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은 영원합니다.
아까부터 주방에서 가방에 무언가를 주섬주섬 담던 아내가 딸네집에 간다며 집을 나섭니다.
어제 저녁부터 오전 11시 40분인 지금까지 딸과 몇 차례 전화하는 내용을 들어왔던 터라,
딸은 제쳐 두고 외손자인 한결이가 보고 싶어 조바심 치는 아내를 이제는 여유 있게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한결이는 설날 세배하러 제 부모 따라 외가(물론 우리집입니다)에 왔었으니까 한 20여일 지났나요,
보고 싶을 때도 되었지만 하루에도 몇 번씩 전화를 통해 한결이와 사랑을 나누는 아내이고 보니,
사랑의 열정은 이 추운 겨울에도 식을 줄을 모르나 봅니다.
유아원에 다닌 지 며칠 만에 감기에 걸린 한결이는,
병원 치료를 받으면서 좀 나으면 다시 유아원에 다니다가 다시 아프면 집에서 쉬고를 반복하다가,
지금은 오후에만 유아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많이 나았다고 하지만 아직도 가끔 기침을 하니 완쾌된 것도 아니고 옆에서 지켜보는 어른들 애만 태우고 있습니다.
* 모두들 건강하십시오.
그동안 한결이의 감기는 제 엄마에게 옮겨졌다가, "사랑하는 외할머니"에게까지 전염되어,
혈연의 끈끈한 정(?)을 유감 없이 증명해 주었습니다.
감기에 걸린 아내는 끙끙 앓으면서도 감기를 옮긴 범죄자(?)인 한결이를 보살펴주는,
살신성인의 진정한 본보기를 보여 주위의 찬사를 받았습니다(믿거나 말거나^^^ ).
한결이는 요즘 "뽀뽀뽀" 같은 TV 프로에 푹 빠져 있습니다.
한결이가 가는 곳에는 제 엄마가 녹화해 준 비디오가 늘 함께 따라 다닙니다.
설날 며칠 전에 있었던 내 생일에도 외가에 오자마자 비디오부터 틀어 놓고,
방송에 나오는 출연자들의 목소리와 동작을 따라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르는데,
어찌나 똑 같은지 아마 머리 속에 프로그램이 완전히 입력된듯 싶습니다.
아내는 인천으로, 구리로 친구들을 찾아 다니며 변함 없는 우정의 탑을 쌓고 있는 중이고,
딸 하루는 인테넷을 이용한 창업 준비를 하느라고 분주한 눈치입니다.
사위 유서방은 역삼동 회사에서 충실하게 근무에 임하고 있으며,
자주 야근을 하면서도 건강을 유지하고 있으니 다행이라 여깁니다.
방학을 했지만 계속 학교로 출근하였던 나는,
2월에 들어서자 조금 한가한 마음이 생겨 며칠 집에서 쉬며 인터넷에 매달렸다가,
영화도 보고 오페라도 보고, 술도 마시고,
그리고 찬 바람 속에서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평범한 일상을 보내고 있습니다. **** (2004.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