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에 도전하려고요. 늦은 나이지만 이제는 정말로 제가해보고 싶은 공부를 하고 싶어요. 그래서 사회에 꼭 필요한 사람이 돼야죠. 그래서 멋진 말년을 보내려고요. 끝까지 최선을다하고 열심히 생활하는 후회 없는 삶을 살고 싶어요.”
산재를 당한 후 굳은 의지로 고통과 역경을 이겨내고 새로운 꿈과 희망을 일궈가고 있는 김정자씨.
그녀는 자동차 협력업체 생산직 근무 중 프레스에 오른손이 눌리는 사고로 부득이 절단을 했지만, 현재는 그 누구보다 열심히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여성이다.
사고를 당하고 난 그녀의 심정은 어땠을까?
“저에게 이런 시련이 왔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고, 눈앞이 캄캄했죠. 살고 싶지가 않았어요. 정말로 저 세상으로 갈 수만 있다면 그렇게 하고 싶었으니까요. 상상 통증(환상통)이 심해서 밖에 나가지도 못했어요. 마지못해 하루하루를 견디고 있었죠.”
그러던 중 남편의 권유로 처음에는 요리 학원에 다니게 됐다. 가족이 모두 나간 뒤 집에 혼자 있으면 우울증에 걸린다고 사람들과 어울려 보라고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수동적으로, 마지못해 학원에 다니게 됐다. 그 후 근로복지공단에서 다양한 재활프로그램이 있다는 것을 알고 직업훈련을 신청해서 한식조리와 양식조리를 배우게 됐다. 삶이 끝났다고 좌절했던 그녀에게 새로운 희망과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요리 학원에 다니다 보니 욕심이 생겨서 자격증 시험에 도전했어요. 꼭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시험을 쳤는데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하게 된 거예요. 그 뒤로 근로복지공단에 방문해서 담당자에게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했노라 대답했더니 너무 좋아하시더라고요. 컴퓨터도 배울 수 있다고 하셨어요. 직업훈련에 대해서도 훈련 수료 후 창업도 할 수 있다고 했어요. 담당자의 자상함 덕에 그 뒤로 용기가 좀 생겼답니다. 살아야겠다는희망도 조금씩 싹 텄고요.”
그 후로 그녀는 개인적으로 익산성모 호스피스 수료증과 웃음운동 3급 지도자 자격증을 취득하고, 재취업을 해 보고자 노력했다. 그러나 번번이 실패했다. 생각 끝에 컴맹인 그녀가 컴퓨터를 배우고자 국비로 하는 학원에 다녔고, 결국엔 정보기기 자격증도 취득했다.
사고 후 근로복지공단의 도움으로 현재는 익산시에서 운영하는 익산시립도서관 ‘도담도담’ 어린이실에서 행정도우미로 근무하고 있다.
주요 업무는 책 반납, 대출 확인 후 책 배열 정리 등이다.
“제가 또 다시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너무 감사할 따름이죠. 때론 힘든 일도 있지만 사람이 어찌 편할 수만 있나요? 무엇보다 책을 많이 읽을 수 있어 너무 좋아요. 제가 여기 있는 동안은 도서관에 있는 책이 모두 제 책이랍니다.”
그녀는 이제 삶의 새로운 희망을 꿈꾸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끝없이 도전할 것이다.
“용기를 내세요. 내 처지를 비관하지 말고 생각을 바꿔 보세요. 그러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인생이 달라진답니다.
하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안 되는 것은 없는 것 같아요. 조금늦게 갈 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