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프랑스 파리로 향하는 독일 이체 열차 안입니다.
(이 글은 열차 안에서 작성한 것입니다만 지금 다시 수정하여 올립니다. 앞글에서 말씀 드렸듯이 독일의 인터넷 상황상 바로 바로 글을 올릴 수가 없었답니다.)
(저희 프랑스 여행을 안내해 주신 티바사 스폰서 담당이신 다미야씨입니다. 크로아티아 국대 출신으로 수많은
선수들을 잘 알고 계시더군요. 삼소노프 선수 후원 문제도 이분이 결정한답니다. 우리 나라 선수들중 몇몇을
후원하는 문제에 대해서 프랑스 여행 내내 저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체는 프랑스의 테제베와 같이 한국의 KTX 사업권을 두고 경합했던 독일이 자랑하는 초고속 열차입니다.
시속 300킬로미터에 육박하게 달려 짜르브뤼겐으로부터 1시간 반 만에 저희 일행들을 프랑스 파리로 안내해 줍니다.
차량이 조금 흔들리긴 하지만 그럭저럭 키보드 두드리며 글을 적을 만은 합니다.
어제 오전에는 티바에서 운영하는 전용 구장에서 저희 일행끼리 적응 훈련을 하구요, 저녁에는 티바에서 후원하는
클럽에 소속된 동호인분들과 시합을 했습니다.
독일의 생활체육 시스템은 한국처럼 엘리트와 명확히 구분되지 않고 엘리트와 생체인이 섞여 있습니다. 티바 클럽도
분데스리가에서 활동하는 엘리트 선수들부터 시작해서 일반 동호인들까지 다양하게 섞여 있습니다.
어제 시합을 했던 분들 중에는 독일의 세번째 리그에서 시합을 참여하는 분들이 3분 참여하셨습니다.
대부분 아저씨들이신데, 한국으로 치면 1부 상위권 수준의 분들이죠.
독일의 리그 시스템은 말하자면 우리의 부수 제도와 비슷한 개념일수 있는데요, 독일의 경우는 점수를 잡아주고
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대신에 리그 제도가 잘 정착되어 잘 치는 선수들은 상위 리그에서 시합을 하고
못 치는 분들은 하위 리그에서 시합을 하게 되죠.
그렇지만 잘 치는 사람이 하위 리그에서 친다고 뭐라고 하거나 하는 경우는 없습니다.
이기기 위해서는 하위 리그팀에서 중국 선수들을 수입해서 팀을 꾸려 우승하는 경우도 있곤 하니까요.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분데스리가는 최상위 리그를 말하는 것으로 거의 대부분의 플레이어들이
프로 선수들입니다. 계중에는 탁구가 직업이 아니고 부업인 경우도 상당하구요..
그 밑의 리그는 독일을 양분하여 북부와 남부로 나뉘어서 시합을 하구요, 3번째 리그는 독일을 4분하여
각 지역별로 돌아다니면서 시합을 합니다.
총 7명의 상대편 중에서 3명이 3부 리그 출전 선수들이었기 때문에 나름대로 강팀과 시합을 한 셈이죠.
수요일에는 티바팀 중에서 전직 유럽리그 챔피언팀 소속 선수들을 비롯해서 더 상위 클래스의 선수들과
시합을 하게 될 예정입니다.
어제 같이 시합을 하면서 느낀 것을 우선 생각나는 순서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서브는 대부분 짧게 넣고 길고 빠르게 오는 횡회전 서비스는 보기 힘들었습니다.
2. 서브 넣는 위치는 우리처럼 모서리에 치우쳐서 위치한 후 넣는 것이 아니고 그냥 편하게 가운데에
서서 짧게 툭 던져 넣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3. 탁구대에 바싹 붙어 있을 경우 우리처럼 강한 한방을 때려서 포인트를 따겠다는 자세를 거의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우리가 보기에는 분명 한방 찬스로 보이는 공인데도 한방을 넣는 경우가 드뭅니다.
대부분 편안한 자세로 연타에 가깝게 타구합니다.
4. 랠리가 되면 자연스럽게 뒤로 밀려 나게 되지만 의외로 중진 이하에서도 절대 수비적으로 타구하지
않고 무시무시한 중진 백드라이브와 묵직한 강드라이브 연타가 넘어 들어 옵니다. 이 타이밍 부분이
저로서는 참 낯설고 힘든 부분이었습니다.
5. 한국 선수들과 비교하자면 제가 실업팀 선수들과 시합을 하면서 느낀 것은 내가 보낸 공이 되돌아오는
타이밍이 너무 빠르기 때문에 치면 칠수록 허둥지둥하면서 박자를 맞추기 어렵다는 느낌이 있었는데,
이곳 선수들의 경우는 분명 공이 보이긴 보이는데 길게 쭉쭉 뻗어오는 중진 드라이브 공들이 매우
까다롭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즉 대응할 시간은 오히려 충분한데 구질이 매우 묵직하고
스피드가 느려도 부담스럽다는 것이죠. 아마 이것이 유럽적 스타일을 구분짓는 특징 아닌가 싶습니다.
