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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길을 걷다 숲길과 마주하고, ‘통통다리’ 라 불리는 부교로 이어진 강변길을 거닐며 북한강의 아름다운 절경까지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산소길. 길 위의 모든 것들이 자연스러운, 자연 그대로의 풍경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올 겨울, 춥다고 웅크려 있지만 말고 산소길을 거닐며 자연의 고마움을 느껴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져보는 건 어떨까.
◆ 흙길, 숲길, 강변길 이어지는 ‘화천 100리 산소길’
이름하여 산소길이다. 산소길이라는 이름에 혹자들은 ‘산소를 인공적으로 마구 뿜어내는 길인가’ 하고 생각할런 지도 모른다. 허나 산소길은 말 그대로 자연 그대로의 공기를 마시며 걷는 길이다. 최근 영월, 화천, 고성 등 강원도내에 대자연의 정취를 만끽하면서 산책은 물론 자전거도 탈 수 있는 ‘산소길 3000리 길’ 이 조성되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화천 100리 산소길’ 은 여타의 길보다 독특한 매력을 지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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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소길의 시작은 바로 원시림 산소 흙길이다. 위하리 마을을 지나 용화산 자락에 접어들면 폭 1~3m의 원시림 터널 입구가 눈에 들어오는데 흙길이 그대로 바닥에 그대로 깔려, 마치 원시 자연을 체험하는 듯한 특별한 느낌을 만끽하게 된다. 이 숲길에서는 국내 음지 식물을 비롯한 산나물 및 천남성, 하수오, 당귀 등의 토속 식물과 오미자를 비롯, 음지의 특성상 나무 꼭대기에 조랑조랑 달려 있는 산다래와 이를 먹이로 찾은 산새를 만날 수 있다. 물론 겨울이라 앙상한 나뭇가지들이 가득하지만, 눈이 내린 탓에 순백의 눈꽃들이 피어나 찾아온 객들을 겨울 낭만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 강물 위에 둥둥, 산소길의 하이라이트 ‘부교길 걷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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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순간 흙길의 숲이 끊기고 북한강이 손에 잡힐 듯 들어온다. 거례리에서 원천리까지 860여m를 가로질러 조성돼 산소길의 하이라이트로 불리는 이른바 강변길의 시작이다. 길이 끊긴 구간은 자연훼손을 최소화하기 위해 물 위에 수상도로를 만들어 연결했는데 이 다리의 이름은 통통다리. 폭 2.5m, 길이 1.2km의 부교는 콘크리트를 쏟아 부어 만들어놓은 교각이 아니라 강물 위 푼톤을 이용한 목재다리다. 말 그대로 강물의 바닥에 붕 뜬 상태다. 전 세계에 유례가 없는 다리가 화천의 산소길에 세워진 셈이다. 부교를 걷다보면, 북한강의 대자연이 온 몸으로 느끼게 된다. 마치 물 위에 그대로 떠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바람이라도 세게 불라치면 흔들림에 스릴까지 만끽할 수 있다. 어디 그뿐일까. 부교 길의 한쪽은 북한강이, 다른 한쪽은 용화산이 멋진 배경이 되어주니, 걸으면서 아름다운 절경을 만끽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산소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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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얼지 않은 인정, 녹지 않는 추억 ‘제8회 산천어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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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을 이야기하자면 ‘산천어 축제’ 도 빼놓을 수 없다. 겨울철 최고의 축제로 손꼽히는 화천 산천어축제는 화천의 대표적 명물이기 때문이다. 손맛 제대로 느낄 수 있는 크기에 멋스런 자태까지 다른 물고기와는 비교를 거부하는 얼음 밑의 귀족, 산천어. 귀한 탓에 쉽게 잡을 수도 없는 물고기지만 이 맘 때쯤의 화천에서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산천어축제를 찾은 관광객들을 위해 매일 2, 3톤 가량의 싱싱한 산천어를 낚시터 바로 아래에 넣어주기 때문에 약간의 운과 요령만 있다면 누구나 다 한, 두 마리씩은 쉽게 건질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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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쉽게 산천어를 낚거나 잡을 수 있어 아이들은 물론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인기가 높다낚시에 경험이 전혀 없는 어린이나 아가씨들이 산천어 얼음낚시에 빠지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얼음낚시를 위한 9천 개의 얼음구멍이 뚫려 있는 꽁꽁 언 화천천은 수심 2미터 정도의 맑은 물이기 때문에 얼음 밑을 들여다보면 강 바닥에서 유영하는 산천어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얼음낚시가 운과 요령이라면, 맨손잡기는 배짱과 실력이다. 추운 날씨 속에서 얼음처럼 차가운 물로 반팔에 반바지로 뛰어들 수 있는 배짱은 기본이고, 손으로 물고기를 움켜쥘 수 있는 실력이 있어야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을 수 있다. ‘잡았다’ 라는 함성과 응원의 환호성이 혼재하는 맨손잡기체험장은 한겨울 맨손잡기라는 이색적인 볼거리로 인해 늘 사람들로 붐빈다.
