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 똥 소쁘랏 (Tong Soprach/ 캄보디아 젠더 및 발전센터)
캄보디아 정부가 조직폭력배들을 일소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음에도, 갱들의 폭력행위는 매일마다 발생하고 있다. 이달 초에도 수도 프놈펜 한복판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갱 조직들의 싸움이 벌어진 직후, 한 학생이 살해됐고 다른 몇몇은 심각한 부상을 당했다. 갱들은 여전히 사무라이 검(일본도)을 자신들의 무기로 사용한다. 이들의 싸움은 잔혹하며 끔찍한 부상을 유발시킨다. 하지만 당국이 이러한 현상을 중단시킬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필자는 이들의 폭력 문제가 매우 중대한 사항이라고 생각하며,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논의가 되어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훈센(Hun Sen) 총리는 과거 연설을 통해, 자신이 "크메잉 똠능"(Khmeng tom neung: 조폭)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면 총리직을 내놓을 것이란 발언을 종종 하곤 했다. 그리고 그는 가족이라 하여 조폭을 비호하는 관료들이 있다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파면될 각오를 하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하지만 필자는 지금까지도 갱들을 비호한 정부 관료나, 혹은 갱을 자식으로 둔 관료가 조폭들의 싸움을 막지 못했다 하여 파면됐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질 못했다. 젊은 갱들은 오늘도 여전히 매일마다 거리에서 패싸움을 하고 있다. 때때로 지방 당국이 개입하긴 하지만, 그들도 갱들을 제어하진 못한다. 훈센 총리의 경고는 몇달만 약효가 있다가, 다시금 갱들의 활동이 활발해진다는 것이 일반적인 여론인듯하다.
과거 사람들은 갱들을 "벙톰"(Bong Thom: 큰형님)이나 "스띠어우"(Steav)라고 불렀다. 하지만 "캄보디아 내무부"는 최근에 젊은 갱들을 "크메잉 똠능"(Khmeng Tom Noeung)이나 "요욱 위억 쭌 똠능"(Youk Veak Chun Tomneug)이라 부른다. 이러한 조폭들은 크게 3가지 부류로 나눠진다.
1. 두목(벙톰)을 가진 젊은 갱들.
2. 단순히 갱 활동을 하는 이들.
3. 한 젊은 갱을 추종하는 무리. |
"캄보디아 젠더 및 발전센터"(Gender and Development for Cambodia)가 발표한 연구보고서 <거지와 소공자 : 폭력조직(갱), 폭력, 강간, 약물, 절도에 관한 젊은이들의 태도 연구>(Paupers and Princelings: Youth Attitudes Toward Gangs, Violence, Rape, Drugs and Theft)에 따르면, 젊은 갱들이 "끄세이"(Ksei) 혹은 "끄농"(Knong)이라 불리는 이들을 따른다고 한다. "끄세이"나 "끄농"은 갱들의 배후에 있는 권세를 가진 이들로서, 이들은 갱들이 폭력으로 말썽을 일으켰을 때 뒤를 봐주는 이들을 말한다. 또한 이 보고서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프놈펜에서 인터뷰한 젊은이들 중 절반 이상이 경찰이나 법원을 믿지 못한다고 답했다.
우리는 캄보디아의 젊은 인구가 매년 증가하고 있음을 알고 있지만, 그들을 돕기 위한 조치는 거의 없는 편이다. 프놈펜 당국은 어린이들이 뛰어놀 수 있을만한 공원 몇곳은 만들었지만, 젊은이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장소는 거의 만들지 않았다.
다른 한편으로 범죄 역시 매일 발생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몇년 간 캄보디아 중산층 출신 젊은이들의 행동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얻은 경험을 말해보고자 한다. 젊은이들이 범죄적 행위에 연루되도록 유도하는 요인들로는 다음과 같은 요소들이 있다.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을 경우, 동년배들을 갈취하고자 하는 유혹에 쉽사리 넘어간다.
지난 10년 동안 젊은이들의 레크리에이션 활동을 위한 공공장소들이 많이 매각됐다. 이제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은 매우 제한적이다. 고작 "왕립 프놈펜대학"(RUPP) 캠퍼스나 "올림픽 경기장" 내에 있는 축구장 정도이다.
오늘날의 중산층 총소년들은 보다 더 물질주의에 물들어 있고, 맥주집이나 가라오케 클럽, 바, 나이크클럽, 디스코텍, 마사지클럽, 호텔, 게스트하우스, 윤락가 등에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시설들 중 일부는 학교나 대학에 인접해 있기도 하다. 이러한 문제있는 주변환경은 청소년들로 하여금 학교에 가기보다는 즐기는 데 더 정신을 팔도록 만든다. 따라서 한번 생각을 해보아야만 한다. 이러한 환경을 누가 조성했는가? 젊은이들이 만들었는가 아니면 기성세대가 만든 것인가?
정부 및 여러 기부자들은 중산층 청소년들에 관한 문제를 간과하고 있다. 이들도 캄보디아 사회에서 고-위험을 안고있는 집단에 속한다. 따라서 NGO들이 운영하는 성(sex)이나 생명샘건강(reproductive health, 생식건강), 생활기술(life-skills) 프로그램을 실시하는 소규모 센터들의 수도 소수에 불과한 상태이다.
