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도봉 산행기
(2010. 8. 7)
오늘은 동기단합대회를 위해 삼도봉으로 산행하기로 한 날이다. 더위로 인해 몸과 마음도 지친 상태이고 당일은 비가 예보된 상태이다. 하지만 체바퀴 도는 듯한 지루한 일상생활을 벗어나고자 마음에 조용히 짐을 꾸렸다.
아침 일찍 일어나 김천에 도착하여 9시에 김천팀 버스에 합류하였다. 버스는 시내를 벗어나 이내 3번 국도로 들어섰다. 3번 국도는 아직 4차선으로 직선화되지 못하고 지형을 따라 하천변으로 구불구불하게 매우 심한 굴곡을 이루고 있었다. 지례에서 903번 지방도를 따라 부항면으로 들어서니 굴곡은 더 심하였다.
이곳은 내가 동력자원연구소 재직시절 80년대 중반에 김천도폭 지질조사 검수할 때 들린 적이 있었다. 그때만 해도 이곳은 차가 들어가기 어려운 곳으로 코란도로만 간신히 접근할 수 있었다. 부항댐이 건설되면서부터 인지 몰라도 도로 사정이 더 좋아졌다는 것을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부항댐 주변은 온통 개발 흔적으로 흙밑에 감춰졌던 화강섬록암의 속살을 들쳐내고 도려내고 하여 옛날의 소박함은 온데간데 없었다. 하지만 이 댐으로 여러 용수로 쓰일 수 있다니 얼마나 다행인가? 댐건설의 반대만 없었더라면 10년전에 댐이 건설되어 김천의 관광명소가 되었을 텐데. 아쉬움을 뒤로 하며 발걸음을 옮겼다.
댐현장을 뒤로 하고 해인리에 들어서니 한적하고 소박한 모습이었다. 버스는 해인농원 앞까지만 들어갈 수 있었다. 이 농원은 우리가 산행후에 회식을 즐기기로 한 곳이다. 이곳에 도착하니 다행히도 날씨는 흐렸다. 간간히 비까지 내리는 상태이지만 찌는 듯한 햇볕을 가려주니 산행하기에는 좋은 여름 날씨이었다.
해인농원에서부터 암골을 따라 등산로 입구까지는 2.6㎞를 지프나 트럭을 이용할 수도 있고 중간에 해인마을, 해인산장을 지나간다. 해인마을에는 약 20가구가 살고 있었다. 계곡 바닥에는 화강편마암 암반이 노출되어 있는 곳이라 한여름이면 물놀이를 즐길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단다.
등산로 입구는 해발 약 700m되는 곳이고 여기서 940m를 올라가면 삼도봉이다. 삼도봉까지는 대부분 흑운모 편마암으로 이루어져 있고 간혹 석영맥이 주입되어 호상 편마암을 이루는 것도 있었다. 그리고 암반으로 들어난 곳이 드물기 때문에 특이한 지형 경관을 자아내는 곳은 발견되지 않았다.
삼도봉에 도착하니 산림청의 안내판이 높이 1,176m의 산으로서 충청도, 전라도, 경상도를 분계해주는 분수령임을 보여준다. 북동쪽 태백산에서 내려온 백두대간의 산줄기는 이 삼도봉에서 북서쪽으로 갈라진 한줄기가 민주지산으로 갈라져 대둔산과 맥을 이어주고, 남쪽으로 갈라지는 다른 한줄기가 대덕산을 거쳐 지리산으로 이어준다. 위에서 내려다보면 산줄기가 Y자 모양으로 뻗어나간다. 그래서 이들 산줄기를 경계로 하여 충청도쪽으로 물한리계곡이 놓이며 전라도쪽으로 안골이 형성되고 경상도쪽으로 삼마골과 암골이 형성되어 있다. 이 골짜기를 따라 각각 물한천, 미대천, 감천의 지천이 흐르고 이들은 금강과 낙동강으로 흘러든다.
