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이 지는 서귀포의 길목,
땅에 떨어진 동백으로 누군가가 하트를 만들어 놓았습니다,
아름다운 꽃이 땅에 떨어지는 순간,
그것은 쓰레기로 변합니다,
쓰레기로 변한 꽃을 누군가의 손길이 아름다움으로 다시 되돌려 내었습니다,
누군가의 작은 손길이 만들어 놓은 아름다운 공간입니다,
그 아름다움속에 사랑을 담아 봅니다,
4박 5일 일정으로 제주생활을 함께했던 친구 경성이네부부가
다시 4박 5일 일정으로 제주를 찾아 왔습니다,
함께 저녘을 먹으며 4박 5일의 일정을 시작 합니다,
곶자왈,,
매우 생소한 단어입니다,
곶은 숲을 의미하며,
자왈은 덩굴이랍니다,
"덩굴이 어우러진 숲"이라는 뜻인데,
용암 화석덩어리들이 쌓이며 공간이 생기고,
그 공간에 물과 공기가 축적되어 1년내내 비슷한 온도의 공기를 내품는 지형이며,
그 덕분에 열대식물의 북방한계선이 되며,
동시에 한대식물의 남방한계선이 되어
열대식물과 한대식물이 공존하는 세계 유일한 특별한 숲이랍니다,
입구에 매표소도 없고,
지키는 사람도 없습니다,
대신,,,
지키는 소들이 있네요,,,ㅎㅎㅎ
사람이 아무도 안 보이는 화순곶자왈,,,
우리가 제대로 온 것인가 몰라,,,
소들은 입장료 받을 생각이 없고,
관광객은 소들을 피하기 바쁘니,
재빨리 입구를 지나쳐 갑니다,
입장료도 없는 화순곶자왈은 들어서는 순간부터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비자림의 울창한 숲과는 비교도 안되는 손대지않은 순수한 자연이 여기에 있습니다,
자연스럽지않은것은 잘 닦여진 길뿐입니다,
자연스럽지않게 잘 닦여진 길 덕분에 자연스러운 자연속에 파 묻혀 자연이 되어 집니다,
요정이 살고 있을것같은 숲속입니다,
요정이 살았다는 기록대신에
일본군이 주둔했다는 기록만 보입니다,
요정대신에 일본군이라니,,,,ㅠㅠㅠ
일본군 노릇은 할수가 없고,
살았다는 기록에도 없는
늙은 요정 흉내라도 내 봅니다,,,ㅎㅎㅎ
폭이 1.5km,
길이가 9km의 작은 숲입니다,
조금 걸으니 전망대가 나옵니다,
높은 산을 올라가는 길이 아니고,
평지를 걷는 숲길이라 전망대가 없으니
계단으로 만든 전망대로 올라 갑니다,
전망대에서 삼방산이 보입니다,
삼방산을 등진 요정들,,,ㅎㅎㅎ
요정이 벗어둔 날개옷이 있습니다,
입고 날아갈수도 없고,
숨겨 두었다가 요정을 아내 삼을수도 없으니,
주인 찾아 가라고 날개옷은 제자리에 두고 갑니다,
다음 날은 대록산을 올라 봅니다,
제주의 수백개의 오름중 가장 아름다운 오름으로 소개받은 "큰사슴오름"입니다,
아주 가까운 1.3km의 짧은 길입니다,
본래 억새숲으로 유명한 곳인데,
지금은 억새숲이 이런 모습입니다,
그래도 우리는 신나고 좋아,,,
억새숲이면 어떻고,
유채밭이면 어때?
