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2. 18 (엄마 눈 수술 위한 진료 대구 내방 이야기)
막내아들에 이어서 두 번째 차례로 엄마 돌봄의 당번이 되신 맏형님을 모시고 어제(17일) 저녁 고향 진갱빈 시골에 들어왔다. 100년 만에 많이 왔다는 눈을 직접 구경할 겸 건조실에 저장해둔 벼를 쥐들이 더 이상 손해를 끼치기 전에 정미하고자 하였고, 시골에 지내게 될 자식들이 심심하지 않도록 인터넷을 신청하여 컴퓨터 이용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었다. 엄마 약도 떨어져서 처방되어야 하였다. 막상 도착하여보니 엄청난 폭설의 실상에 놀랐으며, 아직도 무릎 높이로 쌓여있는 눈으로 건조실 벼 방아를 찧을 수 없는 상황임을 확인하고는 18일 오전에 후포 중앙병원에 가서 엄마 약 처방해드리고 가는 일로 만족해야 되는 듯싶었다. 어제 밤에는 고향에 운전하여 오면서 설경을 동영상으로 녹화한 캠코드 자료를 집안 카페에 올릴 수 있게 노트북 컴퓨터 무비메이커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메일용 저 용량으로 전환시켜 저장해놓고서 밤 12시가 되어서야 잠자리에 들었다.
소리 기척에 새벽 2시에 깨어났다. 엄마가 거처하시는 방으로 건너가보니 맏형님께서 ‘엄마가 야식을 찾으시기에 음식을 드렸더니, 조금 드시고는 방금 누우셨다.’고 말씀하셨다. 잠자리에 들면서 생각하였던바 즉 봄 방학을 이용하여 엄마 시력 수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검사도 하고, 만일 수술해야 되는 백내장이면 수술도 따뜻한 시절 기다리지 말고 기왕이면 일찍 해드리고 싶어서 내일 당장 모시고 대구 나가고 싶다는 말씀을 의논드렸더니, 좋은 생각이라며 동의를 하여주셨다. 다시 큰 방으로 건너와서 어제 일기를 써놓고 잠을 청하여 아침 7시에 일어났다. 엄마 모시고 대구 나가게 되는 자초지종을 서울 여러 형님께 일일이 전하려다가 관심이 유별한 바로 위 백록형님께만 전화로 전하고서는 보름 찰밥과 준비해놓은 여러 가지 음식들을 데워 차려서 아침 식사를 하였다. 설거지 후 맏형님과 함께 마당에 쌓여 있는 눈을 치우다보니 엄마의 불편을 도와주시는 요양사 아주머니께서 올라오셨다. “엄마를 모시고 대구 제일 안과 병원에 수술하려 갈참이니 깨끗이 씻어주시고 옷을 챙겨 외출할 준비를 하여 주세요.”라고 부탁을 드리면서, 맏형님과 함께 대구 나갈 준비를 하였다.
10시경에 집을 나섰고, 후포 병원에 들러서 엄마 치매 치료약 한 달 분을 처방 받고 11시에 대구로 출발하였다. 시간이 좀 지체된 사유는 원장님께서 회진 중이어서 많이 기다리게 되었고, 처방전을 가지고 약국에 갔더니 마침 지참하고 갔던 지난번의 약과 다름을 알고는 약사님께 그 까닭을 알아보니 놀랍게도 지난번 처방약은 수면제와 혈전제 약이고, 이 번 처방약은 혈전제와 치매약이란다.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났는지 아리송하였으며, 그래서 그렇게도 잠을 주무시려고 하셨나보았다. 오전 진료 신청이 마감되는 오후 1시 이후에 도착되면 2시 이후에야 초진을 신청할 수밖에 없고, 그렇게 되어서는 진료시간이 많이 소요될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차를 빨리 몰았다. 시간 여유 있을 때는 잘 이용하지 않는 대구 포항 고속도로를 선택하여 대구공고 앞 제일안과 병원에 도착하니 12시 45분..... 주차를 하자말자 엄마를 승차하신 그대로 맏형님께 부탁드리고는 신속하게 진료 접수창구로 뛰어가서 아직 오전 근무 중인 담당자 아가씨에게 점심시간 이후 1시 45분의 첫 검사를 신청해둘 수 있었다.
