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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4장 속 죄 제
속죄제는 부지불식간에 범한 죄를 속하기 위한 제사로 반드시 드려야 하는 의무제입니다. 그래서 단순히 제물에 따라 구별하여 드린 다른 제사들과는 달리 그 신분에 따라서도 세세하고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1-12저은 제사장을 위한 속죄제, 13-21은 온 회중을 위한 속죄제, 22-26은 족장을 위한 속죄제, 27-35은 평민을 위한 속죄제의 규정입니다.
1,2절은 누구를 무론하고 죄를 지었을 경우에는 반드시 드려야 한다는 전제조건입니다. 여기서 말하는 죄는 실수로, 부주의로 지은 ‘그릇 범한 죄’입니다. 무지하거나 경솔함으로 인해 무심결에 범한 죄, 또는 육신의 연약함으로 인해 부득이 하여 지은 죄 등 고의성이나 계획성이 없는 모든 죄를 말합니다. 반면에 교만한 마음으로 일부러 하나님을 대적함으로 짓는 그런 죄는 속죄할 방법이 없었습니다(민 15:27-31). 그러므로 죄가 자신을 주장함으로 ‘고범죄’를 짓는 불의를 행치 않게 해 달라는 다윗의 기도는 오늘날 우리 성도들에게도 절실히 요구되는 것입니다.(시19:12,13)
3: 기름 부음을 받은 제사장의 경우
대제사장은 거룩한 성막의 직무 수행을 위해 특별히 기름 부음을 받고 성별된 자입니다. 후대에는 왕(삼상 10:1)과 선지자(왕상 19:16)에게도 기름 부음이 행해졌습니다. 대제사장이 범죄 시 드리는 속죄제의 규례는, 예물로는 수송아지를 드립니다. 회막으로 끌고 와서 그 머리에 안수합니다.(4) 안수한 후 제물을 잡아 피를 성소 휘장에 뿌리고 향단 뿔에 바른 뒤 나머지 피를 번제단 밑에 모두 쏟습니다.(5-7) 그 다음에 수송아지 기름을 번제단에 불사릅니다(8-10). 기타 부분은 진 바깥 재 버리는 곳에서 깨끗이 불사르게 되어 있습니다(11,12).
범죄하여(예헤타: 과녁에서 벗어남, 표적을 맞추지 못함) 즉 하나님의 뜻과 목적에 어긋난 인간의 모든 행위는 죄가 됩니다. ‘죄얼’이라는 말은 ‘과오’, ‘죄책’이란 뜻입니다. 따라서 이 구절은 대제사장의 범죄는 개인에게 국한되지 않고 모든 백성에게까지 악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지도자 한 사람의 행동은 모든 백성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개인의 죄라도 그가 공적 인물이라면 결국 공동체를 쉽사리 파멸에 이르게 할 전염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비록 대제사장이라도 얼마든지 죄를 지을 수 있고, 또 속죄함 받아야 하는 인간으로서, 하나님 앞에서는 불완전하고 나약한 존재에 불과합니다.
속죄제에서 족장이 숫염소, 평민은 암염소 또는 어린양의 암컷을 드렸음에 비하여 대제사장은 제사 짐승 중 가장 비중이 큰 수송아지를 드려야 했습니다. 이처럼 대제사장의 경우 속죄를 위해 가장 값비싼 제물이 드 려진 이유는 분명 신분에 따른 죄의 심각성 때문임을 알 수 있습니다. 대제사장의 제물인 수송아지는 온 회중의 제물과 동일하였는데, 이는 대제사장의 죄얼이 일반 백성들에게까지 미쳐 이스라엘 온 회중의 죄와 동급으로 간주되었기 때문입니다.
