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초, 서울시내에서 모임과 일을 마치고 오후 귀가 중,
느닷없이, 가을이 열리는 길목인 9월에 하나님께 간절한 기도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떠올라, 핸들을 오른쪽으로 꺾어 청계산 기도원으로 향했다.
오후 느지막한 시간인데도 그리 크지 않은 예배당 안엔 20여명의 사람들이
열심히 기도를 하고 있었다. 뒤편에 자리를 잡고 기도하는데
주위의 분들 중에는 방언으로 기도하는 사람, 좀 큰소리로 하는 사람,
찬송을 부르는 사람, 옆 사람에게 들리도록 중얼거리며 하는 사람,
조용히 묵상으로 하는 사람 등, 기도하는 행태가 참으로 다양하다.
그때 “기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가?”하는 물음이 찾아와, 여기에 생각을 정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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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하는 사람들을 보면,
조용히 기도하는 분들도 있고 항상 큰 소리로 외치며 통성 기도하는 분들도 있다.
흥분하고 열광하면 기도에 효과가 나는 것일까?
기도를 할 때 두 손 모으고 두 눈을 감고 기도 드리는 이유는 무엇인가?
눈을 뜨고 기도하면 안 된다고 성경에 나와있는가?
가톨릭의 전통에서는
기도생활의 단계를 염경기도ㅡ 묵상기도ㅡ 관상기도로 정리하고 있는데,
어떤 기도문의 뜻을 생각하며 입으로 외는 기도를 염경(念經)기도라 하고
머리로 하는 기도를 묵상(默想)기도라 하고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기도를 관상(觀想)기도라 한다.
그리고 성경에 제시된 기도의 종류에는
간구, 중보기도, 감사기도 등이 있다(딤전 2:1).
간구는 유한한 인간이 전능하신 하나님께 구하는 모든 것을 뜻하며,
여기에는 기복적(祈福的)인 요소도 포함될 수 있다.
중보기도는 구약의 성전전통에서 대제사장이 지성소에 들어가 백성의
죄를 대신하여 제사 드렸던 전통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며,
교회를 위한 기도, 교역자와 신도를 위한 기도, 국가와 세계를 위한 기도,
주께서 찾아오셨던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을 위한 기도로 채워진다.
감사의 기도는 전통적으로 성찬예식에서 성찬분배를 전후해서 행해져 왔으나
한국교회는 대부분 헌금순서를 전후해서 축복기도 형태의 감사기도를 드리고 있다.
기도의 모양이나 형식에 일정한 틀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눈을 감거나 손을 모으는 것은 마음과 정신을 집중하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물론 서양사람들 중에는 눈을 뜨고 기도하는 사람들도 더러 있지만,
눈을 감는 것이 마음을 모아 기도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은 동서고금을 통해 공통적인 것 같다.
또한 무릎을 꿇고 기도하는 것도 편하게 앉아서 기도하는 것보다는 정신집중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예수님은 기도를 가르쳐주시면서
남들이 보지 않는 골방에서 은밀한 중에 계시는 아버지께 기도하라(마 6:6)고 하셨다.
"은밀한 중에 계시는 하나님"께 기도하라는 말씀에는
조용하게 기도하라는 뜻도 포함된 줄 안다.
예수님의 가르침대로 하자면, 기도는 공공장소보다는
골방과 같은 조용하고 은밀한 곳에서 하는 것이 좋고,
큰 소리를 질러대는 것 보다는 조용한 음성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나님은 우리 마음의 소원을 아시는 분이시기 때문에
반드시 목청을 높여서 기도할 필요는 없다.
기도는 종교적 욕구의 표현도, 하나님을 내 뜻대로 조종하려는 기술도 아니다.
기도는 하나님을 향한 복종의 행위이며,
이 땅에 주님의 나라가 임하기를 재촉하는 믿음과 희망의 종말론적 행위인 것이다.
첫댓글 큰 도움을 줍니다---
다 아시는 내용이지만
그날, "물음"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옆사람을 무시하는듯한 이기적인듯 ( ? )
계속적으로 ㅋㅋㅋ
통성기도하는 교인 옆에 앉아서 예배를
보는것도 나에게는 인내심을 ....
나의선택은 오로지 묵도 ....!
묵도로 인내심을 길러서 그런지
골프에서도 그렇게 정신 집중이 잘되는 모양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