6. 또 한가지는 유럽 선수들의 경우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중진으로 물러났다고 해서 결코
수비적이지 않습니다. 예전에 페르손 선수를 기억해 보면 매번 서브를 넣고는 뒤로 조금 물러 서서
무지하게 많이 꺾이는 구질구질한 드라이브를 라켓이 땅에 닿을락 말락하게 낮은 곳에서부터
끌어올려 우겨 넣는 것을 자주 볼 수 있었는데요, 그게 아주 일반적이지는 않지만 이곳에서는
보기 힘든 플레이가 아니네요. 아마 대다수 한국분들이 이런 전형이 수없이 많은 이곳 클럽에
들른다면 적응하는데 상당히 노력이 필요하리라고 봅니다.
7. 티바 클럽에는 저희가 같이 운동한 7명의 플레이어보다 상위 클래스에 속하는 분들이 매우
많이 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전반적으로 생활체육과 엘리트의 구분이 없다 보니 생활체육의
수준이 매우 높다고 봐야 할 듯 합니다.
이상 간단히 어제 시합에서 느낀 점들을 정리해 봤는데요, 아무튼 끈질기게 넘어오는 부담스러운 중진 드라이브들이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첫날 시합 모습 사진 몇장 입니다.
티바 사장 롤랜드씨(가운데)와 3부리그 선수들
김수성씨 (남자3.4부 통합우승자) 와 시합중인 독일 선수
(김은지 선수의 어머니이신 서강미님과 첫날 시합할 때 출전했던 여자 선수네요.
독일에서 여자 3부 정도인데요 (독일은 총 20 개 정도의 리그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우리로 치면 여자 1부 혹은 2부 정도라고 할까요? 대학 1년생입니다.)
(노란 머리를 더펄거리는 이 친구가 아주 귀엽게 생겨서 인기가 많았습니다. 은지양과 같은 나이라고 해서
제가 적극적으로 좀 엮어 줄까^^ 하고 생각했었지만 은지양이 자기 스탈이 아니라고 하네요. (정말일까?^^) )
둘째날 오전, 올림픽 선수촌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올림픽 선수촌 내에 있는 탁구장에서 같이 쳤던 여자 선수입니다. 독일 쥬니어 대표선수라고 하네요.)
(훈련 모습이 상당히 자유 분방합니다. 그렇지만 훈련 강도는 장난 아닙니다. 짧은 시간만 운동하고 또 학업에
열중해야 하니 그럴 수 밖에요....)
(쥬니어 선수들과 한컷 찍었습니다. 이 선수들은 탁구만을 전업으로 연습하는 것은 아니고
대개 하루에 2-3시간씩 탁구를 치고 그 나머지 시간에는 학교에서 공부를 합니다.
학교에서 아주 잘 치는 사람들만 이곳 올림픽 선수촌에서 연습하는 것 같아요. 우리처럼 탁구선수라고 하면
수업도 안 받고 탁구만 치는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수요일 저녁에 시합을 했던 클럽에서 찍은 사진들입니다.
(핑퐁조아(pingpongjoa.com) 운영자인 강경운씨와 우리 일행들과 같이 시합을 해준 올가양입니다.
올가씨는 나이는 40대로 보이는데, 독일 최고 리그인 분데스리가에서 10여년 동안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고 하네요. 무지하게 감각이 좋고 까다로운 분입니다. 저에게는 미처 순번이 오지 못해서 시합은 못하고
구경만 했습니다만 같이 시합하기기 겁이 나더군요. ^^)
(은지양과 같이 쳤던 클라우디아 양입니다. 너무 밝고 귀여운 성격에 플레이 모습도 매우 귀엽습니다.)
(이분, 수비수신데, 참 장난이 아닙니다. 무지 잘 받습니다. 그날 숙소로 돌아오는 길에 저를 태워 주셨는데,
마침 그날 처음 차를 사신 날이라고 하네요. 제가 첫 손님의 영광을 안았습니다.)
마지막날 오후 티바팀과의 모습
(이곳은 티바사가 후원하는 탁구장입니다. 총 20여대의 탁구대가 있는 탁구 전용 경기장인데요,
여러 클럽에서 요일마다 방문하여 사용하고 있습니다.
저희 일행들은 오전 연습을 이곳에서 3차례 가졌구요, 1차례 오전 연습은 선수촌 구장에서 했습니다.)
(마지막날 저녁에 찍은 사진입니다. 이미숙 동호인과 같이 사진을 찍은 이 친구는 티바사 직원인 토슨입니다.