기성세대는 젊은이들의 태도를 본 후에 부정적으로만 인식할 뿐이어서, 젊은이들에게 실질적으로 조언해주는 어른들도 없다.
젊은이들은 부모로부터도 따뜻한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캄보디아의 부모들은 일에만 매달려 자녀들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적다. 더구나 일부 아버지들은 새로운 연인을 사귀는 등, 스스로 향략적인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들은 자녀들을 위한 역활모델이 되지 못한다. 아버지들은 때때로 자녀들에게 욕설과 폭언을 하거나 자녀들을 구타하기도 하며, 이러한 일들이 가정을 파괴하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캄보디아 사회는 젊은이를 위한 역활모델을 갖고 있지 못하다. 도리어 최근에도 발생한 바와 같이, 자신의 차로 교통사고를 내고도 아무런 처벌을 받지도 않는 고위 공직자의 모습처럼, 나쁜 선례들을 보여주고 있다. |
이런 문제들을 공론화할 때, 만일 정부가 모든 형태의 도박장들을 폐쇄시키는 것도 사회적 안전장치 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체포된 가해 청소년의 구금과 재교육에 관한 내용은 여전히 불충분한 상태이다. 따라서 청소년 조직폭력에 대한 대책으로서 다음과 같은 내용들을 고려해봐야만 한다.
(1) 우리는 부유하고 권력을 가진 이들이 치외법권 지역에서 거할 수 있는 면책의 문화를 없애야만 한다. 폭력과 범죄의 가해자인 갱들이 구속되어 언론을 위한 쇼를 연출한 뒤, 몇달만 지나면 풀려나고 있다.
(2) 캄보디아 청소년들은 크메르루즈(Khmer Rouge) 정권기의 문화가 아니라, 해외에서 유입된 영화나 국내에서 제작된 일부 코메디 영화들을 통해 폭력적인 행동양식들을 배우게 된다. 그들은 너무 어리다.
(3) 가정폭력이 만연된 것도 갈등의 해법에 폭력적 수단이 동원되는 데 한몫을 하고 있다.
(4) 캄보디아에는 정부가 지원하는 젊은이들을 위한 레크리에이션 프로그램이나 센터들이 충분하지 않다. 특히 체육, 예술, 음악 분야에서 더욱 그러하다. 학교나 대학들 역시 그런 시설들을 충분히 갖고 있지 못하다.
(5) 캄보디아에서는 매우 손쉽게 마약에 접근할 수 있으며, 이러한 요소가 영역과 이권을 둘러싸고 경쟁관계에 있는 폭력조직들 사이에 쉽사리 싸움이 일어나게 만듦으로써, 폭력적인 문화 형성에 기여하고 있다.
(6) 젊은이들이 본받을만한 역활모델이 필요하다.
(7) 현재 캄보디아에는 청소년들의 교육, 건강, 리더십에 관해 폭넓은 초점을 맞춘 여러 NGO 등의 기관들이 존재한다. 하지만 특히 중산층 및 상류층 청소년들에 초점을 맞춰서, 오로지 지역공동체 안전 문제와 청소년 폭력 문제만을 다루는 NGO들은 극소수이다.
필자는 이상에서 제시한 포괄적인 접근방법이 캄보디아 사회에서 폭력이나 갱들로 인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한다. 필자는 이상에서 제시한 문제점에 관한 인식들이, 캄보디아 사회에서 중산층 청소년들의 범죄에방에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믿고 있다.
첫댓글 한국에서도 큰어른이 안 계시는 시점에서 캄보디아 청소년에게 롤모델이 될만한 어른을 기대하기는 힘들겠죠. ㅠ.ㅠ
이제 시대가 변해서, "큰 어른"이 이끌던 시대는 지나갔다는 생각도 드네요...
차라리 요즘은 뭐랄까..
"작은 어른들"이 단체로.. 사회적 문화를 형성하는...
뭐 그런 시대로 접어드는듯도 합니다...
최근에 리 영희 선생의 죽음 앞에서
이런저런 소감들이 나왔습니다만...
이제 그런 시대가 지나가고 있는듯 합니다...
마치 학문세계에서도
누군가 한 사람의 거대 시스템 빌더가 세계를 해석하던 시대가
서서히 지나가는 것과 유사하다고나 할까요...
워낙 사람들의 자각도가
신분고하와 학력고하를 막론하고 높아져서리...
소수의 "선각자들"이 주도하던 시대는 지나간거라고 봐야지 않나도 싶네요..
캄보디아의 경우엔 역활모델을 할 어른의 부재보다는
그냥 공명정대한 사회분위기 조성에 워낙 실패한 데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생각됩니다...
그럼 이런 문제에 가장 책임이 큰 개인은 누군가 하면,...
아마도 훈센 씨의 이름이
그 1번 타자 정도에 들어가는 건 당연지사가 아닌가 싶습니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캄보디아 전국구 큰형님 제1번(벙톰 띠무어이 너으 끄농 껌뿌찌어)이
훈센 씨 아니냔 말이죠..
이후로도 훈씨 성 가진 사람들이
전국구 조폭 100위 안에.. 대충 10여명은 들어갈텐데...
누굴 탓하냐 말이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