그냥 아무것도 없는 황폐한 들녘이어도
기쁨은 삶에 대한 환희일 뿐입니다,
내 마음에 기쁨이 있으면
저절로 저 달도 기뻐지는 것이고,
내 마음이 슬프면
휘엉청 저 달도 슬픈 법이지요,
우리는 춤추며 황량한 들판을 가로질러 큰사슴오름으로 걸어 갑니다,
오름의 입구부터 끝까지 오직 계단으로만 이어지는 오름입니다,
정상까지는 10여분동안 계단을 세다가 잊어 버리고,
내려가서 처음부터 다시 세지는 못하고,
그냥 다시 세다가 보면 도착합니다,
정상에서 풍력발전 바람개비가 많이 보입니다,
높지않은 작은 오름이라 옆의 따라비오름으로 이어지는 산길입니다,
우리는 따라비오름으로 따라서 이어지지않고,
정상에서 고구마와 커피를 맛있게 먹고 하산합니다,
작은 사슴 두마리가 큰사슴오름을 내려옵니다,
큰사슴오름옆에 말오름(말타는 승마체험장,ㅋㅋ)이 있습니다,
우리는 말에 오르는 대신 승마체험장의 유채꽃길을 걸어 봅니다,
유채꽃이 핀지가 이미 오래인데,
이곳 표선쪽은 아직 유채가 피어나는 중입니다,
아주 넓은 유채꽃밭입니다,
풀깍는 차가 밀고간 길위로 아직 덜 핀 유채꽃 길을 여기저기 걸어 봅니다,
표선해수욕장으로 왔습니다,
아무도 없는 해변가를 걸어 봅니다,
단체로 신혼여행온 신혼부부 흉내를 내 봅니다,
결혼한지 40년도 아직 안된 신혼부부인데,, 뭐,,,ㅋㅋㅋ
자,,
신랑신부 키스하시고,,,ㅋㅋㅋ
돌탁자가 아주 멋집니다,
돌탁자에 앉아 피서지에 놀러온 여름 피서객 흉내도 내보고 돌아 갑니다,
우리는 곶자왈의 아름다운 매력에 푹 빠졌습니다,
곶자왈 도립공원에 왔습니다,
입장료는 아주 착한 1,000원입니다,
곶자왈 도립공원 탐방로는 5개의 길이 있습니다,
잘 다듬어진 길은 테우리길과 빌레길이고,
가시낭길, 오찬이길, 한수기길은 용암으로 이루어진 어려운 길입니다,
잘 다듬어진 테우리길을 걸으며,
잘 다듬어진 테우리길과 빌레길만 가야지,,,,
그런데 그러기에는 숲이 너무 이쁘잖아,,,,
길이 어려운 사람은 나뿐이고,
숲은 너무 이쁘고,
시간은 넉넉하고도 많으니,
우리는 천천히 조심조심 험한 길로 걸어 들어 갑니다,
용암을 밟으며 아름다운 숲길을 걸어가는 길,,,
숲길로 걸어들어가다보면,
이렇게 나무 사이에 숨어서 사아~알짝 내다보는 요정을 만나게 될것같은 숲길입니다.
마치 아프리카의 열대 정글을 걷는 느낌같기도 하고,
고요한 선계를 걷는 느낌같기도 합니다,
어려운 길을 처음에는 아주 조심조심 걷다가
익숙해진 걸음이 점점 빨라 집니다,
저 봐,,, 저 나무위에(나무 중간말고) 요정이 있잖아,,,
요정을 보고 싶으신분은 손끝을 잘 따라가 보시길,,,ㅎㅎ
숲속에서 쉬엄쉬엄 갑니다,
바쁠 일이 없습니다,
인생길은 바쁘게 걸어가봐야 별 것이 없습니다,
빨리 걸어 남보다 멀리 가고,
일찍 도착해서 행복에 이르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가는 길을 음미해가며 걷는 길위에 행복이 있습니다,
돌위에 붙어 자라는 식물도 구경하고,
고사리같은 잎들이 자라는 모습도 구경해가며 천천히 쉬어가야 숲을 보듯이,
여백이 없는 삶이란,
아주 성실하고 충실한 삶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메마르고 건조한 삶인줄을 알아야 합니다,
태어나서 성장하고 늙어가고,
결국은 죽음으로 가는 길,,,,
그것은 누구나가 걸어가는 길입니다,
열심히 쉼없이 일하면
많은것을 추수한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행복을 가져다 주는것은 아닙니다,
행복은 지금 나에게 주어진 순간순간을 기쁨으로 채워가는 일입니다,
이렇게 환한 웃음으로~~~
행복은 이 환한 웃음속에 가득 들어차 있습니다,
걸어도 끝이 없을것같은 돌길을 걷고 또 걸어 갑니다,
한 개의 나무가 두개의 가지로 뻗어난 나무인지?
