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불펌과 도용은 사절입니다.
★ 퍼가시려는 경우, 메일을 먼저 보내주세요. (kissing_him@hanmail.net )
──────────────
[♣] 작가 : 디엘♪
[♣] 소설제목: ※ ※ 왕자님 괴롭히기 、※ ※
[♣] 감상메일: kissing_him@hanmail.net
[♣] 팬카페 : http://cafe.daum.net/DLsFanCafe
──────────────
「21.」
유현과의 재회가 있던 날 이후로
며칠 간 끙끙 앓기만 했다.
가슴이 아픈건지. 몸이 아픈건지.
도저히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괴로웠다.
그의 표정이 도저히 지워지지가 않는다.
화난 듯한 표정. 그리고 상처받은 듯한 표정.
나 때문에 받은 상처의 깊이가
그만큼 지독히도 파고들었다는 거겠지.
.....이런 냉대 쯤 견딜 수 있다.
유현이 내게 욕을 한다고 해도 그를 여전히 사랑할 수 있고,
날 밀어내고 또 밀어내도 계속 다가갈 각오가 되어있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뒤돌아서는 유현의 등을 보는 건
가슴이 너무 아프다.
유현이 항상 이렇게 아파했겠지.
내 모진 말들과 그를 업신 여기는 행동에 상처받고
혼자 아파했겠지. 마치 지금의 나처럼...
...후회가 밀려왔다.
뒤늦은 후회 따위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다는걸 이제
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내가 그 때 왜 그렇게 바보같았나
한탄하는 것을 멈출 수가 없다.
벌써 사흘 째다.
밖에 나가기는 커녕 방문을 열어보지도 않은지
벌써 사흘이라는 시간이나 흘렀고.
난 그 사흘동안 계속 침대에만 누워 끙끙 대기만 하였다.
가슴이 너무 아파서일까.
아니면 무리한 공부로 몸이 쇠약해져서 일까.
그날 수혁의 부축으로 집에
들어온 뒤에 거의 실신지경에 까지 다다른 나 였고,
쓰러진 날 수혁이 병원으로 데려갔지만
병원에서는 스트레스를 갑작스레 많이 받은 것을 제외하면
별다른 몸의 이상이 없다고 말해왔다.
그리고는 특별히 몸에 아픈 곳도 없으면서
이렇게 삼일이나 침대에 누워만 있다.
.....혼자 누워있으면.
왠지 더 눈물이 나는것 같다.
이럴 때 유현이 내 옆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가 아프지 말라며 내 손을 꽈악 잡아주면 얼마나 좋을까.
결코 현재 실현될 수 없는 일들임을
잘 알지만 그래도 저런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
'똑똑.'
똑똑. 문두드리는 소리.
분명히 저 문을 두드린 사람은 수혁일테지.
...내가 드러누운 동안에 꼬박꼬박 식사 시간 때면
죽을 끓여와서 내게 떠먹여주는 수혁이였다.
정말. 6 년 우정이란게 뭔지.
이런 내 말도 안되는 투정을 받아주는 수혁이가
고마울 뿐이다.
"어때.오늘은 좀 나아진거 같냐?"
퉁명스러운 말투로 물어오는 수혁이였지만
그의 목소리에는 정이 듬뿍 담겨있었다.
"...아니......."
고개를 좌우로 가로저었다.
'아니'라는 내 대답에 걱정스러운 표정이 역력한
얼굴을 지어보이는 수혁.
그는 잠시 생각을 하던가 싶더니만 이내
입을 열었다.
"어디가 아픈데? 병원 갈래?"
...도리도리.
그의 물음에 난 또다시 아까와 마찬가지로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
오랫동안 입을 다물고 있던 터라
꽉 매여버린 목소리로 내가 말을 이었다.
"...나 계속해서 가슴이 아파.
유현 생각만 하면 한쪽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이 괴로워."
내 힘없는 목소리에.
수혁은 잠시 날 바라보다가 들고있던
죽 그릇을 살며시 옆에 내려놓는다.
"내 가슴이 찢어지게 아파오는 것 쯤은 참아낼 수 있어.
..그런데..... 도저히.. 도저히 모르겠어.
유현에게 어떻게 다가가야할지를 모르겠어."
이제서야 깨달은 사랑인데.
다가가기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는데.
...도저히 어떻게 다시 다가서야 할지
답을 찾을 수가 없다.
한숨과 함께
또 다시 눈에 눈물이 맺혀온다.
유현 옆에서 팔짱을 끼고 있던 여자의 모습과
그 여자의 손을 잡고 뒤돌아서는 유현의 모습이 날 자꾸만 괴롭혀온다.
그 여자가 유현의 새로운 연인인걸까..
..유현이 그 멋진 미소를 보여주는 여자인걸까?..
그 여자가 유현의 헌신적인 사랑을 받는 사람인거야?..
내가 아닌 그여자를 사랑하는거야? 혹시 그런거야?
....날..... 정말 잊은거야..?
..
'그런거라면 그만 둬.
이제 나도 그만 뒀으니까..!!!!!'
....유현의 말.
그 때 유현이 내게 했던 말.
그만뒀다는 말.
..대채. 대채 뭘 그만뒀다는거야 유현아?
날 좋아하는걸?
날 사랑하는걸?
..그렇게 생각하니 또 한쪽 가슴이 죄어왔지만.
그렇다 해도 내 마음을 바꿀 의사가 내게는 전혀 없었다.
설사 유현의 사랑이 날 떠났다고 해도
내가 다시 되찾아올꺼야.
유현의 사랑을 받는 여자가 이제 내가 아니라
그여자일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내가 유현을 사랑하는건
변함이 없어.
...그러면 된거야.
이제라도. 그렇게 굳게 마음을 먹으면 된거야.
미칠듯이 유현이 보고싶다.
내게 화를 내도 좋으니 지금 당장 유현의 얼굴이 보고싶다.
내게 욕을 해도 좋으니 그의 목소리를 다시 듣고싶다.
애써 흘러나오는 눈물을 다시 눌러버렸다.
그런 내 모습을 말없이 조용히 바라보던 수혁.
이미 거의 다 식어버린 죽에 숟가락을 얹어서 내게 스윽 건낸다.
그리고는 그가 뱉어낸 말.
"S대 도서관. 본건물 1 층의 유리문이
바로 마주보이는 곳이 입구야."
무슨 이야기를 하려는 건지
그의 말의 의도 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한채로
수혁을 올려다보면.
그가 씨익 웃어준다.
"유현이 매일 오후 2 시에 그곳에서 공부한다더군."
.....그의 말에.
지금까지 힘없이 누워있던 게 거짓말 이였던 것 처럼
발딱 일어나 버린 나였다.
