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生은 野球처럼
야구의 시즌이다. 운동장에 사각형으로 흰줄을 그어 타석의 홈과 첫째 둘째 셋째 베이스에 방석을 깔아놓고 공격하는 타자는 투수가 던진 공을 치고 베이스를 향해 달리고, 방어하는 수비수들은 그 공을 잡아 베이스에 던져 아웃시키려는 것이 야구경기의 시작이다. 관중들은 나름대로 자기편을 정해놓고 응원을 하거나 막연하게 구경을 하면서도 선수와 코치 감독의 입장이 되어 작전을 연출하면서 白球의 향연을 즐기는 것이 야구의 묘미다.
먼저 공격하는 팀의 선수는 타석에서 상대투수가 던진 공을 받아쳐 안타를 만들어 나가거나, 스트라이크 셋으로 아웃이 되기 전에 볼 넷를 잘 고르면 1루까지 나가게 된다. 이것은 상대투수가 타자를 아웃시키려고 나쁜 공을 줄때 속아서 헛치지 않고 선별하는 선구안의 지혜와 기다리는 인내를 인정하여 1루까지 나가게 하는 야구만의 특별한 룰이다. 이렇게 하는 야구도 오밀 조밀하게 볼만하지만 한방에 펜스를 훌쩍 넘기고 1.2.3.루를 차례로 밟으면서 단번에 점수를 내는 다이내믹한 홈런은 야구의 꽃이라 하겠다. 하지만 스릴 있게 진한 재미가 있는 것은 단 한 점차이로 지고 있는 팀이 마지막 공격 찬스에 동점주자를 루상에 내어보내면서 시작된다.
수많은 관중의 눈이 한곳으로 집중 되고 무거운 침묵이 잠시 흐르고, 다음 타자가 들어설 때 야구는 바로 지금부터라는 역사가 이루 질수도 있기 때문이다. 과연 3루까지 진출한 동점주자의 운명이 어떻게 될 것인가(?) 경기의 판가름이 초읽기에 들어간 9회 말 투아웃 투 스트라이크상황에서 이다. 모두가 가슴을 조이고 있을 때 누구를 위하여 종이 울릴 것인가!? 감독은 예상을 깨고 벤치에 만 앉아있던 선수를 마지막 운명의 代打로 내어보낸다.
그리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눈을 지그시 감고 있는데 과연 감독의 작전대로 대타 작전이 성공하여 야구의 진수가 펼쳐질 것인가? 야구장 분위기는 일순간 숙연해 진다. 마치한편의 처절한 인생드라마처럼 루상에 있는 주자의 운명이 풍전등화일 때, 타자가 보란 듯이 안타를 치고 1루에 나가고 주자는 혼신을 다해 슬라이딩을 하면서 홈을 파고든다. 지옥의 안방마님 같은 포수의 터치가 간발의 차이로 빗나가고 홈인을 선언하는 주심의 손이 힘차게 수평을 가르자 관중석이 술렁이고 와! 하는 함성이 터지면서 동점스코어가 되다. 아웃 하나만 더 보태면 오늘 개임이 원점으로 돌아가게 되는 판에 역전주가가 루상에 서있다.
마치 꺼져가는 불길이 되살아나는듯하고 생명이 잠시 연장되고 있는듯하여 긴장감이 돌때 승리를 위한 십자가처럼 비밀의 병기가 타석에 들어선다. 몇 번 공을 고르다 투 스트라이크 까지 몰리자 내일은 없다! 죽으면 죽으리라고 작심을 한 듯 방망이를 휘두른다. 딱! 하는 소리가 정적을 깨고 공은 하얀 포물선을 그으며 로켓탄처럼 날아가 관중석에 꼬친 다. 듣기 좋고 보기 좋은 야구의 眞價 야구의 대명사, 끝내기 홈런이 터졌다. 와-!하는 소리에 스트레스가 확 풀리고 스탠드에 앉아있던 관중들이 모두일어나 박수를 친다. 홈런을 친 선수는 영웅이 되고 역전승을 한 선수들은 그라운드로 쏟아져 나와 자축을 하면서 스탠드의 환호에 답례를 한다.
야구를 연구하며 재미있게 보노라면 투수가 마운드에서 감독의 작전지시와 포수의 구질(球質)주문을 받아 타자가 치기 어렵게 공을 던지는 것이 보인다. 타자도 투수의 심리적 투구습관과 구질을 파악하여 안타를 치거나 사사구를 골라 루상에 나간다. 이때 필드에서 방어하는 내야수와 외야수들은 타자가 친 공을 빨리 잡아 주자를 아웃시키려고 하고 타자는 아웃되지 않고 베이스를 밟으려고 한다. 그리고 루상에 나가있는 주자가 다음 베이스로 슬쩍 가기위해 도루를 시도하여 간발의 여유와 차이로 성공하고 실패하는 것이 야구의 짜릿한 묘미이지만 그보다 필사의 생존경쟁을 보고 배우게 된다.