4. 송아지 머리에 안수하고
제물을 회막문 앞으로 끌고와 제물의 머리에 안수한 뒤 잡는 것은 번제나 화목제의 경우와 동일합니다(1:4; 3:2) 헌제자, 즉 부지중에 여호와의 금령을 범한 대제사장은 아마 이 때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뉘우치면서 잠시 후에 희생당할 제물의 죽음을 자신의 죽음과 동일시하는 엄숙한 마음을 가졌을 것입니다. 희생 제물에 안수하는 방법은, 헌제자는 희생될 짐승의 양뿔 사이에 양손을 얹고 힘껏 누릅니다. 이 때 그는 속죄받을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해야 하는 것입니다.
안수의 의미는 헌제자와 제물이 하나가 된다는 연합의 의미가 더불어 헌제자의 죄와 허물이 제물에게로 이전된다는 전가의 의미가 있습니다. 이러한 의미에서 오늘날 성도들은 우리의 희생 제물이 되신 어린양 예수 그리스도의 머리 위에 안수한 자들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의 죽음은 곧 우리의 죽임입니다. 즉 죄와 허물로 죽을 수밖에 없었던 옛 사람은 ‘그리스도와 더불어’ 십자가 상에서 못 박혀 죽었습니다(롬 6:6;갈2:20;5:24) 이제 성도의 삶은 대속함 받은 새 피조물로서(고후 5:17) 오직 하나님의 영광을 위해 사는 자들이 되어야 합니다.
안수한 뒤에 제물을 잡는데, 모든 제물의 잡는 장소는 회막 내 번제단 곁의 북편 뜰입니다.
5: 피를 가지고 회막에 들어가서
회막은 ‘만남의 장막’이란 뜻입니다. 여기서 대제사장이 희생 제물의 피를 회막 안으로 가지고 들어간 것은 죄인의 죄를 속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피 밖에 없으며 오직 피만이 하나님의 진노를 멈추게 하며 하나님께 나아갈 수 있는 증표가 된다는 사실을 암시합니다(히9:22). 족장과 평민의 경우와는 달리 대제사장이나 이스라엘 온 회중이 범죄한 경우에는 이처럼 대제사장이 희생 제물의 피를 성소 안에까지 가자고 들어갔습니다. 이는 대제사장이나 이스라엘 온 회중이 저지른 죄의 비중이나 영향력이 족장 또는 평민의 죄에 비해 더 크고 심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런 다음 손가락에 피를 찍어서 성소 장에 즉 성소와 지성소를 구분하는 휘장(the holy place & the holy of holies)에 일곱 번(완전 수) 뿌립니다. 성소 장 앞, 곧 여호와의 임재의 장소인 언약궤 뒤 속죄소 쪽을 향해 희생 제물의 피를 뿌리는 것은 장차 십자가 위에서 보혈을 흘려 죄인의 구원을 온전히 성취하실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 사역을 예표합니다(히 10:19-22). 그리고 향단 뿔에 바르고, 나머지 피는 번제단 밑에 쏟는 것입니다. 뿔은 능력과 권세(시 89:17,24)를 의미하고 구원(시 18:2)를 상징합니다. 뿔에 바르는 것은 죄인을 구원하시는 하나님의 능력과 은총을 간절히 바라는 행위입니다.
8-10: 번제단 위에서 화제로 드려진 수송아지의 모든 기름 부위는 모두 태워야 합니다. 속죄 제물의 기름은 모든 제사에 앞서 제일 먼저 드려졌습니다.
11.12: 번제에서는 희생 제물의 가죽 부분이 제사장의 몫으로, 화목제에서는 내장과 간, 콩팥 부위의 기름을 제외한 나머지 부위가 제사장과 헌제자의 공동 몫으로 취해졌습니다. 그러나 대제사장과 전체 회중을 위한 속죄제에서는 제사장의 몫이나 헌제자의 몫이 전혀 없었습니다. 즉 모든 기름 부위는 화목제에서처럼 번제단 위에서 불태워야 했고, 기름 부위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부분(가죽, 머리, 다리, 내장, 똥 등)은 진 바깥 재 버리는 곳에서 온전히 소각해야 했습니다. 이렇게 전부를 태우는 것은 완전한 속죄를 의미합니다.
