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뉴시스】안지율 기자 =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낙동강 옛 남지철교 상판이 내려앉은 가운데 (사)생명그물은 성명서를 통해 "남지철교 상판 균열로 인한 붕괴 위험은 미친 속도전과 자연의 경고를 무시한 사(死)대강 사업의 필연적 결과"라고 밝혔다.
생명그물은 물의 흐름은 중력의 법칙과 직선 유로를 이루고자 하는 경향이 있고, 대규모 준설과 직선화 하천정비 사업으로 홍수 때 유속이 높아짐에 따라 하천구조물의 붕괴 위험이 크다고 설명했다.
또 물이 흐르는 하천의 특성은 물의 양과 하천경사, 모래량, 수심, 물길 변경, 하천바닥재질, 유역의 지형 및 지질, 인위적 물길 조성, 직선화 등 종합적 요인에 의해 규정된다.
그러나 "4대강 사업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하는 사업임에도 법과 제도, 사회적 협의시스템을 무시하고 미친 속도전으로 미친 속도로 강행하면서 6개월이라는 짧은 시간으로 사회적 합의와 과학적 검토가 부실했다"고 지적했다.
이러한 결과 "4대강 사업으로 대규모 준설과 지류 역행침식, 본류 둔치와 제방 대규모 유실, 대형보 등 하천구조물 신설 등으로 홍수 때 세굴과 침식, 퇴적, 와류현상에 따른 하천구조물의 붕괴 위험이 컸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왜관 철도 붕괴 후 국토해양부의 거듭된 거짓말을 보면 알 수 있듯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주관부서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담보로 하는 사업임에도 법과 제도, 사회적 협의시스템을 무시하고 미친 속도전으로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난 6월25일 왜관철교가 붕괴한 이후 7월4일 촬영한 남지철교 사진을 보면, 균열이 생긴 상판 구간 교각은 눈으로 봐서도 지반과 교각이 분리돼 있을 정도로 붕괴위험이 컸음에도 교각 보강 없이 저수호안 블록으로 그냥 덮어버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낙동강 환경영향평가 1권역 895P를 보면 남지철교는 처음부터 교각 보강 계획에 빠져 있었다"며 "낙동강 지키기 부산운동본부에서 지난 6월2일 촬영한 항공사진을 보면 국토해양부에서 교각보강 공사를 했지만, 이번에 균열한 상판 구간 교각 부분은 보강공사에서 제외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4대강 사업으로 수변 부와 본류 준설로 수심이 깊어지고, 직선화되면서 유속이 빨라져 교각에 물길에너지가 미치는 영향이 높아진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알 수 있는데도 노후화된 남지철교와 왜관철교가 환경영향평가에 초반부터 제외돼 있을 정도로 4대강 사업은 부실한 사업이라고 밝혔다.
생명물길은 다행히 사전에 발견돼 귀중한 생명의 피해는 없었지만, 이번 남지철교 상판 균열로 인한 붕괴위험은 과학적 분석 없이 거짓말과 편법, 의견수렴 부재, 부패, 부실공사로 일관한 필연적 결과임을 증명해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 단체는 "이명박 정부는 보와 준설이 마무리됐다고 샴페인을 터트릴 것이 아니라, 자연의 경고와 수많은 전문가와 국민의 70%가 반대했던 4대강 사업의 평가와 재해, 홍수, 수질, 생태계, 주민피해 전반에 대한 문제점을 분석하고 근본적인 개선방안 수립 '4대강 사업 평가(관리)위원회'를 구성해 국민의 우려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2004년 12월31일 등록문화재(제145호)로 지정된 남지철교가 22일 오전 7시께 경남 창녕군 남지읍 남지리~함안군 칠서면 계내리를 잇는 낙동강 옛 남지철교 5~6번 교각 위의 콘크리트 상판이 내려앉은 것을 한국수자원공사 관계자들이 발견했다.
또 7번 교각 위 오른쪽 상판에도 일부 균열이 생긴 것으로 나타났으며, 상판이 내려앉은 정도는 육안으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