 의미하고 있다.
명리(名利)를 추구하는 세속적 삶으로만 접근하면 명예나 권력의 추구가 지상과제가 될 수 있으나, 결국 그러한 명리로 인해 자신을 파괴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되는 일을 흔하게 접하면서 치욕에 대한 도피나 모면 보다 더 신중하고 조심해야 할 대상이 바로 명리 추구의 과정과 결과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 구절로 볼 수 있다.
귀대환약신(貴大患若身)은, 큰 근심을 귀하게 여기는 것을 자신의 몸과 같이 한다는 뜻으로, 큰 근심인 대환(大患) 역시 세속적 삶에서 추구하는 명리(名利)를 의미하는데, 바로 대환의 원인과 결과를 양산하기 때문에 역설적으로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역시 총욕약경(寵辱若驚)과 유사하게 명리 추구의 세속적 삶을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이러한 명리 추구를 자신의 삶에 직결시켜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여기는 것처럼 세상의 명리를 신중하게 접근한다면 집착과 욕심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의미하고 있다.
전통적 공동체의 가치가 무너진 위에 왜곡된 개인주의가 이기적 삶의 양태로 변질된 현대사회의 병폐를 치유하기 위해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존중이 그 무엇보다 절실히 요구됨은 재론의 여지가 없을 것이다.
비민주적이고 맹목적인 권위주의가 팽배하던 과거에 비해 보다 투명하고 건전한 사회 풍토로 변화되고 있는 현시점에서 다시금 우리 사회가 옮겨가야 할 이상적 사회상을 이루기 위해 전통의 고전속 행간에 녹아있는 진실된 가치를 엮어나는 작업 역시 의미 있는 일임을 자부하고자 한다.
극과 극이 통한다는 논리를 단순히 양비론적 시각으로만 해석하면서 부정적 가치판단의 혼탁함으로 사회의 불균형적 기득권 질서만을 강요하고 있는 아직까지도 잔존하는 일부 이기적 부류의 비민주적 행태들을 너무 오래도록 보아왔기에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건강한 사회정의의 질서를 회복하기까지 아직도 많은 난관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렇기에 무욕(無慾)의 가치를 사회 질서의 근간으로 삼으면서 타인과 공존하고 공생할 수 있는 바른 삶의 가치를 회복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노자가 말하고자 하는 요지는 이렇다. '자신의 몸을 귀중하게 여기지 못하는 사람이 어찌 타인의 몸을 귀중하게 여길 수 있겠는가? 자신의 몸을 명리를 쫓는 도구로만 함부로 쓰고 있으니 어찌 곤경과 파멸에 이르지 않겠는가?' 곧 자기 몸을 귀하게 여기어 천하를 다스리는 그런 사람에게야 말로 천하를 맡길 수 있는 것이다.'
貴以身爲天下 若可寄天下.
愛以身爲天下 若可托天下.
결국 진실한 무위(無爲)의 가치를 체득한 사람이어야 만이 얽힌 실타래를 순리대로 풀어나가듯이 왜곡된 현실세계의 혼돈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개인적 차원으로도 작은 염치(廉恥)를 소중하게 여기는 삶의 방식에서 우리가 추구해야 할 이상적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寵辱若驚이요 貴大患若身이라
나를 사랑하는 것이 곧 남을 사랑하는 것이고 자기 몸 귀하게 여기는 것이 곧 세상 모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자기를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동일한 사람, 그런 사람이라면 천하를 맡길 만하지 않겠는가?
굄을 받고 욕을 먹으면 깜짝 놀란다. 큰 병통을 제 몸처럼 귀하게 여긴다. 어째서 굄을 받고 욕을 먹으면 놀란다고 하는가? 굄을 받으면 올라가고 욕을 먹으면 내려가거니와 그것을 얻어도 놀라고 잃어도 놀라니 그래서 굄을 받고 욕을 먹으면 놀란다고 했다.
어째서 큰 병통을 제 몸처럼 귀하게 여긴다고 하는가? 나에게 큰 병통이 있음은 내 몸이 있기 때문이다. 내 몸이 없다면 내게 무슨 병통이 있겠는가?
그러기에 내 몸 귀하게 여기듯이 천하를 위하는 자에게는 천하를 맡길 수 있고, 내 몸 사랑하듯이 천하를 위하는 자에게는 천하를 맡길 수 있다.
노자(老子) 제13장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寵辱若驚, 貴大患若身.
총애나 욕됨에 모두 놀라는 듯이 하고 큰 근심이 몸에 닥칠까 조심한다.
何謂寵辱若驚.
무엇을 총애나 욕됨에 모두 놀라는 듯이 한다고 하는가?
寵之爲下, 得之若驚, 失之若驚.
총애는 하찮은 것이니 얻을 때도 놀라는 듯이 하고, 잃을 때도 놀라는 듯이 한다.
是謂寵辱若驚.
이것을 총애나 욕됨에 모두 놀라는 듯이 한다고 한다.
何謂貴大患若身.
무엇을 큰 근심이 몸에 닥칠까 조심한다고 하는가?
吾所以有大患者, 爲吾有身也,
及吾无身, 有何患.
내게 큰 근심이 있는 것은 내게 몸이 있기 때문이니, 몸이 없다면 무슨 근심이 있겠는가?
故貴爲身於爲天下, 若可以託天下矣,
愛以身爲天下, 安可以寄天下.
그러므로 천하를 위하는 것보다 자기 몸을 더 소중히 위하는 사람에게 천하를 맡길 수 있고, 자기 몸을 아끼는 것처럼 천하를 위하는 사람에게 천하를 줄 수 있다.
쌀 한 톨에 무엇이 들어 있느냐고 물을 때, 초등 학교쯤 졸업한 사람이라면 탄수화물이 있고 섬유질이 있고 수분도 있다고, 뭐 그 비슷하게 대답할 것이다. 옳은 대답이다.
그런데 같은 물음에 이렇게 대답할 수도 있을 것이다. '쌀 한 톨에는 농부의 정성이 들어 있고 햇빛도 들어 있고 바람도 들어 있고 무엇보다도 땅 기운이 들어 있다.' 역시 옳은 대답이다.
대체로 서양 과학은 앞 대답에 기울어져 있고 동양 과학은 뒷대답에 기울어져 있는 듯하다. 이 두 가지 대답 가운데 어느 한쪽에만 머물러 있음은 바람직하지 못한 일이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착각은 '나'라고 하는 독립된 물건이 따로 있다는 착각이다. 흙이나 공기, 물, 햇빛 같은 것이 없으면 생존은 관두고 아예 생겨날 수조차 없었을 것이 '나'인데 그게 동떨어져서 여기 따로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노자(老子)는 바로 이 착각에서 벗어나 기를 간곡하게 가르치고 있다.