".....매일 2 시? 정말 유현이 그곳에 2 시 마다 와?!!!!"
잔뜩 쉰 목소리로 크게 소리치는
내 모습에 의미 모를 씁쓸한 미소를 지어보이는 수혁.
그의 그런 표정을 이해하지 못한채. 아니, 이해하려고 하지도 않은채로
난 더 큰 소리를 동원해 그에게 다시 한 번 질문을 던졌다.
"그나저나 어떻게 알았어?!!!!!!"
"...보니까 내가 아는 선배 중 하나가
S대 경영학과 더라. 혹시나 해서 물어보니까 유현도
같은 과래."
유현이 경영학과라는 사실은 지금 처음 알았다.
그도 그럴것이 그때 당시에는
그가 서울에있는 S 대에 합격했다는 것에만 분해서
그런거에 신경쓰지도 못했으니까.
그래서 여지 껏 그에게 찾아가지도 못하고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는데.
지금 수혁이 내게 들려준 정보는 마른 땅에 내린 빗줄기 같이
반가울 따름이였다.
....
......잠깐... 2 시?..
"아.. 벌써 1 시 30 분이잖아?.."
언제 아픈 사람 마냥 골골 대며
침대에 누워있었냐는 듯 벌떡 일어나서는
당장 방문을 열어제꼈다.
수혁이 날 상당히 아파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는 것도 눈치 채지 못한채로 화장실로 달려가버렸고.
세수도 하고 양치도 하고
머리 모양도 제대로 내는 나 였다.
방으로 돌아와보니 수혁은 어느새 거실로 나가 있었고
난 그 옛날 고등학교 다닐 시절에
유현이 선물해주었던 연한 하늘색 원피스를 찾아내었다.
주름이 많이 가기는 했지만
새옷처럼 깨끗한 옷.
난 허겁지겁 그 원피스로 옷을 갈아입었고
대충 화장도 예쁘게 했다.
"수혁아!!!! 나 갔다가 올께!!!!!!!!!!!"
..그리고는..
수혁의 대답조차 듣지 않은채로
현관문을 쾅 닫아버렸다.
설레임. 유현을 다시 볼 수 있다는 설레임.
어떤 냉대를 당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그가 보고싶은걸 억누를 수는 없었다.
빠른 발걸음으로.
S 대 도서관인 최종 목적지로 내립다 달리기 시작한 나였다.
...
★ 불펌과 도용은 사절입니다.
★ 퍼가시려는 경우, 메일을 먼저 보내주세요. (kissing_him@hanmail.net )
──────────────
[♣] 작가 : 디엘♪
[♣] 소설제목: ※ ※ 왕자님 괴롭히기 、※ ※
[♣] 감상메일: kissing_him@hanmail.net
[♣] 팬카페 : http://cafe.daum.net/DLsFanCafe
──────────────
「22.」
..택시를 타고 고작 십 여분 안에
S 대에 도착한 나는 본 건물로 들어간 즉시
화장실 부터 찾았다.
커다란 화장실 세면대 거울에 비추어지는 나의 모습.
난 원피스에 간 주름을 손으로 펴서 대충 없애고는
다시 화장을 고쳤다.
최대한 예쁘게. 다시 유현이 내게 반할 수 있게.
당당한 모습으로 그에게 다가갈 수 있을 정도로
예쁜 모습으로 단장해야겠다는 생각만이 내 머리에 가득 찾고,
오랫동안 세면대 앞을 차지하고 서있는 날 살짝 흘겨보는
여자들의 시선 따위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나름대로 괜찮다고 생각되는 모습으로 화장실을 나서면서
마음을 굳게 먹었다.
어느 덧 2 시를 가르키는 손목시계를 내려다 보며
심호흡을 후아후아 해대다가.
이내 도서관으로 발걸음을 내딛기 시작했다.
...역시.
역시 대한민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교라는
말이 붙을 만했다.
상당한 학생수가 도서관을 꽉 메우고 있었고,
도서관은 상당히 컸으며 시설도 괜찮아보였다.
책이 빌리는 것만 불가능 할뿐,
도서관 입장은 모든 사람에게 열려있었기에
난 거리낌 없이 들어설 수 있었다.
두리번 두리번.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가며 열심히 눈알을 굴려대는데.
유현은 왜그리도 눈에 들어오질 않는건지.
...
얼마나 또 그렇게 주위를 두리번 거리고만 있었을까.
드디어 유현의 낯익은 옆얼굴이 눈에 띄었고.
그가 내 눈에 들어오는 순간 숨이 멎는듯 한 느낌에 꿈쩍도 할 수가 없었다.
...당당하게. 아무렇지 않은 척 다가가기로 마음먹었었지만
아무래도 저번의 냉대때문에 잔뜩 긴장을 해버린 탓인지 내 몸이 말을
듣지를 않았다.
하지만 결국 몇 번의 심호흡 끝에
내 다리는 그제서야 유현이 앉아있는 곳으로 움직여주기 시작했다.
....어깨를 펴.
고개를 빳빳히 들어.
걸음걸이도 똑바로 하기.
그래야 은 예화지.
그래야지 당당한 여자 은 예화 처럼 보이지.
최대한 당당하게 걸음걸이를 내딛었다.
그리고 유현이 바로 몇 발자국만 걸으면 마주칠 거리 쯤에
위치했을 때. 그의 이름을 조용히 불렀다.
"지 유현."
..익숙한 목소리가 자신을 부른것에
놀랐는지 커진 눈과 함께 갑자기 뒤를 돌아보는 유현.
그러다 나를 보고는 표정을 굳힌다.
..욱씬..
왼쪽 가슴 쪽이 죄어오는 듯한 기분이 들었지만
표정관리를 제대로 해야한다는 생각에
얼른 여유있는 미소를 입가에 담았다.
"할 말 있어.나가자."
....
...............
...........
"우와. 여기 사람 정말 많다."
내가 한 말처럼 정말 많은 사람이 바글바글 대는
매점 이였다.
갖가지 종류의 음식들을 앞에 두고는
허겁지겁 먹는 사람들. 커피를 여유롭게 마시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그 가운데 앉아있는 유현과 나.
"...할 말이란게 뭔데."
내게 시선조차 주지 않으며 그가 한 말이였다.
...후우.
이젠 날 보지 않을 생각인거야?.
씁쓸한 마음에 괜히 애꿎은 커피캔만 꽈악 쥐었고.
여전히 시선은 다른 곳으로 향한채로
그가 아무런 어조도 담기지 않은 말투로 다시 입을 열었다.
"은 예화. 무슨 심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렇게 불쑥 나타나는건 자제해줘."
