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는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을 전면 백지화하라."국립 경상대 교수 78명이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에 반대하며 이같이 밝혔다. 조우영 교수(일반사회교육) 등 교수들은 25일 낸 자료를 통해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은 지방대학을 파괴하고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한다고 지적했다.
교육부는 지난 1월 대학구조개혁 추진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2월에는 '지방대학 특성화 지원사업계획'(구조조정정책)을 발표했다. 정부는 비교 우위를 가진 경쟁력 있는 지방대학과 학과는 육성하고 그렇지 못한 대학과 학과는 도태시킨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전체적으로 경쟁력 있는 대학·학과를 만들겠다는 계획인데, 특성화 사업을 통해 전국적으로 입학 정원이 최대 2만 명에서 최소 5500명 가량 감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의 대학 구조조정정책에 심각한 문제" |
▲ 경상대 교수 78명은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에 반대하는 성명을 통해 "교육부의 대학구조개혁은 지방대학을 파괴하고 국가균형발전에 역행"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경상대 표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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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대 교수들은 교육부의 구조조정정책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교수들은 "교육부의 구조조정 정책은 그동안 대학이 구조조정 무풍지대였고 그래서 위로부터 당근과 채찍을 동원하여 구조조정을 할 수밖에 없다고 전제하는데, 이는 이미 지난 10여 년 동안 경쟁 논리에 따라 진행되어 왔고 최근 더욱 가속되고 있는 자체적인 구조조정의 현실을 무시한 것"이라 설명했다.
교수들은 "교육부가 특성화 지원을 미끼로 강행하려 하는 대학구조조정은 자율적으로 진행되어 온 구조조정을 도리어 지연시키고, 일부 부실 대학을 온존시키거나 지방 대학의 황폐화와 대학 양극화를 초래함으로써, 대학 경쟁력을 도리어 약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교수들은 "교육부의 특성화 정책은 지방 거점 국립대학에게도 학부 교육의 특성화를 강제하고 있는데, 이는 지역 거점 국립대학에 주어진 고유한 역할과 위상에 무지한 조치로서 결국 전체 대학교육 체계를 파괴하고 기형화함으로써 국가균형발전에 역행하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 지적했다.
외국 사례를 들어, 교수들은 "OECD 나라들의 대학 교육에서 공교육, 즉 국립대학의 비중은 미국·유럽 등의 경우 대부분 70~80% 수준인 데 비해서 우리나라의 경우 이 비중이 겨우 20% 정도임을 감안할 때, 우리나라 정부가 할 일은 국립대학 지원 확대를 포함해서 대학에서 공교육 비중을 대폭 높이는 것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교육부의 대학 등급화 시도에 대해, 경상대 교수들은 "현재 우리나라에서 가장 심각한 사회적 문제의 하나인 'SKY(서울·고려·연세대)'를 정점으로 한 대학서열화 구조를 개선하기는커녕 도리어 기정사실로 승인하고 더 나아가 강화하는 것인데, 이는 대학 차별과 '낙인찍기'를 법제화함으로써 하위등급 대학 구성원의 학습과 교육 및 연구 인센티브를 저하시켜 결국 전체 대학의 경쟁력 약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총장 선임 제도와 관련해, 교수들은 "특성화 지원을 미끼로 한 교육부의 총장직선제 말살 기도는 대학 자율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시대착오적이고 획일주의적인 발상이며 대학 경쟁력 강화도 저해하는 몰상식한 조치로서 당장 철회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경상대 교수들은 "교육부의 구조조정 정책도 소수 교육부 관료들의 권력지대 추구행위를 조장하고 대학 교육의 전체적 체계를 파괴하며 대학의 양극화와 차별화를 극단적으로 심화시킴으로써 우리나라 전체 대학 경쟁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상대 교수들은 '교육부의 시대착오적, 일방강압적 대학구조조정에 반대하는 교수 일동'이란 이름으로 성명을 발표했는데, 참여자 명단은 다음과 같다.
강수택(사회학과), 강윤식(의학전문대학원), 강은태(나노신소재공학부), 곽상진(법학과), 권기영(생물산업기계공학과), 권오현(역사교육과), 김광일(수학과), 김기범(해양환경공학과), 김기진(법학과), 김남길(해양생명과학과), 김대군(윤리교육과), 김상민(지역환경기반공학과), 김수현(미술교육과), 김영석(일반사회교육과), 김영주(지역환경기반공학과), 김의경(산림환경자원학과), 김의동(국제통상학과), 김장락(의학전문대학원), 김정필(중어중문학과), 김종훈(남명학연구소 특별연구원), 김준형(역사교육과), 김진은(화학과), 김철환(환경재료과학과), 남궁술(법학과), 민병익(행정학과), 민원기(수의학과), 박균열(윤리교육과), 박기수(의학전문대학원), 박미연(식품영양학과), 박봉욱(의학전문대학원), 박성식(미술교육과), 박재흥(사회학과), 박종수(경제학과), 배명환(기계공학부), 배은영(약학과), 배인규(의학전문대학원), 백좌흠(법학과), 서의훈(정보통계학과), 송기호(경제학과), 송도선(교육학과), 신종훈(사학과), 안동준(국어교육과), 안성진(정보통계학과), 엄순영(법학과), 유찬석(생물산업기계공학과), 윤강구(일어교육과), 윤문숙(심리학과), 윤석주(물리교육과), 이강영(물리교육과), 이동훈(의학전문대학원), 이선홍(수학과), 이시원(행정학과), 이신용(사회복지학과), 이영석(독어독문학과), 이종호(지리교육과), 장만호(국어국문학과), 장민원(지역환경기반공학과), 장상환(경제학과), 장시광(국어국문학과), 전상곤(식품자원경제학과), 정성진(경제학과), 정우식(생화학과), 정진상(사회학과), 정치영(의학전문대학원), 정한식(에너지기계공학과), 조명제(의학전문대학원), 조우영(일반사회교육과), 조현구(지구환경과학과), 차영길(역사교육과), 채혜연(음악교육과), 최상한(행정학과), 최주홍(생명화학공학과), 최태룡(사회학과), 한관희(산업시스템공학부), 허재창(국제통상학과), 홍상우(러시아학과), 황갑진(일반사회교육과), 황세운(지역환경기반공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