굄을 받는다는 말은 '윗사람한테서 사랑을 받는다'는 말이다. 사랑을 받든 욕을 먹든, 그럴 때마다 깜짝 놀라는 이유는 무엇일까?
몸에 익숙한 일이 일어났을 때 그것을 보고 놀라는 사람은 없다. 아침에 눈을 떠 창밖으로 하늘이나 산봉우리를 보고 깜짝 놀라는 사람이 있겠는가?
뭔가 낯선 것, 기대하지 않았던 것이 나타날 때 사람은 누가 시키지 않아도 깜짝 놀란다. 자기 몸에서 피가 돌고 허파가 부풀어오르고 열이 나는 것에 깜짝 놀라는 사람은 없다.
그렇지만 어느 날 위장에 암 덩어리가 생긴 것을 알면 깜짝 놀란다. 아무리 자기 몸 안이라 해도 예기치 못한 일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굄을 받거나 욕을 먹거나 그런 것에 놀라지 않는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노자 선생의 대답은 깜짝 놀랄 '나'가 따로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이다. 무슨 말이냐 하면, 굄을 받거나 욕을 먹을 '나'가 따로 없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면 굄을 받든 욕을 먹든 놀랄 일이 없지 않겠느냐는 얘기다.
사람이 자연과 더불어 산다는 말은 무위자연(無爲自然)으로 산다는 말인데 이 말을 달리 표현하면 어떻게든 살아남겠다는 욕심 없이 살아간다는 말이다.
삶과 죽음에 따로 집착하지 않고, 저 밭의 콩이 살아가듯이 그렇게 살아간다. 살다가 때가 되면 시들어 죽는다. 그렇게 죽어도 그것이 끝은 아니라는 걸 알기에 태연스레 죽는다. 도무지 아쉬울 게 없다.
하늘과 땅이 저토록 장구(長久)한 것은 스스로 살려고 애쓰지 않기 때문(以其不自生)이다(7장). 반대로 어떻게든지 살아 남으려고 애쓰는 것이 바로 재앙이다(益生曰).
'나'라는 이름으로 부르는 물건이 우주와 떨어질 수 없는 한 몸임을 머리가 아니라 몸으로 깨달은 사람은, 자기 몸 밖에서 일어난 일에 놀라지 않는다. 그의 몸에 '바깥'이 따로 없기 때문이다.
누가 사랑을 하면 그것은 자기가 자기를 사랑한 것이고, 누가 욕을 해도 자기가 자기를 욕한 것이다. 그러니 새삼 무슨 일에 깜짝 놀라겠는가?
우리가 윗사람이니 아랫사람이니 하고 말은 하지만, 실제로 윗사람이 어디 있고 아랫사람이 어디 있는가! 그냥 사람이 있을 뿐이다.
위니 아래니 하는 건 어디까지나 우리의 '생각'에 지나지 않는다. 한 사람이 경우에 따라 윗사람도 되고 아랫사람도 되는 게 그 때문이다. 장관이 대통령 앞에서는 아랫사람이고 국장 앞에서는 윗사람이 아닌가?
실제로는 있지도 않은 생각(관념)에 묶여 있기 때문에 굄을 받으면 깜짝 놀라고 욕을 먹어도 깜짝 놀란다. 그래서 예수는, '너희가 진리(진실)를 알면 진리가 너희를 자유롭게 하리라'고 말했던 것이다.
붓다는, 네 가지 상(相, 모습)이 따로 있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보살이라고 가르쳤다. '나'가 따로 있다는 생각(我相), '사람'이 따로 있다는 생각(人相), '생물'이 따로 있다는 생각(象生相) 그리고 수명(壽命)이 따로 있다는 생각(壽者相)이 그것이다.
요컨대, 공간(空間)과 시간(時間)을 차지하고 뭔가 따로 존재한다는 생각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얘기다. 그런 사람에게는 '나'가 따로 없으니 '남'도 따로 없다.
다른 말로 하면, 모두가 '나'인 것이다. 그러니 자연스레 나를 사랑하는 것이 곧 남을 사랑하는 것이고 자기 몸 귀하게 여기는 것이 곧 세상 모든 사람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다.
자기를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이 동일한 사람, 그런 사람이라면 천하를 맡길 만하지 않겠는가? 자기를 아끼는 것과 가족을 아끼는 것이 조금도 다르지 않는 사람, 그 사람이야말로 진짜 가장(家長)이다.
자기를 돌보는 것과 논밭을 돌보는 것이 똑같은 사람, 그 사람이 진짜 농부다. 자기 당(黨)을 소중히 여기는 것과 남의 당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동일한 사람, 그 사람이 진짜 정치인이다.
귀대환약신(貴大患若身)
큰 우환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겨라
총선이 기간이다. 그런데도 조용하다. 차분한 게 아니고 조용하다. 대한민국의 상황은 꽤 안정적임에도 전 세계가 뒤늦게 코로나19로 말미암아 휘청거리고 있는 바람에 총선이 찬밥 신세로 전락한 것이다.
예전 같았으면 참으로 떠들썩했을 텐데. 더구나 기이한 선거제도로 치러지는 바람에 요상한 일들도 적지 않은데 말이다.
선거철마다 유권자들이 하는 말이 있다. '뽑을 사람이 없다!' 틀린 말이 아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보면, 뽑을 사람을 유권자들이 뽑지 않은 탓도 크다.
요컨대 자질이나 능력이 뛰어난 사람, 실력이 있는 사람을 뽑지 않고 당색(黨色)이나 유명세(有名勢)로 뽑아버리니, 인재가 나설 까닭이 없지 않은가. 이번에는 과연 나아질까? 코로나19 앞에서 보여준 시민의식이 총선에서도 발휘될까?
지금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코로나19는 정치와 행정에서 어떤 사람이 권한을 가져야 하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방역 수준과 대처 방식이 날마다 전 세계의 정부와 언론, 전문가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대한민국과, 뒤늦게 허둥대며 국민을 위태로운 지경으로 몰아넣은 이른바 초강대국 미국 및 선진국이라 불리던 유럽의 국가들이 대비되는 것에서 드러나고 있지 않은가? 물론 시민의 자발성과 공동체 의식이 어떠하냐 하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지만.