"그럼 미리 예고하고 만나러 오는건 되?"
"그런 뜻이 아니잖아."
"그럼 어떡하라고. 니가 보고싶었는데.
니 핸드폰 번호는 바뀌었는데 그 번호도 모르지, 니가 있던 오피스텔은
이미 다른 사람이 살고 있지, 난 니가 사는 집 주소도 모른다고."
자존심이 상한다는 느낌이 들었지만.
그저 입술을 꽉 깨무는 걸로 삭히는 수 밖에 없었다.
굽히고 들어가야해. 은 예화. 여기서 굽히고 들어가야해.
자존심이고 뭐고 따질 여유 따윈 내게 없어.
그렇게 스스로를 타이르며.
다른 곳만 바라보고 있는 야속한 유현을 안타까운 눈길로 바라볼 뿐이였다.
"왜 내가 보고싶었던 건데."
..무미건조한 그의 말투.
여전히 시선은 내게 두지 않는 유현이였다.
뭐라고 대답해야하지.
어떻게 대답해야하지.
고민하는 동안에도 유현은 여전히 다른 곳만 응시할 뿐
내게는 눈길 한 번 조차 주지 않았다.
..
"처음에는 니가 끓여주는 동태찌개가 먹고 싶었어.
그러다가 너의 목소리가 그리워졌고..
니가 웃는 걸 다시 한 번 더 보고싶단 생각이 들었어."
"......대채. 왜?"
비록 눈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지만.
난 알 수 있었다.
유현의 동공은 희미하게나마 흔들리고 있었다.
그의 눈은 혼란스러워보였다.
...하지만, 난 말을 멈추지 않았다.
"나도 처음엔 그 이유를 몰랐어."
"..............."
"근데.시간이 더 많이 지나고.
니가 미칠듯이 그리워지자 그제서야 깨달았다."
....아까와 마찬가지로
크게 심호흡을 한 번 내쉬었다.
그리고는
아직까지도 날 바라보지 않는 유현을 향해
꼭꼭 숨겨두었던 그 말을 해버렸다.
"은 예화가 유현을 사랑한다는거."
........어쩌면 너와 만나고 있으면서
벌써 느끼고 있었을지 모른다.
다만 자존심에, 그 빌어먹을 자존심에 결국 하지 못했던 말.
결국 꺼내버리고 말은 나였다.
내 갑작스런 사랑한다는 고백에
유현은 그제서야 고개를 들어 날 바라보았다.
그의 눈은 아까보다 더욱 큰 혼란에
흔들리고 있었다.
놀란 듯한 표정.
그런 표정을 지어보이는 유현에게 그저 씨익 웃어주었다.
뭐야.
이거 정말 별거 아니였잖아.
기분이 상한다든지, 자존심이 다치는 느낌보다는
기쁘고 오히려 기분 좋은 일이였잖아.
..이런 말을. 내가 왜 그리도 꾹꾹 누르고 있었던걸까-.
..
홀가분한 마음에. 드디어 그에게 내 마음을 전했다는
생각에 스스로가 대견스러워 나도 모르게 입에 미소를 담고 있는데.
유현의 말은 그런 내 얼굴의 미소를 싹 가시게 만들었다.
"....또 놀이 상대가 필요한거야..?"
...........
...놀이상대. 놀이상대가 필요하다고 묻는다.
유현이 내게 그렇게 묻는다.
'놀이상대'. 유현은 자기 스스로가 내게 그런 존재라고
생각했던 걸까?.
아아. 내가 얼마나 그를 막대했으면,
내가 얼마나 그에게 소홀했으면.. 놀이상대라니...
그의 말에 유현의 표정을 살피면.
상당히 슬퍼보이는 씁쓸함을 담아내고 있는 그의 얼굴이였다.
"그런거 아니야!!!!!"
난 그만 답답함에 꽤액 소리를 쳐버렸고.
그런 내 모습에 그는 한층 더 씁쓸해보이는 표정을 짓는다.
"미안하지만. 그렇게 밖에는 안 보여."
..그게 아니야.
놀이상대가 아니야.
더이상 널 괴롭히려고 다가가는게 아니야, 유현아.
사랑한다고. 정말.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
속으로 아무리 외쳐보아도
유현의 아픈 표정 앞에서 도저히 트이지 않는
내 입이였다.
유현이 너무도 아픈 표정을 짓는다.
...이런 반응을 기대했던게 아닌데-.
좀 더 기뻐하는. '정말?!!!!' 이라고 크게 되물어오는..
그런 유현의 반응을 기대했는데...
....침착하기 보다는 오히려 부정스럽게
받아들이는 그의 태도에 어떻게 리액트를 해야할지
도저히 갈피를 잡지 못하는 나 였고.
그는 그런 날 한참이나 바라보다가
이내 서서히 일어났다.
"할 말이 그거였으면 나 가볼께."
"잠깐만..!!!!!!!!!!!"
...이렇게 보낼 순 없어.
내가 어떻게 사랑한다는 말을 꺼낸건데..
이제서야 전한 내 마음인데-.
이렇게 허무하게 보내버릴 수는 없어.
내 다급한 부름에 그는 잠시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리고 그 잠시동안에 나는
마치 변명하듯이 말을 이어나갔다.
"정말 널 사랑한단 말이야!!!놀이상대나 그런게 아니야!!!!.
진심이야. 지 유현, 진심이라고.."
...정말이야.
내가 지금까지 네게 줬던 상처를 생각한다면
이렇게 널 붙잡을 낯짝 조차 없는데,
안되겠어. 너 없이는 진짜 안되겠어 유현아.
제발 그냥 가지마..!!!!!!..
"하아.난... 솔직히 니 말을 더이상 믿을 수가 없다."
...짧은 한숨과.아픔섞인 목소리와.
돌아서는 그의 등이 또 한 번 내 마음을 찢어놓았다.
하지만 멈추지 않았다.
아니, 도저히 거기서 멈출 수가 없었다.
"어떻게하면!!!!어떻게 하면 믿어줄래."
분명히 자존심 상하는 일이였다.
뒤돌아서는 남자를 애절한 목소리로 붙잡고 매달리는건
꼴 사나운 짓이였다.
그래도 멈출 수가 없다. 유현이니까.
사랑하니까.
"어떻게 하면 진심이라고 믿어줄꺼야?."
"은 예화.여기까지야.
니가 날 가지고 놀 수 있는 한계점.이게 끝이야."
"지 유현!!!!!!!.."
"...안녕."
..장난이 아니야.
널 가지고 가는게 아니라고..
다시 한 번 그를 불러야 하는데.
빌어먹을 눈물에 시야가 흐려지고. 그의 뒷모습 조차
흐릿하게 보인다.
