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은 즐겁다'의 작가 이시백선생의 말처럼
자동차는 아무리 새차를 샀어도 주머니에서 돈이 새 나간다고 했다.
차량이 움직일 때마다 휘발유값과 세금은 기본이고 구입후 3년이상이 되면
소모품 교체나 수리비로 쌈짓돈이 새어 나간다.
그러다 수리한계가 지나치다 싶으면 다시 새차를 사게 된다.
10년이상이 지나면 자동차는 어느 부품을 갈아달라고 소리를 낸다.
주인이 알아서 갈아주지 않으면 2차 합병증으로 진행되고 그래도 몰라주면
완전히 서 버리게 된다. 그런때는 수리비가 왕창들어 가게 된다.
이때 운전할 줄만 알고 자동차라는 기계에 대해서 모르는 기계치(痴)이면
정비업소에 바가지를 쓰게 된다. 그래도 잘만 고쳐지면 다행이지만 제대로 고쳐지지 않으면
이처럼 억울한 일이 없다.
주택이 그런것 같다.
새 주택일 때는 모르는데 10년이상이 지나고 나면 고칠 곳이 많이 보인다.
자동차처럼 이상한 소리로 경고를 하지는 않더라도 슬라브 지붕의 몰탈이 일어나고
도색면이 벗겨지거나 빗물이 타고 흘러 꺼멓게 되고 이끼가 끼는 등 시각적으로
이상 징후를 알려준다. 이때 손을 보아주지 않으면 물이란 놈이 침투하여 건물을 부식시키고
심하면 장마철에 방안 천정으로 물이 좔좔새는 합병증으로 발전한다.
내가 보유한 주택이 그렇다. 재작년(2004년)에 이사직전에 거의 3천만원을 들여 보수했는데
이번에 지붕을 고치느라 또 목돈이 들어갔다. 당시 건물수리에 대한 노하우가 없어서 수리업자에게
건물방수만큼은 전적으로 일임했었다.
업자의 전문분야이기도 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게 실수였다.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는 꼴이 된 것이다.
단열공사, 급수배관, 하수배관 같은 것은 아무 하자없이 꼼꼼히 했는데 지붕에 방수랍시고
우레탄을 입힌 것이 바로 붕긋붕긋 송이버섯 날 때처럼 솟아오르더니 해가 바뀌고
작년 여름 햇빛에 가뭄에 논바닥 갈라지듯 갈라졌었다.
금년에 40년만에 처음 오는 큰 장마비가 내리자 집안 여기저기 안 새는 곳이 없었다.
누전차단기가 내려가 안방의 조명과 콘센트를 떼어내기에 이른 것이다.
그냥 불편을 감수하고라도 그냥 살려고 했으나 물이 새면 건물이 부식되어 수명이 짧아진다는
소리를 듣고 장마가 끝나자 마자 방수공사를 계획했다.
우레탄 방수를 다시 하려고 하니 기존 입혔던 시멘트를 깨내고 새로 해야 하는데
500만원을 이야기한다.
조금만 더 들이면 지붕을 씌울 수 있다고 하여 지붕을 씌우기로 했다.
스라브 지붕에 경량철골(조립식 판넬) 지붕이라,
아무리 생각해 보아도 한복에 벨벳모자를 쓴 것같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마눌이 반대를 한다.
그렇게 반대하던 사람이 한마디를 듣고 찬성하였는데 무슨 말인고 하니
"조립식 판넬 지붕은 단열재가 들어가 있어서 집안이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합니다."
그리하여 나의 마음대로 지붕을 씌우는데 찬성을 했는데 견적을 올리는 이야기를 덧붙인다.
"그대신 어색하지 않게 투명한 차양을 둘러야 해요. 그리고 보일러실 문앞에는 투명한 지붕을 덧대어
여름에 캠핑도 할 수 있기를 바래요."
그리하여 500만원에 조금 더 들이면 될 거라는 것이 나중에 정산해 보니 840만원이라는 거금을 들였다.
공사를 맡은 사장님이 여기저기 알아보아 저렴하면서 좋은 재료를 구입하고 완벽 시공을 하느라
노력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이번 공사는 집사람이나 내가 모두 만족한 공사였다.
공사하기 전
보일러실 문 앞 갈라진 틈새가 역력합니다.
공사완료 후 사진 : 원래는 조립식판넬로 지붕만 하려고 했으나 집의 모양을 살리고
틈새로 날짐승의 출입을 방지하고자 갈바철판을 대었습니다.
옥상 보일러실 앞 : 녹색 칼라유리로 마감하여 여름날 밤에 별빛감상을 위한
이야기공간을 설치했더니 끓여먹게 싱크대 하나 놓자고 합니다.
웬쑤! 마눌의 한술 더뜨기 수준급이네요.
위에서 본 지붕입니다.
내부공간을 어떻게 치장할까요?
현관출입구 처마부분입니다.
이번 공사로 집의 칼라가 새로 살아났습니다.
내친김에 수성페인트로 담장을 칠했더니 화사한 느낌이 살아나네요.
이번 방수공사 잘했다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