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가 나던 날 아침, 나는 두 살 아래의 동생과 함께 동화백화점(지금의
신세계백화점)으로 향하고 있었다. 그해 여름방학에 대천해수욕장으로 물놀이를 갈 계획을 세워 모처럼 설레는 마음으로 수영복을 사러 나선 길이었다.
백화점 앞에 도착하니 요란한 사이렌 소리와 함께 “휴가 중인 군인은 빨리 부대로 복귀하라”는 가두방송이 시내를 뒤덮었다. 놀란
우리 형제는 곧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전쟁이 났다는 것을 알았다.
당시 나는 서울고등학교 1학년에 다니고 있었다. 다음 날인
월요일은 정상적으로 등교했다. 수업은 평소와 똑같이 진행됐다. 그런데 굉음과 함께 하늘에 쌍발 비행기가 떠다니는 것이 보였다. 한참 밖을
응시하던 선생님은 갑자기 책을 덮더니 학생들에게 집으로 돌아갈 것을 권했다.
이튿날인 27일 우리 가족은 피란길에 올랐다.
‘설마’ 하는 마음으로 피란을 미루는 사람들도 있었지만 겁이 많았던 할아버지는 “빨갱이들이 내려온다”며 서둘러 짐을 꾸렸다. 할아버지가 이렇게
화들짝 놀란 데는 사연이 있었다.
할아버지는 평소 “공산주의자들은 왜 남의 것을 공짜로 뺏으려 드느냐, 뭔가를 얻으려면 열심히 일을
해야지”라며 이웃 남로당원들과 싸웠다. 그런데 전쟁이 났고, 인민군의 기세가 등등해지니 그간의 말들이 생각나 더럭 겁이 나셨던 것이다.
처음 목적지는 작은 어머니의 친가가 있는 경기도 용인의 오산리라는 곳이었다.
수원을 지나 오산쪽으로 가는데 “따다다다”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폭격이 시작됐다. 피란민 행렬을 인민군으로 오인한 미군이 사격을 한 것이었다.
다행히 주변에 사상자는 없었다.
생사(生死)가 오간 위험천만한 일이었지만 우리 가족은 그때 일을 떠올릴 때마다 한바탕 웃곤 한다.
당시 폭격이 시작되면서 놀란 작은 아버지는 개울가로 떨어졌고, 할머니를 비롯해 모두 엎드린 채 무서워 벌벌 떨고 있는데, 할아버지는 자리에 앉아
모자를 벗어 하늘을 향해 흔들고 있었다.
할머니가 “아니, 여기 사람 있으니 쏘라고 알리는 거예요, 뭐예요?”라고 퉁박(?)을
주자 할아버지는 “이 사람아, 하늘에서도 노인네는 다 알아본다고!”라고 받아쳤다. 전쟁 초기 인데다, 곧바로 피란을 나와 치열한 전투 상황을
실감하지 못한 데서 나온 여유(?) 혹은 무지였다고 생각한다.
서울을 떠난 뒤 우리는 매일 30~40리씩을 거릉며 충청도 쪽을
향해 갔다. 전세는 날이 갈수록 불리해져 인민군은 이미 금강을 건넜다. 파죽지세로 낙동강까지 밀고 내려갔으니, 피란민 사이에서는 이제 다
끝났다는 절망감이 퍼졌다. 식량도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결국 8월 중순쯤 우리 가족은 서울로 발길을 돌렸다.
전쟁이 시작되면서
성숙한 남학생들은 상당수가 의용군으로 징집되어 갔다. 학생들을 차출하는 과정은 매우 야비했다. 아이들에게 학교가 다시 문을 열었다고 거짓말을 해
학교로 불러 모았다. 그러고는 좌경화된 교사들이 주축이 돼 “이번 전쟁은 조국통일을 위한 선전(善戰)”이라며 의용군이 될 사람은 손을 들라고
했다. 도저히 거부권을 행사할 수 없는 분위기였다. 나는 고1이었지만 체구가 초등학생 정도로 보여 의용군이 되는 것은 피할 수 있었다.
그해 9월 28일, 마침내 힘든 여름을 보내고 서울 수복을 맞았다. 서울중·고는 전쟁때 인민군 사령부로 쓰여 학생들은 탄약(彈藥)
치우기 같은 일을 주로 했다. 탄약을 치우던 친구가 지뢰를 전깃줄로 오인해 폭약 사고가 날 뻔한 상황도 있었다. 부모님은 전쟁 전에 하던
비누공장을 가동시켰다. 대부분 양잿물로 빨래를 하던 시절이라 비누는 꽤 귀한 물건이었다.
수복과 함께 다시 비누를 만들며 재기를
꿈꾼 것도 잠시, 중공군의 반격으로 1·4 후퇴가 시작되면서 우리는 또다시 피란길에 올라야 했다. 겨울 피란은 여름 피란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첫댓글욕실에서 두명의 노예와~ 집이나 모델로 직접 보내드립니다. 3시간-3만원 긴밤-5만원 횟수는 무제한! 발가락부터 머리까지 깨끗히 입사 하루밤 사랑~100프로~전국 각지 모두 가능~! 시간제한없고 언제든지 만나실 오빠들 http://houseone2.com 에 오세요 상상 그 이상입니다
첫댓글 욕실에서 두명의 노예와~
집이나 모델로 직접 보내드립니다.
3시간-3만원 긴밤-5만원 횟수는 무제한!
발가락부터 머리까지 깨끗히 입사
하루밤 사랑~100프로~전국 각지 모두 가능~!
시간제한없고 언제든지 만나실 오빠들
http://houseone2.com
에 오세요 상상 그 이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