특히 야구는 관중들이 선수들과 생각과 마음을 같이 하면서 선수와 감독 코치가 되어 작전을 논리적으로 연출하면서 즐길 수 있는 고급 두뇌스포츠다. 또한 야구는 현장에서 경제이론과 생산에 효과적인 아이디어를 창출하며 극적인드라마를 연출하는 종합 예술이며 인생역전의 철학적 스포츠다. 이런 맥락에서 야구를 즐기고 사랑하는데 프로야구를 하는 미국의 130년 일본의 70년 한국의 24년과 우리의 후발 주자로 대만이 시작했는데, 프로야구를 하는 나라들은 세계경제를 이끄는 지표가 되고 있다.
우리야구는 1905년 미국선교사 필립질레트에 의해 전래 되었다고 하는데, 지난 한 세기동안 학급학교에서는 아마추어 야구가 대기업체와 군대에서 실어야구가 성행하면서 꾸준하게 발전해 왔다. 나는 50년대 중학생시절, 부산영도에 살면서 야구의 매력에 푹 빠져 책가방에 헌 야구공을 넣고 다니면서 방과 후에는 영도 남항동 골목에서 또래 친구들과 어울려 풀빵사내기 시합을 자주했다. 그리고 대신동 구덕야구장에서 시합을 하는 날이면 친구들과 야구장으로 달려가 몰래 뒤 담치기를 해서 야구구경을 했었다.
우리야구는 프로시대가 열린지 25년이 되었다. 그동안 장족의 발전을 하면서 아시아권에서는 우리보다 30년 앞선 일본과 대등하게 경기를 하면서 국제대회에서 여러 차례 우승을 했다. 드디어 야구의 월드컵이 탄생하는 2006년 3월 제1회 월드베이스볼 클래식에서 야구의 지존 미국과 이어서 아시아의 지존일본까지 한 차례씩 꺾고 4강에까지 올랐다. 그리고 우리선수들은 전 세계야구 펜들의 주목과 찬사를 받으면서 국가 이지미지를 높였다.
프로야구가 출범하기 전, 70년대까지는 고교야구가 펜들은 물론 전 국민의 사랑을 받았고 중학생 야구와 초등학생들의 리틀 야구도 한 때는 펜들의 사랑으로 열기가 대단 했었다. 나는 60년대 초 미8군 카투사로 근무하면서 미군들과 어울려 야구와 연식정구 같은 소프트볼을 즐겼다. 1965년 여름 경기도 운천에 있는 미 7사단 캠프-카이저에 갔을 때 산골의 전방 연 대급 부대에 잔디야구장이 있는 것을 보고, 우리나라 야구의 메카 서울동대문야구장에는 언제쯤 잔디가 깔릴까? 하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무거웠었다.
반세기가 지난 요즘, 잔디구장에서 프로야구를 하는 것을 보면서 격세지감을 느낀다. 지금 우리나라는 잔디구장은 물론 돔구장도 만들 수 있고 세계적인 우수한 선수와 감독 코치가 많다. 나는 한국시리즈의 전설적인 감독 김응용과 일본프로야구의 안타제조기였던 장훈과 동갑내기로 학창시절에는 야구가 좋아 그들이 경기하는 운동장에 찾아다니며 응원의 갈채를 보냈다. 현역에 은퇴를 하고 세월이 웬만큼 흘러 환갑을 훌쩍 넘겼지만 지금도 훌륭한 야구 지도자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자랑스러워 박수를 친다.
인생은 야구와 같다. 우리의 인생은 어차피 9회 말 투아웃 투 스트라이크 이후에 타석에 서는 선수가 될 수도 있다. 사느냐 죽느냐 이기느냐 지느냐하는 막다른 기로에 설지라도 비장한 각오와 오직 믿음으로 나간다면 끝내기안타와 홈런을 치게 될 것이다. 이제 중요한 것은 혼탁하게 흔들리는 변천하는 시대에 적응 하야하지만 불변의 원칙을 고수하는 일이다. 어제도 오늘도 영원히 변치 않으실 예수님을 구단주로 성령님을 감독으로 하는 복음의 야구단 청교도선수가 되어 사탄과의 일전에서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2006년 4월 7일 수원샘내마을에서 청교도 崔 建 次 牧師
E-mail: ckc@swsn.org (http://www.swsn.org) ☎ 031)271-1161, HP 010-9999-11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