어떻게해야해?.
이럴 땐 어떻게 해야해?
이제서야 좋아한다는걸,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는데.
그 사람이 자꾸 날 밀어낼 때는 어떻게해야해?..
....사람들의 시선이 집중된 걸 그제서야
깨닫고는 눈물을 미친듯이 닦아버렸다.
손목에는 까만 마스카라가 묻어나왔지만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유현이 이 모든게 장난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다시 자신에게 다가가는게 단순히 또 다시 놀이상대가
필요해서라고 말하는 그다.
어떻게 해야 하지.
어떻게 해야 그가 내 진심을 알아줄까.
...아무런 대책도 뾰족한 수도 떠오르지 않았다.
S 대에 붙는것.
내가 그만큼 절실하단걸 보여주는거.
그리고 그에게 그마만큼 더 많이 다가가는거.
그것 밖에는 떠오르지 않았다.
★ 불펌과 도용은 사절입니다.
★ 퍼가시려는 경우, 메일을 먼저 보내주세요. (kissing_him@hanmail.net )
──────────────
[♣] 작가 : 디엘♪
[♣] 소설제목: ※ ※ 왕자님 괴롭히기 、※ ※
[♣] 감상메일: kissing_him@hanmail.net
[♣] 팬카페 : http://cafe.daum.net/DLsFanCafe
──────────────
「23.」
...모르겠다.
유현의 얼굴을 안본지가 얼마나 됬는지,
유현의 목소리를 못들어본지가 얼마나 됬는지,
잘 모르겠다.
하지만 상당히 오래됬다는 거. 그건 대충 알수 있었다.
유현이 미칠듯이 그리우니까.
지금도 그의 생각으로 머리가 터질 거 같으니까.
가장 빠른길.
그에게로 다가갈 수 있는 가장 빠른 지름길.
바로 S 대를 합격하는 것.
보란듯이 합격해서 당당히 그에게 말을 하는거야.
바닥에서 쓰레기 마냥 굴러다니던
내가 너와 다시 사랑하고 싶다는 이유로, 또 다시 새로운 삶을
살고 싶다는 집념만으로 합격했다면서
이제는 믿어줄 수 있냐고.진심인거, 알아줄 수 있냐고..
그렇게 말하는거야.
아자아자. 힘내자 은 예화.
..
그리고 그 다음 몇 달간, 내가 평생을 공부해왔던 시간을
다 합쳐도 부족할 정도의 막대한 양의 공부의 연속이였다.
"좀 쉬면서해 은 예화. 그러다 병들어, 너."
언제나 식사를 내 방에 들여다 주며
저 말을 잊지 않는 수혁이였다.
수혁이, 그 녀석 또한 지금 고등학교를 복학생의 신분으로
다니는 터라 눈치도 보이고 해서 매일 학교 가느라 바쁠텐데.
항상 내 아침식사는 꼭 챙겨주곤 한다.
고마운 놈.
내 평생 다시 없을 그런 멋진 친구.
날 배려해주는데에 필사적인 저 놈을 봐서라도 S 대 꼭 합격해야겠군.
고맙다 수혁아.정말 고맙다.
왠지 쑥스러워서 말로는 표현하지 못하는 저 말이였지만
수혁이는 필시 알고 있을거야.
내가 구차하게 말로 고맙다는 말을 하지않아도
저 녀석이라면 내가 얼마나 자신에게 고마워하고 있는 지를 꿰뚫어보고 있을거야.
..힘내라는 말과 함께
조용히 문을 닫고 나가는 수혁의 모습에
잔잔한 미소가 입가에 걸린다.
..또 다시 공부에만 집중을 하다가.문득 유현이 떠오른다.
지금 그는 뭘 하고 있을까.
그를 만나지 못한지도 벌써 반 년이 가까운 시간이 지났는데.
유현은 날 그리워하고 있을까?
..난 미칠지경인데. 그의 얼굴이 보고싶고.목소리가 듣고싶어서.
그래서 미쳐버릴 것 만 같은데.
지금 당장이라도 그에게 달려가고 싶은 마음을
애써 꾹꾹 누를 수 밖에 없다는걸 스스로에게 납득시킨다.
S 대 가야해.
유현을 잡기위해서. 새로운 인생의 시작을 위해서.
우선 내 첫 번째 목표는 S 대야.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고 공부외에
잡생각을 떨쳐버리려 애를 썼지만. 유현의 생각은 좀처럼
지워지지를 않았다.
그렇게 공부를 하고. 유현의 생각에 잠기고.
그런 식으로 시간은 멈추지 않고 흘러갔다.
........
.....................
......
매일 밤마다 커피를 홀짝 거리고
하얀 문제집 위에 코피를 쏟은 수는 셀수도 없을 만큼 많다.
인터넷 강좌를 연속으로 너무 오래 들은 탓에
노트북에 무리가 간 적도 있었으며, 누구보다 재수생 학원 출석일수가 높았고
그마만큼 열심히 공부했다.
기다랗던 연필이 몽당연필이 되어 다 닳아 없어질
지경이 될 정도로 꼼꼼하게 노트필기를 했고, 머리가 터질 정도로
암기를 했다.
내가 할 수 있는건.
내가 내 능력으로 할 수 있는건 정말 하나도 빠짐없이
최선을 다해서 했어.
S 대 합격.
그게 내 목표이고, 내가 얻게될 결과라는거.
이제는 믿어 의심치 않는다.
수능 일수가 다가오면 다가올 수록
알 수 없는 불안감과 떨림이 생겨나는 건 어쩔 수 없었지만
그래도 두렵지는 않았다.
그만큼 난 준비가 되었고.확신에 차있었다.
가끔씩 연락이 되는 늙은여우.. 아니, G 대 교수님과 잠깐이나마
통화를 하곤 할 때면 그녀는 언제나 내게 말한다.
"S 대는 가고싶다고 아무나 갈수있는 곳이 아니야.
예화야 니 마음은 알겠지만 현실적으로 생각을 해보자.응?"
내겐 '무리' 라고.
S 대에 붙는다는 것이 힘들거라고 그녀는 말한다.
그럴 때마다 난 감정이 실리지 않은 바보스러운
웃음으로 넘겨버리곤 하지만 그 말을 들을 때마다 기분이 나빠지는건
나도 어떻게 할 수가 없다.
하지만 교수님.
난 은 예화에요. 독한 여자, 은 예화라구요.
안그래도 독한 여자가 독기를 품고 이를 악물고 노린 목표를
놓질리가 없잖아.
....교수님과 대화할 때면
이렇게 밀어붙이고 싶은 충동을 꾹꾹 누르느라 애를 먹곤 한다.
