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학동(49회) 포스코 대표이사 부회장은 “달러화 강세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서 포스코의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에 밝혔다.
지난 12월 4일(일) 김 부회장은 포스코 본사에서 이뤄진 인터뷰를 통해 “달러로 원자재를 구입해야하기 때문에 환율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원가 상승에도 불구)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철강가격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며 달러화 강세, 철강 수요 감소와 씨름하고 있는 포스코 상황을 전했다.
포스코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은 9195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71%가 급감했다. 3분기 영업이익률은 3.6%로 1년 전 20.3%에 비해 크게 떨어졌다. 경기둔화 우려로 철강가격이 하락하고 9월 태풍 ‘힌남노’에 따른 공장 홍수 피해로 일회성 비용이 4400억원 가량 반영되면서다. 그간 환율이 오르면 철강 수출 가격 상승으로 포스코의 실적도 덩달아 뛰었지만, 현재는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라 비용부담만 늘고 수요 둔화에 따라 철강을 비싸게 팔지도 못하는 악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김 부회장은 “과거 환율이 오르면 수출 경쟁력이 높아졌지만 현재는 금리도 오르고 있어 수요도 함께 줄고 있다”면서 “원자재가격 상승도 경기침체와 함께 우려를 낳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년 세계 철강 수요도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며 “인도와 동남아시아 중심으로 1%대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철강경기는 내년 상반기에 바닥을 친 이후 하반기 이후에 회복될 것”이라며 “중국의 제로코로나 정책이 완화되면서 중국의 시장 상황이 개선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에서는 중국이 내년 2분기나 돼야 제로코로나 정책을 완화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포스코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일환으로 2050년 탄소중립에 나서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자연 상태의 철은 적철광, 자철광과 같이 산소와 결합한 산화물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제철 공정에서 환원 공정이 필수적인데, 포스코는 석탄, 천연가스가 아닌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하겠다는 청사진도 내놨다.
김 부회장은 “그린수소를 제강용으로 사용하면 철강가격이 40% 이상 오를 수 있다”면서도 “생산비용이 상승하기 때문에 투자자와 정부, 자동차 회사나 조선사들이 비용과 책임을 분담하는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 수출을 늘리기 위해 미국에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김 부회장은 “북미에서 철강을 생산하지 않으면 미국 자동차 회사에 철강을 수출하기가 점점 어려워진다”면서 “합작회사 설립을 위해 많은 회사와 접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