아무튼 '귀대환약신(貴大患若身)' 곧 '큰 우환을 내 몸처럼 귀하게 여겨라'는 노자의 말을 체화한 사람이 지도적인 자리에 있어야 함은 분명하다.
공동체의 걱정, 한 사회의 환란, 국가 전체의 우환을 마치 내 몸에 생긴 병처럼 여기는 자 말이다. 그건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 쉽지 않은 일을 할 수 있는 이라야 막강한 권한과 권력을 적절하게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겠는가?
평범한 사람도 남을 배려하지 않고 공감할 줄 모르면 그 이기적인 심사로 말미암아 위기가 닥쳤을 때 버틸 재간이 없이 무너지는데, 하물며 배려심도 없고 공감할 줄 모르는 자가 요직을 차지하거나 국회에 들어간다면?
▶️ 寵(사랑할 총, 현 이름 룡/용)은 형성문자로 宠(총)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갓머리(宀; 집, 집 안)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龍(용)으로 이루어졌다. 그래서 寵(총, 룡/용)은 총애(寵愛)의 뜻으로 ①사랑하다 ②괴다(특별히 귀여워하고 사랑하다) ③교만(驕慢)하다 ④높이다 ⑤굄(유난히 귀엽게 여겨 사랑함) ⑥영화(榮華) ⑦영예(榮譽) ⑧은혜(恩惠) ⑨첩(妾: 정식 아내 외에 데리고 사는 여자) ⑩성(姓)의 하나, 그리고 ⓐ현(縣)의 이름(룡)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사랑할 폐(嬖)이다. 용례로는 남달리 귀엽게 여겨 사랑함을 총애(寵愛), 많은 사람들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는 사람을 총아(寵兒), 임금의 총애를 받는 신하를 총신(寵臣), 임금이 특별히 사랑하여 돌봄을 총권(寵眷), 임금이 특별히 사랑하여 가까이 함을 총닐(寵昵), 임금의 총애와 은택을 총택(寵澤), 총애를 받는 영광을 총광(寵光), 가톨릭교를 사랑의 종교라는 뜻으로 이르는 말을 총교(寵敎), 총애하여 기름을 총양(寵養), 특별한 귀여움으로 받는 대우를 총우(寵遇), 다른 사람의 정성어린 초대를 총초(寵招), 특별히 돌보고 사랑함을 총고(寵顧), 마음에 들어 사랑함 또는 마음에 드는 사람을 총폐(寵嬖), 총애를 받는 아름다운 여자를 총희(寵姬), 높은 사람에게서 받는 특별한 은혜와 사랑을 은총(恩寵), 사랑을 받기 위하여 아첨함을 미총(媚寵), 총애를 받으려고 함을 고총(沽寵), 특별한 은총을 이총(異寵), 남이 모르게 임금의 사랑을 차지함을 절총(竊寵), 임금의 총애를 지니어 쇠퇴하지 아니함을 고총(固寵), 지극한 사랑을 받음을 득총(得寵), 남을 높이어 그의 첩을 이르는 말을 영총(令寵), 총애를 주는 사람을 높여서 그에게서 받는 총애를 말함을 존총(尊寵), 총애가 더할수록 교만한 태도를 부리지 말고 더욱 조심하여야 함을 이르는 말을 총증항극(寵增抗極), 비빈妃嬪 중에서 한 사람이 임금의 사랑을 독차지함을 이르는 말을 전방지총(專房之寵), 임금의 총애를 믿고 물러가야 할 때에 물러가지 않고 벼슬자리만 헛되이 차지함을 가리키는 말을 회총시위(懷寵尸位), 군주의 특별한 총애를 일컫는 말을 계비지총(繫臂之寵) 등에 쓰인다.
▶️ 辱(욕될 욕)은 ❶회의문자로 辰(진; 농경에 좋은 시절)과 寸(촌; 법도)의 합자(合字)이다. 옛날 농사의 때를 어긴 자를 죽이고 욕보인 일로부터 욕보이다, 부끄럼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辱자는 '욕되다'나 '더럽히다', '모욕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辱자는 辰(별 진)자와 寸(마디 촌)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辰자는 농기구의 일종을 그린 것이다. 여기에 사람의 손을 그린 寸자가 결합해 있으니 辱자는 밭일하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辱자의 갑골문을 보면 농기구를 손에 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그런데 농기구 주위로 점이 찍혀있다. 이것은 농기구로 풀을 베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辱자의 본래 의미는 '풀을 베다'나 '일을 한다'였다. 그러나 일이 고되다는 뜻이 확대되면서 후에 '욕되다'나 '더럽히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辱(욕)은 (1)욕설(辱說) (2)꾸지람 (3)인격(人格) 상(上)으로 받는 몹시 부끄러운 일. 치욕적인 일 (4)몹시 수고롭거나 고생스러운 일 등의 뜻으로 ①욕(辱)되다, 수치(羞恥)스럽다 ②더럽히다, 욕(辱)되게 하다 ③모욕(侮辱)을 당하다 ④욕(辱)보이다 ⑤무덥다 ⑥황공(惶恐)하다 ⑦거스르다 ⑧치욕(恥辱), 수치(羞恥)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영화 영(榮)이다. 용례로는 남을 저주하거나 미워하는 말을 욕설(辱說), 장사지낼 때 무덤 속에 시체와 함께 묻은 금은 패물 따위의 부장품을 욕금(辱金), 상대편을 높이어 그가 자기에게 쓴 답장을 욕답(辱答), 대관을 욕되게 함을 욕대(辱臺), 욕되게 하여 배척함을 욕척(辱斥), 남을 높이어 그가 자기에게 찾아 옴을 욕황(辱況), 자기를 알게 된 것이 그 사람에게 욕이 된다는 욕교(辱交), 자기와 교제하게 된 것이 그 사람에게는 욕이 된다는 욕지(辱知), 자기를 알게 된 것이 그 사람에게 욕이 된다는 욕우(辱友), 깔보고 욕보임을 모욕(侮辱), 남의 이름을 더럽히고 욕되게 함을 오욕(汚辱), 부끄럽고 욕됨을 치욕(恥辱), 남에게 눌리어 업신여김을 받음을 굴욕(屈辱), 괴로움과 모욕을 당함을 곤욕(困辱), 상대를 이김으로써 지난번 패배의 부끄러움을 씻고 명예를 되찾는 것을 설욕(雪辱), 남을 업신여기어 욕보임 또는 여자를 강간하여 욕보임을 능욕(凌辱), 꾸짖고 욕함을 후욕(詬辱), 견디기 어려운 불명예스러운 일을 고욕(苦辱), 사람을 앞에 두고 욕설을 하거나 또는 치욕을 당하게 함을 면욕(面辱), 무고한 사람을 붙잡아서 욕을 보임을 집욕(執辱), 욕설과 악담을 욕악담(辱惡談), 한 번에 많이 하는 욕을 속되게 이르는 말을 욕사발(辱沙鉢), 욕이 조상에게까지 미침을 일컫는 말을 욕급선조(辱及先祖), 자제의 잘못이 부형에게까지 욕되게 함을 이르는 말을 욕급부형(辱及父兄), 오래 살면 욕됨이 많다는 뜻으로 오래 살수록 고생이나 망신이 많음을 이르는 말을 수즉다욕(壽則多辱), 모든 일에 분수를 알고 만족하게 생각하면 모욕을 받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지족불욕(知足不辱), 나라의 수치와 국민의 욕됨을 이르는 말을 국치민욕(國恥民辱), 중생에게 자비하고 온갖 욕됨을 스스로 굳게 참음을 이르는 말을 자비인욕(慈悲忍辱), 총애를 받는다고 욕된 일을 하면 머지 않아 위태함과 치욕이 옴을 일컫는 말을 태욕근치(殆辱近恥), 임금이 치욕을 당하면 신하가 죽는다는 뜻으로 임금과 신하는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는 것을 이르는 말을 군욕신사(君辱臣死) 등에 쓰인다.
