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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크루]

훌륭한 대표팀은 국내리그에서 나오는 보너스와 같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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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01월 20일 08시 06분]

2002년 히딩크와 한국축구는 많은 지원을 받았고 훈련할 수 있는 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었다. 2002년이 지난 후 한국축구의 상황은 많이 변했지만, 어느 누구도 당시에 이루어졌던 희생에 대해 후회하지는 않고 있다. 2002년 여름은 한국인들에게 절대로 잊혀질 수 없는 시간이 되어버린 것이다.

앞으로 K리그는 그때와 같은 희생을 다시 하지는 않을 것이다. 2002월드컵은 새로운 시작이었다. 사람들은 대표팀의 성공을 원하지만, 축구팬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K리그이다. 훌륭한 대표팀은 국내리그에서 나오는 보너스와 같은 것이다. 대단히 중요한 보너스이지만, 보너스는 어디까지나 보너스이다. 그리고 그러한 보너스가 주어질 때, 우리는 K리그가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된다.

K리그는 “우리도 축구협회와 대표팀 감독과 마찬가지로 한국축구를 위한 똑같은 목표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지만, 저 말은 사실이 아니다. 사람들 “우리 모두는 한국축구의 발전을 바라고 있다”라고 애매모호하게 말한다. 그러나 실제적인 목표들은 달라야 한다. 반드시 달라야만 한다.

K리그의 감독들은 자신들이 맡고 있는 팀이 최고의 성적을 거두는 것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것이 그들이 해야 할 일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맡은 팀이 좋은 경기를 펼치면, 감독으로서의 명성도 높아지게 되고 감독으로서의 위치를 지키는 것도 쉬워지게 된다. 그러한 성공을 바탕으로 미래에는 더 나은 자리를 찾을 수도 있다. 그러나 성적이 좋지 않으면 그 반대의 상황이 일어날 수 밖에 없다.

K리그 감독들에게는 성인 대표팀이 되었건 올림픽 대표팀이 되었건, 대표팀의 문제가 우선시 될 수가 없다. 대표팀이 성공하느냐 마느냐는 K리그 감독들의 입지에 직접적인 영향을 거의 주지 않기 때문이다. K리그 감독들에게 K리그 우승과 한국의 월드컵 우승 중에 하나를 택하라면, K리그 감독은 리그 우승컵을 택할 수 밖에 없다.

K리그 감독들의 1/5정도를 차지하는 외국인 감독들을 생각해보자. 그들은 소속팀의 선수들이 부상을 당하지 않는 한, 아시안컵의 결과가 어떻게 되건 크게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알렉스 퍼거슨이 잠을 안자면서까지 잉글랜드 대표팀의 경기를 볼까? 전혀 그렇지 않을 것이다. 맨유선수들은 친선 A 매치 경기를 안 치르는 것으로 악명이 높다. 갑작스러운 부상과 그에 따른 회복은 프리미어리그의 다음 스케줄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당연히 퍼거슨 감독은 잉글랜드 대표팀을 향한 조금의 충성심도 갖고 있지 않다.

베어벡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튼튼한 K리그가 대표팀에 도움을 주는 것은 사실이겠지만, 베어벡의 우선순위는 당연히 대표팀이다. 베어벡 한국을 떠났을 때 그를 평가해주는 것은 한국 국가대표팀의 성적이지 K리그의 모습이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베어벡과 K리그가 좋은 관계를 갖고 있는지에 대해 별로 상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드보카트는 이러한 사실을 알고 있었고, 베어벡도 아마도 지금쯤은 이를 깨닫기 시작했을 것이다.

작년에 이루어졌던 6주간의 전지훈련은 많은 문제를 야기시켰다. 지금 베어벡은 지난 몇 년간 K리그가 대표팀을 위해 희생했던 것에 대한 대가를 치르고 있는지도 모른다. 베어벡은 지금의 이 상황을 받아들여야 한다. 관계라는 것은 한 번 변하고 나면 다시 돌아오지 않는다.  

