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남녀 / 미스터 차우 ( Mr.Chow )
통오리ㆍ차시우 ‘일품’?‘런치세트’ 가격(9000원) 대비 만족도 높아
홍콩 번화가 음식점이 서울 한복판으로 이동했다. 광화문 코리아나호텔 1층 ‘미스터 차우’(Mr.Chow). 전형적 홍콩 식당의 모양새다. 정면 유리창 뒤로 붉은 돼지고기 덩어리, 갈색 통오리구이 등이 주렁주렁 걸려 있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홍콩의 각종 모습들을 담은 흑백사진이 좌우 벽면을 채우고 있다. 기름기 없이 깨끗한 테이블이 홍콩과
다르다면 달랐다.
평일 점심시간에는 런치세트(9000원)가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일품요리 2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면
볶음밥과 함께 접시에 담겨 나오고,
작은 중국식 만두 ‘완탕’을 띄운
수프가 딸려 나온다. 일품요리는 요일별로 바뀐다.
금요일 일품요리는 ‘블랙빈 소스
돼지고기’와 ‘마파두부’였다.
블랙빈 소스(Blackbean Source)는
검정색 콩을 발효시켜 만든다. 간장과 메주콩의 중간쯤되는 찝찔한 맛으로, 볶음밥과 잘 어울렸다. 볶음밥은 센 불을 대담하게 사용해 기름기를 제거해 느끼하지 않았고, 불의
향기가 배어 있었다.
마파두부는 매운 맛이 약한 편이었다. 완탕 수프는 맑은 닭육수가 개운하지만 뭔가 조금 부족한 듯한 맛이었다. 완탕은 다진 새우와 돼지고기로 채웠는데, 하들거려야 할 만두피가 밀가루 덩어리로 뭉쳐 있어서
아쉬웠다.
흰밥과 잘 어울리는 ‘차시우’
홍콩의 대표적인 요리라고 하면 ‘차시우’(叉燒·북경 표준어 발음으로는 차샤오·레귤러 1만1000원, 大 1만5000원)를 들 수 있다. 유리창 뒤에 걸려 있는 붉은 돼지고기가 바로 그것이다. 메뉴판에는 ‘바베큐 포크’로 적혀 있다. 돼지고기 목살에 꿀과 간장 등의 양념을 발라 구운 바비큐 요리다. 붉은 색은 식용색소를 사용했다. 달착지근하고 찝질해서 밥과 잘 어울린다.
미스터 차우에는 차시우를 응용한
여러 요리가 있지만, 흰밥(1000원)을 시켜 그 위에 얹어 먹는 것이 홍콩 ‘정식’이다. 홍콩 음식점에서는 흔히 차시우와 함께 닭을 통째로
찐 ‘백절계’(1만5000원)를 먹기
좋은 크기로 잘라 밥 위에 얹어 판다.
미스터 차우의 또다른 대표요리로는 ‘통오리구이’(레귤러 1만2000원, 大 1만6000원)가 있다. 감초, 월계수잎, 진피 등 13가지 향신료를
섞어 만든 소스를 고기에 잘 스미도록 재어 숙성시킨 후 통째로 오븐에 구웠다가 말리고, 다시 구웠다
말리는 과정을 두세 차례 반복한다.
얇게 구워진 껍질은 아삭아삭 고소하게 씹히고, 오리고기가 부드럽고
담백하다. 25년 경력의 홍콩인 주방장 차우쉬만(周永文)씨의 특기라고
한다. 미스터 차우라는 음식점의 상호도 차우 주방장의 성(姓)에서 따온 것이다.
홍콩의 맛 살린 ‘쇠고기 쌀국수
볶음’
국수 요리 중에서 ‘쇠고기 쌀국수 볶음’(1만8000원)은 입에 넣는 순간 홍콩이 떠오를 정도로 제 맛이 났다. 넓적한 쌀국수를 쇠고기, 숙주, 양파와 함께 간장과 기름으로 볶았다.
요즘처럼 축축한 날씨에는 뜨거운
음식이 그립다. 메뉴판 뒤쪽 ‘핫팟(Hot Pot)’ 종류가 좋다. 각종 재료를 육수와 함께 질그릇에 담아 자글자글 끓였다. 이중으로 된 질그릇이
테이블에서도 요리를 뜨겁게 지켜준다. 두부, 당면, 새우, 오징어 등이 들어간 핫팟(3만5000원)은 밥 반찬으로 그만이다.
종업원들은 손님의 찻잔을 찬찬히
살피다가 절반을 비우기가 무섭게
뜨거운 차로 채워준다. 역시 홍콩
스타일이다. 자장면은 물론 없다.
죽엽청주(2만5000원) 등 중국술이
종류별로 구비돼 있다. 와인은 미국과 프랑스산이 몇 종류 있다.
전화:(02)730-5656
영업시간:오전11시30분~오후2시,
오후5시~오후10시(토·일요일에는
오후에만 개점)/연중무휴
신용카드:받음
주차:코리아나 호텔 주차장 2시간 무료 이용 가능
부가가치세:10% 붙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