▶️ 不(아닐 부, 아닐 불)은 ❶상형문자로 꽃의 씨방의 모양인데 씨방이란 암술 밑의 불룩한 곳으로 과실이 되는 부분으로 나중에 ~하지 않다, ~은 아니다 라는 말을 나타내게 되었다. 그 때문에 새가 날아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음을 본뜬 글자라고 설명하게 되었다. ❷상형문자로 不자는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不자는 땅속으로 뿌리를 내린 씨앗을 그린 것이다. 그래서 아직 싹을 틔우지 못한 상태라는 의미에서 '아니다'나 '못하다', '없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참고로 不자는 '부'나 '불' 두 가지 발음이 서로 혼용되기도 한다. 그래서 不(부/불)는 (1)한자로 된 말 위에 붙어 부정(否定)의 뜻을 나타내는 작용을 하는 말 (2)과거(科擧)를 볼 때 강경과(講經科)의 성적(成績)을 표시하는 등급의 하나. 순(純), 통(通), 약(略), 조(粗), 불(不)의 다섯 가지 등급(等級) 가운데 최하등(最下等)으로 불합격(不合格)을 뜻함 (3)활을 쏠 때 살 다섯 대에서 한 대도 맞히지 못한 성적(成績) 등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아니하다 ③못하다 ④없다 ⑤말라 ⑥아니하냐 ⑦이르지 아니하다 ⑧크다 ⑨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 그리고 ⓐ아니다(불) ⓑ아니하다(불) ⓒ못하다(불) ⓓ없다(불) ⓔ말라(불) ⓕ아니하냐(불) ⓖ이르지 아니하다(불) ⓗ크다(불) ⓘ불통(不通: 과거에서 불합격의 등급)(불) ⓙ꽃받침, 꽃자루(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否), 아닐 불(弗), 아닐 미(未), 아닐 비(非)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가(可),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움직이지 않음을 부동(不動),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일정하지 않음을 부정(不定), 몸이 튼튼하지 못하거나 기운이 없음을 부실(不實), 덕이 부족함을 부덕(不德), 필요한 양이나 한계에 미치지 못하고 모자람을 부족(不足), 안심이 되지 않아 마음이 조마조마함을 불안(不安), 법이나 도리 따위에 어긋남을 불법(不法), 어떠한 수량을 표하는 말 위에 붙어서 많지 않다고 생각되는 그 수량에 지나지 못함을 가리키는 말을 불과(不過), 마음에 차지 않아 언짢음을 불만(不滿), 편리하지 않음을 불편(不便), 행복하지 못함을 불행(不幸), 옳지 않음 또는 정당하지 아니함을 부정(不正), 그곳에 있지 아니함을 부재(不在), 속까지 비치게 환하지 못함을 이르는 말을 불투명(不透明), 할 수 없거나 또는 그러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능(不可能), 적절하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부적절(不適切), 하늘 아래 같이 살 수 없는 원수나 죽여 없애야 할 원수를 일컫는 말을 불구대천(不俱戴天), 묻지 않아도 옳고 그름을 가히 알 수 있음을 이르는 말을 불문가지(不問可知), 사람의 생각으로는 미루어 헤아릴 수도 없다는 뜻으로 사람의 힘이 미치지 못하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오묘한 것을 이르는 말을 불가사의(不可思議), 생활이 바르지 못하고 썩을 대로 썩음을 일컫는 말을 부정부패(不正腐敗), 지위나 학식이나 나이 따위가 자기보다 아랫사람에게 묻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 아니함을 두고 이르는 말을 불치하문(不恥下問), 세상일에 미혹되지 않는 나이라는 뜻으로 마흔 살을 이르는 말을 불혹지년(不惑之年), 필요하지도 않고 급하지도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불요불급(不要不急), 휘지도 않고 굽히지도 않는다는 뜻으로 어떤 난관도 꿋꿋이 견디어 나감을 이르는 말을 불요불굴(不撓不屈), 천 리 길도 멀다 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먼길인데도 개의치 않고 열심히 달려감을 이르는 말을 불원천리(不遠千里) 등에 쓰인다.
