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24일에 목포에서 올라오신 네분 자매님들과
정도영베드로신부님의 동행으로 교우촌을 이루고 살았던 여우목 성지에서 문경관아까지 18km를 순례했다.
비소식이 있으나 하늘은 시리도록 푸르고 간간히 바람이 불어 따가운 햇살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출발지 여우목성지에서 103위 순교성인 중 103번째 성 이윤일요한의 영성을 나눠 주시고
쓰러져가는 말채나무가 다시 살아나 거목을 이룬 모습을 보며
"사람도 잘 살기 위해서 비워야 한다"고 신부님께서 말씀해 주셔서
'내가 진정 비워내어야 할것은 무엇일까?'
잠시 생각했다.
여우목에서 문경관아까지 압송길에서
홍베로니카가 치명한터에서 주모경을 바치고
죽음까지도 기꺼이 받아내는 박해시대 순교자들의 영성을 묵상해봤다.
진산 윤지충과 권상연의 공술기에는 압송길을
'잔치집 나아가듯 거꺼이 갔다'는데
처음에 몰랐던 묵직한 순교지의 순례길이
믿음의 순교를 생각하면 느낌이 온다.
순례길이 문득 지쳐갈 즈음에
잎새뒤에 숨어 빨갛게 익은 산딸기를 따먹으며 걷다보니 다시 또 발걸음이 가벼워져 순례길이 이어진다.
6월의 억세진 잡풀로 묻허지는 산길을 헤치며
물맑은 계곡에 도착하여 산길에서 꺽은 참나물과
신부님이 끓여주신 라면에 먹은 김밥은
세상 어디에서도 맛볼수 없는 귀한 맛이었다.
세례자 요한 대축일에 걸었던 순례길
마침 미사에서
세례자 요한이 '하느님의 어린양'을 알아보시고
예수님의 가실 길을 미리 내었던. 것처럼
순교자들이 순교로. 마련한 신앙의 길을
우리가 주님말씀을 믿고 따르며
삶에서 이웃에게 신앙의 길을 가도록 보여주어야 한다는 강론 말씀을 마음에 담는다.
문득 신앙여정이 희미해지고 흔들릴때
순교의길을
믿음의 길을
우정의 길을 걸으며 바로 세워야겠다.
잘 다듬어진 여우목성지
홍베로니카 치명터
길 가다가 오디도 따먹고
잎새뒤에 숨어 빨갛게 익은 산딸기
첫댓글 공술기 진산 이런 단어를 사용하시는 걸로 봐서는
춘천교구 로잘리 자매님 같으신 거 같습니다.
맞으면 반갑습니다.
기억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영육간 건강하시기를 빕니다.
@로잘리 하하.... 맞군요. 자매님. 반갑습니다. 무더위에 여름 건강하게 잘 나시기 바랍니다. 기회되면 또 언제 뵙겠습니다.
붉은색 모자와 배낭을 메신 분이 로잘리 자매님
같기도 한데 모르겠네요. 맞는지 모르겠네요
제가 사진 찍느라 사진에 저는 없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