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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4.11.21
오존층
▲ 미 항공우주국(NASA)이 이번달 적외선 카메라로 남극 상공을 촬영한 모습. 파란색으로 표시된 곳이 오존층이 파괴된 부분이에요. /미 항공우주국
올해는 모처럼 기분 좋은 환경 뉴스 두 가지가 전해졌습니다. 첫 번째는 미 항공우주국(NASA)이 포함된 공동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 결과였는데, 지난 겨울 북반구의 성층권 오존량이 역대 가장 많았다는 소식입니다. 두 번째는 남극 성층권의 오존 구멍의 크기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는 것이었죠.
오존량이 많아지거나, 오존 구멍이 줄어들면 무엇이 좋은 걸까요? 지구의 대기권 중 성층권에 있는 오존층은 태양의 유해한 자외선(UV)에서 지구를 보호하기 때문에 천연 자외선 차단제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오존 구멍이 넓어지거나 오존량이 적어지면 더 많은 자외선이 지표면에 도달하면서 사람들의 건강에 매우 나쁜 영향을 주죠. 사람들은 피부암이나 백내장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고, 식물들은 말라 죽어 농업 생산량도 줄어들게 된답니다.
오존 구멍이 커지고 오존층의 농도가 옅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인류가 배출한 염화불화탄소 때문입니다. 프레온가스라고도 하죠. 아이스팩과 같은 냉매제 등에 사용되는 염화불화탄소는 한번 배출되면 대류권에서 거의 없어지지 않고 성층권까지 올라갑니다. 성층권에 도달한 염화불화탄소는 자외선에 의해 분해되면서 염소 원자가 생기죠. 이 염소 원자가 성층권의 오존과 반응해 일산화염소를 만들어 오존층을 파괴합니다. 오존층은 성층권인 25∼30km 높이에 있어요. 이 외에도 인간이 로켓을 발사하거나, 화산 폭발 등의 자연 현상이 일어나도 오존층이 손상돼요.
오존층은 날씨의 영향도 많이 받는답니다. 성층권에서 발생하는 강한 제트기류인 극소용돌이가 오존층을 파괴하는 거예요. 극지방 성층권의 기온이 영하 78℃ 이하로 떨어지면 극소용돌이가 만들어지는데요. 이는 오존층을 파괴하는 '극성층권 구름'을 만들어내지요. 2019년엔 남극 상공 기온이 예년보다 따뜻했어요. 기온이 높아 극소용돌이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조건이었고, 이 때문에 오존 구멍이 매우 작게 나타났답니다. 반면 이듬해인 2020년엔 기온이 낮아지며 남극에 대규모 오존 구멍이 나타났는데요. 차갑고 강한 극지방 소용돌이에 의해 오존층이 파괴되면서 오존 구멍이 다시 커진 것으로 관측됐습니다.
최근 성층권의 오존량은 점차 회복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어요. 그렇다면 오존은 어떻게 다시 늘어나고 있는 걸까요? 먼저 오존층 회복을 위해 1987년 세계 여러 나라들이 프레온가스 등을 줄이기로 약속한 '몬트리올 의정서'의 영향이 있어요. 협정 이후 각국이 오존층 파괴 물질을 덜 배출하면서 오존 구멍의 크기도 점점 더 줄어들고 있거든요. 하지만 지구온난화로 인한 기온 상승 때문에 역설적으로 오존이 회복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극지방의 겨울 온도가 점점 따뜻해지다 보니, 극소용돌이가 만들어지기 어려운 환경으로 변하고 있는 거죠. 오존층 회복은 우리에게 좋은 소식이지만, 기뻐할 수만은 없는 이유랍니다.
반기성 케이웨더 예보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