▶️ 驚(놀랄 경)은 ❶형성문자로 惊(경)은 간자(簡字), 㦜(경)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말 마(馬; 말)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敬(경; 위를 보다)으로 이루어졌다. 말이 뒷발로 바로 서서 위를 보고 놀라는 모양으로, 전(轉)하여 놀란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驚자는 '놀라다'나 '두려워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驚자는 敬(공경할 경)자와 馬(말 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敬자는 개와 몽둥이를 함께 그린 것으로 '공경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여기에서는 발음과 함께 몽둥이를 든 모습이 응용되어 있다. 말은 낯선 사람을 보면 쉽게 놀라는 성격을 갖고 있다. 다른 동물에 비해 쉽게 놀라고 또 놀랄 때는 앞발을 들고 펄쩍 뛰기까지 한다. 驚자는 이렇게 쉽게 놀라는 말의 성격에 비유해 만든 글자이다. 그러니 敬자는 발음역할 외에도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 응용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래서 驚(경)은 ①놀라다 ②두려워 하다 ③놀라게 하다 ④위험(危險)하고 다급(多急)하다 ⑤경계(警戒)하다 ⑥빠르다 ⑦경기(驚氣)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놀랄 진(唇), 놀랄 악(愕), 의심할 아(訝), 놀랄 해(駭)이다. 용례로는 놀라서 겁을 냄을 경겁(驚怯), 걸핏하면 잘 놀라는 증세를 경계(驚悸), 감동할 만큼 괴이함을 경괴(驚怪), 사람을 놀라게 할 만큼 뛰어나게 잘 지은 시구를 경구(驚句), 당상을 하거나 손위의 가까운 사람이 중복을 당한 부고를 받고서 깜짝 놀람을 경달(驚怛), 놀라 자빠짐을 경도(驚倒), 매우 놀라 움직임을 경동(驚動), 놀라서 달아남을 경분(驚奔), 뜻밖에 매우 놀랄 일을 경사(驚事), 마음속으로 놀람을 경심(驚心), 놀라고 탄식함을 경완(驚惋), 사람을 놀라게 함을 경인(驚人), 놀라고 두려워함을 경포(驚怖), 놀랍고 의아로움을 경혹(驚惑), 놀라고 매우 기뻐함을 경희(驚喜), 어린아이가 경련을 일으키는 병의 총칭을 경기(驚氣), 놀라서 충격을 받는 것을 경악(驚愕), 놀랍고 이상함 또는 놀라움을 경이(驚異), 놀라고 두려워 어리둥절하며 허둥지둥함을 경황(驚惶), 한 번 화살에 놀란 새는 구부러진 나무만 보아도 놀란다는 뜻으로 한번 놀란 사람이 조그만 일에도 겁을 내어 위축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경궁지조(驚弓之鳥), 하늘을 놀라게 하고 귀신을 울린다는 뜻으로 세상을 놀라게 할 만큼 뛰어남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을 경천읍귀(驚天泣鬼), 하늘을 놀라게 하고 땅을 움직이게 한다는 뜻으로 몹시 세상을 놀라게 함을 이르는 말을 경천동지(驚天動地), 몹시 놀라서 좀 이상하게 여김을 대경소괴(大驚小怪), 한편으로 놀라면서도 한편으로 기뻐함을 일경일희(一驚一喜), 기쁘기도 하고 놀랍기고 함을 일희일경(一喜一驚), 몹시 놀라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대경실성(大驚失性), 풀을 쳐서 뱀을 놀라게 한다는 뜻으로 을乙을 징계하여 갑甲을 경계함을 이르는 말을 타초경사(打草驚蛇), 몹시 놀라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대경실색(大驚失色) 등에 쓰인다.
▶️ 貴(귀할 귀)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조개 패(貝; 돈, 재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글자 (궤, 귀)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궤)는 흙을 담는 그릇, 대나무로 만든 바구니로, 나중에 흙이 아니고 물건을 넣어두는 것에도 쓰였다. 貝(패; 재산, 화물), 많이 있는 보배, 귀하다, 귀하게 여기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貴자는 '귀하다'나 '(신분이)높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貴자는 臼(절구 구)자와 土(흙 토)자, 貝(조개 패)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런데 갑골문에 나온 貴자를 보면 양손으로 흙을 감싸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농경을 중시하던 시대에 흙은 만물을 창조하는 귀한 존재였다. 그래서 갑골문에서는 이렇게 양손으로 흙을 감싸는 모습을 그려져 '귀하다'나 '귀중하다'라는 뜻을 표현했었다. 그러나 소전에서는 여기에 貝자가 더해지면서 귀중함의 존재가 흙에서 재물로 옮겨져 오게 되었다. 그래서 貴(귀)는 (1)한자로 된 명사(名詞) 앞에 쓰이어 상대편을 높이어 예의(禮儀)를 나타내는 말 (2)희귀(稀貴)하거나 존귀(尊貴)하다는 뜻을 나타냄 등의 뜻으로 ①귀하다 ②신분이 높다 ③중요하다, 귀중하다 ④귀하게 여기다, 숭상하다 ⑤공경하다, 존중하다 ⑥비싸다, 값이 높다 ⑦바라다 ⑧귀(貴)한 사람 ⑨높은 지위(地位)나 권세(權勢) ⑩높임말 ⑪존칭(尊重)의 접두어(接頭語)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윗 상(上), 높을 항(亢), 높을 탁(卓), 높을 교(喬), 높을 준(埈), 높을 존(尊), 높을 아(峨), 높을 준(峻), 높을 숭(崇), 높을 외(嵬), 높을 요(嶢), 높을 륭(隆), 밝을 앙(昻), 드물 한(罕), 높을 고(高),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천할 천(賤)이다. 용례로는 편지나 물품을 받는 단체의 이름 밑에 쓰는 말을 귀중(貴中),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말을 귀하(貴下), 귀하고 소중함을 귀중(貴重), 신분이 높고 가문이 좋은 사람을 귀족(貴族), 비싼 값을 귀가(貴價), 귀한 손님을 귀빈(貴賓), 존귀하고 이름이 높음을 귀현(貴顯), 부귀와 빈천을 귀천(貴賤), 신분이 높은 사람을 귀인(貴人), 상대방의 나라를 높여 부르는 말을 귀국(貴國), 특별히 귀염을 받는 아이를 귀동(貴童), 존귀한 자태를 귀태(貴態), 귀하게 될 모습 또는 체격을 귀격(貴格), 지체가 높고 귀함을 영귀(榮貴), 스스로를 존귀하게 여김을 자귀(自貴), 드물어 매우 귀함을 희귀(稀貴), 인품이나 지위가 높고 귀함을 고귀(高貴), 재산이 넉넉하고 지위가 높음을 부귀(富貴), 보배롭고 귀중함을 진귀(珍貴), 물건값이 뛰어 오름을 등귀(騰貴), 물건이 귀함을 품귀(品貴), 높고 귀함을 존귀(尊貴), 곡식이 달리어 값이 비쌈을 곡귀(穀貴), 귀를 귀하게 여기고 눈을 천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먼 곳에 있는 것을 괜찮게 여기고 가까운 것을 나쁘게 여김을 일컫는 말을 귀이천목(貴耳賤目), 고니를 귀히 여기고 닭을 천하게 여긴다는 뜻으로 먼 데 것을 귀하게 여기고 가까운 데 것을 천하게 여기는 것이 인지상정임을 일컫는 말을 귀곡천계(貴鵠賤鷄), 신분이나 지위의 귀함함과 천함과 높음과 낮음을 일컫는 말을 귀천상하(貴賤上下), 군자는 인서仁恕의 마음이 있으므로 만사에 자신보다 타인을 높인다는 말을 귀인천기(貴人賤己) 등에 쓰인다.
