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시간에 선거의 한 방법인 투표로 지역 대표를 뽑는 과정을 공부했습니다. 모두 아는 일이지만, 선거에 나선 후보자들은 법에 따라 자기를 뽑아 달라고 선거 운동을 하고, 지역 사람들은 우리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후보자가 가입한 정당, 공약, 경력 따위를 따져 투표를 합니다. 교과서에 나온 말 가운데 '우리 지역이 더욱 발전하려면'이라는 말이 내내 걸립니다. 국회의원이고 도의원이고 제 밥그릇 챙기기만 바쁩니다. 지역 사람들이야 선거 때나 마음에 두지 여느 때는 저보다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 눈치 보기에 바쁩니다. 정말 시민들이 뭘 바라는지는 눈곱만치도 마음이 가 있지 않습니다. 요전날 도의회 교육위원회에서 고교평준화 조례안이 거부당한 일이나 교복비나 현장체험학습비, 무상급식이 거부당한 일만 봐도 그 사람들이 지역 발전을 생각하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모두가 고루 행복하게 살려면'이라는 말이라면 어땠을까 생각해 봅니다.
그건 그렇고 오늘은 '당선증'과 '임명장'에 대해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4학년 1학기 사회책 59쪽에 보면 다음과 같이 나옵니다.
개표 결과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사람이 당선자가 됩니다. 당선자는 당선증을 받고 임기를 마칠 때까지 지역의 발전을 위해서 일합니다.
여기서 당선증은 선거에서 이긴 사람한테 주는 증서인 셈입니다. 학교에서도 해마다 어린이회장과 부회장을 뽑는 선거를 치릅니다. 아이들 손으로 뽑은 대표자를 뽑는 일이고 학교에서 민주주의를 배우는 공부 기회가 됩니다. 그런데 그런 과정을 거쳐 뽑힌 아이들한테 주는 증서는 어이없게도 '임명장'입니다. 우리 말 사전을 찾아보면, 당선은 '선거나 심사, 선발 따위에서 뽑힘'으로, 임명은 '일정한 지위나 임무를 남에게 맡김'으로 풀어놓았습니다. 당선은 많은 사람이 한두 사람을 뽑아 자신들의 대표로 삼는다는 말인데, 임명은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이 자신이 부릴 사람을 어느 자리나 책임을 준다는 뜻이 강합니다.
그러면 전교 어린이회 회장으로 뽑힌 아이한테는 임명장을 주어야할까요, 아니면 당선증을 주어야 할까요? 임명장을 주든 당선증을 주든 그 아이가 어린이회장이라는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지만, 그 말에 담긴 뜻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투표로 뽑힌 아이들의 대표입니다. 그런 아이한테 학생이고 어린이이니까 '당선증'을 주지 않고 학교장 이름으로 '임명장'을 주어서야 되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