◆ 쫀득쫀득 부드러운 산천어 먹고 걸어보는 선계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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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천어축제에 왔다면 반드시 산천어를 잡아서 먹어봐야 제 맛. 힘겹게 낚아 올리고, 땀 빼며 잡아 올린 산천어를 구경만 하기에는 아쉬운 법. 싱싱한 산천어를 그 자리에서 맛보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이다. 엷은 분홍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져 있는 산천어회는 쫀득쫀득 부드러우면서 고소하고 달짝지근한 맛이 일품이다. 김이 모락모락 오르는 산천어 구이는 담백하면서도 그윽한 맛이 있다. 즐길 거리도 무궁무진하다. 얼음판 위를 미끄러지듯 달려 나가는 얼음썰매, 하루 온종일 타도 질리지 않는 눈썰매는 기본, 가족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얼음축구와 농목장치기, 인기만점인 봅슬레이까지 겨울철 즐길 수 있는 재미란 재미는 모두 다 모였다. 이 외에도 얼음으로 만든 아시아빙등광장, 눈으로 만든 세계겨울도시광장 등 세계겨울도시의 겨울문화를 만끽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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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지역주민들이 직접 만든 산천어 등거리. 선계로 향하는 길인듯 아름답기 그지 없다
산천어 축제 홍보대사인 소설가 이외수씨가 ‘누구나 거리를 거닐면 신선이 된다’는 뜻으로 지어진 이름인 선등거리도 걸어볼만 하다. 눈과 얼음으로 한바탕 즐기고 나면 화천시가지를 비추는 산천어 등의 환한 빛이 따스한 위로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선등거리’ 는 지역주민들이 만든 1만 7천여 개의 산천어 등(燈)으로 이루어진 거리로 15개의 테마로 시가지를 꾸민, 총연장 5km에 달하는 대형 프로젝트이다. 선계거리를 걷다보면 불빛으로 전해지는 따스한 온기에 가족 간의 정, 연인간의 사랑까지 훈훈하게 만들어 준다.
◈ 2010 제8회 얼음나라 화천 산천어 축제안내
○ 기간 : 2010년 1월 9일(토) ~ 1월 31일(일) 23일간
○ 장소 : 강원도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및 5개 읍면 일원
○ 문의 : 화천산천어축제 안내센터 ☎ 1688-3005
<여행 팁>
◈ 화천 가는 방법
서울 강일 JC-춘천 IC- 중앙고속도로- 춘천 IC- 춘천- 화천(서울에서 화천까지 1시간 20분 소요)
◈ 화천 산소길(레저도로 100리길) 안내
하남면 위라리∼구만리∼살랑골∼꺼먹다리∼딴산∼화천댐∼대이리∼화천읍∼거례리∼원천리∼동구래 마을을 달리는 코스(자전거로 1시간3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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