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기 윌트 체임벌린, 웨스 언셀드, 커림 압둘자바, 데이브 코웬스 등, 무수한 레전드 센터들과 맞장 떠 그들에 우세한 경기를 펼치며 그들 팀과의 플레이오프 맞대결을 승리로 이끌었던 전사... 그가 바로 이틀 전에 작고한 윌리스 리드입니다.
패트릭 유잉이 아닌, 그가 괜히 '뉴욕 닉스의 심장' 이라 불리우는 게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열세인데도, 여러가지 열악한 조건임에도, 그가 보여준 투혼과 열정, 승부근성, 리더쉽 등이 닉스 구단을 두 번이나 우승으로 이끌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붙여진 별명입니다.
1942년 생으로 1964년 드래프트를 통해 닉스에 입단한 리드는 데뷔 첫 해부터 19.5점, 14.7리바운드로 매우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올스타와 신인왕에 등극했습니다.
팀에 이미 올스타 센터인 월터 벨라미가 있었기에 리드가 파워포워드 포지션에서 뛰며 닉스는 트윈타워스를 구축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키는 작아도 타고난 센터인 리드와 벨라미가 공존하는 것이 효율적으로 맞지 않다고 판단되어 1968년을 끝으로 벨라미가 트레이드 되었죠. 그래서 닉스에 합류한 선수가 명 파워포워드, 데이브 드부셰입니다.
1. 체임벌린과의 첫 대결
매우 희귀한 영상자료입니다. 윌리스 리드가 데뷔시즌에 워리어스의 체임벌린과 첫 맞대결을 벌이는 장면이죠. 신장이 무려 10센티 가량 차이가 났지만, 타고난 장사인 리드는 기민한 풋워크와 빠른 손놀림으로 체임벌린에게 투입되는 공을 차단합니다.
2. 커리어 내내 리드의 필살기 - 높은 궤적의 미드레인지 점프슛
대학시절부터 프로 커리어를 마감하는 순간까지 리드와 항상 함께했던 미드레인지 점퍼. 머리 위에서 공이 릴리즈가 되고 또 공 자체가 높은 궤적을 그리며 날아갔기 때문에 자기보다 큰 상대 블라커에게 여간해선 슛이 막히질 않았습니다.
3. 윌트와 좌충우돌하며 골밑 공격
저 당시 윌트와 골밑에서 저런 몸싸움을 벌이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그것도 루키가요. 그러나 깡다구 좋은 리드에겐 그런 장벽같은 건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4. 팀원이 맞자 상대팀 전원을 상대로 싸우는 리드
골밑 박스아웃 과정에서 팀원이 상대선수에게 맞자 곧바로 응징하는 리드. 4~5명의 레이커스 선수들이 리드를 공격했으나 모두 리드에게 한 대씩 맞고 떨어지죠. 리디의 리더쉽은 이런데서도 나왔습니다. '팀원이 맞으면 반드시 내가 대신 복수해준다'... 이런 큰 형님 마인드가 그를 위대한 전사, 탁월한 리더로 만들어주었습니다.
5. 전성기 커림을 수비하는 리드
1970년 11월 27일 경기였습니다. 디펜딩 시즌 MVP인 리드와 최우수 신인왕으로서 MVP 급 활약을 펼치던 커림과의 시즌 첫 맞대결이었습니다.
신장이 무려 13센티나 차이가 났지만, 저 윌리스 리드의 수비력을 보십시오. 오스카 로벗슨으로부터 커림에게 투입되는 엔트리 패스 길 차단, 그리고 커림이 포스트업 공격을 들어가기 직전에 공 긁어내버리기...
6. 리드의 골밑 수비 장악력
당시에 수비상 제도나 블락샷 등이 집계가 안 됐어서 많이 과소평가를 받는 부분이 바로 윌리스 리드의 수비력입니다. 대인방어는 물론, 패스 루트 차단, 터프한 골밑 박스아웃, 그리고 블락샷까지 모두 잘했던 뛰어난 센터였습니다.
7. 리드의 필살기 - 미드레인지 점프슛
커림이 슛 견제를 들어가기 전에 반 템포 빨리 던져버리는 중거리슛. 높은 궤적이지만 매우 정확합니다. 두번 째 슛은 그 메카니즘에 있어서 잭 시크마의 슛과도 흡사하군요.
8. 미드레인지 슛을 막기 위해 커림이 앞으로 붙으면?
농구의 ABC죠. 붙으면 치고 들어간다. 또는 스텝백 점퍼로 공략한다.
9. 리드의 포스트업 공격과 훅 슛
매우 효율높은 공격기술이죠. 포스트업 상황에서 더블펌프 플로터와 런닝 훅 슛.
10. 들러붙는 수비수들 처리방법
훼이크 동작에 이은 고각의 슛... 리드의 필살기에 좀 더 정교하고 세련된 풋워크가 가미된 모습입니다.
