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고기를 식품 위생법 기준에 맞추어 위생적으로 가공해 유통시키자는 법안의 처리를 놓고 여러 의견이 분분하다. 개고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많지만 개고기를 혐오식품으로 생각하여 먹지 않는 사람들도 많다. 과학적으로 개고기의 성분을 분석한 것에 따르면 인체에 해롭다는 증거는 없고 오히려 고단백 식품으로 건강에 좋다고 한다. 그러니 정서적인 이유만으로 많은 사람들이 개고기를 싫어하는 것이다. 개고기처럼 불소화 수돗물도 먹는 것이므로 정서적인 이유만으로 거부할 수 있다.
불소화를 반대하면서 개고기의 한국적 현실을 바라본다. 외국에서 보았을 때 개고기를 먹는 우리 민족을 야만스럽게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살아가는 문화와 관습이다. 외국에서 다 하는 일이라고 우리의 주체의식을 버리고 맹목적으로 따라갈 필요는 없으며, 또 외국인이 싫어한다고 해서 우리의 전통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야 할 이유도 없다. 다양한 사고와 서로 다른 삶의 방식 속에서 주어진 환경에 최상의 방법으로 적응하며 살면 되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개고기는 삶의 진솔한 표현이며 현실이다. 현실을 왜곡하고 숨기면서 위선적인 삶을 살아가야 할 이유는 없다. 그러므로 개고기는 식품 위생법으로 유통되어야 한다. 오히려 숨겨서 비위생적으로 유통시킴으로써 국민 건강을 해칠 수 있다.
개고기의 문제처럼 불소화의 문제를 생각해 보면, 미국에서 50년 이상 실시하였다는 이유로 한국적 현실을 무시한 채 불소화를 맹목적으로 따라가야 할 이유는 없다. 그리고 과학적인 사실의 나열만으로 우리의 삶의 방식을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이다. 한국 사람들이 모두 개고기를 먹는 것은 아니며 개인의 취향에 따라 보신탕, 곰탕, 흑염소탕을 선택하여 먹는다. 개고기를 싫어하는데 강제적으로 모두 보신탕을 먹으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각 개인의 선택의 자유를 존중하기 때문이다.
개고기를 거부할 수 있는 것처럼 불소를 거부할 수 있는 시민적 자유는 누구에게나 보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자기가 먹을 음식의 메뉴를 정할 수 있는 것처럼 충치 예방법도 국민들이 정하는 것이 옳다. 조금 엉뚱할지 모르지만 시민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하여 치과의사협회에서 불소 생수를 시판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만약 절대적으로 인체에 안전하고 충치 예방과 풍치에도 효과가 있다면 자유롭게 선택하여 애용하는 국민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만약 이러한 불소 생수의 시판이 상업성이 없다면 국민들이 불소를 거부한다는 의미이며 수돗물불소화 사업도 마땅히 국민의 뜻에 따라 중지해야 한다. 생활 속에서 국민들의 선택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의미로 개고기와 불소 생수를 동시에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