쉬운 일은 아닐 것이다. 베어벡은 히딩크와 아드보카트에게 주어졌던 지원을 직접 목격했던 사람이다. 그러나 감독이 된 자신은 히딩크와 아드보카트에게 주어졌던 것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는 마치 된장찌개를 덤으로 준다는 삼겹살집에 갔는데, 내 차례가 오자 “이제 된장찌개 서비스는 안됩니다”라는 말을 듣는 것과 같을 기분일 것이다. 짜증이 날 수 밖에 없다.

옳건 그르건 간에, 어쨌든 베어벡은 성인 이하 대표팀에도 관련하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베어벡이 처한 문제의 대부분은 올림픽 대표팀으로부터 나온 것들이다. 어떻게 보면, 현재의 저러한 문제들이 베어벡의 본래 임무인 대표팀 강화에 도움을 줄 수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카타르에 가지 않는 것은 베어벡이 아시안컵을 준비하는 데 도움을 줄 수도 있다. 현재 베어벡이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은 아시안컵이다. 걸프컵을 보며 사우디아라비아와 바레인의 전력을 탐색할 수도 있고, 잉글랜드 3인방의 기량을 점검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제 한국축구가 처한 문제는 앞으로 K리그와 대표팀간에 그 어떠한 협력도 없을 것이라는 점이다. 이와 같이 ‘기브 앤 테이크’ 혹은 ‘화합’이 존재하지 않는 상황에서는 그 누구도 이득을 볼 수 없다.

그렇다면 카타르 8개국 친선대회는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어차피 저 대회는 선수들의 참가여부에 관계 없이 커다란 영향을 주는 대회는 아니었다. 그 어떤 감독도 선수들을 다른 곳으로 보내고 싶어하지 않겠지만, 사실 2주간의 해외원정은 그다지 긴 시간은 아니다. 선수들도 다양한 국가에서 온 선수들과 뛸 수 있는 기회에 대해 흥미를 보였을 수도 있다.

어쨌든 선수를 보내고 안 보내고는 감독의 결정이다. 그러나 대표팀 출국을 하루 앞둔 시점에서 그러한 결정을 내린다는 것은 잘못된 일이었다. K리그 감독들은 축구협회와의 약속 때문에 일방적으로 선수들을 보낼 수는 없는 일이라고 주장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들은 카타르 8개국 대회의 차출에 대해서는 이미 2달 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마지막 날에 가서야 선수차출 거부를 발표했던 것일까?

이러한 결정은 대회참가를 위해 여러 가지 준비를 해온 사람들과, 대회에 참여하기로 했던 다른 국가들을 무시하는 태도였다.

프로팀들은 소속선수들 전원이 전지훈련에 참여하기를 원한다. 오는 3월 K리그가 시작되었을 때, 이번 차출거부 결정이 K리그에 도움이 되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번역: 조건호 (스포츠 전문 번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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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및 코너 소개 [Top Corner]는 존 듀어든이 꾸미는 컬럼 코너의 제목이다. 골키퍼가 가장 막기 어려운 공간, 그러므로 공격수가 날린 슛이 가장 멋지게 꽂히는 공간으로서의 의미와 함께 축구 분야에서 가장 높은(top) 위치라는 두 가지 의미가 담긴 코너명처럼 두어덴은 축구에 관한 최고의 읽을거리들을 제공할 예정이다. [Top Corner]의 존 듀어든(John Duerden)은 블랙번 로버스의 열혈팬인 영국인 프리랜서 기자다. 런던 정경대를 졸업했고 영국 종합일간지 과 한국의 영자신문 등에 다양한 주제의 컬럼을 기고한다. 특히 아시아 축구에 대한 관심이 대단해 한국을 중심으로 아시아 축구에 대한 기사를 정력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현재 <토탈사커> 외에 영국의 인기 축구월간지 와 아시아축구연맹(AFC) 공식홈페이지, 인터넷 축구 사이트 , 등에도 송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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