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추풍낙엽 검찰인사: "칼은 이렇게 휘두르는 것이다"
1.
오늘 날짜로 추미애 장관은 759명 검사들의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면 그 동안 검찰권력을 남용해 가면서 정치개입을 했던 윤석열의 하수인들은 모두 인사조치 되었다.
청와대 하명수사 시나리오를 지휘하던 신봉수 서울중앙지검 2차장은 평택지청장으로, 조국 전 장관 가족인질극의 행동대장인 송경호 3차장은 여주지청장으로, 유재수 감찰무마 프레임을 짜던 홍승욱 서울동부지검 차장은 천안지청장으로 발령이 났다.
2.
지난 검사장급 인사에서 윤석열 측근들의 인사조치에 이어 이번에는 행동대장들을 날린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내가 누차 주장했지만 미애 누나는 역시 "극강의 딜러"이다.
그야말로 “칼은 이렇게 휘두르는 것이다”를 제대로 보여주는 중인데 '추풍낙엽'의 초식을 선보이며 국민들에게 '설 선물'을 주었으니 그저 감사할 뿐이다.
3.
이 인사과정에서 실망스러웠던 것은 JTBC의 어설픈 프레임 전환의 시도였다.
JTBC는 어제 다음과 같은 보도를 했다.
“내일(23일)쯤 발표될 검찰 중간간부 인사와 관련한 새로운 기류가 JTBC 취재 결과 파악됐습니다. 당초 주요 사건 수사팀이 모조리 물갈이될 거란 전망과는 달리, 윤석열 검찰총장의 요청이 상당 부분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커진 겁니다”
오늘 발표에 의하면 어제 JTBC의 취재와 보도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확인할 수 있었다.
4.
하루만에 들통(?)이 날 오보가 나오는 이유는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
첫째 JTBC가 취재를 잘못했을 경우이다. 언론이 항상 정확한 취재만을 할 수만은 없으니 가끔은 잘못된 취재가 나올 수 있다.
하지만 예측과 전혀 다른 취재 내용을 보도하는 것은 언론사 입장에서는 신중하다. 맞으면 '대박'이지만 틀리면 '쪽박'인지라 그런 모험은 데스크 차원에서 웬만하면 하지 않고 하더라도 대단히 신중하다. 그래서 검증이 매우 중요한데 내가 보기에 어제의 보도는 제대로 검증을 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그래서 두번째 추측이 유력한데 이는 JTBC의 의견과 검찰의 의견이 일치하는 경우이다. 즉 양쪽 다 자신들의 바램을 보도로 내 보내는 것이다.
언론의 보도라는 것은 공신력이 있으니 그런 방법을 통해서 실제 프레임이 전환되는 경우도 있다.
5
하지만 이 사람들아… 추미애가 어떤 사람인데 그런 얄팍한 술수에 움직이겠는가? 어설픈 작전인데 그나마 완벽한 작전실패다.
한때 언론 신뢰도 1위의 JTBC의 몰락은 더더욱 가속화 될 것 같다.
검사가 정치적 목적을 위해 강제수사하고 억지기소하는 것만큼이나 언론이 정치적 목적을 위해 사실이 아닌 보도를 하는 것은 직업윤리를 저버리는 최악의 행동들이다.
TV조선의 전유물이나 다름없는 행동을 JTBC가 따라가기 시작한 것은 심히 유감스럽다. 손석희가 물러나면서 충분히 예견된 일이지만 말이다.
6.
한편 어제는 정경심 교수의 1심 공판이 진행되었고, 처음으로 정경심 교수가 법정에 출두하였다.
수사 과정은 거의 실시간 생방송으로 중계 하면서 피의사실공표를 선정적으로 했고, 심지어 압수수색과정에서 짜장면을 먹었는지 짬뽕을 먹었는지까지 열심히 취재하던 언론이 막상 재판과정에서는 별다른 취재 보도가 보이지 않아 관련한 내용을 뒤져 보았다.
한치의 예상과 다르지 않게 준비가 안된 검찰의 억지공판이 웃기면서도 서글펐다. 재판이 주성치 영화도 아닌데 웃음의 페이소스라니....
7.
어제 공판장에서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한 언급을 일부 발췌해 보자. 강일민 검사의 언급이고, 정경심 교수 수사 착수에 대한 정당성을 강조한 부분이다.
"2019년 8월 19일 첫 고발장 접수 후 많은 고발장이 검찰에 접수됐다. 고발장 등이 이 사건 수사의 시작이다. 뿐만 아니라 8월 9일 피고인 남편 조국 교수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후 26일 검찰 압수수색이 있기까지 보름이 넘는 기간 동안 2만 건의 이상의 언론 보도가 있었고 제기된 여러 가지 비리 의혹 또한 이 사건 수사의 단서가 됐다.
또한 수많은 시민단체와 학생들의 수사 촉구 집회가 있었으며, 교수, 변호사 등의 시국 선언이 뒤를 이었다. 이러한 사정을 종합해볼 때 진상규명을 더 이상 늦출 수 없었기에 검찰 수사가 시작 되었던 것이다."
8.
나 같으면 얼굴마저 화끈할 내용을 뻔뻔하게 재판장에서 언급한 강일민 검사의 주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반박하고 싶다.
"당신이 말하는 언론과 고발장이란 검찰과 자유한국당과 짬짜미한 언론보도였고, 고발인은 정체가 수상한 단체들의 고발장 접수 아닌가? 고발에 신속하게 움직이는 것이 검찰의 본분이라면 왜 나경원의 자녀입시비리 관련해서 10번이나 고발을 해도 무시하고 있는가??
