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쿠버에서 빅토리아섬 가는 배 BC 페리어 호
밴쿠버에서 빅토리아 섬을 운항하는 대형 선박이다. 우리를 태운 버스가 BC 페리어 호에 그대로 들어간다. 배의 길이가 1500m로 많은 차량이 줄줄이 들어온다. 맨 처음 버스에 승차한 채 배에 들어갔을 때 주위가 다 버스나 트럭이 둘러서 있는 주차장으로 배라고는 여겨지지 않았다. 일행의 줄을 따라 계단을 걸어서 5층까지 올라갔다. 6층까지 있는데 1층은 버스나 화물차 주차 공간이고 2층은 자가용 자동차나 택시 주차장이다. 그리고 6층은 갑판이다. 사람들은 5층 객실에 대부분 자리한다. 우리 일행은 5층에서 선상 뷔페로 아침 식사를 했다. 마주 지나가는 배에 쓰인 영문은 'British Colombia BC Ferries'다. 우리가 탄 배 이름은 'Spirit of British BC Ferries'다. '자랑스런 콜롬비아주의 페리어호' '빛나는 콜롬비아의 정신'이라고 의역해 본다. 6층 갑판 위에서 성악 연습하는 20대의 여자를 만났다. 모델로 사람들은 그녀 곁에서 사진을 찍는다. 바다와 호수의 만남으로 바닷물의 농도가 낮아 비린내가 안 난다. 후레이즈 강과 합류하기 때문이다. 빅토리아 섬의 관광을 다 마친 후 밴쿠버로 돌아올 때도 같은 페리어호를 타고 왔다. 빅토리아 섬에서 현지 시간으로 오후 3시에 승선하여 오후 4시 30분에 밴쿠버에 하선할 예정이다. 밴쿠버까지는 해협으로 배가 지나가므로 사방의 아름다운 풍경을 볼 수 있다. 태평양 바다로 터진 곳으로는 끝없는 바다의 수평선이 보여 더 없는 절경이다. 유리창문에 머리를 바짝 대고 바라본 물의 색깔은 바닷물도 호숫물도 아닌 투명한 청빛이다. 태평양 바닷물에 후레이즈 강물이 섞였기 때문이다. 섬 곳곳에 그림 같은 마을이 바닷가에 모여 있고 별장인 듯 홀로이 선 집도 있다. 요트와 갈매기와 청둥오리도 보인다. 바다를 태우는 붉은 태양열, 그 햇살에 은어가 튀어 오르는 듯 춤추는 은비늘 햇살이 곱다. 곁에 영국계 한 가족이 있다. 50대의 흰 머리 부부와 아들과 딸 두 자녀다. 부부는 계속 책을 보며 가고 초등생쯤 되는 아이들은 코인을 타다가 배 안에 있는 게임기에서 게임을 한다. 배 안에 온갖 상가가 다 있다. 오락실, 화장품, 카메라, 의류, 식당, 카페, 오락실, 기념품점 등 공중전화까지 다양한 편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선상 갑판 위에는 백인들이 하의 반바지만 입고 일광욕을 한다. 멜라닌 색소 부족으로 햇빛을 쪼여 보충하려는 것이다. 남자들은 의자에 누워 자면서, 혹은 책을 보거나 신문을 보며 피부를 태운다. 1시간 30분 정도 배를 타고 4시 30분, 정확한 시간에 밴쿠버 항에 도착했다. 영국 후손들의 항해 기술이 우수하다. 안내원들이 빅토리아 섬을 갈 때마다 한번도 사고가 없음에 감탄한다. 동요도 없다. 다리를 놓으면 밴쿠버와 빅토리아 섬을 쉽게 이을 수 있다. 오히려 다리를 놓는 일은 쉽다. 그러나 페리 노조가 반대해서 20여 년 동안 다리를 건설하지 못하고 있다고 안내원은 말해준다. 이곳은 교사도 노조가 있을 정도로 단체의 힘이 크다. 노조 파업이 나면 학생들의 등교가 불가능하다. 그러나 곧바로 복귀한다. 그 책임은 완전히 본인에게 돌아가고 벌금을 물게 되기 때문이다. 신용불량 판정을 받으면 7년간 은행 통장도 못 갖는다. 노조가 존재하는 한 BC 페리어 호는 밴쿠버와 빅토리아 섬을 오가는 일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멀리 제방둑길이 보이는데 그것은 화물 열차가 물건을 배에 실어 나르는 것이라 한다. 유람선이 아니고 땅에서 땅으로 건너가는 페리어 호, 캐나다 여행에서 큰 추억의 장이 될 것이다.
캐나다 밴쿠버에서 빅토리아 섬에 가는 페리호 5층 갑판에서. 열리는 저 뱃길과 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