진 바깥 재버리는 곳인 정결한 곳은 광야 시대에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서 버림 받은 자들이 기거하는 수치와 저주의 장소입니다(10:4; 24:14). 그러므로 이런 장소에서 속죄 제물의 전부가 태워진 것은 구속사적 의미상 장차 온 인류의 속죄 제물이 되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영문 밖에서 당하실 고난과 죽음에 대한 예표(히 13:12)입니다. 아울러 죄로 인해 저주 받은 죄인은 결코 거룩하신 하나님의 처소에 들어올 수 없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면 재 버리는 곳이 왜 거룩한 곳으로 표현되었을까요? 그곳도 역시 속죄제 의식의 일부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그곳도 성물이 다루어지는 장소였기 때문에 정결한 처소로 간주되었습니다.
13: 이스라엘 온 회중의 속죄제
속죄제를 드릴 범법자의 종류를 신분별로 구별했을 때 대제사장에 이어 두 번째 경우에 해당됩니다. 즉 이스라엘 온 회중의 죄란 백성 전체가 지도자의 잘못된 결정에 의해 직, 간접으로 범한 죄 내지는 이와 무관하게 국민 스스로 범한 죄를 일컫습니다. 이에 해당하는 실례로는 사울 왕 때 블레셋을 침략한 이스라엘 백성들이 가축을 약탈하여 피 채 먹은 경우가 있습니다(삼상 14:33). 그리고 북이스라엘전체 백성이 단과 벧엘에 있는 우상에게 절한 것도 이에 해당이 됩니다.
그런데 이렇게 회중 전체가 짓는 죄는 눈에 쉽게 띄지 않습니다. 하지만 깨닫지는 못했을 뿐, 여호와의 금령을 범한 죄는 회중 위에 여전히 남아 있습니다. 따라서 언제든지 그러한 죄의 상태를 자각했을 때는 지체 없이 회중 전체를 위한 속죄제를 드려야 했습니다.
이런 경우에는 장로들이 제물에 안수합니다. 헌제자가 온 회중이기 때문에 일일이 할 수 없어서, 대표인 장로가 대신 안수를 합니다. 나머지 절차는 대제사장의 경우와 같습니다.
22: 족장을 위한 속죄제
제물은 한 등급이 낮은 수염소를 드립니다. 이 수염소는 번제나 화목제, 대속죄일 등 각종 제사나 절기 때에 희생 제물로 널리 사용됩니다. 절차는 제물에 안수 - 희생 제물의 피를 번제단 뿔에 바르고 나머지는 번제단 밑에 다 쏟음 - 희생 제물의 기름 부위 및 꺼풀과 공팥 부위는 번제단 위에 불사름 - 최종적으로 나머지 고기 부분은 성막 뜰 안에서 제사장들만 먹을 수 있습니다.
27-35: 평민을 위한 속죄제
흠 없는 암염소 또는 어린 암양을 드립니다. 족장보다 한 단계 낮은 제물입니다. 일반 평민의 경우에는 죄의 영향력이나 비중이 상대적으로 가장 가볍게 취급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평민이라 할지라도 죄에 대한 속죄는 반드시 해야 합니다. 죄가 아무리 작더라도 간과됨이 없이 모두 드려야 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피 흘림이 없음 즉 사람이 없느니라.’(히 9:22)고 하는 것입니다.
속죄제는 하나님께서 만드신 것입니다. 어느 누구도 죄를 짓지 않는 사람은 없으며(롬 6:23), 또한 어떤 사람도 하나님의 속죄의 은혜에서 제외되지는 않음을 말합니다. 그래서 제사장으로부터 족장, 그리고 일개 평민의 죄에 대한 속죄제까지 모두 자세하게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속죄의 대상은 계급과 성별에 구애되지 않은 모든 사람입니다. 신약에 와서 ‘누구든지 저를 믿는 자마다 영생을 얻는다.’고 하였습니다. 참으로 자비로우신 하나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으며 진리를 알기 원하시는 것입니다. 따라서 속죄제를 비롯한 모든 제사는 하나님의 은혜임을 알 수 있습니다.