두 개의 나무가 하나로 합쳐진 나무인지 모를 나무가 팔을 벌려 그 사이로 만들어진 길,,,,
그 사잇길로 걸어 갑니다,
곶자왈 도립공원은 면작이 154만제곱미터,,,,
50만평이나 되는 길이네요,,,
좋은 길만 걸어보려던 처음의 계획과는 다르게,
좋은 길인 빌레길만 제외하고
나머지 길을 모두 걸어 왔습니다,
아름다운 숲속에는 슬픈 전설들이 깃들어 있습니다,
4.3항쟁의 아픈 역사를 이 숲 또한 비켜가지 못 했습니다,
역사와 정치와 아무 상관이 없이 살고 싶다고 아무리 발버둥쳐도
사회속에서 살아가는 한, 우리는 역사와 정치에 무관할수가 없습니다,
무관할수가 없다면,
힘을 모아 함께 행복에 이르는 정치와 역사를 만들어 가야 합니다,
음,,음,,,음,,,
향기가 좋아,,,,
향기는 숨겨도 멀리멀리 퍼져 나가고,
악취도 숨겨도 퍼져 나갑니다,
악취가 풍기는 삶을 살면서
향기로운 향수를 사용한다고 향기로워지지 않으며,
향기로운 삶은
저절로 향기를 내 품게 됩니다,
내 스스로가 어떤 향을 내 품으며 살아가고 있는지를
가던 길을 멈추고 돌아 봅니다,
계단을 올라 전망대에서 바라본 곶자왈 도립공원,
이제 돌아 나갑니다,
거의 4시간 가까이 걸린 대여정이었네요,,,
아주 쉬운 빌레길을 버리고,
돌덩어리길을 오래오래 걸으며 자연을 품을수 있었던것은
경성이 친구가 잡아주고 이끌어준 덕분입니다,
감사한 마음입니다,
세상은 내가 잘 나서 살아가는 길이 이나라,
늘 누군가의 수고로움과 양보속에서 얻어지는 기쁨입니다,
내가 오늘 베푼 작은 도움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아주 커다란 행복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내가 오늘 무심코 내뱉은 성내는 말 한마디가
상대방의 가슴에 꽃히는 비수가 되어지고,
화를 내야할것 같은 시기에 내뱉는 부드러운 내 말 한마디에
상대방의 마음에 얼마나 큰 기쁨으로 다가서는가를 우리는 기억해가며 살아가야 할 것입니다,
이중섭이 피난와서 살았다는 집옆의 골목길,,,
까꿍이 이 길을 너무 좋아 합니다,
이중섭이 두여인의 사랑을 듬뿍 받는중,,,ㅎㅎㅎ
이중섭이 잡아온 고기,,,,
아주 걸게차린 식탁으로 짧은 여정의 마지막 밤을 장식합니다,
리조트 마당의 그네에서
"내 건 두개" ㅋㅋㅋ
그리고 서귀포 터미널에서 이별합니다,
함께 한 짧은 일정이 행복한 기억으로 먼 훗날에도 기억하게 될 것입니다,
한 20년쯤 지난후에,
"그때만 해도 젊고 힘도 있었는데,,,그때로 돌아간다면 얼마나 좋을까,,,,,"
라고 회상할 "바로 그때"로 돌아와 우리는 지금 살아가고 있습니다,
"바로 그 때"인 지금,,,
이순간 순간 순간을 모두 행복으로 채워가기를,,,,
모든 순간이 행복으로 채워져 가기를,,,
모든 존재가 행복하기를,,,,
첫댓글 감사합니다~ 🙏
오늘도 즐감 하였습니다.
건강하셔요.
잘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여행기 잘 읽고 갑니다~~ 마치 함께 여행을 떠난 기분이 들었어요~잠시나마 행복했습니다~~^^
'여백이 없는 삶이란,
아주 성실하고 충실한 삶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메마르고 건조한 삶인줄을 알아야 합니다,'
이 글귀가 참 공감이 되어 몇번을 되뇌어봅니다.
성실이라는 헛된 이름에 속지 말고, 늘 여유있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 가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