君相憶(군상억) / 목은 이색
憶君無所贈(억군무소중)
그대를 생각하여 무언가 주고 싶으나
贈次一片竹(증차일편즉)
이제 한조각 대나무 부채를 드리오니
竹簡生淸風(죽간생청풍)
대나무사이에 맑은 바람이 불거든
風來君相憶(풍래군상억)
바람따라 서로를 생각합시다,
성큼 다가선 더위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땀이 비 처람 흘러 내리고 습한 공기는 불쾌지수를 끌어 올린다.
일전에 그림을 그리는 친구로 부터 국화 그림이 그려져 있는 부채를 선물로 받았다.
보통의 것 보다 크기가 좀 큰 것이라 남자들이 들고 다니며 사용하기에 안성 맞춤이긴 하지만 친구의 명성을 생각하면 그림이 상하지나 않을까 염려가 앞서 고민이다.
그냥 보관을 해야 하나 ...
어릴적 기억에 그랬던 것 같아.
하이얀 모시 적삼을 입고 부채들고 정자나무 아래 앉아서 바람이 없이 잠잠 할때 부채로 바람을 일으켜 땀을 식히시며 여름 한철을 보내시던 어르신들의 모습은 말 그대로 신선 이었다.
이유원이 쓴 임하필기에는 황해도 재령 등지에서 나는 풀잎으로 엮어 만든 부채인 팔덕선(八德扇) 즉 부채의 여덟 가지 덕은 맑은 바람을 일으켜주는 덕, 습기를 없애주는 덕, 깔고 자게 해주는 덕, 값이 싼 덕, 짜기 쉬운 덕, 비를 피하게 해주는 덕, 볕을 가려 주는 덕, 옹기를 덮어주는 덕이 있다 해서 우리네 생활에 아주 요긴하게 쓰이기도 했다고 한다.
또 옛날에는 하선동력(夏扇冬曆)이라고 하여 여름철의 부채와 겨울철의 책력을 선물을 하였는데 실용성이 곁들여진 여름부채와 년초 책력울 받는 이에게는 귀하고 소중하게 여겨질 선물로 여름에는 부채의 가치가 그만큼 절대적 이었다.
지금에야 선풍기와 에어컨이 나오고 심지어 휴대용 손선풍기 까지 개발되어 생활에 질이 달라지고 편리해지긴 해졌지만 그렇다고 부채가 영 쓸모없어진 것은 아니다.
부채의 용도는 다영하다.
좋은 그림이 들어간 부채는 그림의 가치 만으로도 충분히 그 가치를 할 것이며 휴대성이 뛰어나고 편리 하며 더울때 부채 본래의 기능으로 바람을 일으키고 빛이 강하면 얼굴을 가리는 자외선 차단용으로도 쓰이고 때로는 방어용 무기로 사용 되기도 하고 장식용으로도 사용되기도 하고 분위기의 반전이 필요할 때도 부채를 사용하기도 했다고도 한다
부채의 용도는 이렇게 우리 생활에 다양한 편리를 제공한다.
올 여름 한점 바람이 그리운 날엔
내 오른손의 부채가 바람을 부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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