형님과 점심을 교대로 병원 건너편 태양 칼국수 집에서 해결하였고, 엄마 점심은 차 안에서 시골에서 준비해온 음식으로 해결하였다. 시간에 맞추어 2층에 위치한 검사실 앞에 대기를 하였다가 2시부터 진료가 시작되었으며, 5시까지 여러 검사를 코스별로 받았다. 모두 7가지 정도였으며, 수술을 위한 사전 검사가 생각보다 치밀하였고, 다행히 “노안 백내장이 심하여 많이 안 보이는 상태이며, 지각 장애도 있는 상태라서 수술 효과가 과연 얼마나 될지도 걱정이며, 한편으로 90넘은 나이가 우려되기는 하지만서도 오른쪽 눈부터 수술을 해봅시다.”라고 말씀하시며 진찰자료를 검토하신 부원장님의 따뜻한 배려가 무척 좋은 인상을 주었다. 그도 그럴 것이 수많은 대기 환자들과 함께 있었던바 반가운 간호사의 호출로 진료실에 들어가 의자에 앉아 대기하면서 바로 앞의 어떤 할머니께서 “선생님께서 눈 수술을 잘해주어서 눈이 참 잘 보이게 되었다.”며 그 분에게 고맙다는 말을 연신 큰 소리로 말하는 모습과, 수술 경과 확인 진료 시 진료 면담 환자용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 책상 넘어 앉아계시던 담당 의사 선생님 손을 엎드려 두 손으로 덥석 잡아드리며 감격해하는 장면을 엄마도 생생히 들으면서 목격하는 우연도 있었다.
기초적인 시력검사, 담당 의사의 환자 상태 진료와 동시에 보호자의 환자 수술 의사 확인 후 소변과 혈액 검사, 심전도 검사, 흉부 엑스레이 검사, 최종적으로 백내장 수술을 위한 눈 상태 정밀 자료 추출 검사 등을 무사히 마쳤고, 백내장 수술 예약 대기자가 3월 1일까지 꽉 차 있어서 3월 2일에나 수술 날짜를 잡을 수 있다는 수술예약 담당 간호사의 말을 듣고는 본인의 봄 방학 사정을 설명하고 앞당겨줄 것을 간청하였더니 겨우 2월 28일 입원해서 3월 1일에 수술하는 날짜를 잡아주었다. 1층 수납계로 내려가서 계산을 하였더니 약값을 포함해서 6만원 가까이의 비용이 들었다. 하루 밤을 대구에서 주무시게 하고 내일 시골 들어가자는 맏형님의 의견이 있었지만 엄마께서 아버지 곁 시골 익숙한 방에 거처함을 가장 편안히 생각하심을 잘 알고 있는 본인은 엄마의 뜻을 다시 한 번 물어보곤 바로 시골 모시고 들어가시자며 대구 머물기를 반대하었고, 이왕 대구 나온 김에 시골에 마련하여둘 새 컴퓨터를 구입하여 들어가자고 말씀드리고는 범어 4거리에 위치한 단골 하이마트에 들렸다. 삼성 윈도우 7 사양의 데스크 탑과 20인치 모니터를 결합한 행사상품을 10개월 무이자 할부 조건으로 84만원에 잘 구입하여 기뻤으나 즉시 상품을 가져가는 것은 모니터 제품이 어디선가 주문하여 공급받아야 되기에 곤란하고, 먼 울진 온정이라서 오는 24일에야 소속 기사분이 시골에 배달할 수 있다면서 그 때에 직접 설치하여 주겠단다. 새 컴퓨터 구입사실을 바로 위 백록 형님께 휴대전화로 전하는 내 모습을 본 종업원이 무료 신상품 핸드폰 교환 행사에도 참여하기를 권하였고, 문득 차에서 엄마를 돌보고 계시는 맏형님의 아주 오래된 구형 휴대폰 사용이 마음에 걸리던 차 마침 생각이 나서 이참에 새로 교환시켜드리고자 알려드리게 되었다. 의외의 제의에 반가워하며 호응한 형님과 함께 결국에는 두 사람 모두 교환하였다. 한편 맏형님 휴대폰 명의가 사위 선서방 이름으로 되어 있어서 본인을 급작스레 호출하여 현장에 입회하게 되는 등 여러 가지 절차상의 일을 마치고, 저장된 데이터를 옮기며 한 시간가량을 지체한 6시 반경에서야 시골로 출발할 수 있었다. 차에 승차하고서 1시간을 기다리신 엄마께 수시로 서로 교대하여 보살펴드렸으며, 필자가 눈 수술 예약 사실 자초지종을 큰 소리로 다시 상세히 설명하여 드렸더니 눈시울을 글썽이며 감격해하는 모습을 확인하고는 ‘엄마가 다 아시고 계시는구나!’ 내심 놀라면서 오늘 수고의 보람을 가슴 가득 채울 수 있었다.