말은 중요하지 않아.
난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했고, 결과를 기다리면 되는거야 이젠.
....
.................
.....
........그리고 그 해 마침내 다가온 수능 시험에서
난 나도 놀랄 정도의 점수를 얻고.
그외에도 면접, 논술등의 몇가지 시험을 거쳐 S 대 합격 통지를 받았다.
"야호!!!!!!!!!!!!!!!!!!!!!! 은 예화, 축하해!!!!!!!!!!!!!!!!!!!!!!!!!!!!!"
..나보다도 더 기뻐해주는 수혁이의
표정을 절대 못 잊을 거 같았다.
그 다음 해 3 월.
나, 은 예화. S 대 신입생으로 당당히 입학했다.
유현을 향해.그렇게 한 걸음 내딛었다.
=========================================
원래 10 편 내외로 깔끔히 마무리하려던 소설이였는데
이렇게 25 편이 가까워 질 정도로 질질 끌어버려서 그런지 지루해져버렸습니다.
다음편, 혹은 다다음편에 완결 나요^^
★ 불펌과 도용은 사절입니다.
★ 퍼가시려는 경우, 메일을 먼저 보내주세요. (kissing_him@hanmail.net )
──────────────
[♣] 작가 : 디엘♪
[♣] 소설제목: ※ ※ 왕자님 괴롭히기 、※ ※
[♣] 감상메일: kissing_him@hanmail.net
[♣] 팬카페 : http://cafe.daum.net/DLsFanCafe
──────────────
「24.」
처음 S 대에 들어서는 날.
어색한 환경과 자신들보다 이곳에 자리를 잡고 있던 선배들 앞이라
그런지 다들 주눅이 들어버린 신입생들 가운데.
유일하게 나만이 당당하게 고개를 치켜들고 있었다.
후으.
다른 신입생들은 아무래도 첫날이라 그런지
단정한 옷차림이였지만.
내가 미쳤어?
거의 반 년만에 유현을 곧 만나게 될텐데 최대한 예쁘게 꾸며야지.
그랬다.
유현을 만난다는 생각만으로 머리가 가득찬 나는
수수한 차림새의 신입생들 중 유일하게 짧은 미니스커트와 노출이 꽤 심한
나시티에 얇은 가디건 한장 두르고 있었다.
같은 과 여자 선배들의 눈길이 조금 거북했지만
어차피 나도 몇 년 꿇은데다, 왕년에 침 좀 뱉었다 이거야.
안그래도 유현이 지금 안보여서 신경 날카로운데 내 성질 긁기만 해봐.
인생 재부팅이고 뭐고 다 혼줄을 내줄테다.
S 대에 발을 들여놓자 마자 유현과
마주 할 수 있게 될 줄 알았는데. 공식적인 행사들이 내 발목을 붙들었다.
입학식이 끝나고, 바로 수업에 임해야한다는 사실에 깜짝 놀란 나 였다.
젠장. 입학식이 끝나면 프리 아니였어?!!!!.
"왜 입학식날 수업을 해?"
..입학식 내내 뒤에 서있던 한 남자를 잡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날 슬쩍 훓어보더니만 이내 인상을 찌푸리며 되물어왔다.
"너 올해 새로온 신입생이지?"
"응.맞는데."
내 대답에 한층 더 인상을 쓰는 그 사람.
"난 작년부터 여기 출근도장 찍은 사람이야. 왜 반말이야?"
"당신 몇 살?"
"스물 두살."
"나랑 동갑. 그러니까 반말 오케이.
그것보단. 왜 첫날부터 수업하냐니까??"
내가 여전히 반말을 쓰자 뭐 이런 여자가 다있어 라는 눈길로
날 바라보던 그 사람이 결국 입을 열었다.
"오늘은 아마 니가 수강한 과목 교수님들이 들어오셔서
출석부확인하고 학과과정 소개하는 시간이 대부분일 거다. 그거 끝나고 한잔하러 가는거지 뭘."
그럼 유현은 언제 만나?
난 유현이랑 다른 과란 말이야!!!!!!!!!!.
맙소사. 오자마자 그의 얼굴 부터 보고 싶었는데.
잔뜩 기대를 했건만 이게 뭐람.
지금이라도 당장 유현이 있을 경영학과 강의실로 뛰어가고 싶었지만,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 먹었는데. 첫날 부터 그래선 안된다는 생각에
여전히 날 쫓는 여자 선배들의 시선을 한몸에 받아내며 내가 수강한 과 강의실로 발걸음을 돌렸다.
.............
...........................
.........
"우리 새내기들을 위하여!!!!!!!!!!!!"
"위하여!!!!!!!!!!!!!"
하하호호.
뭐가 그리도 신나고 즐거운걸까.
이 따분하고 지루한 술자리가 뭐 저리도 재밌다는 듯 웃고 떠드는걸까.
결국 오늘 하루종일 강의실에만 있다가
나오자 마자 이렇게 과 선배들에게 술집으로 끌려온 나 였다.
오늘은 유현을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보기 좋게 그 예상은 빗나갔고 그 덕분에 상당히 내 신경을 날카로웠다.
"아가씨 자세히 보니까 이쁘다?"
언제나 이런 놈들 있다.
이런 술자리에 꼭 빠지지 않는 놈들. 괜히 추근덕 대는 남자.
어느 새 내 어깨에 손까지 스윽 얹은 그 남자를
언짢은 눈으로 바라보자. 그 남자도 나를 보며 씨익 웃는다.
"...내 이름은 최 진후. 니 이름은 뭐야?"
..어디서 봤다 했더니만.
아까 내가 왜 첫날 부터 강의가 있냐고 물었던 남자였다.
"......은 예화."
내가 내 이름을 짧막하게 내뱉자,
그는 잠시 흠칫하였다.
"왜. 나 알어?"
"...아니..뭐."
최 진후라는 남자는 어색하게 웃으며 내 어깨에서 손을 거두었다.
..뭐야. 날 아나?
내가 의아한 눈으로 그를 흘겨보자 그는
그런 내 시선을 의식했는지, 멋쩍은 듯 앞머리를 뒤로 넘겼고.
이내 술잔이 이리저리로 돌아다니며
우리가 앉아있던 테이블은 한층 더 시끄러워졌다.
물론 그 술잔이 나라고 빗겨갈리 없었다.
"자자. 우리 이쁜이도 한 잔 쭈욱 하고."
"괜찮아. ...요."
내가 왠만하면 존댓말 잘 안쓰는데.
댁은 30 살은 되보여서 써준다.
최 진후라는 남자는 어느 새 내 옆자리에서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긴지 오래였고, 수혁이네 아파트 경비 아저씨를 방불케하는
상당히 나이들어보이는 사내가 자꾸만 내게 술을 권해왔다.
