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4년은 된듯 합니다.
이 삼일쯤 구상하고 삼일쯤 걸려
쓰고 각색하고 엉터리로 교정 본 생각이 나네요.
쳐박아 두었던 것인데 꺼내어 들춰보니
이 놈도 세상 공기좀 맡게 해줘야 하는거 아닌가.. 하는
그런 생각이 들어서 올려 볼까 합니다.
책으로 만들어 질 일은 없는 놈이지만
퍼가시는건 아니되오니 양해하시구요...
재미 없으면 안읽으셔도 되구요...
시간이 너무 남거나
심심해서 미치겠는 분이라면
그냥 적선한다.. 생각하시고 보시면 될 듯 합니다.
모두 다섯 파트이며 하루에 하나씩 올리려 합니다.
그럼... 진지한 악플을 기대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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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덜 대며 눈을 뜬지 10분이 지나도록
발가락은 이불 속에서 꼼지락 거리고 있었다.
이제는 일어나야 하는데... 시간에 늦지 않으려면.
항상 상냥하게 웃어주는 내 아내의 얼굴이라 생각하며
벽에 걸린 안젤리나 졸리의 험상 궃은 사진을 쳐다보며
밤새 내 입냄새에 시달린 이불을 걷어치웠다.
문을 열고 나가니 집엔 아무도 없었다.
맞다. 원래 나 혼자 산다.
이짓거리 시작한지도 벌써 석달이다.
몸무게는 4키로그램이나 줄었지만 혼자산다고
불쌍하게 여겨주는 사람은 울 어머니를 포함해서 한 명도 없다.
오늘같은 날은 좀 일찍 일어나서 목욕탕이라도 다녀오고픈 생각이었는데
두툼한 솜이불의 유혹과 전날 소주 두 병의 안식이
결국은 고양이 세수와 다 떨어져가는 무스통을 흔들게 만들었다.
며칠 전부터 준비해 놓았던 양복이 눈에 들어온다.
나보다 나아보인다... 양복이... 할 수 없지머... 사실인걸...
허겁지겁 챙겨입고 가방과 지갑을 챙겼다.
옆에 놓인 카드 영수증 하나에 희미한 기억하나가 스쳐갔다.
28만원... XX노래방... 쓰발... 소주두병에 비싼 해장국을 노래방서 먹었나부다...
아픈기억은 그렇게 휴지통으로 찟겨져서 들어갔지만
며칠 후 날라온 청구서로 다시 마주하게 될 것이다.
버스는 예상대로 10분을 기다려도 오지 않았다.
버스들이 내뿜어주는 아황산가스는 친절하게도 속쓰린 아침에 더 매케하다.
쓰발... 허리띠를 안했다...
어째 허전하다 싶었는데 내려가는 바지가 허전함의 이유를 설명했다.
매고 있던 가방을 옆구리에 끼었다. 효과적 방법에 흐린 미소는 절로 나왔지만
이후 내 모습이 어색해 보이진 않을까 눈치를 살펴야했다.
바쁜 출근시간이 지나서인가 사람들은 평온해 보였고
햇살은 남은 한 손을 저절로 눈가에 올리게 만들었다.
이제서야 학교가며 책 읽는 학생. 신문을 보는 이. 그리고 아가씨 아줌마들.
분간이 잘 안되지만 아가씨들 중에도 아줌마가 있으리... 내 눈은 못속여...
시간이 다되어 갈 무렵 버스는 저만치서 꾸물럭거리며 달려 온다.
난 진심으로 노력했으며 진심으로 달리는 버스 안에서 조차도 달렸다...
엉덩이를 들썩이며... 순간 어떤 유행가가 생각나기도 했지만 노래는 부르지 않았다...
말 달리자...
네번째 오는 곳이라 낯설지 안았다. 곧바로 8층. 그리고 우측 면접장소로 향했다.
순간 난... 침착해졌다. 저 앞에서 한번쯤 일면식으로 낯설지 않은 인물들이 보인다.
면접관. 그들이 나오고있다. 5명 밖에 안되는 최종면접대상자들을
순식간에 다 만나고 나오는 모양이다. 아니... 날 빼면 4명이군...
난 저들을 붙잡아야 할까 하는 고민에 1초간 빠졌었다.
결국 난 다음번에는 절대 늦지 않으리라는 위대한 결정과
또 기회가 오리라는 위대한 상상을 하며 그들을 스쳐 보냈다.
가방을 들춰 한달 가까이 들어있던 면접표를 꺼내 봤다.
너무 위대한... 아니 너무 용감한 한 청년의 얼굴이 들어왔다.
저 자신감에 차 웃고있는 표정... 어제의 대화가 귓가를 흐른다...
99.9%의 합격을 축하한다...ㅎㅎㅎ.... 고맙다... 3차는 내가...ㅎㅎㅎ...
엄마~~ 이젠 생활비 안보태줘도대...ㅎㅎㅎ....
버스는 5분도 안되어서 한대씩 휙... 휙... 지나갔다...
돌아나오는 길에 들러 정리해 본 통장엔 11만원이 남아있다.
해장국을 한그릇 먹어야 하는데... 시내는 이래서 안좋다...
해장국 집이 잘 안보여서...
첫댓글 단편연재인가요? 재밌어요^^ 악플은 아니고 제 생각엔 줄임표가 꼭 필요한 문장이 아니라면 의미없는 남발은 좀 지양하면 더 좋지 않을까 해요 왜냐면 문체를 소심하게 만드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다음편도 기다립니다
죽도록 심심하진않지만 그냥 읽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