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와 인디음악
난 요즘 한국 인디음악의 발전을 연구하다보면 우습게도 한국 인디영화 즉 독립영화를 떠올리게 된다. 한국 영화가 참 많이 발전했다. 내가 대학 다닐때만 해도 한국영화를 보러가는것 자체가 좀 수준 낮아 보이던 시절을 생각해보면 정말 많이 발전했다.오히려 당시엔 돈있는 투자가들이 한국영화에 투자하느니 한국 음악에 투자하는것이 낫다고 생각할 정도였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젠 반대가되었다. 한국음악에 투자하는것은 바보들이나 하는짓이 되어버렸다. 한국 영화에 투자하면 이젠 최소한 본전은 치는 장사가 되어버렸다.
어떻게 한국 영화는 이렇게 비약적인 발전을 할수있었을까...... 그 출발은 독립영화의 발전에 있었다고 난 생각한다. 우리식으로 이야기 하자면 인디영화다. 저예산으로.... 500만원 1000만원 정도의 투자비로 영화를 만들었다. 이 독립영화를 통해 많은 유능한 감독들과 스탭들이 양성되어지고 배출되어진것이다.
많은 독립영화를 본것은 아니지만 가끔 보는 한국 독립영화를 보면 상업성 보다는 작품성에 촛점을 맞추고있는것을 쉽게 볼수있다. 새로운 스토리의 전개와 영상,음향 모든것이 당시의 메인스트림의 한국 영화에서는 볼수없는 새로운 시도들이였다. 현재도 독립영화들은 철저히 작품성을 추구하고있다.
이러한 독립영화의 활성화가 현재의 한국영화를 만들어 놓았다고 보는것이 나의 견해이다.
그렇다면 한국 독립음악은 어떤가..... 누구나 인디음악이 무엇입니까 라는 질문에 변변히 답변들을 못하고 있다. 솔직히 말하는 사람들의 경우 그냥 돈도 없고 제작해주는 사람도 없어서 저예산으로 제작하는것이 한국에서의 인디라고 말한다. 그렇다 솔직히 한국에서의 인디는 작품성이라기 보다는 상업적으로 속된말로 뜨고싶은데 제작해주는 사람들도 없고 또 돈도 없고 해서 울며 겨자먹기식으로 저예산 제작인 인디형식을 취하고 있다. 이것이 한국에서의 인디라고 말해도 과언은 아닐것이다.
난 일본과 미국에서의 인디밴드들의 음악과 음반을 많이 보고 들었지만 쉽게 이해될수있는 음악들이 아니였다. 현재의 주류음악과는 다른..... 그들은 이런 인디 음악들이 조만간에 주류음악으로 뛰어오를것이란것을 확신하고있었다.
1993년 난 처음으로 미국에서 코어라는 단어를 들었다. 그리고 클럽등지에서 활동하는 인디밴드들은 모두가 당시 주류음악이였던 얼터네이티브를 연주하고있지 않았다.(물론 모두가 그랬던것은 아니였다) 당시한국은 아직 메틀밴드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었다. 얼터네이티브는 음반으로도 몇밴드 소개되지 않았던 시절이다. 그리고 몇년후 코어라는 단어는 락계에서 쉽게들을수있는 단어가 되었다.
인디의 매력은 돈을 투자하는 제작자의 생각에 따라가지 않아도 된다는것이다. 음반에 돈을 투자하는 사람들은 어쩔수없이 상업성을 따라가지 않을수없다 투자한 돈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어쩔수없는것이다. 많은 대중음악가들이 투자가 즉 음반사의 요구에 따라 자신들의 음악을 조금씩 바꾸어가는것을 볼수있다. 정말 하기 싫은 일들일것이다. 자신의 음악에 칼질을 해대는것을 보면서 웃을수있는 음악가들은 없다. 그래도 음반을 발표하기 위해선 어쩔수없는것이다.
이러한 칼질을 납득하지 못하는 음악인들이 자신들의 음악을 발표하는 방식으로 채택한것이 인디 형식의 음반이라는것이 나의 생각이다.
십여년전 난 모 메이저급 레이블 기획실에서 운좋게 근무해본 경험이있다. 당시 난 한장의 메틀앨범을 내기위해 너무나 많은 회사내의 사람들을 설득해야 했다. 락은 돈이 않된다는것이 가장큰 이유였다.일년간의 설득에 성공해서 가장 낮은 레벨의 투자비를 받아 한장의 앨범을 발매할수있었다. 당시 젊고 사회경험이 부족한 나로서는 이해할수없는 회사내의 냉담한 반응에 속이 타들어갔지만 어쩔수없었다. 몇년후 난 왜 회사내의 모든직원들이 메틀앨범 발매에 그렇게도 반대했는지를 깨닫게 된다.
