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채권자 집회에 다녀왔다.
10시 집회에 10분이 넘어도 판사는 들어오지 않았지만
어느 누구도 불평의 말이 없다.
10분이 넘어서야 법정에 들어 온 판사는 무지 젊었다.
판결문 등을 읽는 것이 서툰 것을 보니 경험이 많지는 않은 것 같은 느낌..
이름만 부르고 끝이라더니 오늘은 그렇지 않았다.
단축신청을 한 것에 채권자들의 불만이 많다는데
이의가 있다는 채권자가 참석해 그 이유를 소명하기도 했다.
나는 해당이 안 되었지만 몇 명의 채무자에 대한 이의 신청이 있었는데
채권자의 당당한 권리 앞에 채무자 3명은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한 채
고개만 떨구고 있다 결과적으로 보정명령을 받았다.
여기서 단축신청을 하려는 분들은 알아둬야 할 것이 있다 생각되었다.
채무자 1명은 58회까지 변제를 하고 신청을 했고 1명은 55회까지 변제를 한 상태였다.
나도 55회까지 변제한 상태여서 혹시 하고 염려하기도 했었다.
이분들은 현 직장에서의 소득이 명확히 잡히고 그 소득으로 2회든 5회든
변제해야 할 이유가 충분하다는 것이었다. 직장을 말하는 것으로 보아 수입이 높을 것이라는
짐작을 할 수 있었다.
난 여기서 채권자와 채무자의 입장은 각각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나 역시도 채무자 입장에서 겨우 2회 남은 것을 이의신청을 할까? 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지만
채권자 입장에서 2회나 5회에 변제금이 높다면, 또는 허용해주고 싶지 않을 사유가 존재한다면
당연히 마지막까지 받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겠다 싶었다.
신용관리교육을 받아야 한다. 오늘 나는 서울 금융복지 상담센터에 인터넷으로 신청을 하고
상담자가 전화 와 다음 주로 교육시간을 잡았다. 이 교육은 1:1 상담으로써 면책 후 당면할 금융권이나
개인회생 중에 생긴 채무 등에 대해서도 허심탄하게 상담 받아볼 수 있는 것 같다.
(인터넷 접수시 설문이 나옴)
5년이란 세월은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다.
그 시간 동안 변제금이 얼마이든 약속한 금액을 완납했다는 것은 대단한 인내와 새로운 신뢰를 쌓는 일임에 분명하다.
많은 유혹이 있었을 것이나 5년 동안 자기와의 싸움이기도 했을 이 시간 동안 어쩌면 이미 경제관념이 뿌리 깊이
새겨질 수 있지 않았을까 싶다.
다음 주 교육 이수를 하면 이수증과 면책신청서를 제출하고 이게 받아들여지면 그 지긋지긋한
채무불이행에서 벗어나게 된다. 물론 금융권 삭제가 되기까지는 처음 인가 후 5년이 지나야 한다니
또 기다려야하겠지만 최소한 그 굴레에서 벗어날 수는 있음에 감사할 뿐이다.
이렇게 긴 이야기를 쓰는 것은 무슨 일이든 쉽게 생각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말하고 싶은 것도 있다.
실은 난 면책신청을 하지 않았아도 7월이면 변제가 끝나는데 하루라도 빨리 탈피하고 싶어서 신청을 했었다.
2월 신청하고 5개월씩이나 기다릴 줄 알았으면 아마도 신청은 안 했을 것이다.
어찌됐든 긴 세월 싸워 온 나에게 대견하다고 칭찬하고 싶기도 하고 또한 진행하고 있는 분이나
이제 신청하려는 분들이 이 글을 본다면 돈과의 싸움이 아닌 자기와의 싸움이라 생각하고
꼭 이겨내시길 바라는 마음이다.
다음 주 상담교육을 받고 나서, 그리고 면책이 될 때도 후기를 올릴까 한다.
끝으로 까페를 운영하시는 박진우 사무장님의 퉁명스러운 글의 이면에 일처리 능력과
미소년 같은 미성의 전화통화의 매력도 있음을 알아두시는 것도 좋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