정상에는 동서화합을 염원하는 "대화합 기념탑"이 있다.해묵은 지역감정을 일소하고 지역주민 간의 민주적 대화합을 기원하는 높이 2.6m의 대화합 기념탑이 1990년 10월 10일 세워졌다. 삼도를 상징하는 거북과 용,검은 여의주로 만들어 놓았다.맨 아래에 세 마리 화강암 거북이가 세 산줄기를 향해 있고 그 위에 세 마리 화강암 용이 마찬가지로 머리를 들고 있으며 맨 위에 烏石이라는 흑색 사암으로 된 큰 둥근 여의주를 올려놓았다. 이곳에서 매년 10월10일엔 삼도의 산악인과 주민들이 올라와 제를 지내며 화합을 기원하는 행사를 연다고 한다.
삼도봉은 조선 태종 14년(1414)에 조선을 8도로 분할하면서 삼남의 분기점이 되었다. 삼국시대엔 신라 백제가 격전을 치르며 세력균형을 유지했던 곳이었다.이후 역사가 흐르면서 삼도의 지리적·행정적 경계인 동시에 방언의 갈래길로 굳어졌다.
그래서 이 삼도봉에 올라서면 삼도말씨를 모두 만난다. 영동, 무주, 김천 방향에서 각기 다른 길로 올라와 정상에서 서로 눈인사를 건네다가 어디서 올라왔느냐고 묻다보면 어느새 말동무가 되었고 이야기를 나누다가 아쉬운 이별을 고하였다.
무엇보다도 산에 오르는 것은 산봉에 올라 산하 전체를 돌아보는 것이 등산의 백미이다. 오늘 우리는 산을 오르면서 숲속 바위 사이로 흐르는 물소리가 들을 수 있었고, 맞은 편의 산을 보면 골짜기에 피어나는 안개를 볼 수 있었으며, 정상에 올라서면 산봉우리를 포옹하는 구름이 자연의 경이로움을 느낄 수 있었다. 삼도봉을 찾는 관광객들 중에선 이미 이곳의 정취를 느껴본 사람들이 많은 이유도 그래서 일 것이다. 처음 이곳을 찾았을 때의 진한 감동을 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는 점심때를 한참 지나서야 경향에서 내려온 20여명의 친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소나기를 맞아 흠뻑 젖어 있었고 허기진 상태였다. 모두 반가운 마음으로 기념사진을 찍으면서 즐거운 한담을 나누었다. 2시경에 하산하여 해인농원에서 나머지 친구들을 만났다. 모두 50여명이 저녁때까지 두 회장님에 의해 성대한 단합대회를 치렀다. 이철우 국회의원의 격려도 있었다.
첫댓글 삼도봉 등반단합대회를 무사히 끝냈네요. 이덕우, 박종택, 류세림, 정향택 회장님, 김태이, 여원동, 김상근 총무님 수고가 너무 컸어요. 그리고 모두 수고했어요. 앞으로 하나로 톨톨 뭉칩시다.......
황박사의 해박한 지식과 감칠맛나는 산행기로 삼도봉이 완전 정리가 되는군요.이넘은 그저 정상에 올랐다는 기분만 앞세우다 보니 대화합 기념탑을 자세히 관찰하지 못했네요.많은것을 알려주는 님의 산행기 즐감하고 갑니다.원배회장 잘 데불고 다니느라 수고 많았소.
황박사님의 산행기를 참석 못한 칭구들 즐감 하시고 다음 모임에는 얼굴 한번 봅시다.....
우리 3219회의 유익한 하루였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황박사님의 산행기는 올라가지 않은 나도 완전 눈에 선합니다.
또한우리동기들의 마음에 다짐을 더하게 하는 좋은 내용입니다
앞으로 더욱 단결하여 모두가 부러워하는 3219회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황박사 잘 올라갔는가! 좋은 글까지 보시해 주고 교수님다우셔~ 고마우이
대단하이 여행기자보다도 훨 낫습니다
삼도봉 하이킹을 간접경험하였습니다.
황박사의 산행후기 잘 감상하고 갑니다. 삼도봉의 유래와 역사를 완연히 알고갑니다. 역시 배운게 도둑이라 황박사의
전공분야는 타의 추종을 불허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