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3회 푸른문학상 수상 시인 김용삼의 두 번째 동시집 출간! -평범한 일상에서 낚아챈 삶의 의미와 가족의 소중함을 담다 가족은 우리가 경험하는 최초의 사회이자 최후의 보루이다. 그러나 언제부터일까. 세상에서 가장 견고한 조직일 것만 같던 이 가족에게 ‘해체’와 ‘단절’이라는 살벌한 수식이 붙기 시작했다. 손바닥만 한 크기의 액정 속에 세상을 다 담고 있는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같은 공간에 있어도 대화 한 자락 나누지 않고 ‘침묵하는 가족’들이 많아졌다는 뉴스는 오늘날 가족의 풍경을 대변한다.한집에서 부대끼며 희로애락을 나누고 그들만의 역사를 써 나가면서 단단하게 삶을 지탱해 주던 가족. 이 각별하기 그지없던 관계는 이제 공간과 시간을 공유하는 다른 수많은 집단들과 다를 바 없게 되었다. 그리고 이러한 현상은 현대인들의 고독과 불안을 심화시키는 원인으로 지목되며 갖가지 사회 문제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번에 <푸른책들>에서 출간된 김용삼 시인의 『발가락 양말 가족』은 이렇게 ‘가족의 위기’를 맞이한 이 시대에 우리가 돌아보아야 할 가족의 맨얼굴과 온기를 소박하게 담고 있는 동시집이다. 제3회 푸른문학상 ‘새로운 시인상’을 수상하며 동시를 쓰기 시작한 김용삼 시인은 지난 2009년에 출간한 첫 동시집 『아빠가 철들었어요』를 통해 어른과 아이들 사이에 동심이 가득 찬 동시로 다리를 놓아 아이다움이 가르쳐 주는 인생의 한 수를 유쾌하게 그려낸 바 있다. 그는 4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동시집에 평범한 일상에서 낚아챈 삶의 의미와 가족의 소중함을 아이의 천진난만한 눈길과 목소리로 그린 59편의 동시를 담았다. 김용삼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사는 일에 지치고 외롭거나 불평하는 일에 마음을 빼앗길 때 ‘동시를 읽으면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마음이 되어 작은 것에도 감사하게 된다’고 이야기한다. 이 동시집은 이렇게 소박하고 순정한 마음을 담은 동시들로 ‘세상의 상처 입은 어린 마음들에게 작은 위로’를 건네고자 하는 바람을 담고 있다.
★ 가족의 위기를 돌파하는 첫걸음, ‘가족의 재발견’을 그리다
꼬박/ 밤새워 일하고// 빠알간/ 토끼 눈으로// 아침에/ 돌아오는 아빠// 낮을 밤같이/ 편히 자도록// 하얀 달이/ 떠 있다 -「낮달」 전문
『발가락 양말 가족』은 ‘가족’이라는 이름의 한 그루 나무와 같은 동시들로 구성되어 있다. 크고 단단한 뿌리를 가진 이 나무에는 각 구성원들의 평범한 듯 특별한 일상과 내면의 풍경들이 무수한 가지와 무성한 잎사귀로 피어나 있다. 투명하고 천진한 아이의 눈은 밤새워 일하고 돌아온 아빠의 귀가를 지키고(「낮달」), 혼자 여탕에서 때를 밀고 있을 엄마의 외로움을 살피며(「목욕탕에 가면」), 콩자반이 식탁에 오르면 아빠보다 더 빨리 먹기 위해 분주해지고(「콩」), 형과 싸운 밤에 물린 모기 자국에 한 피 나눈 형제임을 상기하곤(「모기 선생님」) 한다. 아이의 시선을 따라가다 보면 무심히 지나치고 당연하게 여겼던 가족들의 일상을 새롭게 발견하고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이것은 다시 우리의 삶 속으로 파고들어 ‘가족을 재발견’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거실 소파에/ 투덜투덜/ 이부자리 펴는 아빠// 볼수록/ 꼬물꼬물 우습게 생긴/ 발가락 양말/ 신고 있지요// 아빠는 왜/ 발가락 양말을 신느냐/ 근질근질/ 물었더니// 무좀에 걸려/ 발가락끼리 싸운다나요/ 그래서 다섯 발가락/ 떼어 놓았다네요// 오늘처럼/ 엄마랑 싸운 밤이면/ 거실에서 자는/ 아빠처럼 말이에요 -「발가락 양말 가족」 전문
