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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토주택 스크랩 생태건축, 그 가능성을 찾아서
박호선 추천 0 조회 52 09.05.08 09:52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흙집연구② 경남 산청 ‘둔철토당’

다양한 흙공법 적용한‘2층 흙집’


흙건축에 뜻을 둔 젊은 시공자들이 최근 2층 흙집을 지어 눈길을 모으고 있다. 경남 산청군 신안면 안봉리에 지어진 ‘둔철토당’이 그곳. 이 집은 간디학교에 아이들을 입학시키기 위해 올해 간디생태마을로 이주한 양해동씨의 개인주택으로 흙다짐, 흙벽돌 조적, 흙미장, 흙뿜칠 등 다양한 흙사용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둔철토당의 시공과정을 따라가보며 2층 흙담집을 만나보자.



도시에서 생활하던 건축주 양해동씨는 간디생태마을 입주를 계획하고 녹색대학에서 건축과정을 공부하던 중 그곳에서 만난 남경호씨와 하병주씨가 (주)지건축을 설립하고 본격적인 시공자로 나서자 지난해 흙집시공을 의뢰했다. (주)지건축 멤버들은 무주의 녹색대학에 흙담으로 지은 12평 숙소동과 포항의 2층 규모 노인요양시설의 흙다짐벽을 시공한 경험을 지니고 있다. 이번 2층 집에는 그동안 현장에서 얻은 경험치를 적용했으며 녹색대학과 목포대학의 흙건축 전문 교수들로부터 자문을 받기도 했다. 평당 400만원대의 건축비용이 소요됐는데, 해발 400M라는 지리적 조건으로 인해 많은 물류비가 든 점과 겨울철까지 공사가 늘어지고 지붕공사에서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비용증가가 컸던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채 나눔 설계

60여평 집은 크게 2개동으로 나뉜다. 아래채는 구들을 놓은 사랑방과 학생들의 홈스테이를 위해 마련한 공간이 집의 출구를 중심으로 나란히 늘어서 있다. 본채는 거실을 중심으로 각 실이 병렬로 마주하는 겹집 형태로 설계됐다. 본채와 아래채 사이에는 통로가 존재하며 한 켠에는 마당을 만들어 한옥에서나 느껴볼 수 있는 아늑한 ㅁ자형 공간을 제공한다. 북쪽에 면하는 방과 거실, 주방에는 욕실과 다용도실, 제과실 등을 덧붙여 실내의 단열 효과를 높이고자 했다.


둔철토당의 흙 사용 방식 4가지

둔철토당에서 가장 눈여겨 볼 것은 흙 사용 방식이다. 흙다짐과 흙벽돌 조적, 흙미장, 흙뿜칠 등 흙으로 해 볼 수 있는 다양한 시공법이 두루 적용되고 있다. 구조용 벽체는 흙다짐벽과 흙벽돌을 쌓아올린 조적으로 해결했고, 흙미장과 흙뿜칠은 바닥과 벽 및 천장 등을 마감하는 데 썼다. 둔철토당에 사용된 다양한 흙 시공법을 살펴본다. 


Ⅰ흙다짐벽

구조용 벽체는 대부분 거푸집을 세우고 흙을 다져 넣는 흙다짐 구조로 만들어 졌다. 40cm 두께의 흙다짐벽 바깥은 그대로 노출되어 있으며 안쪽은 한지로 도배하거나 흙미장으로 마감했을 뿐 별도의 단열재를 사용하지 않았다. 문제는 흙입자가 단단하게 결합되어 꽉 들어찬 흙다짐벽은 열전도율이 높아 냉복사에 의한 추위를 불러 올 수 있다는 점이다. 이를 겹집 설계로 해결하고자 했으며 바닥을 데우면서 벽체까지 데울 수 있는 축열식 난방을 도입하는 것으로 보완하고 있다. 또 결로가 많은 창호 아래에만 석고보드(단열재)를 넣었다.

