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지치기
어릴 적에 시골에서 살아서 그런지
살아갈수록
나무랑 산이랑 강물이랑
그렇게
자연을 더 찾고 좋아하게 된다.
그래서 그런지
집 앞에 바로
산이 있고
계곡물이 흐르는
비슬산을 택한 것도
같은 이유에서 이다.
5년 전에 그 곳에
땅을 사고 집을 지으면서
많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그리고 집을 짓고 나서 조경을 하였다.
돌을 파내어 석축을 쌓고
그 사이 사이에 나무와 꽃을 심고
집 안 구석구석에 나무와 꽃을 심었다.
5년전 아버님이 대장암 수술을 하고 나서
부모님이 일주일 걸러 요양차 와 계시면서
집을 이모저모 가꾸시면서 나무와 꽃을 가꾸셨는데
어릴 적 시골집을 탱자나무 담장으로 키워냈듯이
그렇게 무성하게 나무를 잘 키워냈다,
다시 아버님이 태어나신다면 원예과를 보내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 만큼.....
그 모습 때문인지
50대 중반을 앞에 둔 나도
집의 발코니에다가
나의 부친 따라 하기를 한다.
인터넷 화원에 비하면 아주 싼 가격으로
관음죽에 아레카야자에 알로에까지
거대한(?) 화분들로 집을 채운다.
흐드러져 있는 모습이 좋기도 하지만 너무 거대하게 부담으로 느껴져서
가위를 가지고 야자나무부터 사정없이 가지치기를 한다.
관음죽까지 솎아주고 나니까
좀은 어울리게 단정한 분위기이다.
나의 의욕도
이렇게 매번
잘라주고 솎아주기를 해야 하는가 보다.
성경을 10년이 넘게 다시 읽어면서
chapter study를 하면서
해석을 하였는데
올 해부터 세 번째 다시 하고 있다.
이 전에 붙였던 긴 설명들을
단정하게 잘라낸다.
긴 삶의 경험에서
체득해가는
절제의
아름다움
그 속에 중도가 있고
시중이 나오는 것을
보는 날이다.
솎아준 화분의 나무들을 보면서 말이다.
나는 참 포도나무요
나의 아버지는 농부이시라
내 안에 있으면서
열매를 맺지 아니하는 가지마다
아버지께서 잘라내시고
열매를 맺는 가지는
더 많은 열매를 맺게 하시려고
깨끗케 손질하십니다.
첫댓글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