게다가 당신이 말하는 대학생들이란 극히 일부이고, 그나마 알려지는 것이 쪽팔려서 마스크로 얼굴을 완벽하게 가리고 나왔으며 시국 선언했다는 교수들 신분이란 대부분 가짜라는 것이 드러나지 않았는가?
반대로 검찰수사의 문제점과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교수들은 모두 신분을 증명하고 숫자도 10배이상 많았는데 왜 그 의견은 무시하는지??"
9.
강일민 검사는 또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어느 한 획도 증거에 의해 입증되지 않은 부분은 없다. 이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 사회적 중요성 등을 잘 아는 검찰은 이 사건 증거수집 당시 적법절차 준수를 늘 염두에 뒀다.
따라서 증거능력에 대해서도 특별히 문제될 부분은 없을 것이다. 향후 검찰은 이 법정에서 증인 신문과 서증조사를 통해 검찰이 적법하게 수집한 모든 증거를 재판부께 제시하고자 한다. 그 결과 이 재판의 마지막에 이 사건의 실체적 진실이 명징하게 드러나길 바란다."
내 의견은 이렇다.
"이 사건의 공소사실 중 어느 한 획도 증거가 분명한 것은 없다. 그건 공소장만 봐도 분명하게 확인이 된다. 일단 기본적으로 이중기소이다.
그리고 적법하게 수집했다고? 피의자 조사 한번 없이 청문회에 맞춰서 공소한 것도 코미디지만 이후에 출석조사와 주변인들을 협박해 가면서 별건조사하고 압수수색한 것을 어찌 적법한 절차라고 하는지 이는 소가 웃을 일이다.
실체적 진실은 지금 검찰이 조국 일가를 향한 반인권적인 수사이고 이는 일제감정기에 있었던 것과 똑같다는 것이다. 그래서 검찰개혁법안이 통과된 것이고…."
10.
어제 공판에서 내가 미처 몰랐던 사실이 하나 나왔는데 검찰이 동양대 표창장 위조의 증거로 내세운 컴퓨터 파일(도장부분)이 정경심 자택에 있는 컴퓨터에서 찾은 것이 아니라 동양대에서 찾았다는 점이다.
그렇다면 파일이 발견된 동양대에 컴퓨터를 정경심 교수가 사용했는지 혹은 조교가 사용했는지 혹은 그 방을 드나드는 사람들이 업무용으로 사용했는지 검찰은 일일이 다 확인해 보았을까? PC방에서 찾은 거랑 딱히 큰 차이가 없는 증거 아닌가?
애초 아래한글을 이용해서 두 개의 표창장을 합성해서 위조했다는 내용자체가 "검사들의 상상력은 참 대단하구나"라고 생각했는데 그 파일이 발견된 컴퓨터도 아닌 학교 사무실 컴퓨터라는 점에서는 정말 빵 터지지 않을 수 없었다.
11.
또 한가지 재미있던 내용은 재판장인 송인권 부장판사가 재판 도중에 국어사전을 찾은 일이 있었다는 것이다.
송인권 부장판사는 "제가 국어사전을 보고 있는데 '날인'은 도장을 찍는 겁니다"라고 말했다.
그가 이렇게 말한 이유는 검찰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방법을 두고 '총장의 직인 임의 날인'과 '파일 위조'를 동시에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재판장에서 판사에게 이런 말을 듣는 검사라면 대단히 치욕스러울 것 같다. 게다가 이는 스스로 만든 치욕이자 부끄러움이지 누군가에 의한 모욕도 아니니 이불 킥 말고 분노를 전가할 대상도 없다.
중학생 모의재판에서도 나오기 힘든 수준의 억지 공판을 이어간다는 것이 그리고 이런 어이없는 공판이 국민적 관심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검찰은 출구전략을 하루빨리 찾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검찰의 권위추락을 더 이상 막자는 것이다.
“정신차리세요. 이미 썩은 동아줄이라고 이 사람들아….”
12.
요약하면 미애 누나는 '추풍낙엽'의 초식을 선 보이며 국민들에게 '설 선물'을 주었고, 정경심 교수의 공판은 한치의 예측도 어긋남 없이 검찰의 무능함을 보여주면서 조국 일가의 강제수사와 억지기소를 스스로 증명하는 중이다. 검찰개혁법안통과의 정당성을 계속해서 보여주는 것이 유일하게 긍정적인 면이라고 해야할까?
그런데 우리의 윤석열 총장께서는 이 와중에 최강욱 비서관을 기소한다고 한다. 심지어 이성윤 신임 서울중앙지검장을 패스하고 직접 결재를 했다는데 검찰 인사안이 발표되기 직전에 했다고 한다. 아마 이런식으로 마지막 저항을 하려나 보다.
윤석열의 이런 행동에 대한 내 논평은 다음과 같다.
윤석열은 곤조는 확실한데 머리가 나쁜 사람은 분명한 것 같다. 윤 총장의 이런 행동이야 말로 너무나 확실한 '직권남용'인 것이고 그러면 미애 누나는 '얼씨구나' 하면서 '수사지휘권' 발동하는 것이 다음 수순이 되는 것이다.
법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나 같은 일반시민도 예측가능한 일을 검찰총장이라는 사람이 한 치 앞도 내다보지 못하니 폭주하고 있으니....
으이구....
#검찰정기인사 #추풍낙엽 #정경심1차공판 #윤석열의자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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