흙다짐벽에는 흙과 모래, 자갈을 5통, 3통, 2통씩 붓고 여기에 석회5%와 시멘트3%를 정확히 믹서기에 부어 골고루 섞어서 사용했다. 다짐 흙에서 중요한 것은 입도비(입자의 비율)와 함수율(수분의 양)이다. 둘 다 중요하지만 굳이 더 중요한 것을 고르라면 함수율이 더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다. 함수율은 8~12%를 유지했다.


Ⅱ 흙벽돌과 단열용 흙블록

북쪽에 면하는 거실, 주방, 방의 흙다짐벽 바깥에는 다용도실과 같은 공간을 겹집 형태로 두고 조적을 쌓아 올려 단열성능을 높이고 있다. 외부에는 클라이맥스가 개발한 외벽용 치장 흙벽돌을 사용하고 내부에는 현장에서 직접 만든 단열블록을 쌓아올린 후 그 사이에 30~40mm의 중공층을 두었다. 중공층은 단열성능 향상에 크게 기여한다. 클라이맥스 치장 벽돌은 시멘트와 견줄만한 강도를 보였다. 점토흙과 톱밥을 반반씩 섞고 석회를 약간 섞어서 찍어낸 단열벽돌은 단열성능을 기대해도 좋다. 이들 단열블록은 흙으로 만든 블록보다 훨씬 가볍고 단열성도 좋기 때문에 외국에서도 흔히사용하고 있다. 톱밥 대신 짚을 넣어도 된다.

Ⅲ 흙 미장

실내 벽의 일부는 흙미장으로 마감했다. 특히 거실 벽은 순수 흙만으로 미장을 했다. 입도비를 맞춰서 최대한 금이 가지 않도록 섞은 흙을 목포대학교 황해주 교수로부터 제공받았는데, 결과는 만족스러웠다. 흙미장 후에는 풀을 엷게 타서 발랐다. 흙가루가 묻어나지 않도록 하기 위한 조치다.


Ⅳ 흙 뿜칠

세탁실, 테라스, 제과실의 천장에는 흙뿜칠을 했다. 뿜칠을 할 때도 흙만을 사용했는데, 흙과 모래를 체에 쳐서 풀하고 섞은 후 뿜어내면 벽에 부착된다. 주의할 점은 흙 뿜칠은 외벽에는 적철치 않다는 것이다. 비바람에 잘 떨어져 나가기 때문이다. 실내 천장에 사용하는 정도가 적합하다.

2층 흙집 공사과정 엿보기

기초공사

해발 400m에 위치한 들판 한가운데 지은 집이다. 애초에 논이던 땅인지라 많이 질퍽거리고 기초공사시 물이 많이 나와 애를 먹었다. 또한 물류비도 많이 들었다. 바닥에 자갈을 충분히 깔고 줄기초 방식으로 집의 기초를 잡았다.


흙다짐 공사

두께 40cm의 흙다짐벽 총면적은 220㎡(661평). 총 45일이 걸려 완성했다. 산청 읍내에서 관공서 터파기 때 사용한 흙을 공짜로 가져다 썼고, 거푸집은 일반 유로폼을 사용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흙다짐벽용 거푸집이 시스템화 되어 있지 않아서 합판으로 직접 제작해 사용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그래서 초기비용이 많이 들고 합판의 사용도 1~2회에 그치는 한계가 있다. 2층까지 벽체를 올린 둔철토당의 경우 흙벽이 합판에 미치는 하중을 염려해 기존 유로폼을 빌려다 사용했다. 단 코팅된 유로폼은 제거시 흙이 묻어날 수 있으므로 적합하지 않다. 얼음이 얼기 시작한 11월부터는 공사가 끝나면 흙다짐벽을 덮어서 보온하고 해가 나면 걷어내는 방법으로, 동해를 입지 않을 정도로 말리는데 일주일이 걸렸다.


2층 흙다짐벽 올리기

2층 흙벽을 올리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흙다짐 벽을 한층 만들고 난 후, 그 위에 바닥공사를 한 후 다시 2층 벽을 올린다. 또는 한번에 2층 벽을 세우고 난 후, 바닥공사를 하기도 한다. 둔철토당은 후자의 방법으로 시공했다. 제일 높은 흙담이 6m50cm에 이르렀다. 유로폼으로 바깥벽을 세워놓고 안쪽에서 유로폼을 덧대어 가며 다져나갔다. 마지막 테두리보가 닿는 흙담에 철근을 넣고 20cm 정도 타설한 후 테두리보를 잡아주었다. 전기배선은 미리 계획해 흙을 다지며 함께 매설했다.


