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치젓갈이 푹 삭으면 붉은 빛을 띤다.
멸치젓갈이 푹 삭으면 검은 빛이 되고
그 외 새우젓이나 조기젓은
제 몸을 풀지 않고도 삭았노라 하니
색깔도 본인의 색을 간직하느라 국물에도 인색하다
빳빳한 채 성깔 내는 그 놈들은 다져서 양념으로 쓰던 가
푹 고아 짓이겨 체에 걸려 써야한다
서민 중에도 하층 서민인 나는
수 십 년을 꽁치젓갈 멸치젓갈만으로 사계절 김치를 해먹고도
김장 즈음엔 더 많이 달여 놓고 파김치와 달랑 무에는
진하게 간한다.
잘 삭은 꽁치 젓은 진하고 구수한 맛이 강하고
멸치는 얇고 삼박한 맛이 강하다
나는
이 둘을 잘 섞어 사이좋게 써준다
파 대궁이 퉁방울 같은 (굵은..) 놈만 골라
가지런히 씻어놓고
보리쌀 섞인 찬밥 남은 거 믹서기에 윙~ 돌려갈아
갖은 양념섞은 꽁치젓갈에 척척 발라 버무리면
그 자리에서 한 오라기 들고 밥과 먹어도 구수하니 맛있다
젓갈 많이 들어간 것 일수록 속히 먹어야 하고 오래 먹을 것은
적당히 넣어야 된다
파김치 버무리던 날
경희씨한테 전화했다
“파김치 갖다 먹을래?
“아니 난 파김치 별로,,
점심 때 통장님 부르고
경희씨 불러 밥을 먹는데
상위에 길이대로 누운 파김치를 본 경희씨 냉큼 집어 먹더니
“어마! 넘 맛있다야!”
“나 좀 줘 가져갈게
“아까 안 좋아 한다며?
“아니 난 이렇게 맛있는 줄 몰랐지"~잉
콧소리까지 내며 아양을 떨어댄다
여태 먹은 파김치 중 젤 맛있다나
음식 하는 걸 좋아하는 성미 탓에
올 김장은 조금씩 나눠서 하고 있다 한꺼번에 다 하면 심심하니까
한통 채워놓고 이틀 쉰 다음
나가서 좋은 배추 다섯 개 사다 절이고 버무려 또 두어 통 채우고 ..참! 재밌다
이상하지?
난 왜 이렇게 음식 만들고 살림하는 게 좋을까?
김치 명인
강순의선생님
원래 솜씨도 있었겠지만
층증시하 시집살이에다 수없이 많은 제삿 상 차리기
거기다
남편은 첩을 얻어 나가있고
한 많고 설음의 그 세월을 음식만 하다 보니 오늘날 유명한 김치 명인이 되셨다
또 한 분
빅마마 이혜정 선생님
시집살이 와 남편의 무시 외도
그 속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온 정성을 쏟다보니
오늘날 누구나 알아주는 명 강의 와
요리 연구의 대가가 되었다 참.. 여자의 인생이란
여자는 무조건 사랑받고
의지하고 보호받으며 일생을 살아야 행복한 삶을 살았노라 하는데
사랑도 없고 의지가지없고
보호관심 아무것도 없이 홀로 견디며 살아야 한다면 그 얼마나 막막할까
명문이요 재벌가에서 자란 그녀들에겐 너무 가혹하였을 것 이다
나처럼 천민출생에다
일자무식 맨발로 거리를 나서면야 못할게 뭐가 있으며
남의 눈 의식 없이 천방지축 내 기분대로 훨훨 살아갈 팔자도 아닌
참으로 귀한 그녀들의 혹독한 과거 얘기들 ..
뼈대있는 가문의 그녀들은
그 답답하고 처량한 심정을 어디다 대고 넋두리나 시원하게 해봤을까 그 시절엔..
그러니
저 분들은 대단한 집념의 여인들이시다
사랑 받는거 그까짓 거 포기하고
의지할 남편 포기 한 다음
먼저 나를 사랑하고
내가 잘하는 일에 온 힘을 쏟으신 것이 오늘의 성공을 이루어 내신 것이다
강릉에 허난설헌 사당이 있다
그녀도 평생 사랑 못 받는 고통과
자식 여윈 상처와 괴로움을 달래려 그림을 그리고 수를 놓았다
그녀의 예술혼은
사랑을 잃은 아픔으로 이뤄 낸 것이다
넘치는 사랑과 지원 속에서
예술을 꽃피웠던 여류들도 많았지만
넘치도록 받는 사랑과 빼어난 외모로
그저 일탈이나 일삼아 유명 짜~한 여자들 또한 많다
소설 속이야기지만
톨스토이의 안나카레리나가 그 예에 속 한다
때론
그 놈의 사랑이라는 것 좀 푸지게 받고 살아 봤으면 싶다
바위 같이 든든한 서방님이
나를 안방에 들앉은 자개장 화초장처럼 고이 다듬고 닦아주고
어루만져 주는 그런 인생을 살게 해줬다면 세상 여한이 없었을 것 같다
아서라!
당키나 한 꿈인가 말이다
이년의 팔자는 그저
평생을 요렇게 쿰쿰하고 꼬릿내 나는 젓갈에 휘감겨
사계절 푸성귀와 함께 버무려지며 사는 게 맞춤인거야
그래!
이 짓도 오래 하니 나름 몸에 익어 재미나긴 해
첫댓글 김치 맛이 좋을 것 같습니다.
늘 행복한 시간이 되세요.
김치는 한 해 양식입니다.
행복한 아침이 되십시요.
강순의님은 텔리비젼
에서 많이 보았습니다.
