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미술은 진짜 모르겠더라>
12가지 키워드를 통해 현대미술에 대해 다뤘다.
미니멀리즘을 화두로 하여 AI에 이르기까지 현대미술에 대해 다뤘는데....
정말 새로운 개념이었던 인류세 등 낯선 현대미술의 개념들을 흐름대로 잘 정리한 것 같지만(문장이 부자연스러운 구석은 있다), 정리도 좋았지만
그래서 왜 행위예술이 무용이 아니고, 공연이 아니고 미술인지 여전히 모르겠다.
새로운 시도인 것은 알겠는데 그게 왜 미술의 범주이고 실험적 '미술'인지 여전히 모르겠다.
저자 또한
현대 미술이 그렇다고는 하는데......
그러니까 현대 미술이 뭐냐고......
그러니까 왜 그게 '미술'이냐고...
오히려 미술보다... 세상이 어떻게 변해가는지에 대해 배웠던 책.
새로운 개념이 정말 많이 나온다.
36. 개념미술, 과정미술, 대지미술, 퍼포먼스, 장소 특정적 미술 등 현대미술의 중요한 흐름들이 모두 미니멀리즘에 기반을 두고 있고, 포스트모더니즘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다는 점에서 존재 의의를 지닙니다. 또한 미니멀리즘은 모더니즘의 평면성에서 우리를 해방시킴과 동시에 미술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데에 크게 기여했습니다.
39. 현대미술이 어려운 이유가 '개념미술'이라는 특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개념미술은 말 그대로 '개념'이 작품의 가장 중요한 측면이 되는 미술을 뜻합니다. '미의 표현'이나 '작가의 숙련도' 같은 요소가 더 이상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듯합니다.
69. 키키 스미스의 작업은 '아브젝트 미술'로 불리곤 합니다. / '비천한'이라는 뜻으로 시체나 신체의 배설물이 유발하는 심리적인 혐오감을 의미하며, 아브젝트 미술은 똥, 오줌, 땀, 정액, 피 등 각종 배설물을 소재로 삼는 작품 경향을 뜻합니다. 사람들이 혐오하는 것들을 과시함으로써 문명사회의 질서를 교란시키고, 억압된 욕망을 밖으로 드러낸다는 의의를 지닙니다.
87. 반복-강박적인 행위는 신체의 기능을 향상시키는 동시에 필연적으로 실패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결여를 확인하는 과정이 되기도 합니다.
91. 소비사회는 계속해서 '갖고 싶다'라는 욕망을 만들어내야만 유지됩니다. 그러니까 필요에 의한 소비가 아닌, 즐거움이나 욕망에 의한 소비를 하도록 주입시키는 것이죠.
102. 앤디 워홀은 항상 이미지만을 소재로 가져왔고, 따라서 그의 작품은 모두 깊이가 없는 '표면'뿐입니다. 워홀이 남긴 초상화들은 정신세계를 지닌 한 인간의 모습이 아니라, 한 겹 표피만 남은 텅 빈 얼굴들을 하고 있어요. 그는 자신이 모든 것의 표면을 본다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가 만든 초상화들도 내면이 제거된 표면에 불과합니다.
103. 앤디 워홀에 대한 높은 평가는 소비사회에 대한 자신의 통찰을 작품으로 구현해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108. 앤디 워홀이 이를 '생산 구조' 측면에서 파악해 대량생산이 가능한 실크스크린이라는 제작 방식을 사용했다면, 리히텐슈타인은 생산되어 나온 '복제된 이미지'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109.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복제된 이미지처럼 보이게 하기 위해 '벤데이 망점'이라는 기법을 활용했습니다. 망점은 사진이나 일러스트를 인쇄물로 재현하기 위해 쓰이는 것으로, 종이에 잉크가 묻는 면적을 조절해 시각적인 효과를 냅니다. / 로이 리히텐슈타인은 형식적으로는 만화를 차용했습니다. / 그는 만화의 표현 형식을 통해 화면에 이야기를 전달하는 기법을 도입하면서 그동안 회화에서 배제되었던 '문자'를 조형 요소로 적극 활용합니다.
118. 화이트 큐브는 교회가 신성함, 법정이 지닌 형식적 의미의 공간, 실험실에서 느껴지는 신비로움이 시각화된 이데올로기적 장소를 뜻합니다.
126. 화이트 큐브를 비판하면서 등장한 새로운 미술 경향으로 '장소 특정적 미술'이 있습니다. 장소 특정적 미술은 장소의 의미가 곧 작품의 핵심적인 의미를 형성하는 미술을 뜻합니다.