11. 커림의 높은 수비벽은 더 높은 궤적의 점프슛으로 뚫는다
참으로 아름답고 멋진 미드레인지 점프슛들입니다.
12. 1970년 NBA 파이널 게임 4
막강 레이커스 골밑을 상대로 죄충우돌하며 결국에 골 성공시키는 리드.
13. 닉스 공격과 수비의 Heart and Soul
파이널 1차전 - 37점, 16리바운드 (닉스 승)
파이널 2차전 - 29점, 15리바운드 (닉스 패)
파이널 3차전 - 38점, 17리바운드 (닉스 승)
파이널 4차전 - 23점, 12리바운드 (닉스 패)
14. 윌트의 공격을 온몸으로 막아내는 리드
이 4차전을 끝으로 홈코트 어드밴티지가 있는 닉스에 살짝 시리즈의 향방이 옮겨지는 분위기였는데, 이어 펼쳐진 5차전에서 그 유명한 리드의 부상이 발생하고야 말았습니다.
윌리스 리드의 심각한 오른쪽 허벅지 부상.
다행히도 닉스의 나머지 선수들이 심기일전해 모두가 골고루 득점을 하며 홈에서 가까스로 귀중한 승리를 챙깁니다.
그러나 시즌아웃 부상을 당한 리드를 잃음으로써 사실상 시리즈의 추는 기울어버렸죠.
6차전에서 체임벌린의 45득점, 27리바운드의 활약에 힘입어 레이커스는 22점 차의 대승을 거둡니다.
누가 봐도 7차전 승리와 우승은 제리 웨스트, 엘진 베일러, 윌트 체임벌린의 레이커스가 이미 따논 당상이었습니다. 도박사들도 모두 레이커스의 손을 들어줬습니다.
그리고... 7차전이 벌어졌습니다.
15. 7차전 승리의 신호탄 - 윌리스 리드의 컴백과 첫번째 점퍼
아무도 예상치 못한 일은 경기 시작 직전에 일어났습니다. 시즌아웃된 리드가 유니폼을 입고 경기장에 뛰어들어온 것입니다. 전 미국의 농구팬들이 경악을 했습니다. 제대로 걷지도 못하는 선수가 윌트와 점프볼을 뛰었습니다. 그리고 경기 시작과 함께 자신의 필살기인 미드레인지 점퍼를 작렬시킵니다.
이 경기 영상을 꼭 보시길 권합니다. 뉴욕 메디슨스퀘어 가든의 그 뜨거운 열기를 직접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관중들도, 선수들도, 티비로 시청하던 팬들도, 모두 경악을 하며, 마치 이 세상 모든 우주의 기운이 닉스 구단 쪽으로 훅 옮겨가는 그런 기이한 현상이 일어났으니까요.
16. 7차전 승리와 우승을 결정지어버린 리드의 두번째 점프슛
경기 초반이었지만, 리드의 이 두번째 점퍼가 체임벌린 위로 작렬하는 순간, 팬들은 모두 알았습니다. 중계를 하던 패널들도 알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닉스와 레이커스 선수들도 알았습니다. 1970년 NBA 우승은 닉스의 것이라는 사실을...
리드의 스탯은 보잘 것 없었습니다. 27분 뛰고 4득점, 3리바운드... 그러나 시즌아웃되었던 그가 경기장에 나타나 다리를 절며 체임벌린 상대로 두 개의 점프슛을 꽂아넣었을 때 사실상의 승부는 결정나고 말았습니다.
윌리스 리드에게 있어서 1969~70 시즌은 잊을래야 잊을 수 없는 시즌이 되었습니다.
시즌 MVP, 올스타게임 MVP, 파이널 MVP... 역대 최초로 3관왕을 해낸 시즌이었으니까요.
그는 3년 후, 또 다시 체임벌린의 레이커스를 맞아 닉스를 우승으로 이끌며 자신의 두번째 파이널 MVP를 수상합니다. 이 시즌의 닉스는 월트 프래지어의 팀이었으나, 리드의 리더쉽과 팀 기둥으로써의 눈에 보이지 않는 활약상까지 감안되며 그가 파이널 MVP 수상자로 선정이 되었습니다.
뉴욕 닉스의 Heart and Soul, 메디슨스퀘어 가든의 심장, 그가 바로 윌리스 리드입니다.
'원조 수퍼맨' 윌리스 리드의 명복을 빕니다.
첫댓글 윌트 옆에 있으니 작아보이네요
닉스 원클럽맨인거죠? 멋지네요
네, 닉스에서만 뛰었습니다. 커리어 내내 몸을 너무 혹사했고, 모든 환경이 열악했다 보니 32세에 은퇴를 했는데, 지금 같은 황경에서 뛰었다면 성격상 6~7 시즌은 더 활약을 했을 거예요.