김치솜씨 만큼 글솜씨도 맛갈나시네요~
곰삭은 젓갈 김치 맛있을거 같습니다~
나이들어선 음식솜씨 좋은분들이 최고에 연인감이죠~
희망 놓치마세요~^^
꽁치젓갈 먹어보고싶다 ㅎㅎ
음식잘하는 여인은 소막맞을일 없다않하요 ㅎㅎ
파김치도 땡기고 ㅎㅎ
솜씨좋은 김치 맛보고 싶은 충동이 생깁니다..ㅎ
글맛이 고소하고 짭조롬 합니다
이글을 읽으면 반찬없는 민밥 한공기 뚝딱 비울듯 합니다
ㅎ 김치 먹으러 가고 싶구만요
두분 인생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아리송 해요
부와 명성은었지만 순탄치 않은 삶이였으니
삶방 모임때 김치기부 한번 하시지요~^^
파김치 좋아해서 베이글이랑 파김치 수제
요플레로 아침 식사를 합니다...
파김치도 잘 담그신다니 부럽습니다. ^^~
와우와우 ~~!
김치 맛있 겠다요 ᆢ
입맛이 땡겨유ᆢᆢᆢㅎ
음식 맹그는 재미에 젖어 사시는 운선님이
천상 여자중의 여자입니다
음식 잘하는 여인캉 사는 남자는 매끼니 마다 진수성찬이며 황제밥상 이더이다
그 밥상을 날마다 받고 사는 할배가
마눌을 존경하더이다
사랑이 변해 존경심으로 까지요
꽁치젓갈을 본적도
맛본적도 없네요ㅠ
그저 대충 한끼니끼니
간신히 넘기면서 ㅠㅠ
하얀밥에 파김치하나
절로 넘어갈것 같습니다
김치담그기철이 왔네요. 하시면서 잠시 상념에 잠기셨군요.
배고픈데 ..침이 고였어요 ㅎ
꽁치젖갈 맛있다는 얘긴 들었는데
한번도 쓸 엄두를 못냈어요
이르게 저녁식사 준비해야겠어요
식욕이 생깁니다
잘 익은 젖갈만큼 맛있는 운선님 글 입니다
김치 의 장인
진한 꽁치 젓갈과 여러가지 젓갈 넣은 김치 사업을 하시지요
그러면 올김장 은 안하고
운선님 김치 공장 첫번째 단골 고객 될랍니다
김치 공장 오픈식 하세요
부러워요
그 솜씨~
음식 만드는 솜씨
그렇게 맛깔 스럽게 음식 표현하는 글솜씨~
누구 못지 않게 주어진 인생 잘 살아오신 분이시군요.
지금 이렇게 당당하시니..
님의 김치맛 먹어보지 않아도 알만합니다.글 고마워요.
저희도 해마다 초팔일 전에 부산기장 가서 생멸치 사서 젓갈담아 그걸로만 김치 담궈요
젓갈 폭 삭으면 다른 양념 필요가없이 단맛 깊은맛이 나지요
곰삭은 향같은 글 잘보고 갑니다
참 좋은 취미 이세요^^
전 김치 얻어먹는게 취미 랍니다~ㅎ
글을 읽으며 나도 모르게 군침이 돌아 침을 꼴깍 삼켰네요. ㅎ
운선님 이 밤에 글 읽자니
강릉행 케텍스(하여님버젼)~^^
타고 운선님댁으로 휘리릭~~
가고싶습니다.
파김치 긴 거 돌돌 말아서
뜨건 밥 위에 올려서 먹고~
김장김치 쭉쭉 찢어서
김 모락모락 뜨신 밥 위에
얹어서 크게 한 입...^^
그 뒤는 저도 책임 몬집니다.ㅋㅋ
미지가 젤로 좋아하는
쌩김치 막 버무린거랑
파김치랍니다.
침 꼴깍 꼴깍 삼키다
자야겠어요.
운선님,맛있는 글 맛있게
잘 읽었습니다...♡♡♡
고운 밤 되셔요.^^
두 요리연구가 분들이 담은 김치보다 더
맛있는 김치일것같은 느낌.ㅎ
허난설헌묘가 경기도 광주에 있는데
사당은 거기 있군요...^^
꽁치 젓갈은 손수 담아쓰시겠죠. 처음 들어봐요. 두 사람은 전문인으로 나섰기에 그럴 수 있겠다 싶어요.
제가 볼 때 정이 많은 사람이 음식을 맛나게 하고 잘해서 이웃과 잘 나누는 것 같아요. 음식 솜씨 좋은데 까탈스런 사람 못본 것 같아서요
예전에 감칠맛 나는 글솜씨!
좋아 하는 취미글을 책으로 엮어내면서 수필 전문가가 되셨는데!
김치도 담그기도 취미라고 하시니 분명 방송타지 않는
강릉에서 김치 명인이
되셨을 것 같습니다.
저는 파김치를 좋아하는데
KTX 타고 강릉가면~
아니 갈 용기도 없으면서
괜한 소리!
아뭏든 파김치가 먹고 싶어요!
침을 흘리며~
맛 있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음식맛을 보진 못햇지만 음식에 대한 글이 참 맛잇습니다.
맛 있는 김치 하나만 있으면 밥 한그릇 뚝딱인데
언제 한번 운선표 김치맛을 보는것이 희망사항
성사 돌수 있을런지요 ^^
꽁치는 등푸른 생선이라서
삭아도 푸른 색을 띄나보네요
꽁치젓과 멸치젓을
적당히 섞어서
김치 담그면 맛있을 것같은
글 맛이
김치 맛보다 감칠 맛 납니다ㆍ
운선님!
늘 건강하시구요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