메틀 앨범한장을 발매하는데 당시에도 최소한 2000만원에서 3000만원의 투자비가 소요되었다. 그리고 2만장이나 3만장을 팔아야 속된말로 본전치기 장사는 되는것인데....메틀앨범이 그렇게 팔린다는것은 상상할수없는 시절이였다.가라오케 테입의 경우 테입하나당 500만원만 투자하면 기본 10만개는 팔린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는 나도 더이상 회사직원들에게 메틀앨범의 발매 당위성에 대해 설명할 필요가 없어지고 말았다.다행이도 난 운이 좋아 매번 2만장에서 3만장의 판매를 올려 계속해서 음반을 발매할수있었다. 주변에서도 럭키한 사람이고들 날 불렀던것으로 기억한다.
어렵게발매한 앨범을 들고 홍보를 위해 방송국 잡지사등을 다니며 기자들을 만나도 .... 그들도 한결같이 이런 돈 않되는 일에 목숨걸지 말고 가요를 하라고들 떠들어대기 일수였다. 확율이 높은 곳에 투자하라는 것이였다. 그나마 팝잡지 기자들을 만나면 좀 낫다 그들은 많은 팝음악을 들어서인지 메틀이라는 음악에 대한 이해도가 높았다. 근데 이들은 또 이해도가 너무 높은 탓에 한국의 메틀음악에대해 작품성이 없다고들 떠들어대기 일쑤였다. 왜 한국에는 레드제플린 같은 밴드 메탈리카같은 밴드.....건즈앤로지즈같은 ......밴드가 없냐고 그런밴드있으면 당장 키워주겠다고들 떠들어댄다. 당시 한국락은 설자리가없었다. 이리가도 뺨맞고 저리가도 뺨 맞고.......
여태까지 한국락은 이리저리 끌려다녔다. 락음악의 이해도 없는 사람이 돈좀있다고 투자한다면 다들 몰려갔다.... 그리고 그들의 음악적 칼질에 분노하며 앨범을 발매했다............ 음악적으로 수준높은 기자분들이(?) 이런 음악을 하면 좋을것 같다는 충고를 듣고 그렇게 따라간 밴드들도 많았다.
인디음악은 따라가는 음악이 아니라는것이 나의 생각이다. 인디는 그자체로서 주류음악에 영향을 미치고 대중을 끌고나갈 힘이 있어야 인디음악이다. 그 누구도 시도하지않았던 새로운 음악....... 그리고 그 새로운 음악이 현재의 주류음악을 물리치고 새로운 주류를 만들어갈수있는 음악이 인디음악이다.
외국의 유명 레코딩 프로듀서가 이런말을 한것을 난 읽어본적이 있다." 미래의 주류음악이 무엇이 될것인지를 알고싶다면 클럽이나 라이브 하우스에가서 데모나 인디앨범을 구입해들어라...."
한국의 미래음악이 무엇이 될것인지를 알고 싶다면 클럽이나 라이브 하우스에 가면 알수있을까??????????. 불행하게도 대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한국 인디밴드들에게서는 그런면을 찾아보기 쉽지않다. 대부분이 아류밴드들이다. 그들은 대부분 자신들의 자작곡이 있으면서도 외국곡을 카피한다.그래야 관중을 모으기 쉽고 열광적이 반응도 쉽게 얻어낼수있기 때문이다.
자신들만의 음악을 하는 밴드들을 찾아보기 쉽지않다는것이 한국인디의 문제점이다.
물론 쉽지않다는것을 잘알고있다. 하지만 쉽지않다고 돌아서간다는것 또한 락의정신이 아니라고 본다. 음악을 하면서 자신들의 스타일을 확립하길 권하고 싶다. 이상한 음악이라는 소릴듣더라도 자랑스럽게 발표하길 바란다. 그 누구의 눈치도 보지않고 가사를 쓰고 곡을 만드는 밴드들이 많았으면 한다.
어차피 인디형식으로 앨범을 내면서 대박을 노린다는것 자체가 무리이다. 물론 대박날수도있지만 확율적으로 매우 낮다. 막말로 어차피 돈 않될거 작품성으로 승부를 거는것이 좀더 현명한 생각이 아닐런지......... 주류를 이루는 사람들 즉 수구세력들은 새로운것을 싫어한다.변화를 싫어한다. 변화는 언더에서부터 시작되는것이다. 수구세력들을 이해시키기위해 노력하기보단..... 수구세력들을 이해시키기 위해 내가 변화되어 변질되어지는것보다는..... 바닥에서부터 서서히 스스로가 새로운 변화를 위해 행동하는것이 현명한 일일것이다. 판단은 대중이 하는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밴드들이 많이 나왔으면 한다. 김기덕 감독이 인정 받았듯이 말이다........... 한국락음악이 세계락음악을 이끌어갈 그날을 기다리며....... |
출처: 나의 락이야기 원문보기 글쓴이: cross
첫댓글 크라티아 회원이신 크로스님의 블로그에서 퍼온 글입니다.
역시 잘 읽었습니다. 구구절절 공감하며 가슴이 벅차오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