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림(桂林, 구이린)은 광서장족자치구(廣西莊族自治區)의 북동부에 있는 대도시입니다.
인구는 약 70만 명입니다. 중국지도를 펴놓고 보면 홍콩과 마카오의 북쪽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관광안내를 맡은 조선족 가이드에 의하면 예로부터 계림은
『산청(山淸) 수수(水秀) 동기(洞奇) 석미(石美)』의 여덟 글자로 압축해서 말 할 수 있다고 합니다.
이는 글자 그대로 "산은 푸르고, 물은 빼어나며, 동굴은 기이하고, 바위는 아름답다"는 뜻입니다.
글쓴이는 12월 10일부터 5박6일 일정(항공기내 1박 포함)으로 계림과
그 주변도시인 양삭 및 용승을 둘러보고 왔습니다.
지금부터 글쓴이가 보고 느낀 현장의 이모저모를 정리하여
여러분을 중국 최고의 관광지중의 하나인 계림으로 안내합니다.
계림은 하늘아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가지고 있다는 중국제일의 관광지입니다.
계림을 얘기할 때는 언제나 "천하제일(天下第一)의 산수(山水)"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이강의 유람선을 타고 계림에서 양삭에 이르는 83km 거리를 유람하는 것은
계림관광의 최대 하이라이트입니다.
계림의 산은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해발고도가 그리 높지는 않지만
뾰족하게 봉우리가 솟아오른 매우 기이한 모습입니다.
금강산의 봉우리가 1만 2천 봉인데 반해,
계림에는 모두 3만 6천 개의 봉우리가 있다고 합니다.
버스를 타고 유람선 선착장에 도착하니 수많은 관광버스가 운집한 가운데 유람선이 줄지어 떠납니다.
우리 일행도 유람선에 올랐습니다. 배가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그러나 지난 여름 가뭄으로 인하여 수심이 낮아 배들이 조심조심 운항합니다.
유람선 산착장의 인파
줄지어 선 유람선
출발시각을 기다리는 유람선
이제 그림같은 선계속으로
그동안 사진으로만 보던 계림의 환상적인 풍경들이 가까워졌다가는 멀어지기를 반복합니다.
안개에 잠긴 산의 모습은 그야말로 신선이 살고 있는 선계 속으로 여행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얼마나 안개가 짙은지 태양도 안개 뒤에 숨고 말았습니다.
태양마저 삼켜버린 짙은 안개
그러나 이렇게 몽환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여행자들은 처절한 삶의 현장을 목격하게 됩니다.
통대나무로 만든 쪽배를 타고 현지 농산물과 토산품을 판매하는 상혼이 그것입니다.
큰 유람선이 지나가는 길목을 지키다가 순식간에 배 곁으로 다가와서는
물건을 판매하려고 안간힘을 다합니다.
그러나 이미 관광가이드로부터 이들 물건은 품질도 조잡하고
또 잘못하면 너무 끈질기게 달라붙어 애를 먹으므로
유람선의 창문을 열어서는 안 된다는 주의를 들은 터라
구입하는 사람이 거의 없습니다.
이러한 호객행위는 노소의 구별도 없습니다.
한 두 명도 아니고 수 십 명이 호객행위를 하며 삶을 유지한다는 것 자체가
이들도 고달프겠지만 여행자로서도 마음이 편치 못합니다.
쪽배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
늙은이도 호객대열에 합류
유람선에 접근한 호객꾼
이상한 조각을 가지고 나온 젊은이
이들이 판매하는 방식도 문제입니다. 중국어를 사용하니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가 없고,
따라서 값이 얼마인지도 모릅니다. 종이에 값이라도 적어 물건과 함께 들고 있다면
가격에 대한 궁금증은 해소되련만, 이런 판매자가 한 사람도 없습니다.
이강의 관광대열에는 중국인과 한국인은 물론 머리가 노란 서양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일본인은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일본인들이 한바탕 헤집고 지나간 자리를
우리 한국인들이 차지한 느낌입니다.
노랑머리의 서양인
굽이치는 이강의 물줄기를 따라 유유히 떠가는 유람선의 갑판 위에는
저마다 카메라를 소지한 관광객들의 감탄하는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유람선 갑판위의 관광객들
유람선이 반환점에 도착하여 정박하자 점심이 제공됩니다.
선상에서 먹는 점심이라 분위기가 남다릅니다.
그러나 한국인 관광객들이 많아(글쓴이 팀원 23명) 주변의 경치와 중국식음식을 제외하고는
외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을 정도입니다.
음식이 매우 푸짐합니다.
배를 두드리며 포식한 후 지나간 뱃길을 되돌아옵니다.
사위는 여전히 짙은 안개에 휩싸여 있는 가운데 꿈속에서나 볼 수 있을 정도의
선계의 세계가 끝없이 펼쳐집니다.
계림관광의 서막은 이렇게 벌어진 입을 다물지 못한 채 끝을 맺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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