내가 자꾸만 됬다며 거부하자,
그는 기분이 상했는지 언성을 높혔고. 난 상당히 당황스러웠지만
이 상황에서 날 도와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리고 바로 그 때.
....
"자제하시죠, 선배님."
...너무도 오랫만에 듣는. 너무도 그리웠던..
너무도 듣고싶었던.. 목소리가 내 귀로 흘러들어왔다.
설마 설마 했다.
내가 너무 그 사람 생각만 하다보니 환청까지 들리는 거라고
생각했다.
...
"유현..?"
하지만 분명 유현의 목소리였다.
한시도 잊지 않은 그의 목소리였다.
....
...유현, 네가 여길 어떻게...
갑작스러운 유현의 등장에 잠시 정지상태에 머물다가.
문득 고개를 돌려보니. 우리 바로 옆 테이블에선 경영학과 신입생 환영회가
치루어지고 있는 모양이였다.
저기있었구나.
저기서.날 보고 있었구나.
날 도와주러 이렇게 왔구나.
"넌 뭐야!!!!!?"
"경영학과 2 학년 지 유현 입니다."
....유현이야.
정말 유현이야...
머릿속으로 상상하는게 아니라. 꿈 속에서 그리던 가짜가 아니라.
진짜라구.. 정말 유현이라구..
반 년 만에 보는. 진짜 유현...
..
내게 술을 억지로 권하던 그 선배가 큰소리로 고함을
지르고, 유현이 그 선배를 진정시키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이미 술집에 시끄러운 소음 따위는 내게 들려오지 않은지 오래다.
이내 내 시야도 유현, 그에게로만 좁혀졌다.
유현을 제외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았고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더 멋있어졌구나.
더 세련되졌구나. 제법 대학생 티가 나는구나.
.....그렇게 멍하니.
유현만을 바라보았다.
유현이 뭐라고 그 남자를 설득했는지는 모르지만,
그 늙구스레한 선배는 낮게 욕을 읊조리더니만 테이블 반대편으로
가버렸고.
그제서야 유현은 내게로 시선을 돌렸다.
"....여기까지 왔구나. 진심이란걸 증명하기 위해서."
"유현아..유현아...."
정말 진심이야.
그 일념하나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할거라는, 그리고 너와도 다시 새롭게 시작할거라는
집념하나로 여기까지 왔어. 그래. 니 말대로 여기 까지 왔어, 나.
"대단하다. 대단하다, 은 예화."
".....그걸 여태 몰랐니. 나 은 예화, 대단한거 몰랐어?"
난 나쁜 여자.독한 여자 은 예화 잖아.
다시 널 갖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어.
"그래. 내가 대단하다며 박수라도 쳐주길 원하는거야?"
...유현의 말에.
난 지금 까지 단 한 번도 유현 앞에서 보여주지 않았던
환한 미소로 싱긋 웃어주었다.
"아니. 난 니가 이걸 해주길 원했어."
그 말과 함께 벌떡 일어났다.
그리고는 신입생 환영회 때문에 모인 많은 사람들 앞에서
유현의 입술에 내 입술을 가져다 댄 나 였다.
..
★ 불펌과 도용은 사절입니다.
★ 퍼가시려는 경우, 메일을 먼저 보내주세요. (kissing_him@hanmail.net )
──────────────
[♣] 작가 : 디엘♪
[♣] 소설제목: ※ ※ 왕자님 괴롭히기 、※ ※
[♣] 감상메일: kissing_him@hanmail.net
[♣] 팬카페 : http://cafe.daum.net/DLsFanCafe
──────────────
「25.」
내 갑작스럽고 대담하기 짝이 없는 행동에
술자리는 일렁이기 시작했다.
"휘익!!! 뭐야!!!!! 벌써 C.C 생기는거야?!!"
"지 유현, 파릇파릇한 신입생이랑..!! 능력 좋은데?!!!"
주위에서는 술에 취한 선배들의 갖가지 놀림이 섞여나왔다.
휘파람을 부는 소리도 들리고.
여자들의 웅성대는 소리도 들린다.
하지만 그런 것들에 일일이 신경쓸 나였다면 이런 대담한 짓은 벌이지도 않았겠지.
..
잘 봐둬.
모두 잘 봐두란말이야.
이 남자는 내 남자고.
지 유현은 은 예화 꺼고.
이게 바로 내가 사랑하는 방식이니까.
...
...내 예고 없는 돌발 키스에
당황했었던 것인지, 처음에는 굳게 닫혀있던 그의 입술이였다.
그러나 곧 그 입술이 아주 천천히.아주 서서히...
...하지만 분명히 틈을 주기 시작했고,
난 그 때를 놓질세라 얼른 그의 입술을 탐했다.
초반에는 내가 리드하던 키스는 조금씩 유현에게로 주도권이 넘겨지기 시작했다.
그래.
그렇게 반응해 오는거야, 지 유현.
다시 떠올려봐.
날 사랑하던 그 때를. 나에게 목 메었던 그 때를.
그리고 다시 조금씩 내게 니 마음을 주는거야. 또 다시 내게...
...
유현과 나누었던 키스 중 가장 길고 가장 열정적이고
가장 뜨거운 키스는 내가 살짝 입술을 닫아버림으로써 끝이 났다.
가뿐 숨을 몰아내쉬고 유현에게로 시선을 옮기면.
유현 또한 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지금인거 같았다.
신중하게 생각하고 말고도 없이 머리에 떠오르는 말.
그 말을 뱉어내야할 때가 온거 같았다.
"....사랑해. 난 진심이야."
시끄럽고 요란스럽기 짝이 없는 술자리 정 가운데였지만,
내 목소리는 또박또박 그리고 정확히 그에게로 전해졌다.
".....나 받아줘. 나 나쁜 년인것도 알고,
너 한테 상처도 많이 안겨준 몹쓸 년이라는건 더 잘 아는데..."
...머리에 떠오르는 대로 짓껄여대었다.
준비해두었던 말들이 너무 많은데.
거울을 보며 혼자 외워두던 대사들이 정말 많은데.
"..사랑해버렸어. 지 유현, 나도 모르는 사이에 너에게 물들어버렸어."
멋지게.예쁘게.
그렇게 사랑한다고 말하려고 연구해놓은 모든 말들은
싸그리 잊어버린채 그저 머리에 떠오르는 말만 툭툭 내뱉었다.
다시 생각해보면 상당히 쪽팔리고 민망한
저 말들을 해버리고 나서.
한참동안 아무런 대답도, 말도 없는 유현을 보며 고개를 푹 숙여버렸다.