▶️ 大(클 대/큰 대, 클 대, 클 다)는 ❶상형문자로 亣(대)는 동자(同字)이다. 大(대)는 서 있는 사람을 정면으로 본 모양으로, 처음에는 옆에서 본 모양인 人(인)과 匕(비) 따위와 같이, 다만 인간을 나타내는 글자였으나 나중에 구분하여 훌륭한 사람, 훌륭하다, 크다의 뜻으로 쓰였다. ❷상형문자로 大자는 '크다'나 '높다', '많다', '심하다'와 같은 다양한 뜻으로 쓰이는 글자이다. 갑골문에 나온 大자를 보면 양팔을 벌리고 있는 사람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크다'라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大자는 기본적으로는 '크다'라는 뜻으로 쓰이지만, 정도가 과하다는 의미에서 '심하다'라는 뜻도 파생되어 있다. 그러니 大자는 긍정적인 의미와 부정적인 의미를 함께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다만 大자가 부수로 쓰일 때는 '크다'와는 관계없이 단순히 사람과 관련된 뜻을 전달하는 경우가 많다. 大자가 본래 사람을 그린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大(대)는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어 큰, 으뜸가는, 뛰어난, 위대한, 광대한, 대단한 등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존경(尊敬) 또는 찬미(讚美)의 뜻도 나타냄 (3)큼. 큰 것 (4)큰 달. 양력으로 31일, 음력으로 30일인 달 (5)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대) ②높다, 존귀하다(대) ③훌륭하다, 뛰어나다(대) ④자랑하다, 뽐내다, 교만하다(대) ⑤많다, 수효(數爻)가 많다(대) ⑥중(重)히 여기다, 중요시하다(대) ⑦지나다, 일정한 정도를 넘다(대) ⑧거칠다, 성기다(물건의 사이가 뜨다)(대) ⑨낫다(대) ⑩늙다, 나이를 먹다(대) ⑪대강(大綱), 대략(大略)(대) ⑫크게, 성(盛)하게(대) ⑬하늘(대) ⑭존경하거나 찬미(讚美)할 때 쓰는 말(대) 그리고 클 태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정도가 지나치다)(태) ⓑ지나치게(태) 그리고 클 다의 경우는 ㉠크다, 심하다(다) ㉡극치(極致), 극도(極度)(다) ㉢지나치게(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클 위(偉), 클 굉(宏), 클 거(巨),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작을 소(小), 가늘 세(細)이다. 용례로는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큰 일을 대사(大事), 크게 구분함을 대구분(大區分), 일이 진행되는 결정적인 형세를 대세(大勢), 크게 길함을 대길(大吉), 조금 차이는 있을지라도 대체로 같음을 대동(大同), 같은 종류의 사물 중에서 큰 규격이나 규모를 대형(大型), 크게 어지러움을 대란(大亂), 사물의 큼과 작음을 대소(大小), 크게 이루어짐을 대성(大成), 크게 웃음을 대소(大笑), 넓고 큰 땅을 대지(大地), 넓혀서 크게 함을 확대(廓大), 가장 큼을 최대(最大), 몹시 크거나 많음을 막대(莫大), 뛰어나고 훌륭함을 위대(偉大), 매우 중요하게 여김을 중대(重大), 마음이 너그럽고 큼을 관대(寬大), 엄청나게 큼을 거대(巨大), 형상이나 부피가 엄청나게 많고도 큼을 방대(厖大), 더 보태어 크게 함을 증대(增大), 큰 그릇은 늦게 이루어진다는 뜻으로 크게 될 인물은 오랜 공적을 쌓아 늦게 이루어짐 또는 만년이 되어 성공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대기만성(大器晩成), 넓고 큰 바다에 물방울 하나라는 뜻으로 많은 것 가운데 아주 작은 것이라는 뜻을 이르는 말을 대해일적(大海一滴), 넓고 넓은 바다에 떨어뜨린 한 알의 좁쌀이란 뜻으로 매우 작음 또는 보잘것없는 존재를 비유해 이르는 말을 대해일속(大海一粟), 거의 같고 조금 다름이나 비슷함을 일컫는 말을 대동소이(大同小異), 큰 의리를 위해서는 혈육의 친함도 저버린다는 뜻으로 큰 의리를 위해서는 사사로운 정의를 버림 또는 국가의 대의를 위해서는 부모 형제의 정도 버림을 일컫는 말을 대의멸친(大義滅親), 뚜렷이 드러나게 큰 글씨로 쓰다라는 뜻으로 누구나 알게 크게 여론화 함을 이르는 말을 대서특필(大書特筆),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중대한 의리와 명분을 이르는 말을 대의명분(大義名分), 큰 집과 높은 누각이라는 뜻으로 웅장하고 큰 건물을 이르는 말을 대하고루(大廈高樓), 크게 깨달아서 번뇌와 의혹이 다 없어짐을 이르는 말을 대오각성(大悟覺醒), 장군의 별칭으로 매사에 겸손하고 말 없이 수고하는 사람을 이르는 말을 대수장군(大樹將軍), 큰 재목이 작게 쓰이고 있다는 뜻으로 사람을 부리는 데 있어서 제 능력을 다 발휘할 수 있는 조건이 안됨을 이르는 말을 대재소용(大材小用), 큰 소리로 목을 놓아 슬피 욺을 일컫는 말을 대성통곡(大聲痛哭), 몹시 놀라 얼굴빛이 하얗게 변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대경실색(大驚失色), 크게 간사한 사람은 그 아첨하는 수단이 매우 교묘하므로 흡사 크게 충성된 사람과 같이 보임을 이르는 말을 대간사충(大姦似忠), 바라던 것이 아주 허사가 되어 크게 실망함을 일컫는 말을 대실소망(大失所望), 매우 밝은 세상을 이르는 말을 대명천지(大明天地), 사람으로서 마땅히 지켜야 할 큰 도리나 정도에는 거칠 것이 없다는 말을 대도무문(大道無門), 덕이 높고 마음에 여유가 있는 사람은 자질구레한 일에 초연함 곧 도량이 넓어서 자질구레한 일에 얽매이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대인대이(大人大耳), 큰 지혜를 가지고 있는 사람은 공명정대하여 잔재주를 부리지 않으므로 언뜻 보기에는 어리석게 보인다는 말을 대지여우(大智如愚) 등에 쓰인다.
