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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브3는 놓쳤지만 여한이 없이 달렸기에 아쉬움은 없다!
전주마라톤대회를 맞으면서 내심 부담이 많았던지 아님 주변 상황땜에 몸에 무리가 갔던지 때아닌 감기 기운에 다리 근육의 피로는 여전한 상태에서 대회당일까지 이르렀다.
그나마 다행인것은 대회전날 잠을 푹 잔것이라고나 할까?
해마다 높은 기온이 최고의 복병이었는데 이번에는 오히려 낮은 기온에 비까지 내려서 후반 스피드를 내는데는 마이너스 요인이 되었다.
출발~5Km
21:20
대열과 함께 움직이며 초반이라 힘과 스피드 모두가 살아있을텐데도 구간기록은 의외로 늦게 나온다.
아마도 맞바람이 상당히 거세고 은근히 오르막이 있기 때문인것 같다.
(그렇다고 해도 너무 늦네???)
5Km~10Km
19:42" [41:03]
호남제일문을 지나고 인터체인지를 돌아서 월드컵경기장을 끼고 서부우회도로에 이르는 코스(제일아파트->하나로마트)
여기서는 또 의외로 기록이 잘 나온다.
아무래도 바람의 영향이 큰 것 같다.
10Km~15Km
21:01 [1:02:05]
(하나로마트->코오롱 하늘채)
딱 이정도의 기록이 가장 이상적인 구간타임인데...
몸 상태도 괜찮고 날씨도 달리기엔 좋아서 오늘 뭔가 일이 순조롭게 풀릴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15Km~20Km
21:49 [1:23:54]
(코오롱하늘채->삼천동 광진아파트)
아파트 단지를 지나면서 예상했던 것보다 의외로 응원을 나온 사람들이 많다.
게다가 반응도 아주 좋은 편이라 우려했던 폭동(?)은 일어날 것 같지 않아 다행.
근디 왜이리 구간기록이 쳐지는지 이유를 알수가 없다.
힘도 괜찮고 페이스를 의도적으로 늦추는 것도 아닌데....허!
20Km~25Km
20:51 [1:44:46]
(광진아파트->코아백화점)
매 급수대마다 적은 양이지만 물을 마셔오고 있다.
혹시나 행여나 후반에 애로사항이 생길까봐 그러는 건데 아무래도 마이너스 요인이 되는 듯 싶다.
물을 한번 마실때마다 페이스가 뚝뚝~떨어지는 것을 몸으로 느낀다.
아마도 하프기록이 잘 나오는 것은 물을 단 한번도 마시지 않고 달려서 그런것이라고 할수도 있을 것 같다.
25Km~30Km
21:41 [2:06:27]
(코아백화점->팔복동 공단 철길근처)
금암동 분수대 로타리를 지나고 나서 잠시 멍~하니 길만 보고 가던 중에 문득 어머니가 나와 있을 지점이라는 생각이 들어 시선을 멀리 가져가 보니 아니나 다를까 형하고 어머니 아버지 세분이 도로에 나와 소리를 치고 있다.
우리 어머니가 나한테 저렇게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이젯껏 본적이 없었다.
마라톤을 해서 시대표로 나간다고 해도 동문서답하듯 뛰다가 죽은 사람 이야기나 하고 했던 분이 지금은 팔달로를 다 가로막고 펄쩍펄쩍 뛰면서 "강기상 화이팅!"을 외치고 있지 않은가?
순간적으로 코끝이 찡~하면서 발길이 빨라진다.
경기장 앞을 다시 지나고 전북대 지하차도 부근에서 두철이 스패셜드링크를 들고 나와 있다.
맛도 좋고~기운도 나고!!!
지난 동아대회때는 적은 양으로 진하게 타려고 하다가 너무 찐해져서 마시기가 부담스러웠는데 이번것은 딱 좋게 된것 같다.
하지만 중앙시장 무렵부터 내리기 시작한 빗줄기가 제법 기세를 올리고 있다.
체온이 떨어지면서 몸이 알게 모르게 움츠려 지는 것 같다.
게다가 아까 처음 출발할때처럼 맞바람과 싸워야 하는 구간이라 ...
대열을 그대로 따라 흘러가지만 역시나 구간기록은 맘에 들지 않는다.
30Km에서 2시간 6분이라~
5분대에 이구간을 지나야 심리적으로 안정이 되는데 ....
가슴이 철렁한다.
하지만 서브3를 하기엔 충분한 상태이고 아직 피로증상등이 나타나지 않았으니 끝까지 열심히 달려보자고 마음을 다져 잡는다.
30Km~35Km
22:47 [2:29:14]
(팔복동 철길->장동리 사거리 반환점)
아마도 이구간에서 명운이 갈린것 같다.
이상하게 페이스가 쳐지는것도 모른채 속도가 늦어지는데...허참!
대열 전체가 함께 늦어지니까 느끼지를 못하나보다.
비는 거의 그친것 같은데 아까 맞은 찬비 때문에 몸이 알게 모르게 움츠려들고 했나보다.
운전면허시험장 앞길에서 정제영님의 스패셜드링크 서비스가 또한번 예술이고...
반환점이 짧지만 그래도 이것을 통해 앞뒤에 누가 오가는지 알수 있어서 좋다.
오총무가 100여미터 뒤에서 정종, 성익씨와 함께 달려오고 있다.
"할수 있다! 힘내라 힘!!!"
이때까지만 해도 내가 서브3를 놓칠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시간은 많이 까먹었지만 여전히 힘이 남아 있으니 간달간달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오총무도 서브3를 하려면 나를 앞지를 정도로 뒷심을 발휘해야 할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35Km~40Km
22:57 [2:52:12]
(반환점->서신동 신일아파트 앞)
악명 높은 천하장사 오르막이 여전히 높기는 높다.
바둥바둥 열심히 달리는데 기록은 4분30초를 넘어서는체 찍혀 나온다.
참 이상한 일이다.
자세도 흐트러짐이 없고 특별히 어디가 고장난 것도 아닌데 힘이 팽겨 죽을 지경도 아닌데 속도는 나오지 않으니...
이구간을 지나면서야 서브3가 물건너 갔다는 인정을 하게 된다.
하지만 최선을 다하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 모습이고 내 자신에게 떳떳하지 않겠는가?
아닌게 아니라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내 자신이 그 와중에도 자랑스럽게 느껴진다.
40Km~Finish
09:35 [3:01:51]
롯데백화점을 돌아 백제로를 달리며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내 앞에 불과 50명도 안되는 사람들만이 지났을 뿐이라 아직은 신선한 응원을 받을 시간인가 보다.
자세도 흐트러짐이 없고 표정도 밝고 특별히 힘든것도 없다.
이젯껏 풀코스를 뛴 중에 가장 편안한 레이스가 된것 같다.
서문을 통과해서 직선으로 주로를 내놓은 것이 보기에도 시원해 보인다.
직1문을 들어서면서 힐끗 바라다 본 시계가 막 3시간을 넘어선다.
트랙을 빙 돌아 피니쉬 라인을 밟으며 두손을 번쩍 들어보인다.
내 자신에 최선을 다한 부끄럽지않은 레이스가 이렇게 막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