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커룸으로 향하는 길에 이용이 황희찬에게 화를 냈다.
"좀 내려오라고!!!"
"선배~ 1대0인데 어떻게 내려갑니까..."
"그래도 내려와!!! 내려 왔다가 공격해!"
손흥민이 중재에 나선다.
"형 왜 이렇게 예민해졌어~"
"난 아시안컵은 무리야. 오늘 지면... 오늘이 내 국대 은퇴경기다."
"우리가 왜 져. 안 져."
흥민이 이용을 달랬지만, 사실 마음이 조급한 건 흥민도 마찬가지였다.
후반 에콰도르는 내려 앉았다.
중동 만큼은 아니어도 미묘하게 경기를 끄는 행위도 보였다.
에콰도르 입장에선 이미 탈락 확정이라 해도 지켜보는 국민들을 위해 1승이 간절했다.
한국 선수들은 시간이 흐를 수록 날카로워졌다.
흥민이 의조에게 볼을 주고 "리!!!" 라고 외치면서 공간으로 들어가지만 황의조는 돌아서서 슛. 골대를 넘어간다.
흥민: 리턴 달라 했잖아!
의조: 쏠 만 했어!
흥민: 그럼 넣던가
의조: 뭐? 뭐라 했냐.
경기 시작 전에는 순둥이인 이강인도 점점 짜증을 내기 시작했다.
강인: 아 내려오지 말라고 좀!!!
희찬: 주고 들어감 되잖아!!!
시간은 무려 70분을 넘어가고 있었다.
벤투는 과감한 결정을 했다. 황의조와 이강인을 빼고 오세훈과 이동준을 넣었다.
손흥민 오세훈 황희찬 이동준
황인범 손준호 라는 생각지도 못한 포지션을 내놓은 것이다.
홍철과 이용은 오세훈을 향해 계속 차올렸지만 에콰도르 수비수들도 만만치 않았다.
오히려 크로스를 올리라면 올리란 식으로 사이드를 비우고 중앙에 밀집하여 오세훈을 무력화 시켰다.
손준호가 이용에게 패스를 하고 이용이 볼을 잡고 오세훈을 바라본다.
그 순간... 황희찬이 묘하게 왼발을 내놓고 두 손으로 자신의 왼발을 가리킨 자세로 경기장 중앙에 있다.
이용: 뭐 어쩌란 거야. 그래 뭐라도 해 봐.
이용은 크로스하지 않고 낮게 깔아서 황희찬에게 연결했다.
황희찬은 왼발로 볼을 세워놓았다.
황희찬: 왼발은 거들 뿐.
왼발 디딤발을 공 옆에 정확히 위치 시키고 오른발에 온 힘을 주어 슛을 때리는 황희찬.
에콰도르 수비수들이 중앙에 밀집해있는 것이 오히려 악수가 됐다.
센터백이 황희찬의 슛을 머리로 받아내려고 했으나 오히려 굴절이 된 것이다.
경기 내내 신들린 선방을 보인 도밍게즈 골키퍼지만 굴절 역동작에는 반응하지 못했다.
그대로 구석으로 빨려들어간 골.
흥분한 황희찬이 옷을 벗으려 했기에 주변 선수들은 황희찬을 덮쳐야 했다.
정신 없는 셀레브레이션을 마치고 황희찬은 이용을 보고 말했다.
희찬: 은퇴는 미뤄진 거죠 선배?
이용: 날 울리지 마라. 언띵킹 음바페 주제에...
남은 시간 벤투는 황희찬을 빼고 정우영을 투입했다.
손흥민 오세훈 이동준
황인범
손준호 정우영
벤투 입장에선 지금 상황에서 쓸 수 있는 가장 이상적인 포메이션이었지만,
늘 최고 활동량을 보여온 황인범의 다리에 쥐가 난다.
코치들은 원두재를 준비 시켰지만 벤투는 남태희를 투입했다.
코치들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이대로 종료하면 16강 진출인데 굳이 공격적인 남태희를 투입하는 것이.
하지만 벤투의 머리 속에는 조 1위에 대한 열망이 있었고, 남태희가 그 역할을 해줄 거란 믿음이 강했다.
에콰도르는 모든 공격 자원을 다 투입했고 한 골을 넣기 위해 온 힘을 다했다.
그 모든 공격을 막아내고 김영권이 걷어낸 볼은 전방에 오세훈을 향했다.
