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사과’를 무성의한 사과로 오인하고, ‘부모님 소천하셨다’는 말에 무슨 직업이냐 되묻는가 하면, ‘우천 시 장소 변경’ 공지에 ‘우천시’라는 지역으로 장소로 옮기는 것이냐 묻는다. 또 가정통신문에 적힌 ‘중식 제공’을 보고 ‘한식으로 달라’며 따지는 학부모도 있다.
이같은 문해력 저하 일화를 요즘 심심찮게 볼 수 있다.
교육부가 발표한 ‘제4차 성인문해능력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전체 성인 중 초등학교 1~2학년 수준의 ‘문해 능력 1’에 해당하는 비율은 146만 명이다. 기본적인 읽기·쓰기·셈하기에 어려움을 겪는 ‘비문해’ 성인이라는 것이다.
최근 온라인상에서는 ‘추후 공업고등학교가 어디야’라는 제목의 질문 글 캡처 사진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지난해 3월 대학생 커뮤니티에 올라온 게시글이 최근 젊은 층의 문해력 저하 논란을 타고 재조명받은 것으로 보인다.
문제의 글을 작성한 A씨는 “추후 공업고등학교가 어디야? 카카오맵에 왜 안 뜨지? 어딘지 아는 사람?”이라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A씨는 장소 공지에 적힌 ‘추후 공고’라는 문구를 ‘추후 공업고등학교’로 오인한 것으로 보인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추후(追後)’는 ‘일이 지나간 얼마 뒤’라는 뜻을 지니고 있고, ‘공고(公告)’는 ‘세상에 널리 알림’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풀어 쓰자면 ‘일정 시간 뒤에 알려주겠다’는 뜻이다.
현재 정부는 교육부 산하기관 국가평생교육진흥원에서 국가문해교육센터를 출범해 성인 문해능력 상승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국가문해교육센터에서는 국가의 현 문해능력 수준을 파악하고 앞으로의 교육 방향을 설정하는 ‘성인 문해능력 조사’, 비문해 성인 등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기초 지자체 소속기관 및 학교 등에 프로그램 운영 지원, 성인학습자 학력인정 및 문해 교육교원 연수 등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