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똥벌레 똥똥, 개똥벌레 똥똥, 우리집에 불없다, 이리와서 불밝혀라…….' 요즘 많은 엄마들이 한창 우리말을 배우는 돌 전후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전래동요다. 하지만 정작 그 엄마들은 개똥벌레 또는 반딧불이라 불리는 이 '자체 발광 야광 곤충'을 실제로 본 적이 있을까? 일단 반딧불이는 도시에서는 볼 수 없다. 그나마 농촌에서도 요즘 반딧불이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개똥벌레가 성충이 되기 위해서 어렸을 때 실컷 섭취해야 하는 연체동물 먹이들이 농약 때문에 사라져가고 있기 때문이다. 문화재청에서 일찌기 1982년 무주 설천면 일원의 반딧불이와 그 먹이인 다슬기 서식처를 천연기념물 제322호로 지정한 이래 무주 등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 이제 전국적으로 반딧불이는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 서울 도심에서 반딧불이가 발견된다고 하니 믿겨지지 않을 것이다. 가능한 일이다. 서울시와 민간단체는 6월 15일 길동생태공원에 애반딧불이 6천 마리를 방사하는 것을 시작으로 남산과 노을공원에 24일과 26일에 각각 5백 마리를 풀어놓는다. 모두 길동생태공원과 노을공원의 반딧불이 인공증식장에서 고이고이 길러온 녀석들이다. 2004년부터 설치한 길동생태공원 반딧불이 인공증식장은 작년에 무주군 농업기술센터로부터 대량사육방법 기술을 습득하여 금년부터 대량 증식에 성공했고, 노을공원 반딧불이 인공증식장은 2010년 11월부터 애반딧불이를 본격적으로 키워왔다.
이번에 방사하는 세 장소도 그간 어지간히 공을 들인 곳이다. 서울에 환경지표 곤충인 반딧불이가 살도록 하려는 노력은 2000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남산 남측 계곡에 반딧불이 복원을 몇 차례 시도했으나 연거푸 실패로 끝났다. 포기하지는 않았다. 서식환경 및 증식 사례를 벤치마킹 하고자 반딧불이의 본산인 무주군 농업기술센터와 성남시 반딧불이 자연학교를 방문했다. 한국반딧불이연구회, 농촌진흥청 등의 전문가 자문도 받았다. 그리하여 서식지의 세 가지 핵심요소인 빛 공해 제거, 수질 관리, 먹이원 제공 등을 만족시키는 길동생태공원, 노을공원, 남산을 서식처로 선정하기에 이르렀고, 작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반딧불이가 살기에 적합한 계단식 논습지 형태의 자연 서식처를 복원해냈다.
서울의 대기질이 계속 좋아지고 녹지율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청정환경의 상징인 반딧불이를 서울 곳곳에서 만나볼 수 있게 되는 그날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