오세훈은 자신을 향해 공을 받으러 달려오는 손준호가 보였지만,
고개를 뒤로 꺽으며 볼을 에콰도르 진영으로 보낼 생각이었다.
어떻게든 이동준이 잡아낼 것이라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같은 울산현대 소속으로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둘이었기에
오세훈의 의도를 정확히 캐치한 이동준은 전방을 향해 달렸다.
결국 오세훈의 백헤더 패스가 공중에 떴고, 에콰도르 수비수의 뒷공간을 파고든 이동준이 치고 달리기 시작했다.
엄청난 스피드로 순식간에 골키퍼와 일대일을 만든 이동준.
이동준은 침착하게 잘 감아찼지만 도밍게즈가 예측했다.
이동준의 슛을 쳐낸 도밍게즈 그리고 그 볼은 남태희에게 흘렀다.
남태희가 옆으로 내주면 손흥민이 있었다. 하지만 남태희는 옆으로 주는 척하면서 볼을 잡았다.
뒤에서 빠르게 손흥민 쪽으로 달려드는 수비수를 의식한 것이다.
그러자 뒤늦게 달려온 수비들이 순식간에 남태희에게 달라붙었다.
락싸는 폭발했다.
[손흥민 비었잖아!]
[남태희 빼라고!!!]
[중동 메시! 또 시작!]
남태희는 머뭇 거리다가 돌파할 생각으로 수비와 수비 사잇 공간으로 볼을 띄웠다.
그런데 에콰도르 수비수가 본능적으로 그 볼에 손을 댔다.
패널트킥이 선언 됐다.
대표팀의 패널트킥 킥커 1번은 황의조, 2번은 이강인이었으나 둘 다 없는 상황이었다.
남태희는 3번인 손흥민에게 볼을 건넸으나 손흥민은 거절했다.
첫째로 부담이 됐고, 둘째로 다른 선수가 넣어서 자신감을 올리길 바란 것이다.
문제는 손흥민이 양보해도 선뜻 차겠다 하는 선수가 없었다.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다면 영광이지만, 실패한다면 어떤 비난이 따라올 지도 잘 알고 있기에...
우영: 태희야 너가 해. 너가 얻었잖아.
태희: 네티즌들 난리 나. 세훈이 찰래?
세훈: 저요!?!? 아니요?
홍철: 내가 해?
준호: 에이 그러지 말자.
홍철: 뭐 임마? 내 왼발 모르냐?
그 때 손흥민의 머리 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한 골만 더 넣으면 혼다를 제치고 아시아 최다골이 된다는 사실.
흥민: 미안 그냥 내가 할게. 내가 하고 싶어졌어.
홍철: ...이랬다 저랬다 장난꾸러기.
손흥민은 공을 놓고 크게 숨을 들이마셨다가 내쉬었다.
도밍게즈는 양팔을 벌리고 요상한 춤을 추면서 기선 제압 하려고 하고 있었다.
손흥민은 눈빛과 움직임으로 왼쪽으로 찰 것처럼 하다 가운데로 찼고,
도밍게즈는 왼쪽으로 떴지만 발로 손흥민의 슛을 막아냈다.
그러나 공중에 뜬 볼에 제일 먼저 달려들어 머리를 갖다댄 것은 손흥민이었다.
그렇게 손흥민의 아시아 최다골이 들어갔다.
1승이 목표였던 에콰도르는 완전히 무너져버렸다.
한골 더 넣어봐야 무승부.
그대로 시간이 흘러갔고 경기는 종료 됐다.
반면, 포르투갈은 극적으로 조타가 극장골을 넣었다.
1위 한국 승점 7점 골득실 +2
2위 포르투갈 승점 5점 골득실 +2
3위 스위스 승점 3점 골득실+1
4위 에콰도르 승점 0점 골득실 -4
한국이 놀랍게도 포르투갈을 제치고 조 1위를 하는 순간이었다.
더 놀라운 것은..............
옆조 2위가 일본이란 사실이었다.
첫댓글 죄송한데 누가 일본 베스트11 좀 예상해주세요 잘몰라서
잘은 모르지만 그냥 중국전 라인업 가져왔습니다
@Bertrand 신기하네요 미나미노 선발 아닌거
역시ㅋㅋㅋㅋㅋ 아시아최다골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