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 컵
노브랜드에 들어선다
되새 떼처럼 일제히 날아드는 시선
키오스크 앞에 선 손가락이 우물거린다
화면 속 요란하게 떠다니는 오늘의 메뉴는
시그니처 투게더팩
눈인사도 없이
얼굴 빤히 쳐다보며 투게더와 빈 컵 두 개를 내민다
이 컵은 뭐지
뭐였지?
생각은 버스를 타고
식탁 앞까지 따라왔다
빵 봉투 열던 그가
이 빈 컵은 뭐꼬 한다
청소기 필터 하나 갈아 끼우지 못하는 그녀
셀프인 콜라를
기억 저쪽에 앉혀 놓고
종이컵 가득 헛헛함만 담아온
저녁
셀프 찾으러 가야하나
다시, 생각이 꼬리를 물고 있다
카페 게시글
이은춘 시인
빈 컵 / 이은춘
나무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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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1.12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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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빈컵 같은 기억의 공간이 나날이 커져가는 느낌적 느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