....이번에도 거절당하는거야?
당당하게.그리고 쿨하게 유현 앞에서 여유로운 미소를
지어주고 싶은데. 혹여나 유현이 또 날 거부할까 하는 두려움에 고개를
들 수가 없었다.
아까 당돌할 정도로 대담한 키스를 했던 내 자신감은
어디론가 사라져버리고 거절을 두려워하는 바보같은 모습만이 내게 남아있을 뿐 이였다.
두근두근.
엷게. 하지만 분명히 들려오는 내 심장 박동 소리는
반년만에 유현을 보는다는 사실이 기뻐서 울리는걸까,
아니면 그의 대답을 기다리는 초조함에서 나오는 것일까.
..잠시나마 우리를 주목하고 있던 술자리의 사람들은
이제 다시 제각기 놀기 바빴고, 한층 더 시끄러운 분위기에서
난 유현의 침묵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어야만 했다.
"......너에게 모질게 군것 모두 미안해.용서해줘.
그리고 돌아와주면 안될까..? 정말.. 정말 미안했어...."
나즈막히 속삭이듯 유현에게 말했다.
또 다시 이어지는 침묵에 눈을 꼬옥 감아버리면.
곧 내 몸을 감싸는 따뜻한 무언가에 다시금 심장 박동수가 빨라진다.
"...사랑한다는 말로도 충분해."
거의 일 년 만에야 듣는 그의 따뜻한 음성에
나도 모르게 눈가에 눈물이 맺혔다.
"이제 충분해 은 예화. 더 이상 고개 숙이지마."
나를 자신의 품에 넣으며
귀에 작게 속삭이는 유현. 그런 그의 커다란 손은 내 얼굴을
자신의 쪽으로 향하게 만들었고.
"내가 어떻게 널 밀어낼 수 있겠어.이렇게 사랑하는데.."
이내 그의 따뜻한 입술이 내 입술에 살짝 와닿았다.
....
..다시 한 번 우리 둘에게로 집중된 관심과 열렬한 환호 속에.
오늘만 두 번째인 그와의 키스가 이어졌다.
....
절대 못 놔줘. 아니 안놔줘.
지 유현. 이로써 왕자님 괴롭히기는 끝이야.
못되고 나쁘기만한 그런 하찮은 여자의 왕자님 괴롭히기는 여기서 끝이야.
이제 왕자님이랑 오래오래 행복하게 지낸다는 결말로
종지부 찍을래.
.............
.........................
...
저벅저벅.
고요한 밤공기를 가르는 두 사람의 발걸음 소리.
넓은 길거리였지만, 늦은 시간이라 그런지 인적이 드물었고
유일하게 눈에 띄는 사람이라곤 손을 꽉 맞잡은 예화와 유현. 그 둘 뿐이였다.
척 보기에도 '연인' 이라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그들은 다정해보였다.
예화를 불안하게 만들었던 유현과 같이 있었던 여자는
유현의 누나였던 걸로 판명이 났고, 그 사실은 예화를 더 기쁘게 만들었다.
예화는 이제서야 되찾은 자신의 사랑에 어쩔 줄 몰라 하며
입가에 계속 미소를 담고 있었고, 유현은 그런 예화의 손을 꽈악 잡고 있었다.
"잘들어가."
약간의 술기운 때문인지, 아니면 뜨거운 키스의 여운 때문인지
얼굴에 보기 좋은 홍조를 띄고 있는 예화를 향해 유현이 말했다.
아.벌써 집 앞이야?
..라는 생각을 하는 것이 역력히 들어나는 예화의 표정이였고.
그녀는 왠지 모르게 밀려오는 아쉬움에 뚱한 얼굴을 지어보였다.
예화는 오랜만에 만나 이제서야 서로의 사랑을 확인한 그와 헤어지기 싫었는지
한참을 그의 손을 잡은채 놓아줄 생각을 하지 않았고,
그런 그녀를 사랑스럽다는 눈으로 바라보는 유현이 였다.
그렇게 말 없이 그녀를 바라보기만 하던 유현이
잠시 그녀의 '집' 이라 불리우는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가 또 다시 한 번 입을 열었다.
"여기 그 수혁이라는 친구 집이지?."
그의 물음에 예화는 대답대신 고개를 상위로 끄덕였다.
유현은 잠시 입술을 꾸욱 닫았다.
표정이 그리 좋아보이지 않았다.
어쩌면 당연한 반응이였다. 자신의 여자가 아무리 친구라고 해도
다른 남자의 집에 사는 건 결코 기분 좋은 일은 아니였기 때문일테지.
잠시 고민에 잠겨있던 유현이 무언가 결정했다는 듯
다시 예화에게로 고개를 돌렸다.
"....이 집에서 나와."
명령어조.
예전이였다면 예화는 분명히 발끈해서 명령 하지마, 뭐 이런 식의
말로 유현을 밀어붙였을텐데. 아니, 유현이 이런 말조차 꺼내지 못했을텐데.
이제는 상황이 달랐다.
예화는 자신이 유현을 사랑한다는 걸 깨달았고,
이제 다시는 그에게 소홀해지지 않기로 다짐을 했었기에
그녀는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런 그녀의 대답에 유현은 만족스럽다는 듯이 미소를 지어보였다.
"나랑 같이 살자, 은 예화."
갑작스런 그의 말에. 그녀는 순간 놀란 표정과 함께 유현을
바라보았지만, 그녀의 대답은 아까와 같았다.
"응."
...
"지금 프로포즈 하는거야.결혼하자 은 예화."
그리고 이번에도 역시 그녀의 대답은 같았다.
"응."
......
...............
............
.....
"어~. 지 유현, 왔냐?"
예화를 데려다주고 돌아오는 길.
유현은 아까 신입생 환영회라는 명칭아래 술자리가
벌어졌던 술집으로 다시 찾아왔고,
그런 그를 기다렸다는 듯이 반기는 남자. 최 진후.
예화가 첫날부터 강의가 있냐고 물었던 남자.
술자리에서 예화에게 자신의 이름을 소개했던 남자.
예화의 이름을 듣고 얼른 자리를 옮겼던 남자. 최 진후 였다.
"그래. 왔다."
그리고 그런 진후에게 웃어주며
그의 옆에 자리를 차지하며 앉는 유현.
어디선가 커다란 술잔을 가져와 맥주를 시원스레 따르기 시작한
유현에게 진후가 먼저 말을 건냈다.
"....은 예화.. 이쁘더라?"
진후의 말에 유현은 대답대신 살짝 웃었다.
"하도 예쁘고 당돌한 신입생 하나 들어왔길래, 작업 좀 들어갔더니.
설마 그 여자가 은 예화 였을 줄이야."
