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분양시장 전망은 대체로 밝다고 볼 수 있다. 분양제도 변화를 앞두고 큰 장이 서기 때문에 주택 수요자들의 관심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청약가점제 시행으로 소비자들의 청약도 늘 것으로 보여 공급과 수요가 모두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양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이 질에서도 만족할 만한 아파트 분양 물량이 연말까지 쏟아진다.
특히 택지지구ㆍ신도시 등 공공택지 이외의 일반 민간업체 사업장인 민간택지에서 분양이 잇따른다. 업체들이 확대 실시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피하기 위해 서둘러 분양할 계획이어서다.
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택지비와 건축비 규제로 자율적으로 분양가를 매기는 것에 비해 적게 받을 수밖에 없다. 상한제에 따른 분양가 인하효과를 정부는 20% 정도로 본다. 업체 입장에선 상당한 이윤 감소인 것이다.
업체들이 인허가의 고삐를 죄면서 올해 계획에 없던 물량까지 적지 않게 나올 것 같다. 당초 내년 이후 분양계획을 잡고 있던 물량까지 최대한 올해 안에 처리하려는 것이다. 자연히 올해 분양예정 리스트에 없던 단지들이 상당량 나올 것으로 보인다.
상한제 피하려 분양물량 쏟아지고 인기지역 많아
특히 재건축에 비해 일반분양물량이 많은 재개발 사업장들이 급하다. 재개발의 경우 30~40% 가량이 일반분양분이어서 상한제 적용 타격이 크다. 조합들이 사업승인, 관리처분 등을 서두르는 이유다.
서울 뚝섬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들도 올해 분양을 목표로 건축허가 등을 추진하고 있다. 뚝섬 단지들은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으면 평당 3000만원 넘게 받고 팔 수 있지만 상한제에 따르면 평당 2500만원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
▲상한제 확대를 앞두고 분양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
데 인기지역 단지의 청약경쟁률은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상한제가 시행 중인 택지지구ㆍ신도시 등에서도 업체들이 올해 분양하는 게 낫다. 상한제 확대의 영향은 없지만 분양가에 포함되는 건축비가 9월 이후 사업승인 신청 물량부터 다소 내려가기 때문이다. 정부는 분양가 인하를 위해 현행 건축비(중소형 평당 339만원)를 하향조정키로 했다.
조정폭이 클 것 같지는 않지만 어쨌든 업체 입장에선 건축비를 조금이라도 더 받는 게 유리하다.
하반기 나올 물량 가운데 개발 호재 등으로 수요자들의 이목이 집중될 단지들이 많다. 민간택지에선 왕십리ㆍ노량진ㆍ북아현 등 서울 뉴타운과 용산 등의 재개발단지, 판교와 광교신도시서 가까운 용인 수지지역 물량 등이다.
뉴타운 물량의 경우 뉴타운 개발호재가 작용하는 데다 강북지역 무주택자들을 중심으로 주택수요가 높다. 신도시로는 파주에서만 분양계획이 있다. 당초 6월 주택공사 물량을 시작으로 분양이 시작될 예정이었으나 늦춰져 9월부터 분양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분양가가 평당 800만~900만원으로 예상된다.
경제자유구역인 청라가 하반기 분양을 시작하고 송도에서 분양이 계속된다. 청라에서는 GS건설 등 입찰로 받은 중대형 단지의 상한제 적용여부가 관심이다. 9월 이전 사업승인을 신청해 12월 이전 분양승인 신청을 마치면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택지지구에선 용인 흥덕ㆍ구성, 광명 소하, 고양 행신2, 남양주 진접, 양주 고읍 등이 예정돼 있다. 신도시급인 서울 은평뉴타운도 10월 나온다. 은평뉴타운과 송도, 택지지구 중에서는 구성 등 일부 물량이 공공택지인데도 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는다.
입지여건•개발재료 등에 따라 청약경쟁 차별화
청약경쟁률은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입지여건 등에 따라 차별화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 재개발 단지와 택지지구 등 인기지역 물량에는 청약자들이 몰리는 반면 소규모 단지 등은 썰렁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방 분양시장은 투기과열지구 일부 해제에도 기존 주택시장 침체 등으로 큰 활기를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투기과열지구 해제가 심리적으로는 다소 분위기를 돌릴 수는 있어도 잇단 공급에 따른 공급과잉, 구매력 위축 등으로 수요가 금세 되살아나기는 어렵다.
상한제 시행으로 집값이 내릴 것이란 기대도 있다. 내외주건 김신조 사장은 "수요자들이 입지여건, 개발재료, 가격 상승 기대감 등에 따라 통장사용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9월 청약가점제 시행으로 청약점수가 낮은 수요자들이 9월 이전 적극 청약에 나설 것으로 보여 인기단지의 경쟁은 더욱 치열할 것 같다. 최근 청약접수를 끝낸 인천 송도 포스코건설의 주상복합에서 보여지듯 인기지역이나 개발재료가 있는 곳의 청약경쟁은 고공행진을 할 것으로 보인다.
청약경쟁률이 높아지면 분양가 대출 규제가 강화될 수 있기 때문에 자금사정을 챙겨둬야 한다. 정부는 당초 7월부터 수도권에서 분양가 6억원 이하의 중도금대출에도 DTI(총부채상환비율)를 적용하려다 미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