▶️ 患(근심 환)은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마음심(心=忄; 마음, 심장)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괴로움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串(관, 환)으로 이루어졌다. ❷회의문자로 患자는 '근심'이나 '걱정', '질병'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患자는 串(꿸 관)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串자는 사물을 꿰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으로 '꿰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물건을 관통하는 모습을 그린 串자에 心자가 결합한 患자는 꼬챙이가 심장까지 관통하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근심은 마음을 짓누르는 병이다. 병이 들거나 근심 걱정이 생기면 몸과 마음이 아프게 되니 이렇게 심장을 꿰뚫는 듯한 모습으로 그려진 患자는 '근심'이나 '질병'을 뜻한다. 그래서 患(환)은 환난(患難), 마음에 걱정이 생기는 근심의 뜻으로 ①근심, 걱정 ②병(病), 질병(疾病) ③재앙(災殃) ④근심하다, 걱정하다, 염려하다 ⑤미워하다 ⑥앓다, 병에 걸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근심 없을 개(恝), 근심 수(愁), 근심 우(憂)이다. 용례로는 병을 앓는 사람을 환자(患者), 근심과 걱정을 환난(患難), 병이나 상처가 난 곳을 환부(患部), 앓는 사람이 있는 집을 환가(患家), 근심과 재앙을 통틀어 이르는 말을 환란(患亂), 근심 때문에 생기는 고통을 환고(患苦), 가난함을 걱정함을 환빈(患貧), 앓는 자리를 환소(患所), 병 또는 근심과 걱정을 환우(患憂), 앓는 부위를 환처(患處), 환난으로 생기는 해로움을 환해(患害), 병든 가축을 환축(患畜), 웃어른의 병을 높이어 일컫는 말을 환후(患候), 환난이 생겼을 때 서로 도와 주는 것을 이르는 말을 환난상휼(患難相恤), 이익이나 지위를 얻기 전에는 얻으려고 근심하고 얻은 후에는 잃을까 해서 걱정한다는 뜻으로 이래저래 근심 걱정이 끊일 사이가 없음을 이르는 말을 환득환실(患得患失), 병이 나아 평상시와 같이 회복됨을 일컫는 말을 환후평복(患候平復), 준비가 있으면 근심이 없다라는 뜻으로 미리 준비가 되어 있으면 우환을 당하지 아니함 또는 뒷걱정이 없다는 말을 유비무환(有備無患), 글자를 아는 것이 오히려 근심이 된다는 뜻으로 알기는 알아도 똑바로 잘 알고 있지 못하기 때문에 그 지식이 오히려 걱정거리가 된다는 말을 식자우환(識字憂患), 내부에서 일어나는 근심과 외부로부터 받는 근심이란 뜻으로 나라 안팎의 여러 가지 어려운 사태를 이르는 말을 내우외환(內憂外患), 범을 길러 화근을 남긴다는 뜻으로 은혜를 베풀었다가 도리어 해를 당함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양호후환(養虎後患), 도둑으로 말미암아 생기는 근심을 일컫는 말을 절발지환(竊發之患), 보는 것이 탈이란 뜻으로 보지 않아서 모르고 있으면 그만인데 눈으로 보면 무엇인가 문제가 생겨 우환이 있게 됨을 이르는 말을 견물우환(見物憂患) 등에 쓰인다.
▶️ 若(같을 약, 반야 야)은 ❶회의문자로 초두머리(艹=艸; 풀, 풀의 싹)部와 右(우; 오른손, 손으로 물건을 잡는 일)의 합자(合字)이다. 먹을 수 있는 나물을 캐는 일의 뜻으로 만약의 뜻으로 쓰임은 가차(假借)의 뜻이다. ❷상형문자로 若자는 '같다'나 '만약'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若자는 艹(풀 초)자와 右(오른쪽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갑골문에 나온 若자는 지금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었다. 갑골문에서는 양손으로 머리를 빗는 여인이 그려져 있었기 때문이다. 갑골문에서의 若자는 '온순하다'나 '순종하다'라는 뜻으로 쓰였었다. 금문에서부터는 여기에 口(입 구)자가 추가되면서 '허락하다'라는 뜻이 더해졌다. 하지만 소전에서는 若자가 '같다'나 '만약'과 같은 뜻으로 가차(假借)되면서 지금은 여기에 言(말씀 언)자를 더한 諾(허락할 낙)자가 뜻을 대신하고 있다. 그래서 若(약, 야)은 ①같다 ②어리다 ③이와같다 ④좇다 ⑤너 ⑥만약(萬若) ⑦및 ⑧이에(及) ⑨바닷귀신 ⑩어조사(語助辭) ⑪성(姓)의 하나 그리고 ⓐ반야(般若; 만물의 참다운 실상을 깨닫고 불법을 꿰뚫는 지혜)(야) ⓑ난야(蘭若; 사찰)(야) ⓒ성(姓)의 하나(야)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정도나 양 따위가 얼마 되지 아니함을 약간(若干), 어떠함을 약하(若何), 있을지도 모르는 뜻밖의 경우를 약혹(若或), 바둑에서 아직 어리석은 경지에 있다는 약우(若愚), 무덤이 집 모양과 같음 또는 그런 무덤을 약당(若堂), 자기의 몸이나 뜻이 더럽혀질 것과 같이 생각함을 약매(若浼), 갓난아이를 보호하는 것과 같이 함을 약보(若保), 이와 같이를 약시(若是), 이렇게를 약차(若此), 만일이나 혹시를 만약(萬若), 과연이나 아닌 게 아니라 정말로를 과약(果若), 분별이나 망상을 떠나 깨달음과 참모습을 환히 아는 지혜를 반야(般若), 늙은이와 젊은이를 노약(老若), 가정하여 말하자면을 기약(假若),큰 일을 당하여도 아무렇지 않고 침착함을 자약(自若), 큰 나라를 다스리는 것은 작은 생선을 삶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무엇이든 가만히 두면서 지켜보는 것이 가장 좋은 정치란 뜻을 이르는 말을 약팽소선(若烹小鮮), 부절을 맞추는 것과 같다는 뜻으로 꼭 들어맞아 조금도 틀리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약합부절(若合符節), 있는 둥 마는 둥을 일컫는 말을 약존약망(若存若亡), 이러 이러함을 일컫는 말을 약시약시(若是若是), 자기 나라와 힘이 대등한 나라를 얻은 것과 같다는 뜻으로 훌륭한 인재를 얻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약득일적국(若得一敵國), 곁에 아무도 없는 것처럼 여긴다는 뜻으로 주위에 있는 다른 사람을 전혀 의식하지 않고 제멋대로 행동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방약무인(傍若無人), 불을 보는 것 같이 밝게 보인다는 뜻으로 더 말할 나위 없이 명백함을 이르는 말을 명약관화(明若觀火), 마음에 충동을 받아도 동요하지 않고 천연스러운 것을 이르는 말을 태연자약(泰然自若), 대문 안 뜰이 저자와 같다는 뜻으로 집안에 모여드는 사람이 많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문정약시(門庭若市), 문 앞이 시장과 같다는 뜻으로 대문 앞에 시장이 선 것처럼 많은 사람들이 모여 들고 있다는 말을 문전약시(門前若市) 등에 쓰인다.