조적공사

일부 공간에 조적공사를 했다. 외벽에는 클라이맥스 벽돌을 사용하고 내벽에는 흙에 톱밥을 다량 넣어서 찍어낸 단열블록을 현장에서 직접 만들어 쌓았다. 외벽과 내벽 사이에 공기층을 30~40mm 가량 비워 두었다.


지붕공사

테두리보는 나무 대신 콘크리트를 타설해 만들었다. 지붕에는 OSB 합판 위에 방습지를 대고 스티로폼 대신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개발된 SK의 스카이바를 사용했다. 다시 합판과 방수지를 깔고 최종 지붕재로 아연도금 골강판을 덮었다. 처음에는 하늘색에 가까운 밝은 회색을 보이는 골강판은 3~4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녹이 나는 재료다. 물받이 길은 처마 중간에 내었다. 낮은 지붕을 덧대어 붙이니 높이 6m50cm에 이르는 웅장했던 흙벽 느낌은 사라지고 말았다.


1, 2층 바닥공사

1층에는 심야전기를 이용한 축열식 바닥을 시공했다. 자갈을 25cm 채우고 난 후 열선을 깔고 다시 그 위에 자갈을 채웠다. 심야전기가 들어오면 열선이 자갈바닥을 충전시키는데, 한번 충전시킨 것으로 24시간 난방할 수 있다고 한다. 2층 바닥은 10cm 정도 합판 위에 단열재를 넣고 전기 판넬을 깔았다.  사랑채에는 한 칸짜리 구들방을 마련했다. 흙을 이용한 바닥미장은 총 4번. 모래를 채우고 물을 부으며 공기구멍을 잡은 후 마지막에 콩땜을 3회 실시하고 들기름으로 코팅했더니, 붉은 색의 예쁜 바닥이 나왔다. 콩땜의 원리는 단백질 유화현상에 있다. 마지막에 들기름을 바르는 것은 기름이 공기와 만나면서 굳어지며 막을 형성해주기 때문이다. 외국에서는 아무인유를 사용한다. 콩땜한 바닥은 건강에 좋을 뿐만 아니라 색과 질감이 좋고 발이 닿는 감촉이 폭신한 장점이 있다.


마감공사

흙벽 위에는 석회 물을 먹여서 표면 강도를 높였다. 방에는 한지를 발랐다. 한지 도배가 마르면서 나중에 들고 일어날 수 있는데, 이를 막기 위해 모서리를 빙 둘러 얇은 합판을 대 준 다음 벽지를 벽에서 살짝 띄워서 시공했다. 거실과 같은 공용공간의 벽에는 다른 첨가제를 전혀 섞지 않고 흙만을 발라서 미장했다. 흙분말과 가는 모래, 굵은 모래를 입도비를 맞춰서 적절히 섞어 사용하는 것이다. 주방과 욕실 등 타일을 붙이는 벽에는 시멘트 미장을 했다. 그러나 석회와 모래만 섞어서 바르고 타일을 붙여도 무방하다.


자연발효 화장실

화장실에는 바깥 공간의 개념을 적용해 천창을 두고 측면에 살을 대어 외부공기가 통하게끔  설계했다. 또한 부엽토, 왕겨, 톱밥을 섞어서 뿌리면 대변이 자연 발효되며 소변은 따로 모아 활용할 수 있는 자연발효화장실을 설치했다. 산청군에서는 30평이하 5인가족 이하(1일 물사용량을 1000리터 이하라고 봄)의 가구에만 이러한 재래식화장실을 허가해 주고 있는데, 60평의 둔철토당은 허가 대상에서 제외된다. 현재 간디마을 주민들은 하루 물 사용량이 1000리터가 안 된다는 것을 입증하면, 30평이 넘더라도 재래식 화장실을 허가해 달라는 청원을 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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