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차 세계대전의 원인.
많은 역사덕후들과 국제정치학자들의 중요 떡밥입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많은 해석과 이론이 동원되었죠. 민족주의, 강대국간의 세력균형, 경직된 동맹체제, 제국주의... 여러 거대이론들이 존재했는데 최근 이와 관련하여 매우 중요한 저서가 출판되었습니다.
Christopher Clark라는 학자의 저서 "Sleepwalkers(몽유병자들)"이라는 제목의 책입니다.
해당 저서는 제1차 세계대전의 개전 직전의 상황을 생생하게 묘사하고 이것이 여러 행위자(정치인, 관료, 극단주의 집단, 테러리스트, 강대국, 약소국들)들의 행동과 결정이 어떻게 궁극적으로 전쟁에 이르게 되었는가를 설명하는 책입니다(아쉽게도 아직 한글 번역본이 없네요 ㅠㅠㅠㅠㅠㅠ).
이 책에 대한 찬사는 정말 어마무시합니다.
그 몇가지를 뽑자면....
“중요한 저서다….1차세계대전 시기와 관련된 출판물 중에서 가장 놀랍고 (지적으로) 자극적인 책이다” (Max Hastings, The Sunday Times)
“훌륭하다…세련된 서술과 엄청난 지성의 결과다. 제1차 세계대전과 관련하여 이 대작에 필적할만한 저서는 다시 나오지 않을 것 같다.” (Ian Kershaw, BBC History)
“Barbara Tuchman의 저서 <8월의 총성> 이후 가장 읽을만한 책이다. 차이가 있다면 Sleepwalkers는 가장 훌륭한 학문적 연구의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Niall Ferguson)
“제1차 세계대전의 원인과 관련하여 상당히 설득력 있는 분석을 제공한다. 해당 논쟁에 불을 지피는 ‘한권’의 저서가 될 자격이 있다.” (Foreign Affairs)
“클라크는 훌륭한 역사학자이다. 그는 당시의 중요했던 결정들을 생생하게 묘사하면서도 이와 관련된 맥락을 포괄적으로 스케치한다. 훌륭한 저서이다“ (The Wall Street Journal)
“기념비적인 저서이다. 참신함을 넘어 혁명적이기까지 하다. 클라크는 설명할 수 없는 것을 훌륭히 설명하고 있다” (The Boston Globe)
“훌륭하다… 유럽의 강대국들이 도대체 왜 1차 세계대전에 뛰어들었는가는 역사상 가장 큰 수수께끼 중 하나였다. 이 책은 내가 읽었던 관련 분야의 책 중 당연 최고이다.” (Fareed Zakaria)
미국 아마존 사이트에 올라온 리뷰로 이 책에 대한 설명을 마치겠습니다.
"무엇이 더 중요했을까? 불꽃인가 아니면 화약통인가? 제1차 세계대전의 원인과 관련된 책은 만리장성을 쌓을 정도로 많을 것이다. 하지만 ‘아날학파’의 장기역사관과 마르크시즘의 ‘구조주의적’ 관점으로 인해 우리는 지금까지 ‘화약통’에 주목해왔다. 그러나 클라크는 <몽유병자들>을 통해 ‘불꽃’에 주목한다. 제1차 세계대전이 ‘왜’ 일어났는가 보다 ‘어떻게’ 발생했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고자 하며, 그 해답을 따라가보면 ‘왜’라는 질문도 자연스레 답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클라크는 발칸반도의 정치에 상당한 관심을 할애하면서 아마 다른 그 어느 저서보다도 사라예보의 암살에 대해 자세히 묘사한다. 어떻게 보면 이런 관점은 과거 ‘군주와 전투’를 묘사하는 과거 역사서술과 유사한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그 다극성, 민감성, 취약성으로 인해)그 어느 때보다도 1차대전 직전의 세계와 닮아있다.
<몽유병자들>은 사실 크게 3장으로 나뉜다. 필자가 개인적으로가장 훌륭하다고 생각하는 첫장은 발칸정치, 특히 세르비아의 실지회복주의와 ‘검은손’, 그리고 해당 지역에 대한 합스부르크 제국의 개입과 프랑스-러시아의 투자를 다루고 있다. 두번째 장은 1914년에 이르기까지 십수년 간 도사리고 있던 장기적 위협요소가 무엇이었나를 분석하고 마지막 장은 실제 선전포고에 이르는 기간을 둘러싼 다양한 인물들과 사건을 미시적으로 분석하고 있다. 두번째 장은 자연스레 우리에게 이미 익숙한 주제들을 다루고 있다. 경직된 동맹체제, 군사적 동원계획, 식민지 경쟁 등이 그것이다. 하지만 그는 이러한 추세가 반드시 군사적 충돌로 이어지지만은 않는다고 명시한다. 그리고 세번째 장은 지금까지 잘 다루어지지 않았던 ‘조연’들의 역할에 주목하기 때문에 상당히 참신하다. 마지막으로 클라크는 군사주의, 남성性의 불안, 군사적 수사(discourse)가 어떻게 외교적 이니셔티브를 무력화시켰는지에 대한 분석 등 문화적 요소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책은 상당히 두꺼운 책이지만, 매우 중요한 책이다. 어쨌든 우리에게 제1차 세계대전이 결국 발칸반도에서 시작한 전쟁이었다는 점을 상기시켜주고 그리고 우리가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강대국들의 사고에 발칸반도가 왜 그렇게 중요했는지를 알아야 하기 때문이다."
토탈워분들께서 생각하시기에 제1차 세계대전의 원인으로 가장 중요했던 원인은 무엇이었을까요?
첫댓글 이유가 하나라가보단 여러가지가 복합되어 일어난 것이겠죠. 전쟁이란 것도 군비를 지출하는 대신에 국익을 얻는, 인풋 대비 아웃풋을 염두에 두어야 하는데 유럽국가들이 식민지, 민족주의에 미쳐가지고 그것을 분석적으로 생각하지 못했던듯합니다.
전쟁의 원인이 좀 어이없지만 뭐가 됐든 전쟁은 일어났을 겁니다. 독일에 대한 프랑스의 증오, 프랑스와 러시아의 양면 전선에 대한 독일군 수뇌부의 경시, 각 나라의 권력층을 차지한 강경파들, 이런 원인들이 있었기에 전쟁은 필연적이라 봅니다.
지금의 한중일 관계처럼 서로 못 믿고 미워하는 상황에서, 서로의 군사력이 압도적이지 않은 사정까지 겹쳐 전쟁을 할 만하다는 마인드를 갖게 한 건 아닐까 싶군요.
사실 잘 생각해보면 오스트리아의 선전포고는 지극히 정당한 조치였는데 작은 전쟁으로 끝날 수 있던 사안이 러시아 독일 프랑스 그리고 영국을 한꺼번에 끌어들이는 연쇄작용이 ㅜㅠ 세계대전에서 가장 억울한 국가는 아마 오스트리아일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