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에서 읽은 전도서
엊그제 몇몇이서 우연히 소양에 있는 위봉사에 다녀왔습니다. 산 위에서 가을 단풍이 서서히 물들어 내려오는 것과 맑은 가을 하늘에 시원한 바람이 참 좋았습니다.
여자 스님들만 있어서인지 사찰 전체가 깨끗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이 마음조차 가지런하게 합니다. 사찰 입구에 들어서니 좋은 ‘말씀’들을 큰 판에 적어서 사람들이 보기에 좋게 세워놓았습니다. “죽을 만큼 사랑했던 사람과 모른 척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 때는 비밀을 공유했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 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것 또한 아무 것도 아닌 것을...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말씀의 출처는 밝히지 않아서 잘 모르겠으나 아마도 부처의 ‘말씀’이거나 혹은 불교 경전을 요즈음 시대에 맞게 풀어서 쓴 것이겠지요. ‘말씀’을 읽으면서 전도서의 ‘말씀’을 묵상했습니다. “범사에 기한이 있고 천하 만사가 다 때가 있나니, 사랑할 때가 있고 미워할 때가 있으며 전쟁할 때가 있고 평화할 때가 있느니라.”(전도서 3장 1절, 8절)
또 다른 ‘말씀’입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슬픈 것은 너무 일찍 죽음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고, 가장 불행한 것은 너무 늦게 사랑을 깨우치는 것이다. 내가 아무리 잘났다고 뻐긴다 해도 결국 하늘 아래 놓인 건 마찬가지인 것을... 높고 높은 하늘에서 보면 다 똑같이 하찮은 생물일 뿐인 것을... 그냥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랑하며 살았으면 좋겟다. 하늘 아래 있는 것은 다 마찬가지이니까......” 읽으면서 ‘아멘’으로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이 모든 것을 내가 마음에 두고, 이 모든 것을 살펴본 즉 의인들이나 지혜자들이나 그들의 행위나 모두 다 하나님 손 안에 있으니...... 네 헛된 평생의 모든 날, 곧 하나님이 해 아래서 네게 주신 모든 헛된 날에 네가 사랑하는 아내와 함께 즐겁게 살지어다.”(전도서 9장 1절, 9절)
귀하고 좋은 말씀을 사찰에서 우연하게 대하는 감동이 적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또 한 번 들러보아야겠습니다.
첫댓글 우리가 새길만한 불경구절과 성경구절.....
사람사는 곳은 어디나 서로 연결 되어있는데...
교회다니는 분들은 마치 절에 가는것이 죄를 짓는다 생각하셔서 안타깝더라구요
사정이 있어 교회 못가는데도 더 큰 죄라 생각하고요...ㅜㅜ
교우들을 조금만 자유로워지게 해줄 방법 없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