@Doctor J 이런 낭만이 참 멋져요
늦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박사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
늦게나마 멋진 선수 알아갑니다
멋진 선수였네요... 3점 라인이 없는 코트는 어색하군요! 귀중한 자료 감사합니다!
샘퍼킨스랑 슛폼이 비슷한 느낌... 컨버스 안신고 지금같이 관리 받으면서 뛰었으면 어땠을까 ㅠㅠ
와 싸움장면 대단하네요. 괴물 하나가 코트를 휘젖는 느낌? 점프슛을 플로터처럼 쏘네요. 허슬과 파워를 겸비한 빅맨은 농구만이 주는 즐거움이죠.
어깨가 ㄷㄷㄷ
블루워커 스타일이덴 슛도 좋았네요
너무 좋은 자료, 해설 감사드립니다.
이 파이널 이야기는 볼때마다 들을때마다 울컥하고 감동이네요 ㅠㅠ
큰 경기에 강한 ㄷㄷㄷ
닉스 팬들에게는 유잉보다 더 위대한 선수였다고 들었었는데
박사님 설명과 자료를 보니 이해가 갑니다
좋은 글과 자료 감사드립니다
박사님 혹시 80년대 알렉스 잉글리시에 대해서도 소개 해주실수 있으실까요?
네, 접수했습니다!
공격수 입장에선 굉장히 귀찮은 수비네요. 특히 볼도 못 받게하는 수비는 굉장합니다.
굉장히 터프한 수비수였습니다. 일단 몸 자체가 강인했고, 풋워크도 뛰어났으며 손이 빨랐죠.
그동안 이름만 알고 있는 선수였는데 박사님 덕분에 알게 됐네요 유독 이 시대 선수들은 약간 저평가되는 경향이 있는것 같습니다
오늘도 좋은 자료 감사드립니다
고맙습니다.
궁금하던 선수인데 박사님 감사합니다
이분은 그 자체로 진정한 뉴욕닉스의 심장이네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유형의 선수입니다
동시대에 라이브로 보았다면 이분의 열성팬이되고 존경했을것 같습니다
높은 타점에서 고각으로 쏘는 점퍼라니 ㄷㄷㄷㄷ 몹시 귀중한 영상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나저나 파이널 7차전의 모습은 뭐랄까... 와... 말이 안나옵니다. 말로만 들었지 저렇게 심하게 절뚝거릴 줄 몰랐어요. 지금을 살아가는 제가 생각하기에 좋은 모습같지 않은데도 강하게 심금을 울리는 뭔가가 있어요. 그 때의 시대 정신이란...
저 시대, 저 시절만의 낭만이고 매력이었죠. 지금 저랬다간 몸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선수들과 매니지먼트가 가만 있을리 없겠고요.
저 때 윌리스 리드가 우승 직후 남긴 말이 있죠.
"의료진도, 감독진도, 모두 뜯어말렸다. 절대로 뛸 수 없다고. 하지만, 나는 내 홈구장에서 우리팀이 원정팀에게 우승을 내주는 걸 보고만 있을 수 없었다. 비록 이 경기가 나의 커리어 마지막 경기가 된다 할지라도 나는 코트 위에서 싸우다가 은퇴할 생각이었다. 다행히도 나의 파이팅이 팀원들 전체의 사기를 끌어올렸고, 반대로 레이커스의 사기는 급격히 떨어졌다. 또 다시 이런 상황이 와도 나는 코트 위에 설 것이다."
가슴이 뜨거워지는 글 감사합니다^^
이런 선수들이 더 많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
동감입니다.
2K 닉스 레전드에 당당히 올라가 있어서 궁금했었는데...
항상 양질의 글 정말 감사합니다!!
윌리스리드가 명전 경쟁에서 제리루카스에게 패했던 건 충격이었죠 외양이 밥레이니어하고 많이 비슷하네요 차이가 있다면 진골귀족과 6두품같다고 생각이 드네요 월트프래지어는 지금 파엠없는거 얼마나 땅을 칠지..
70년 파이널 MVP는 자타공인 윌리스 리드가 받아야만 했던 상이었고, 73년 파이널은 사실 어느 누구에게 상이 갔어도 이상하지 않을 만큼 닉스 선수들 전체가 골고루 활약을 했죠. 닉스 스타팅 5명 전원이 모두 상을 받아야 마땅했던 시리즈고... 하지만, 리드가 팀의 심장이었고 라커룸 리더였던지라, 그 상징성 때문에 리드에게로 상이 갔다고 봐야죠.
프래지어는 정규시즌과 포스트시즌 모두 닉스의 최고 선수였지만, 파이널에서만큼은 제리 웨스트와 매치업이 되면서 공수겸장인 두 선수가 서로를 철저하게 수비하는 바람에 두 선수 모두 기대치에는 못미쳤던 시리즈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