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관광 상품의 키워드는 ‘창의성’과 ‘희소성’
관광정책은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관련하여 중요한 정책 중 하나로서 으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국의 지방자치단체는 물론 국가 차원에서도 관광정책의 중요성에 대하여는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에 전 세계 어느 나라에서나 나름 심혈을 기울이고 추진하고 있다.
관광정책의 성공요건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으나, 최근에 특히 강조되는 요건으로 창의성을 꼽는다. 그럴 만한 이유는 고유의 독창성을 지녀 차별화 전략을 선택함으로써 ‘관광시장에서의 희소성’이라는 경제원리가 작동될 경우, 상품의 부가가치(附加價値)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지방정부의 관광정책은 역사적 문화자원의 관람이라는 관광 상품을 제외한 나머지 관광 상품 개발 부분에서는 실패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럴 만한 이유는 타 지방자치단체에서 잘된 정책이라 하면 어느 순간에 모방을 하여 그대로 따라하기 때문이다. 결국 지방자치단체 간 비슷한 관광 상품으로 경쟁하게 되어 차별화 전략에 실패함으로써 결과적으로 함께 망해가고 있는 형국이다.
그리고 또 다른 문제점으로는 오랜 세월 동안 지속해 온 전통적으로 주어진 관광 상품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바꾸어 말하면, 지역별 고유한 특징을 가진 역사적·문화적 자원이 있지만, 창의성을 발휘하지 못하여 지금까지 과거 관광정책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갇혀 있다고 할 수 있다.
공주시의 경우, 지금까지 송산리 고분군, 공산성, 백제문화제 등 그밖에도 역사적 문화자원이 많지만, ‘백제문화’라는 프레임에 갇혀 50년 전이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피부로 와 닿지 않는다. 2009년까지 백제문화제를 공주와 부여에서 교대로 추진해 오는 과정에서 늘 신라문화제에 가려져 크게 빛을 보지 못했으나 2010년 ‘세계 대백제전’이라는 이름으로 충청남도에서 통합·조정하여 부여와 공주에서 개막식과 폐막식을 교대로 개최하여 그나마 최근 3년간은 백제문화라는 관광 상품의 존재감을 가지고 성공했다. 물론 성공의 이유에는 규모의 경제 원리가 작동하였고, 각종 다양한 문화 프로그램의 개발도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렇지만 이 또한 몇 년 후에는 규모의 새로움에 대한 매력이 떨어질 것이고, 축제 비용 대비 수익창출 면에서 소모성으로 간주되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다. 그러므로 공주시에서는 지금까지 백제문화 하나에만 갇혀 있는 부분이 있었다고 보는 것이 필자의 견해이다. 이는 백제문화제 말고는 볼 것이 없다는 평을 받게 된다는 것이고, 이에 따라 백제문화 관광 상품의 가치 지속성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을 하여야 한다. 백제의 역사와 문화에 관련된 관광정책의 한계에서 확실히 벗어나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물론 공주시의 관광정책 사업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보면 민선4기와 5기에 와서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백제문화 말고도 공주석장리 박물관, 세계 구석기 문화축제, 한옥마을, 5도2촌 등 체험 관광인프라를 구축한 부분도 있다. 그렇지만 한옥마을, 농촌체험 등의 관광 상품은 다른 지방자치단체에서 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만일 타 지자체에서 모방하여 추진하게 될 경우 그만큼 생명력이 떨어진다. 우리보다 늦게 출발한 자치단체가 우리 것에 한층 더 업그레이드 하여 출시할 경우, 공주시의 관광 상품의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그리될 경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희소성을 잃고 경쟁력에 밀려 아무도 찾지 않아 자칫 흉물로 전락할 수 있음을 알지 못하고 추진한 것으로, 멀리 내다보지 못한 비난을 받게 될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역의 관광정책은 그 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아주 고유한 자원을 찾아내고 창의적인 예술로 포장하여, 100년이 지나도 따라올 수 없는 역사적·문화적 특성에 맞는 관광정책으로 차별화해 나가는 것이 지방정부의 관광정책의 방향이다. 즉 희소성을 가지고 지속성 있는 관광 상품의 개발 정책으로 갈 때 성공할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볼 때, 지금까지 공주시의 역사적·문화적 차원에서의 관광정책이 ‘백제문화’라는 거대한 프레임에 갇혀 있었던 것이다.
공주시는 백제문화 말고도 근대의 역사와 문화 유적 등이 상당하다. 이것이 바로 다른 지방자치단체보다 유리한 강점을 가지고 있으며, 또한 역사문화자원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타 지자체의 모방에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근대의 역사문화 자원에 창의적인 예술로 옷을 입히는 것이 공주시가 나가야 할 관광정책의 방향이라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