의성어와 의태어의 효과적인 배치로 시각과 청각은 물론이고 촉각까지 느낄 수 있는 표제작 「발가락 양말 가족」은 이 동시집의 성격과 의미를 꾸밈없이 보여 준다. 수시로 티격태격하면서도 양말 속 발가락들처럼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가족의 속성’이 아이의 유쾌한 목소리를 빌어 절묘하게 형상화되어 있다. 때론 웃음이, 때론 그리움과 애틋함이 묻어나는 이 알콩달콩한 가족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가족의 의미와 진정한 소통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가족의 테두리를 맴돌던 아이의 눈길이 조금 갑갑해질 무렵, 아이는 집을 벗어나 조부모와 친척을 만나 가족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그 안에서 일어나는 좀 더 다채로운 일들을 노래하기 시작한다. 시골 할머니가 집에 올라올 때마다 분주히 대청소를 하는 엄마를 보며 생각에 잠기기도 하고(「대청소」), 공부하다 졸면서 생각하는 중이라고 핑계 대는 아이에게 누우면 훨씬 생각이 잘된다며 이불을 펴주던 할머니를 그리워하기도 하며(「그리운 할머니」), 꽃밭에서 할머니가 수줍은 소녀로 변하는 모습을 경이롭게 바라보기도 한다(「마술」). 핵가족화로 단출한 식구들과의 교감에만 익숙해져 있는 요즘 아이들에게 가족 범위의 확장이 풍요로운 경험과 감정의 교류를 가능하게 해줌을 깨닫게 하는 동시들이다. 이 외에도 아이의 눈길은 세상과 자연에 머물며 천진한 목소리로 종알종알 이야기를 건네어 우리의 무뎌진 오감을 되살려 주고 생기를 머금게 한다. 『발가락 양말 가족』은 다섯 발가락이 한 발에서 꼬물꼬물 사는 것처럼, 더불어 살면서 기쁨은 물론이고 슬픔과 아픔도 나누어 가지며 저마다의 역사를 만들어가는 우리 모두에게 ‘가족을 되돌려주는 동시집’이 될 것이다. 그리고 가족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드높은 오늘, 해결의 실마리는 가족을 지켜보는 아이의 따뜻한 눈길에 있다는 깨달음을 통해 가족의 복원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는 데 작은 도움이 될 것이다.
★ 주요 내용 『발가락 양말 가족』에는 수시로 티격태격하면서 한시도 떨어져서는 살 수 없는 가족들의 다채로운 일상과 내면의 풍경이 소박하고 천진난만한 동심의 언어로 그려진 동시 59편이 담겨 있다. 1부는 집 안을 맴도는 아이의 눈에 비친 단출한 가족들의 평범한 일상이 공감의 언어로 그려지며, 2부는 집 밖으로 나가 학교를 오가는 길목에서 만나는 풍경들에 대한 아이의 재기발랄한 생각들이, 3부와 4부는 가족의 범위가 확장되어 조부모와 친척들과 만나며 좀 더 풍요롭고 깊어지는 아이의 경험담이, 5부는 자연 속에서 신비로운 삶의 진실들을 발견하며 한층 성숙해진 아이의 생각들이 유쾌한 감수성으로 그려졌다. 평범한 일상에서 낚아챈 삶의 의미와 가족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는 온기가 담긴 동시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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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삼 지음 1966년 전남 벌교에서 태어났으며, 고려대학교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다. 2002년 <내일을 여는 작가> 신인상에 시가 당선되었고, 2005년 동시 「빈집」 외 5편으로 제3회 ‘푸른문학상’을, 2012년 동시 「콜라 부처님」으로 ‘푸른작가상’을 수상했다. 현재 함안 명덕교회의 담임 목사이며, 지은 책으로 시집 『다섯 아내를 둔 자의 슬픔』, 동시집 『아빠가 철들었어요』, 『발가락 양말 가족』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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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출간을 축하드립니다^^
표지가 재밌네요. 축하드립니다.^^
축하합니다 난 신선한 동시를 못 쑬까 마음이 구린가! 반성하면서 다시한번 축하함다
축하드립니다.
동시집 발간 축하합니다. 양말 발가락 식구들이 펼치는 이야기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