▶️ 身(몸 신, 나라 이름 건)은 ❶상형문자이나 형성문자로 보는 견해도 있다. 아기를 가진 여자의 모습을 본뜬 글자로 몸을 뜻한다. 형성문자로 보면 人(인)과 申(신)의 합자(合字)인데 人(인)은 뜻을 나타내며 부수가 되고 申(신)이 발음을 담당하는 글자로 본 것이다. 부수(部首)로서는 몸에 관계가 있는 뜻을 나타낸다. ❷상형문자로 身자는 '몸'이나 '신체'를 뜻하는 글자이다. 身자의 갑골문을 보면 배가 볼록한 임신한 여자가 그려져 있었다. 그래서 身자의 본래 의미는 '임신하다'였다. 身자에 아직도 '(아이를)배다'라는 뜻이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이렇게 임신으로 배가 부른 여자를 그린 身자는 후에 '몸의 상태'나 '몸'이라는 뜻으로 쓰이게 되었다. 아이를 가진 여자는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해 신경을 쓰게 된다는 의미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身자는 부수로 지정되어 있지만 관련된 글자는 없다. 그래서 身(신, 건)은 ①몸, 신체 ②줄기,주된 부분 ③나, 1인칭 대명사 ④자기, 자신 ⑤출신, 신분 ⑥몸소, 친히 ⑦나이 ⑧아이를 배다 ⑨체험하다 그리고 ⓐ나라의 이름(건) ⓑ건독(身毒; 인도의 옛이름)(건)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몸 기(己), 물건 물(物), 고기 육(肉),스스로 자(自), 몸 궁(躬), 몸 구(軀),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마음 심(心)이다. 용례로는 개인의 사회적인 지위 또는 계급을 신분(身分), 일신 상에 관한 일을 신상(身上), 일신 상의 처지와 형편을 신세(身世), 몸과 목숨을 신명(身命), 몸에 생긴 병을 신병(身病), 사람의 얼굴에 나타난 건강 상태의 빛을 신수(身手), 몸과 몸의 주위를 신변(身邊), 사람의 키를 신장(身長), 사람의 몸을 신체(身體), 제 몸으로 딴 말에 붙어서 딴 어떤 것도 아니고 그 스스로임을 강조할 때 쓰는 말을 자신(自身), 어떠한 행위나 현상에 상응하는 것이거나 그의 대가임을 나타내는 말을 대신(代身), 무슨 지방이나 학교나 직업 등으로부터 나온 신분을 출신(出身), 죽은 사람의 몸을 이르는 말을 시신(屍身), 신명을 바쳐 일에 진력함을 헌신(獻身), 마음과 몸을 심신(心身), 세상을 살아감에 있어 몸가짐이나 행동을 처신(處身), 악을 물리치고 선을 북돋아서 마음과 행실을 바르게 닦아 수양함을 수신(修身), 몸을 움직임을 운신(運身), 몸을 불사르는 것을 분신(焚身), 모양을 바꾼 몸 또는 몸의 모양을 바꿈을 변신(變身), 사회에 나아가서 자기의 기반을 확립하여 출세함을 입신(立身), 온몸으로 열정을 쏟거나 정신을 집중하는 상태 또는 그때의 온몸을 혼신(渾身), 체면이나 명망을 망침을 만신(亡身), 몸과 태어난 땅은 하나라는 뜻으로 제 땅에서 산출된 것이라야 체질에 잘 맞는다는 말을 신토불이(身土不二),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의 몸 전체를 일컫는 말을 신체발부(身體髮膚), 남에게 맡기지 아니하고 몸소 맡아함을 일컫는 말을 신친당지(身親當之), 몸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는 뜻으로 몸이 가장 소중하다는 말을 신외무물(身外無物), 홀로 있는 몸이 아니고 세 식구를 일컫는 말을 신겸처자(身兼妻子), 집이 가난하여 종을 두지 못하고 몸소 종의 일까지 함을 이르는 말을 신겸노복(身兼奴僕), 자기 한 몸이 처해 있는 주위에서 일상 일어나는 여러 가지 일을 적은 수필체의 글을 이르는 말을 신변잡기(身邊雜記), 뼈가 가루가 되고 몸이 부서진다는 뜻으로 있는 힘을 다해 노력함 또는 남을 위하여 수고를 아끼지 않음을 일컫는 말을 분골쇄신(粉骨碎身), 온몸이 성한 데 없는 상처 투성이라는 뜻으로 아주 형편없이 엉망임을 형용해 이르는 말을 만신창이(滿身瘡痍), 자신의 몸을 죽여 인을 이룬다는 뜻으로 자기의 몸을 희생하여 옳은 도리를 행함을 일컫는 말을 살신성인(殺身成仁), 사회적으로 인정을 받고 출세하여 이름을 세상에 드날림 또는 후세에 이름을 떨쳐 부모를 영광되게 해 드리는 것을 이르는 말을 입신양명(立身揚名), 성공하여 세상에 이름이 드날림을 일컫는 말을 입신출세(立身出世),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홀몸을 일컫는 말을 혈혈단신(孑孑單身), 날마다 세 번씩 내 몸을 살핀다는 뜻으로 하루에 세 번씩 자신의 행동을 반성함을 일컫는 말을 삼성오신(三省吾身) 등에 쓰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