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경주마 중 외국산마는 거세마가 월등히 많은데, 이들 중 대부분이 외국에서 거세된 후 도입된 말들이라 외국에서는 거세가 일반화되었음을 짐작케 한다.
거세란? 거세란 동물의 성선을 제거하여 생식능력을 없애는 것을 의미한다. 거세한 말을 영어로는 gelding이라 부른다.
왜 거세를 할까요? 거세는 수말의 못마땅한 ‘성적인 행동’과 공격적인 기질을 없애거나 혈통 또는 경주 성적, 말의 생김새 등이 좋지 않아 씨수말로서의 자질이 없을 때 말의 번식을 막기 위해 필요하다. 또 많은 사람들은 수말로서의 기질을 발휘함으로써 말의 경주 성적이 일정하지 않거나 좋지 않아지는 것을 막기 위해 거세를 선호한다. 이밖에 고환이나 주위 조직에 회복할 수 없는 손상을 입은 경우, 종양을 없애거나 음낭 내로 장의 일부가 빠져나오는 헤르니아가 발생할 때도 필요하다.
거세를 하면 왜 말이 순해지나요? 수말로서의 특징을 발휘하게 만드는 호르몬이 안드로겐이다. 이 안드로겐은 주로 고환에서 만들어지는데, 고환을 제거하여 안드로겐의 근원을 없애면 수말의 특징도 사라지게 된다.
거세는 주로 언제 하지요? 거세는 어떠한 나이에도 행할 수 있다. 보통은 관리의 편의에 의해 결정되는데, 대개 1∼2살 때 거세가 행해진다. 이때 못마땅한 ‘성적인 행동’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외모가 좋지 않거나 혈통이 좋지 않은 수말은 음낭 내로 고환이 하강될 때 바로 거세된다. 고환은 대개 말이 태어날 때 음낭 내에 있거나 또는 생후 10개월 이내에 음낭 내에 도달한다. 그러나 경우에 따라서는 생후 12∼15개월이 되어도 음낭 내에 없는 경우도 있다(이런 경우를 잠복고환이라 함). 말의 혈통이나 외모가 좋으면 자질이 검증될 때까지 거세를 하지 않는다. 말의 능력은 좋으나 태어나는 후대의 성적이 좋지 않아도 거세된다.
거세의 방법 거세술을 행하기 이전에 두 개의 정상적인 고환이 있는지 또는 병적인 이상(서혜 헤르니아 등)이 있는지 주의 깊게 살핀다. 거세할 때는 음낭의 촉진이 필요한데, 경우에 따라서는 안전을 위해 마취를 한다. 2개의 정상적인 고환 중 하나가 없거나 헤르니아가 있을 때에는 수술 방법이 달라지기도 한다. 거세시에는 수술의 통증을 없애기 위해 전신마취나 국소마취가 필요하며, 수술에 소요되는 시간은 60분 내외이다.
거세를 하면 말이 잘 뛰나요? 말을 거세하면 여러 가지 장점이 있다. 우선 목장에서 말을 관리할 때 씨수말은 각각 1두씩 방목되지만 거세된 말은 여러 마리를 함께 관리할 수 있어, 마필 관리상 많은 도움이 된다. 또 말은 거세될 때 성격이 순해지고 부상의 위험이 줄어들므로 관리가 쉬워진다. 거세마가 수말보다 경주성적이 좋은지, 좋다면 왜 그런지 과학적으로 검증된 바는 없다. 그러나 굳이 거세마의 성적이 수말보다 좋은 이유를 규명한다면, 그것은 거세 후의 장점에서 찾을 수 있다.
첫째, 공격적이며 다루기 어려운 수말은 거세시 성격이 다소 온순해지는 경향이 있다. 말의 성격이 온순해진다면 말을 다루기 쉬워지고, 그렇다면 조교를 좀더 잘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수말은 2살이 넘으면 수놈으로서의 구실을 하려고 한다. 본능적으로 다른 수놈에게는 공격적인 행동을 하려고 하며, 암말에게는 수놈임을 내세우려고 한다. 이러한 행동들은 말의 에너지를 빼앗을 것이고, 관리자에게는 여러 가지 번거로움을 줄 것이다. 거세로 인해 이러한 행동들이 방지된다면 말의 에너지가 분산되는 것을 막아 경주 능력이 어느 정도 향상될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을 듯하다. 그리고 마필 관리를 담당하는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거세시 경주마로서의 수명이 다소 연장된다고 하는데, 이것도 위에서 언급된 장점과 연관되어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