토슨은 한국에서는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티바의 리볼트 블레이드에 양면 토페도 러버를 사용하는데 무지하게
공이 빠르고 힘이 넘칩니다. 몸이 너무 호리호리해서 한국에 와서 모델하면 좋겠다고 놀렸는데, 탁구를 쳐보니
장난이 아니더군요. 토페도에 클린튜닝으로 글루잉 효과를 낸다고 하네요. 아직 클린튜닝이나 클린튜닝 엑스트라가
한국에서는 낯선 신제품이지만 해외에서는 많이 알려진 듯 합니다. 이웃 일본에서도 많이 사용된다고 하네요.)
(사진이 조금 흐릿하네요. 우리 팀의 1장인 김태신 동호인의 멋진 리시브가 기대되지요? 동영상들이 많은데,
정리해서 조금씩 올려 보겠습니다.)
저희들끼리 연습도 많이 했습니다.
(대개 아침 시간에는 저희들끼리 몸을 풀구요, 저녁에는 독일 분들과 시합을 했습니다.
화요일 아침에는 독일 쥬니어 선수들을 가르치고 있는 양깅 중국인 코치에게 개인 레슨을 받았구요.)
(저희 일행 중에는 유망한 선수인 김은지 양이 동행했습니다.
은지양은 독일인들에게 한국 탁구계에 대한 깊은 인상을 남겼을 듯 합니다. 비록 최상위 레벨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다 하는 독일 선수들을 많이 잡아 주었지요.)
첫댓글 유럽의 스타일에 그런 면이 숨어 있었군요. 혹시나 게임스타일도 국민성이나 풍습에 따라 다른건 아닐까 싶네요. ㅎㅎ;;; 잘읽었습니다. ^^
중간에 태극기가 나오는 사진이 있는데요, 그쪽 클럽에서 저희 일행을 맞이하기 위해 특별히 태극기를 구해서 걸어 주었네요. 지금 생각해 보니 감탄만 하고 딱이 감사하다는 말을 못 하고 왔는데, 조금 미안하네요. 토슨에게 지금이라도 감사의 뜻을 전해야 하겠습니다.
맞아요. 지금 탁구를 한창 배우는 젊은 선수들은 중국 코칭 스텦 아래서 중국식 탁구를 유럽에 많이 접목해 가고 있지만 나이드신 분들은 우리로서는 매우 낯설기만 한 유럽식 탁구로 저희를 골탕먹이셨지요. ^^
태극기가 꺼꾸로 걸려있는것이 무지 안타갑네요 아무도 이를 바로 잡지 않고 그냥 사진만ㅠㅠㅠㅠ 왜그랬쓸까?
에구... 사실 그날 저녁 시합이 무지 긴장되는 시합이었습니다. 그 전에는 티바 클럽에서만 쳤는데 인근 도시로 원정은 처음이었거든요. 그런데 낯선 이국땅에서 태극기를 보자 무지 반갑기만 했습니다. 바로잡자면 어떻게 걸어야 한다 알려 주고 사다리 타고 올라가서 고쳐 걸어야 하는데, 그것도 배려한 분들에게 조금 미안한 일이고 하잖아요. ^^ 이해해 주세요.
저는 중진드라이브 전형이 정말 싫어요...ㅠ.ㅠ 저희 구장에도 중진 드라이브형이 계신데(펜홀더 이지만...)로빙과 드라이브의 힘이 대단히 뛰어나서 죽을맛입니다.... 뚫리지가 않아요....ㅠ.ㅠ
정말 까다롭죠.... ㅠ_ㅠ 아는 형이 가끔 중진 드라이브를 하는데 중진 드라이브로 붙으면 그냥 포핸드 드라이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백드라이브 까지 하니까 약오르더군요.
사실 제가 약한 스타일이 뒤에서 무조건 계속 걷어 넘기는 스타일입니다. 성격이 급해서 그런 분들에게 곧잘 집니다. 잘 하던 스매시도 안 되고, 드라이브도 허둥대다가 타이밍을 놓치고 하지요. 그런데 유럽 사람들은 뒤에서 로빙이나 루프가 아니고 우리 개념으로 보면 한방성 드라이브가 넘어 옵니다. 저희가 시합한 분들이 그래도 독일 내 3부 리그 이상 치시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우리로 치면 전국 1부 수준 이상이 되는 분들인데, 수비도 철저한데다가 수비 타이밍에 한방이 계속 들어오니 완전 저에게는 최악의 상대들이었죠. ^^
저는 티바에서 후원한다는 탁구전용체육관이 가장 눈에 띕니다. 저런 곳에서 매일 연습하고 경기한다면 게임할 맛 나겠는데요... 우리나라에도 탁구사에서 후원하는 이런 경기장이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아 흥미진진입니다. 계속 기대 됩니다~~
전 그런쪽에서 치다가 한국에 오니... 오히려 적응하기가 너무 어렵더라구요 ^^;; (불가리아에서 탁구를 배웠습니다.) 한국분들은 왜 그렇게 힘들이 좋으신지 탁구공이 부서지도록 강타를...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