아쉽다는 듯 입맛을 쩝쩝 다시면서 진후는 설레설레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자신의 앞에 놓인 맥주잔을 집어들었다.
".....어때.? 내 고양이를 본 소감이."
..
"니 말 그대로던데. 예쁘고, 당돌하고.조금 거칠고."
...
..
"훗.앞으로 더 재밌어 질거야. 아직 완전하지 못하니까.
조금 더 길들이면 그야말로 아름다운 나만의 고양이가 될꺼야."
"넌 참 웃기는 놈이야.알지?"
"....알다마다."
.....
............
사람의 손길이, 따뜻한 사랑이 익숙하지 않은 야생고양이.
...
무언가를.또 누군가를 길들일 때 명심해야 하는 몇 가지.
처음에는 다정스레 대해줄것.아끼고 보살펴줄것.
그리고 한 번 쯤 매몰차게 그것을 혼자 내버려둘 것.
..어떠한 것이라도 항상 옆에 있던 주인이 사라지면 외로워하기 마련이지.
그러면 그 틈을 노리지 말것.
4 년 전.
은 예화, 그녀가 고백을 받아준 순간 부터 시작된 고양이 길들이기.
....정성을 아끼지 말라.
충분히 시간을 들여라. 자신만의 아름다운 고양이를 위해.
...
.............
....왕자님 괴롭히기. 어찌됬든 그녀와 그의 이야기는 해피엔딩.
..
===========================================
작가말.
흐아..슬럼프 때문에 스토리 흐름이 뚝 끊겨서 얼른 후딱 완결을 냅니다.
어색하고.많이 부족하고.미흡한 완결.
그래도 예화와 유현의 이야기, 끝까지 봐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카페 게시글
장미가족 완결소설
(중편)
※ ※ 왕자님 괴롭히기 、※ ※ <<21~완결>>
다음검색
첫댓글 너무재밌게잘봤어요ㅠㅠ둘이잘되서좋아요!
아~ 죵말재밌게봤습니당! ㅎㅎ
반전이 있네요....잘 봤습니담!!!
잘되서 기뻐여^_ ^
으앙 잘되서 다잉이다 ㅎㅎ 소설 재미있어요 !
소설 잘쓰세요!! ㅋㅋ 재밌게 잘봤어요 ^^
우와 ㅇ_ㅇ ,반전이 멋진데요 ?ㅋㅋㅋ 정말 재밌게 잘봣어요 ^^ 히히
정말 너무너무 재미있게 봤고요 ㅠ 해피앤딩이라서 너무 감동감동 ㅠ _= ㅇ_ㅇ !!! 아무튼 작가님도 수고 ~ ^^^+
그럼 원래는 남자가 데리고 놀던거였어요 ?
재밌어요+ㅂ+ㅂ+
우아 재밋어요!
재밌었어요^^ 근데 너무 빨리끝나서 섭섭해요~ 헤헤 ㅇ_ <
재밌어요~ 작가님아 편지방으로가보세요><
재밌어요
와~ 재미 있어요 ~ 히히 ~
재밌어요 ㅇㅅ ㅇ ~ 이거보다가 슬픈대목에서 눈물이 ㅠㅠ 어쨋든 마지막에 잘되서 굳 ^ ^!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0+오오오옥!!!!!!!!!!좋구만좋앙 ' 3'유후~근데...남자가먼저 각본?을짜놓고 진행한건가?;;;고양이- -...그말;;;
내용이 처음부터 예상했던데로 흘러가네요~ 반전도 예상했던 반전이고 전체적으로 약간 식상하긴 하지만 약간 짧은 소설임에도 불구하고 재밌어요 !(←자기가무슨전문가-_?태클은 절대루 아닌거아시죠~?)
길었는데 ㅋㅋ Happy End 임니다 스크랩 합니다
세익스피어 말괄량이 길들이기랑 약간 비슷한거 같아요 ㅋ
이거 보고 엄청 울었습니다!!
아 재미어요 ㅠ_ㅠ~~~~~~~~♡
제가본소설중에.!젤!!최고로재밌음니다^^저이제왕자님괴롭히기팬입니다>~~ㅋㅋ
진짜 재밌게 잘 읽었습니당~~~~~~~마지막에 살짝 놀랬어욤~하핫;;
님 쵝오~!!! ㅋ 근데 잠깐 이것종 퍼갈게요..
너뮤 잼써요...하하 마지막에 해피앤딩이라서 조앗어요....다음 소설도 기대할께요...화이팅!!!
히히...진유현 딱 내스톼일이야~~(제송합니당..^^;;;)
역시 디엘님이 짱!!ㅋ
좋은 게시물이네요. 스크랩 해갈게요~^^
우아! 멋잇어여.ㅠㅠ! 마지막은..;;;유현이가 예화 델구 논건가...ㅠㅠ;;
와,,진짜 재밌네요 ㅎㅎ
반전이 예술~ㅇ 0 ㅇ力 대단해요~유현이는 순수하기만 한줄 알았는데,,ㅜ_ㅜ
진짜 이때까지 본 소설과는 내용이 다르네요. 다른 소설은 여자 스타일이나 남자스타일이나 왜 이렇게 비슷하고 너무 길어서 보기가 싫었는데 이건 짧고 감동도 좋고! 다른 소설과 안 비슷해서 안 질리고 정말 최고예요
멋있어요^^여태까지본소설중에 제일 재밌었어요ㅎㅎ다음소설..기대해두되겠져??ㅋㅋㅋ
>_<z 재밌어요^^ 반전 굿!! 유현이 무섭다ㅜㅜ 수혁이 불쌍ㅜㅜㅜㅜㅜㅜ
유현이멋있는데,ㅋ 좀뭔가무서워요ㅜ 고양이길들이기라면, 유현이가 가지고논건가?ㅋ 그래도너무멋있어요,ㅜ 앞으로도좋은소설계속써주세요^^
재밌다 ㅋㅋ 세상에 증오하던 예화가 새 삶을 찾은거 같아요^^ s대 에 합격하다니!!
진짜재밌다 >< 다음에또올려주세요~
소설 잘 쓰세요!! 잘봣습니다요~
이렇게 재밌는 소설 첨이에요!! 너무너무 재밌었습니다 !! >ㅁ<
아시간아까워 .... 진짜잼이없다 ............... 차라리 주인공이 죽을병걸린게 훨더낳것다 .......
짱재미써요,,,,,,,,흐흐
저 울엇어요
진짜 재미있어용~~
우아아 ㅇ0 ㅇ 이거이거본다구 진짜오래걸렷어요 - 헤..잘봤습니다
http://cafe.daum.net/No.one-Story 퍼갈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