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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민족역사정책연구소 원문보기 글쓴이: 짜르르
학교에 다닐 때는 영어를 하지 않을 수 없다. 영어는 시험과목이기 이전에 ‘소통의 도구’라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시험으로 영어
실력을 평가하고 그것이 인생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에 시험에 대비하는 영어 공부를 한다.
필자도 학교에서는 어쩔 수 없이
하던 영어 공부를 졸업과 동시에 손에서 놓았다. 영어가 중요함을 알지만 현실 생활은 늘 영어에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게 돌아갔다. 그렇게 몇 년이
지나고 나니 영어에서 손을 뗀 생활이 일상화돼 버렸다.
그러던 어느 날 모시고 있던 상관이 해외 출장을 가는데 나는 영어를 못해서
출장 대상에서 빠졌다. 대신 다른 분이 가고 나는 남아서 그분의 일을 해야 했다. 억울했지만 할 말이 없었다. 속이 상해서 한동안 술도 먹고
미친 듯이 운동도 했지만 스트레스가 풀리지 않았다. 그러다가 상관이 출장으로부터 돌아오고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리고 또 영어는 내 생활에서
멀어졌다.
1년쯤 지났을 때 해외 위탁생 선발을 한다는 공고가 났다. ‘이런, 작년에 영어공부를 시작할 걸’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돌이킬 수 없었다. 준비는 안 된 상태에서 지원서를 내고 도전했으나 결과는 역시 낙방이었다. 그전까지는 영어를 못하는 것이 출장을 못 가게 하는
정도였는데 이제는 내 삶의 중요한 선택을 하는 데도 태클을 걸었다. 생활에서 영어를 소홀히 하고 외면한 결과가 그렇게 돌아온 것이었다.
그때가 20여 년 전이다. 지금은 그때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친다. 영어로 인한 직접적인 불이익이 없다고
느끼는 사람도 자기 생활을 돌아보면 영어로부터 벗어나지 못한다는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탈북자들이 우리 사회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힘들어하는 요소 중 하나가 언어라고 한다.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북한 사람들이 왜 그럴까? 한 탈북자가 여러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해 본
결과 제일 편한 곳이 곰탕집이었다고 한다. 다른 곳에서는 몸은 편해도 못 알아듣는 말, 즉 영어를 쓰는 일이 많아서 정신적으로 힘들고 스트레스를
받는데, 곰탕집에서는 사용하는 어휘도 간단하고 거의 우리 말이어서 의사소통을 하는 데 가장 편하다는 것이다. 간단한 예로 한 이야기지만 그만큼
우리 생활에 영어가 깊이 침투해 있다는 현실을 보여준다.
이 시대에 우리가 항상 몸에 지니고 다니는 것은 무엇일까? 스마트폰이다.
잠을 잘 때도 알람을 설정해서 옆에 두고 화장실에 갈 때도 가지고 들어간다. 그 스마트폰을 조금만 잘 활용해도 영어와 정말 가까워질 수 있다.
스마트폰 언어가 한국어로 되어 있어도 화면에 나오는 말들의 반 정도는 영어로 되어 있다. 우리말로 쓰여 있는 것조차 영어 발음을
그대로 쓴 것들이 태반이다. 쇼핑 & 생활, 메일, 메시지 등이 그 예다. 한글로 설정해도 그런 상태인데 이왕이면 언어를 한국어에서
영어로 바꾸면 어떨까? 바꾸면 설정은 settings로, 검색은 search로 바뀐다. 단지 언어 설정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굉장히 여러 단어를
알게 되고 알던 단어들도 익숙하게 된다.
너무 크게 생각하지 말고 생활에서 영어와 친숙해질 수 있는 방법을 찾아 매일 실천하면
그게 영어 실력이 된다. 영어를 소홀히 하면 영어도 우리를 무시하고 걸림돌이 되어 길을 막는다.
<이용재 멘토영어연구소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