131. 다니엘 뷔랑은 / 자신의 모든 작업을 '인 시튜'로 명명합니다. '인 시튜'는 본래 고고학 분야에서 사용하는 용어로, 발굴된 유물을 과거 유적지에서처럼 원형 그대로 보여주는 방식을 뜻합니다.
141. 현대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개별 작가나 작품을 해석하는 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사회 흐름을 관통하는 담론을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145. 우리는 신생대 중에서도 제4기 홀로세에 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류세는 어디쯤일까요? 바로 지금이에요. / 인간으로 인해 지구환경이 파괴되기 시작한 시점이 바로 인류세의 출발이에요.
157. 인간은 비인간으로부터 독립된 존재가 아니라 그저 일부를 구성하는 존재라는 것입니다. 인간과 비인간 존재와 어우러지는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새로운 인간 존재를 '포스트휴먼'으로 상정하고 인간, 자연, 기술이 어떻게 동등한 행위자로 기능하는지, 현대의 미술가들은 어떻게 포스트휴먼의 미래를 형상화하는지 살펴보겠습니다.
159. 포스트휴먼은 '인간 이후의 인간'을 뜻하는 말로, 좁은 의미로는 신체적으로 진화된 인간을 뜻합니다.
162. 인간이 수단과 도구로 삼고자 했던 기술이 사실상 주체성과 개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입니다.
164. 포스트휴먼은 인간과 비인간을 해체하려는 시도에서 나온 개념입니다. 트랜스휴먼이 인간 종을 강화한 것에 지나지 않는 반면, 포스트휴먼은 기술을 통해 인간의 존재를 확장하는 것을 넘어 인간 종의 변형을 말합니다.
171. 인간뿐만 아니라 비인간 존재에 대한 기존의 관념을 재정의하고, 하나의 네트워크 안에서 기능하고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자는 주장으로 봐야할 것입니다.
181. 곤잘레스 토레스는/ 자신의 '사탕 연작' 중 하나인 <무제(LA의 로스 초상화)>에서 자신의 동성 연인이었던 로스 레이콕의 몸무게인 175파운드를 사탕더미로 표현했습니다. 그는 관람자들이 사탕을 가져가거나 먹을 수 있게 함으로써 연인의 투병 과정과 죽음을 은유했는데요, 관람자가 사탕을 가져가면 다시 채워 넣도록 했습니다.
184. 1986년 미국 대법원은 동성애자들의 행동을 처벌하기 위해 무단으로 그들의 침실에 들어갈 권리가 있다는 판결을 내렸는데요,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동성애자들의 사적 영역을 침범하는 정부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낸 것이죠.
191. '포장예술'을 선보인 것은 포장이라는 행위를 통해 기존의 것을 낯설게 바라보도록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216. 가령 스마트폰 화면에 내 방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방이 보인다면 '가상현실', 스마트폰 카메라르 ㄹ내 방에 비추었을 때 가상의 고양이가 등장한다면 '증강 현실', 그 고양이가 나의 반응에 따라 움직인다면 '혼합현실'로 볼 수 있습니다. 혼합현실은 가상현실과 증강 현실의 단점을 보완한 기술로 이해하면 될 것 같아요.
218. 비매개는 사용자가 미디어가 있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하고 미디어가 표상한 대상에 주목하거나 빠져들도록 만드는 표상 양식인데요, 실제 존재하는 것을 투명하게 보여주면서 매체의 매개를 잊게 만드는 방식입니다. / 확장현실에서 실재와 가상의 구분은 모호해지거나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지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입니다.
225. '인공지능 예술'히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프로그램으로는 구글의 '딥드림'이 있습니다. / 딥드림은 '인셉셔니즘'이라는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 기존에 입력된 이미지에서 변수를 찾아내 새로운 이미지를 합성하는 방식입니다.
237. 튜링스 맨은 컴퓨터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고 자신의 본질도 재규정하려는 인간을 의미합니다.
247. 결국 현대미술은 '세계에 대한 이해'가 아닐까 합니다.미술 자체를 많이 아는 것보다 오히려 동시대 세계 정세나 자본주의, 철학, 역사, 과학 등을 이해하는 것이 작품을 이해하는 데에 훨씬 더 큰 도움이 되니까요. 현대미술을 통해 '인간이란 무엇인가', '인간과 세계는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가'라는 문제에 집중하게 된다면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할 거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