시골집에서 출발하면서 미리 간식을 많이 준비하여 갔기에 돌아오면서도 시장기(배고픔)는 잘 해결할 수 있었고, 8시 반에 고향 집에 도착하고 보니 참으로 많은 일을 수행한 하루가 되어서 동행하신 맏형님과 매우 흡족해하였다. 아버지께서도 늦은 도착에 안도하시면서 “네 엄마처럼 나이 많은 사람도 수술해도 된다더냐?”고 물으시곤 자식들의 효행 실천에 만족스러운 듯 얼굴 가득 웃음을 지으셨고, 서둘러 밥상을 준비해서 9시에 늦은 저녁 식사를 세 사람이 함께 하였던바 모두 달게 드셨다. 아버지께 “오늘 인터넷 연결하려 누가 오시지 않았습니까?” 여쭈어 보았더니, "누군가 전화가 왔길래 대구에 나가고 없다.”고 대답하여서 인터넷 연결은 이루어지지 않았음을 알았다. 선서방이 기증하였던 낡은 컴퓨터가 제대로 연결하였음에도 화면이 켜지지 않는 바 그 이유를 알아냄도 자연히 다음 기회로 미루어지게 되었다.
아무튼 왕복 천리 길과 많은 과정의 수술 사전 검사를 예상외로 잘 견디어주신 엄마의 기력회복에 새삼 놀랐으며, 또 하나의 작은 이야기를 만든 기적을 낳게 하신 하느님께 큰 감사를 드리는 심정이 되어 뜻 깊은 날의 긴 이야기를 글로 그려둔다.
첫댓글 어머나 뜻 깊은 날이였군요 두 형제분의 노고에 감사드려요 . 단 시술 뒤에 일주일 정도는 엄격한 관리가 필요한답니다
어머님의 눈이 천리를 굽어 볼 수 있도록 기원 합니다. 진갱빈 가족
정말 감동적이며 인간사 효행의 모범임을 의심치 않습니다.
또한 이번 효행의 첫 시작을 솔선해서 해 준 우리 막내 안목사의 정성 어린 보살핌으로 엄마의 건강이 93세의 고령과 지난번의 위기를 극복 하시고 눈 백내장 제거 수술을 가능하게 건강 회복을 도운 대하여 진심으로 치하하는 바이오.
진정한 효행의 실천이 무었인지 생생히 보여주셨네! 부디 눈수술 성공으로 새광명을 찾으시는 어머님 모습을을 손꼽아 기대합니다.
여러 형님, 부산 형수님의 과분한 큰 칭찬과 격려 댓글 참말로 고맙습니다. 형제 모두의 마음이 하나이므로 좋은 결과가 있으리라 굳게 믿습니다. 다함께 건강하심을 기원드리면서.....
참으로 어려운 일을 실행하셨네요. 어머니가 예전처럼 밝은 눈으로 세상을 볼수있는 날이 빨리오기를 기원합니다.
아버지 수고 많으셨습니다. 할머니의 쾌유를 멀리서나마 빌어봅니다.
진갱빈 가족은 님들이 있어 행복 합니다
애많이 쓰셨습니다. 많이 배우도록 노력 하겠습니다.
할머니의 빠른 쾌유를 빕니다 알뜰 살뜰 우리할머니 마음이 아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